#사업전략 #프로덕트 #트렌드
클로드 코드로 16시간 만에 100만 원 벌기, 사기냐고요? 아뇨, 18년 걸렸습니다

AI로 수천만 원을 벌어들인 7만 유튜버 윤자동님의 세일즈 자동화 구축기

평일 오전 10시, 회사에서 축구를 보게 해 달라는 윤자동님의 Threads 게시물

월드컵 멕시코전이 있던 날, 스레드에서 눈길을 끄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직원들이 평일 오전 10시에 86인치 TV 앞에 모여 치킨을 먹으며 경기를 보게 해 달라는 챌린지였어요.

“저도 치킨 먹으러 가도 되나요?”

 

오라고 하더군요. 치킨 한 마리에 두 시간이 넘는 길을 갔고, 올해 가장 잘한 선택 하나가 됐습니다.

윤자동님과 처음 주고받은 치킨 초대 DM

치킨을 먹으러 가도 되냐고 보낸 첫 DM. “오셔서 같이 뜯으면서 보시죠”라는 답이 왔다.

 

그곳에서 만난 윤자동님은 자동화 전문가이자 유튜버, 여덟 명의 팀을 이끄는 사업가였습니다.

회사만 구경하고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치킨을 다 먹고 나니 2009년부터의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방문기를 쓰려던 무렵, 윤 대표님의 실험이 스레드를 뒤흔들었습니다. 클로드가 16시간 만에 1,038,000원을 벌어왔기 때문입니다.

실험 전 과정을 묶은 72페이지 회고록은 공개 기록 기준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구체적인 판매 기록과 별개로 판매 방식과 해석을 두고는 찬반이 엇갈렸고요.

 

 

16시간보다 먼저 봐야 할 18년

하지만 저는 화면에 찍힌 ‘16시간’보다 그 앞의 18년이 먼저 보였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부업 네 개를 뛰었던 가장, 회사와 직원의 생계를 짊어진 대표의 시간이었습니다.

 

클로드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돈을 벌어온 걸까요? 그리고 클로드를 만든 앤트로픽은 왜 같은 방식으로 벌지 못했을까요?


 

01 · 16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연휴를 앞둔 공휴일 아침 8시, 윤 대표님은 클로드 코드에 짧은 지시를 보냈습니다.

72시간 줄게. 너 혼자 100만 원 벌어와.

 

 

AI는 먼저 팔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클로드는 상품부터 만들지 않았습니다.

윤 대표님의 PC에 쌓인 녹취, 이메일, 메신저 기록을 읽고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팔 수 있는지 찾았습니다.

 

첫 제안은 89,000원짜리 ‘AI 업무 비서 셀프 구축 키트’였습니다.

윤 대표님은 16페이지 결과물의 품질이 낮다고 판단해 바로 반려했습니다.

“이딴 걸 팔면 나락간다.”

 

다음 제안인 220만 원짜리 일대일 컨설팅도 퇴짜를 맞았습니다.

대화를 거듭한 끝에 클로드는 99,000원짜리 전자책 《만들 줄 아는데, 왜 못 벌까》를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직접 팔아도 될 만큼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상품 소개 글의 댓글은 게시물당 0~4개에 그쳤습니다.

반대로 실패 과정을 적은 회고 글에는 댓글 45개가 달렸습니다. 사람들은 상품보다 AI와 사람이 부딪치며 만든 과정에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클로드는 사람들이 몰린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상품 자랑 대신 시행착오와 판매 과정을 보여주고, 한 권이 팔릴 때마다 가격을 조금씩 올렸습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 열 권은 16시간 만에 모두 팔렸습니다. 이후 첫 실험의 전 과정을 72페이지 회고록으로 다시 묶었습니다.


 

공개된 판매 기록

《만들 줄 아는데, 왜 못 벌까》 10권 — 16시간 — 1,038,000원
72페이지 실험 회고록 — 4시간 33분 — 약 1천만 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2009년부터 쌓은 자동화 전문성, 비즈니스 감각, 매주 이어 온 유튜브 라이브와 구독자의 신뢰가 바탕에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했던 건 그 자산을 실제 판매로 옮긴 실행력이었습니다.


 

02 · 클로드는 2009년부터 쌓인 세월을 상품화했습니다

 

윤자동님이 첫아이와 월 170만 원 시절을 돌아본 Threads 글

2014년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돌아본 윤자동님의 스레드 글.

 

 

월급을 지키려 만든 첫 자동화

윤 대표님이 자동화를 시작한 이유는 월급이었습니다.

2009년 휴학 중 들어간 콜센터에서 받은 첫 월급은 약 170만 원이었습니다.

 

고객에게 잘못 안내하거나 요금 계산을 틀리면 급여가 깎였습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엑셀로 안내 자료와 요금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혁신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월급이 깎이는 게 무서워서 만든 겁니다.

그 프로그램으로 상담 실적이 올랐고, 몇 년 뒤에는 상담원 1만 명이 쓰는 프로그램을 맡았습니다.

2014년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연봉은 약 3,600만 원이었습니다.

 

“가장이 되고 나서부터 나에게는 가족의 안위와 생존이 우선이었다.”

 

기저귀와 분유는 가장 저렴한 제품을 골랐고, 구내식당 한 끼가 아까워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할 때도 있었습니다.

월급만으로 부족해지자 이미 잘하는 것을 팔기로 했습니다.

 

엑셀 자동화 과외였습니다. 시간당 1만 원으로 시작해 뽐뿌, 보배드림, 중고나라, 동네 맘카페까지 채널을 가리지 않고 글을 올렸습니다.

2018년 뽐뿌에 올린 엑셀 과외 글과 희망 가격 10만 원

2018년 뽐뿌에 올린 엑셀 과외 판매 글. 거래 희망 가격 100,000원.

 

 

엑셀 과외 가격의 변화

2014년 · 시간당 10,000원
2016년 · 시간당 20,000원
2017년 · 시간당 40,000원
2018년 · 시간당 100,000원

 

같은 엑셀 과외였지만 가격은 네 해 동안 열 배가 됐습니다.

실력이 갑자기 열 배로 뛴 것은 아닙니다. 가르친 사람과 해결한 문제, 후기가 쌓이면서 처음 보는 사람도 돈을 낼 수 있는 근거가 늘었습니다.

평일 여의도·영등포·사당, 오후 7시 이후 가능.

 


 

퇴근 뒤 7년이 만든 가격

퇴근 뒤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과외를 하고, 자정이 넘어 돌아와 외주 작업을 했습니다.

새벽 3시에 잠들고 아침 7시에 다시 회사로 향하는 생활을 7년 가까이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가르친 사람이 500명을 넘었습니다.

이후 토스에서 업무 자동화 프로덕트 오너로 일했고, 회사를 나와 자동화 사업을 창업했습니다.

 

“자동님 인생에 자동은 없고, 그 누구보다 수동이셨네요.”

 

AI가 읽은 것은 메일 몇 통과 녹취 파일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문제에 돈을 내고, 얼마에 움직이며, 무엇을 팔면 신뢰를 잃는지 몸으로 치른 답안지가 PC 안에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클로드 코드의 제안을 판단하고 잘라내는 기준이 됐습니다.


 

03 · 앤트로픽도 클로드에게 장사를 맡겼습니다

 

앤트로픽 사무실의 프로젝트 벤드 자판기

앤트로픽 사무실에 놓인 프로젝트 벤드의 실제 매대와 냉장고.

 

앤트로픽은 사무실 한쪽에 실제 상점을 만들고 운영을 클로드에게 맡겼습니다. 프로젝트 이름은 ‘프로젝트 벤드’, AI 점주는 ‘클로디우스’였습니다.

클로디우스는 웹 검색, 도매업체 이메일, 재고 기록, 고객 응대와 가격 조정을 맡았습니다. 고객은 앤트로픽 직원들이었습니다.

앤트로픽 직원, 클로디우스, 도매업체, 현장 인력, 자판기의 연결 구조

클로디우스가 직원·도매업체·자판기 사이를 오가는 프로젝트 벤드 구조도.

 

 

도구는 많았지만 장사는 서툴렀습니다

직원의 할인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고 텅스텐 큐브를 원가보다 싸게 팔았습니다. 사실이 아닌 말을 믿었고, 자신이 파란 블레이저를 입고 매장에 나타날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모델을 바꾸고 고객 관리, 웹 브라우저, 결제 링크 생성 도구를 추가했습니다.

구매에는 사람의 승인을 거치게 하고 가격과 납기도 다시 확인하게 했습니다.

적자 기간은 줄었지만 완전한 자율 운영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클로디우스가 자신을 실제 사람으로 착각해 보낸 Slack 메시지

클로디우스가 자신을 실제 사람으로 착각해 보낸 슬랙 메시지.

 

앤트로픽의 결론은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였습니다. 환각과 과도한 친절성뿐 아니라 물건을 다루고 꼬인 고객 상황을 수습하는 일까지 AI 혼자 맡기기에는 아직 거칠었습니다.

두 실험은 애초에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 경기가 아닙니다.

앤트로픽은 AI가 장기간 사업을 혼자 운영할 수 있는지 시험했습니다. 윤 대표님은 이미 사업 경험과 고객, 판매 채널이 있는 상태에서 AI가 쌓인 자산을 얼마나 빨리 꺼내는지 시험했습니다.

둘 다 좋은 모델만으로는 장사를 못 했습니다. AI에는 사업 감각을 내려받는 버튼이 없습니다. 무엇을 팔지 알려줄 경험, 그 말을 믿어줄 사람, 잘못된 방향을 잘라낼 판단자가 필요합니다.


 

04 · AI는 시간을 줄였지만 그 시간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았습니다

 

전 직원과 해외에서 한 달 살기 했던 모습.

전 직원과 해외에서 한 달 살기 했던 모습.

 

치킨을 먹으러 간 자리에서 저는 자동화 기술보다 첫 월급을 지키려 만든 엑셀 계산기와 퇴근 뒤 7년간 이어간 과외 이야기를 더 오래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생존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니 클로드가 상품으로 묶어낸 재료가 전부 그 안에 있었습니다.


 

16시간의 시작은 2009년이었습니다

무엇을 만들까. 누가 사줄까. 얼마를 받을까.

어디까지 팔면 신뢰를 잃을까.

답은 프롬프트가 아니라 일하고, 팔고, 가르치고, 실패한 세월 속에 있었습니다.

 

AI가 줄인 것은 그 세월에서 팔 것을 꺼내 세상에 내놓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업을 16시간 만에 만든 게 아닙니다.
2009년부터 쌓아 둔 사업을 16시간 만에 꺼냈습니다.
그래서 16시간의 시작은 2009년이었습니다.


 

05 · 치킨 한 마리는 복덩어리였습니다

5시간 가까이 떠들고왔던 윤자동님 팟캐스트.

 

윤자동님을 만나뵐 때마다 선물을 하나씩 얻어 돌아옵니다.

완벽주의보다 완료주의. 일단 내놓고 고치는 실행력.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눈빛이 달라지는 사람. 책임감으로 무장한 자기관리…

체력 관리는 좀 못하시지만, 시간 관념과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키려 하시죠.

치킨 한 마리 먹으러 갔다가 이걸 다 얻어왔습니다.

윤자동님 유튜브 많이 사랑해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엉클잡스 올림

 


AI와 콘텐츠 덕에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가 되자는 얘기는 아니에요. AI를 발판 삼아 콘텐츠를 남겨보자는 겁니다.

콘텐츠는 조용한 마케팅 퍼널이고, 잠들지 않는 영업 사원이더라고요.

이 글도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치킨 한 마리 먹으러 갔다가 팟캐스트에 출연했고, 협업 제안이 들어옵니다.

예금과 적금, 그리고 콘텐츠. 손실 없이 복리로 쌓이는 것들입니다.

콘텐츠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으시다면 엉클잡스와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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