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율표에는 두 줄이 있습니다.
개인 종합소득세 6~45%. 법인세 10~25%.
이 두 줄을 나란히 놓으면 계산은 3초면 끝납니다. 45와 10. 법인이 이깁니다.
이 계산을 들고 오는 분을 여러 번 봤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세무사님이 이제 법인 할 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다음 문장은 거의 똑같습니다.
"그럼 세금이 얼마나 줄어요?"
저는 이 계산을 옆에서 봤습니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1인 창업 플랫폼에서 일합니다. 5개월 동안 모인 상담이 1만 건, 메시지 25만 개, 고유 고객 7,838명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헤맨 자리는 다섯 군데로 모였고, 그중 하나가 법인이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4월에 낸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2023년 기준 1인 창조기업이 116만 2,529개입니다. 이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업이 조금 커지는 순간 같은 표를 봅니다. 45와 10.
그런데 이 계산에는 한 단계가 빠져 있습니다. 빠진 한 단계를 넣는 순간, 답이 사람마다 갈립니다.
1. 세율이 낮은 건 사실입니다
먼저 맞는 것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국세청 기준으로 개인 종합소득세는 6~45%입니다. 소득이 커질수록 세율이 올라갑니다. 법인세는 10~25%로 시작 구간이 훨씬 낮습니다. 지방소득세는 따로 붙습니다.
그래서 1년에 버는 돈이 커진 사람이 법인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여기까지는 계산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2. 그런데 법인 통장의 돈은 대표 개인 돈이 아닙니다
여기가 빠진 한 단계입니다.
개인사업자는 번 돈이 곧 내 돈입니다. 통장에서 그냥 쓰면 됩니다. 법인은 다릅니다. 법인 통장에 1억이 있어도 그건 회사 돈입니다. 대표가 쓰려면 꺼내야 하고, 꺼내는 방법은 정해져 있습니다.
- 급여로 가져간다 → 근로소득세가 붙고, 4대보험료가 붙습니다
- 배당으로 가져간다 → 배당소득세가 붙습니다
-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다 → 그런 사실이 실제로 있어야 합니다
즉 법인세 10~25%는 회사에 남은 돈에 붙는 세금입니다. 그 돈을 내 계좌로 옮기는 순간,
개인 단계의 세금이 한 번 더 붙습니다.
사회보험도 같이 옵니다. 보수를 받는 대표이사 한 명만 있는 법인도 국민연금 사업장가입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이 없어도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개업 첫 달부터 바로 걸리는 문제라,
[4대보험이 언제부터 붙는지]를 미리 보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거꾸로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숫자는 그렇게 말합니다. 법인 전환으로 줄어드는 건 "회사에 남기는 돈의 세금"이지, "내가 쓰는 돈의 세금"이 아닙니다.
3. 그래서 기준은 매출이 아니라 "남길 수 있느냐"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질문이 바뀝니다.
"매출 얼마부터 법인인가요?"가 아니라 "번 돈 중에 얼마를 회사에 남길 수 있나요?" 입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 A: 1년에 1억을 벌고, 8,000만 원을 생활비로 씁니다. 남길 돈이 2,000만 원입니다.
- B: 1년에 1억을 벌고, 4,000만 원으로 삽니다. 6,000만 원을 회사에 남길 수 있습니다.
A와 B는 매출이 같습니다. 그런데 법인이 의미 있는 쪽은 B입니다. A는 어차피 대부분을 꺼내 써야 해서, 꺼낼 때 붙는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여기에 법인은 장부를 복식부기로 관리해야 하고, 기장료가 매달 나갑니다.
매출 1억이라는 숫자 하나로 자르면 A와 B가 같은 답을 받습니다.
그래서 [매출 1억을 넘겼을 때 오히려 세금이 늘어나는 경우] 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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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금보다 먼저 오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상담을 옆에서 보다가 알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법인을 만든 사람 중에 세금 때문에 만든 사람보다, 다른 사람이 요구해서 만든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 투자를 받으려면 지분을 나눠야 합니다. 지분은 법인에만 있습니다.
- 같이 하는 사람이 생기면, 누가 얼마를 갖고 누가 정하는지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 거래처·입찰·지원사업에서 법인만 받는 곳이 있습니다.
세 번째가 특히 급합니다. 계약 직전에 법인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 일정이 통째로 밀립니다. 등기부터 사업자등록, 통장 개설까지 순서대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본금은 생각보다 자유롭습니다. 주식회사 최저자본금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다만 액면주식은 1주 금액을 100원 이상으로 해야 하고, 업종에 따라 자본금 요건이 따로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본금은 "법이 허용하는 최소"가 아니라 6개월 운영비를 기준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월 고정비가 300만 원이면 1,800만 원입니다. 돈을 넣어두라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도 안 되는 계획으로 시작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5. 개인이 더 가벼운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반대쪽도 말해야 공평합니다.
- 번 돈을 거의 전부 생활비로 쓴다
- 1~2년 안에 접을 가능성이 있다
- 혼자 작게 검증하는 중이고, 지분을 나눌 사람이 없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개인사업자의 단순함이 더 큰 값어치를 합니다. 법인은 만드는 것보다 없애는 게 더 번거롭습니다. 해산과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하고, 세무 정리도 따로 해야 합니다. "일단 만들어두자"로 시작하면 몇 년 뒤에 그 비용을 냅니다.
법인을 만들지 않기로 정했다면, 그 자리에서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개인 통장과 사업 통장을 나누고, 개인카드와 사업자카드를 분리하는 것 만으로도 5월에 쓰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건 법인이든 개인이든 똑같이 필요한 일입니다.
다섯 가지의 공통점
법인은 세금을 깎는 도구가 아닙니다. 돈과 권한을 나누는 그릇입니다.
나눌 사람이 있고, 남길 돈이 있으면 그릇이 필요합니다. 둘 다 없으면 그릇만 사는 셈입니다. 기장료를 내고, 4대보험을 붙이고, 나중에 없애는 비용까지 내면서요.
오늘 할 수 있는 것 하나
이번 달 통장에서 생활비로 나간 금액을 한 줄로 적어보세요. 매출이 아니라 그 숫자입니다.
번 돈에서 그 금액을 빼고 남는 게 있으면, 법인 계산을 해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남는 게 없으면 아직 아닙니다. 숫자 한 줄이면 됩니다.
그다음에 정할 것들
상호, 본점 주소, 자본금, 지분 은 순서가 있습니다. 대행을 맡기더라도 이 네 가지는 내가 정해서 넘겨야 합니다. 넘기지 않으면 남이 정한 조건으로 회사가 만들어집니다.
이 표가 답을 주는 사람은, 번 돈을 다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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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국세청 · 종합소득세 세율: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cntntsId=7666&mi=2227
- 국세청 · 법인세 세율: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cntntsId=7746&mi=2372
- 중소벤처기업부 · 2025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2026.4.9 발표):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53709
- 찾기쉬운 생활법령 · 주식회사 최저자본금제도 폐지: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laf?ccfNo=1&cciNo=1&cnpClsNo=2&csmSeq=736
- 코워크메이커스 · 개업 첫 달부터 1인 사업자가 알아야 하는 4대보험 이야기: https://makers.coworkcity.co.kr/newsletters/50
- 코워크메이커스 · 매출 1억 넘으면 법인 전환? 세금이 늘어나는 3가지 함정과 최적의 법인 전환 시기: https://makers.coworkcity.co.kr/newsletters/135
- 코워크메이커스 · 사업 시작 후 세금관리, 개인카드 VS 사업자카드: https://makers.coworkcity.co.kr/newsletters/79
- 코워크시티 블로그 ·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해야 하나요? 법인사업자와의 구조 차이와 전환 방식: https://www.coworkcity.co.kr/blog/sole-proprietor-to-corporation-con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