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이 시행되었습니다. EU AI Act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행된 AI 포괄 규제법입니다. 언론은 대부분 "규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고, 많은 기업이 표시 의무와 과태료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법을 다르게 읽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AI 기본법은 규제가 아니라 출발선을 다시 그은 신호탄입니다. AI로 만들어지는 기술·디자인·콘텐츠가 폭증하는 지금, 그 산출물에 대한 권리를 누가 먼저, 얼마나 단단하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경쟁 구도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1】AI 기본법 3분 정리 — 기업이 알아야 할 것만
뉴스에 나온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기업 실무 관점에서 챙길 조항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생성형 AI 산출물 표시 의무입니다. AI로 생성한 결과물임을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표시(워터마크 등)해야 하며, 위반 시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고영향 AI 사업자의 안전성·신뢰성 확보 의무입니다. 채용, 의료, 금융 등 사람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AI를 운영한다면 별도의 관리 체계가 요구됩니다.
셋째, 시행 초기 계도 기간이 운영되지만 법적 의무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많은 기사가 다룬 내용입니다. 문제는 이 법이 기업에 던진, 아직 아무도 정면으로 답하지 않은 질문입니다.
【2】법이 던진 진짜 질문 — "그 AI 산출물, 당신 회사의 권리가 맞습니까?"
컴플라이언스 문제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권리의 문제입니다.
표시 의무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듭니다. "이것은 AI가 만들었습니다"라고 세상에 공표하는 순간, 곧바로 따라오는 질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산출물의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현행 법체계의 답은 명확합니다. AI는 발명자도, 저작자도 될 수 없습니다. 특허법은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저작권 역시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있어야 발생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AI를 '도구'로 활용한 과정에서 인간이 어떤 창의적 기여를 했는지 입증하는 기업만이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핵심. AI 기본법 시대의 승자는 AI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이 아니라, AI 활용 과정을 기록하고, 그 결과를 권리로 출원한 기업입니다.
【3】강한 권리 확보 전략 ① — 공통 원칙
"등록된 특허"와 "분쟁에서 살아남는 특허"는 다릅니다.
명세서 전략 —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가
AI 관련 발명은 학습 데이터의 특징과 전처리 방법, 모델 구조 등을 통상의 기술자가 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재해야 기재요건 거절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부를 쓰면 핵심 노하우가 공개됩니다. 실시가능성은 충족하되 노하우 유출은 막는 기재의 균형점을 설계하는 것이 명세서 전략의 출발입니다.
청구항 설계 — 침해가 '보이는' 청구항을 반드시 포함하라
학습 방법, 학습된 모델, 이를 이용한 서비스·장치까지 다층적으로 청구항을 구성해야 합니다. 특히 경쟁사 서버 내부에서 일어나는 처리는 침해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관찰 가능한 동작·출력·서비스 흐름을 잡는 청구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실제 분쟁에서 쓸 수 있는 권리가 됩니다.
인간 기여의 문서화 — 권리의 생명선
과제 정의 → 데이터 선정 → 결과 선별·검증의 각 단계에서 누가, 무엇을, 왜 판단했는지를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이 기록은 발명자 요건의 입증 자료이자, 훗날 무효심판·침해소송에서 회사를 지키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특허인가, 영업비밀인가
모든 것을 출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판단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4】강한 권리 확보 전략 ② — 기술분야별 포인트
업종이 다르면 전략의 급소도 다릅니다.

AI·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알고리즘 그 자체보다 알고리즘이 '적용된 서비스'를 권리화해야 합니다. 서버 안에서만 일어나는 처리는 침해 입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프롬프트 설계나 파인튜닝 노하우처럼 밖에서 알 수 없는 자산은 영업비밀 관리 체계로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바이오·제약 분야는 인간 기여 입증이 가장 첨예하게 다투어지는 영역입니다. AI가 제시한 수백 개 후보물질 중 무엇을, 왜 선택해 검증했는지의 실험 기록이 특허의 생명선이 됩니다.
제조·반도체·기계 분야는 AI 기반 공정 최적화의 결과물을 이원화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최적 공정 파라미터는 영업비밀로 감추고, 이를 구현하는 장치와 방법은 특허로 등록하는 방식입니다. 전략기술 분야라면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와 수출통제 이슈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콘텐츠·디자인 기업은 생성형 AI 산출물의 저작권 인정 요건, 즉 인간의 창작적 개입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저작권 인정이 불확실한 영역이라면 디자인권 출원이라는 우회로도 검토할 수 있으며, AI 기본법상 표시 의무 이행과 권리 관리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5】지금 바로 점검해야 할 3가지

첫째, R&D 과정의 인간 기여를 기록하는 체계를 만드십시오. 지금 남기는 한 줄의 기록이 몇 년 뒤 분쟁에서 회사를 지키는 증거가 됩니다.
둘째, 사내 AI 이용 가이드라인과 계약서의 권리 귀속 조항을 정비하십시오. AI 산출물이 회사의 자산으로 평가받는 시대에, 귀속이 불분명한 산출물은 그 자체로 리스크입니다.
셋째, AI 관련 발명의 발굴과 출원 전략을 전문가와 함께 진단하십시오. 무엇을 특허로 공개하고 무엇을 비밀로 감출지, 어떤 청구항이 분쟁에서 살아남을지는 개별 기술과 사업 모델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출원·분쟁 전략은 기술 내용과 사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BLT 칼럼은 BLT 파트너변리사가 작성하며 매주 1회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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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종국 파트너 변리사는 고려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44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국내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주요 국내 대학, 국가 연구원의 국내외 특허출원 업무와 해외 대기업의 국내 특허출원 업무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중소기업의 특허출원 업무 및 특허 컨설팅 업무를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무발명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기술임치나 영업비밀과 같이 특허와 더불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하여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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