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검증 #사업전략 #마인드셋
AI 시대, 못 생긴 MVP는 용납 받지 못한다

목차
1. 모두의 창업에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2. 우리가 알고 있던 MVP
3.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의 역설
4. MVP라서 더 엄격해야 한다

 

1. 모두의 창업에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얼마 전 ‘모두의 창업’에서 MVP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강의에서 제가 던진 질문은 단 한 가지 였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MVP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닐까?

 

창업을 준비하거나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면 MVP라는 개념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몇 년 전 스타트업 열풍이 불었을 때, MVP는 창업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처럼 여겨졌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빠르게 만들어라.”

“최소한의 기능만 넣어라.”

“디자인은 못생겨도 괜찮다.”

 

당시에 MVP의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것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다가 시간과 비용을 모두 소진하지 말고, 핵심 기능만 구현해 고객의 반응을 먼저 확인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최소한의 기능’이라는 말을 어느 순간부터 ‘낮은 완성도’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2. 우리가 알고 있던 MVP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최소 기능 제품’이라고 번역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단어는 Minimum만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실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의 Viable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즉, MVP는 단순히 기능이 적은 제품이 아닙니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고, 우리가 세운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MVP라는 개념이 다음과 같이 단순화되곤 합니다.

어차피 MVP니까 디자인은 나중에 해도 된다.

어차피 테스트용이니까 조금 불편해도 된다.

어차피 초기 버전이니까 오류가 있어도 괜찮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구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완벽한 디자인 시스템이나 복잡한 자동화 기능도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핵심 가치를 경험하기도 전에 불편함을 느껴 이탈한다면, 그 MVP를 통해 무엇을 검증할 수 있을까요? 고객이 서비스의 가치를 거절한 것인지, 부족한 사용 경험 때문에 떠난 것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 순간 MVP는 가설을 검증하는 도구가 아니라, 잘못된 결과를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의 역설

AI 시대에 들어서며 서비스를 만드는 환경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SNS를 조금만 둘러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매일 쏟아집니다.

“일주일 만에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비개발자도 바이브 코딩으로 출시했습니다.”

“AI를 활용해 하루 만에 MVP를 완성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이었습니다. 개발자를 구해야 했고,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AI와 노코드 도구를 활용하면 개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창업가에게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제도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선택받을 수 없게 됐다.

 

시장에는 비슷한 서비스가 빠르게 쏟아집니다. 고객은 매일 새로운 생산성 도구, AI 서비스, 커뮤니티, 교육 플랫폼과 앱을 마주합니다. 서비스를 소개하는 사람은 모두 자신이 만든 제품이 새롭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고객의 생각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또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서비스야?

 

간혹, 이런 생각을 가진 고객도 나타납니다.

이 정도는 나도 AI를 활용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국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부터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초기 창업가에게 훨씬 위험합니다. 검증 목적으로 MVP를 출시했는데,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 내 가설은 틀렸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회원가입이 불편하거나 UI 자체가 못 생겨서 사용하지 않은 걸 수도 있습니다. 즉, 가설 검증를 MVP가 아예 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Minimum만 보고 Viable을 놓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MVP는 못생겨도 괜찮아! 핵심 기능만 있으면 돼!

 

물론 MVP에 모든 기능을 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고객이 원하는지 확인되지 않은 기능을 잔뜩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큰 낭비입니다.

 

하지만 기능이 적은 것과 완성도가 낮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결제 기능이 가설 검증과 관계없다면 과감하게 제외할 수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이나 복잡한 알림 기능도 나중으로 미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과정은 달라야 합니다.

 

고객이 서비스에 들어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이해하고, 핵심 기능을 사용하고, 우리가 전달하려는 가치를 경험하기까지의 흐름은 매끄러워야 합니다. 기능의 개수는 줄일 수 있지만, 남겨둔 기능의 사용성까지 낮아져서는 안 됩니다. MVP에서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기능의 범위이지, 고객이 느끼는 경험이 아닙니다.

 

 

MVP라서 더 엄격해야 한다

MVP의 목적은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학습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빠르게 만들었다는 사실만 남고 고객에 대해 아무것도 학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MVP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고객이 핵심 기능을 사용하기도 전에 못 생긴 UI나 불편한 회원가입 때문에 이탈했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검증을 못한 꼴이 됩니다. 오히려 문제를 검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MVP는 오히려 더 엄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능은 최소화하되 핵심 경험은 완결해야 하며, 개발 기간은 줄이되 고객의 신뢰까지 줄여서는 안 됩니다. 즉, 완벽한 제품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고객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부족한 완성도를 다음과 같은 말로 변명하면 안 됩니다.

 

“MVP니까 괜찮아.”

 

 

 

 

노코더스에서 MVP 컨설팅 및 개발 외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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