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에이전트에 돈을 내지 않는다
• B2B 스타트업에게 적용되는 8가지 프레임워크
아웃썸 파운더 8명과 한 시간 동안 오피스아워를 돌렸다. 알람 앱, 채권추심 AI, 포토부스 하드웨어까지 업종은 제각각인데 막히는 지점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1️⃣ 수요는 만들기 전에 검증하는 거다.
광고비 100만 원을 태웠는데 결제가 0건이었다는 팀이 있었다. 문제는 광고보다는 순서인건데, 앱을 만들기 전에 광고부터 돌렸으면 그 100만 원은 학습 비용이 됐을 거다. 하나에 공들이기보단 더미 테스트를 많이 돌리는 게 동기간 많은 가설을 테스팅하는 거라 훨씬 덜 리스크있다.
2️⃣ 시장이 손 드는 쪽으로 가는 거다.
B2C는 처참한데 B2B 문의는 계속 들어오는 팀이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1번인데 시장이 가리키는 건 2번인 거다. B2B 문의를 명분 따져서 거절하지 마라.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들어온다는 건 예산이 잡혀 있다는 뜻이라 오히려 확실한 신호다.
3️⃣ 가격은 문제의 무게로 매기는 거다.
200만 원짜리 컨퍼런스 노트테이킹 딜이 있었다. 베트남어·중국어 통역사를 붙이자고 제안해서 2,000만 원으로 만들었다. 제대로 서비스를 해주면 제대로 받게 된다. 통역사 소싱은 우리 BM이 아닌 건 맞는데, 투자자가 보는 건 2,000만 원짜리 계약을 따냈다는 사실이라, 우리 비전, 프로덕트 로드맵과의 얼라인이 안됬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4️⃣ 초기 계약은 레베뉴 셰어보다 라이선스다.
영업에 직접 기여하지 않으면 레베뉴 셰어는 성립하기 어려운데, 고객사 매출을 검증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우리가 불리해진다. 그럴 땐 그냥 단가를 올리는 게 낫다. 계약서는 처음부터 100점일 필요가 없고, 최소로 남겨야 할 마진폭만 정해 놓고 시작해서 갱신하면서 고치면 된다.
5️⃣ 레퍼런스는 규모보다 증명이다.
컨슈머를 돕는 극초기 B2B 스타트업의 경우인데, 고객사를 아마존 광고비 월 3,000달러 이상 쓰는 대형 브랜드부터 노리면, 보여줄 사례가 없으니 협상력도 안 생긴다. 인디·중소 브랜드 문제를 먼저 풀고 플레이북을 만드는 게 순서다. 타겟도 산업이 아니라 문제로 좁혀야 하는데, “미국 진출 브랜드”가 아니라 “악성 재고로 현금이 묶인 브랜드”여야 인터뷰가 열린다.
6️⃣ 첫 미팅은 피칭보다 디스커버리다.
큰 브랜드일수록 PT를 안 좋아한다. 이미 수십 개를 받았기 때문이다. 슬라이드 만들 시간에 담당자랑 커피챗을 잡는 게 낫다. 미팅 성격 자체를 톤다운시켜야 상대가 인터뷰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예산이랑 KPI를 말해주는 거라, 얻는 정보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7️⃣ 거래는 쪼개서 신뢰를 쌓는 거다.
하드웨어+AI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인데, 소프트웨어는 안 되면 환불하고 끝인데, 물건은 국경을 넘어가는 순간 고객 입장에선 회수가 안 되는 리스크가 된다. 한국에 있는 처음 보는 회사한테 3,000만 원을 선입금하고 물건이 안 오면, 혹은 와서 스펙이 다르면 그쪽 담당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인 거다. 그래서 한 번에 큰 견적서를 던지면 고객사 실무자가 못 밀어붙인다. 샘플비 20달러, AI 모델링 컨설팅, 특화 버전 개발비 300달러, 디파짓 50%, 등 여러번 작게 결제를 유도하고 그다음 출하. 절차를 쪼개서 소액이라도 반드시 받는 게 핵심인데, 물건이 실제로 한 번 도착하고 나면 그때부터 리스크가 아니라 레퍼런스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21번째에 될 딜을 20번째에 포기하지 마라.
8️⃣ 코파운더는 나중에 정해지는 거다.
초반부터 지분 얘기하면 망하고, 코파운더라는 타이틀을 먼저 꺼내도 망한다. 아직 회사가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데 지분율과 롤을 먼저 논의하면 대화가 거기서 끝나기 때문이다. 법인도 급할 게 없다. 개인사업자에 프리랜서 계약, 매출 나면 나누는 구조로 3~6개월 합을 맞춰보면 된다. 그 사람이 몇 시에 일어나는지, 50% 나누자 할 때 60%를 요구하지 않는지가 지분율보다 훨씬 많은 걸 알려준다. 코파운더는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더라.
결론.
고객은 에이전트에도, 리포트에도, 자동화에도 돈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나서 신규 립밤 100개가 팔렸는지?’, ‘리뷰가 붙었는지?’, ‘1,000만 원 중 500만 원이 회수됐는지?’에 돈을 내는 거다. 결과에 돈을 내는거다.
기술은, 우리가 만들려는 현란한 에이전트는 수단일 뿐이다. 우리가 해결해주는 문제의 무게를 “명확한 결과물이라는 감”으로 잴 수 있어야 가격을 자신있게 부를 수 있다.
우리 오피스아워 마지막엔 각자 다음 주에 집중할 원씽(One Thing)을 하나씩 적고 끝냈는데 그중 기억나는 문구를 공유한다.
“다 집어치우고, 내가 만든 판 위에서 프로세스 같이 돌리고 수익 쉐어해보기“
코파운더를 찾는 팀인데 지분, R&R 정할 시간에
본질에 집중하자는게 골조다.
____
· 사진은 Financial District, SF
· 실리콘밸리 파운더들을 위한 커뮤니티 Waitlist - https://forms.gle/PG5sTRr3UNqfLBcj8
· 파운더가 사짜인 경우, 사인 10가지 - https://lnkd.in/gWVtAmB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