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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앵커링' 모르는 브랜드는 3년 안에 사라집니다

 

안녕하세요, 브랜드해커스 팀입니다.

 

상세페이지나 광고 소재를 기획할 때,

혹시 아직도 이런 방식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정가 100만 원할인가 10만 원!

 

높은 원래 가격에 선을 긋고,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하는 것.

마케팅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입니다.

 

처음 본 숫자가 기준점, 즉 '닻(Anchor)'이 되어

이후의 가격을 엄청난 이득으로 느끼게 만드는 심리적 장치죠.

 

그러나 이제 무작정 높은 숫자를 던지고 시작하는 1차원적 앵커링은

오히려 브랜드를 망치는 지름길이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케팅 역사상 가장 뼈아픈 실패 사례 하나를 떠올려봅니다.

바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 J.C. 페니(J.C. Penney)의 참사입니다.

 

 

정직함이 불러온 매출 폭락

 

2012년, J.C. 페니의 신임 CEO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가짜 원래 가격'과 '끝없는 할인 쿠폰'을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대신 거품을 완전히 뺀 '정직한 최저가'를 상시 도입했죠.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예상했습니다.

"고객들이 정직한 가격에 환호하며 매출이 오를거야!”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매출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락했고, 고객들은 경쟁사로 떠났습니다.

제품의 질이 떨어진 것도, 최종 지불 가격이 비싸진 것도 아니었죠.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사라진 것은 단 하나,

'할인 전 가격'이라는 ‘기준점(앵커)’였습니다.

 

비교할 기준이 사라지자,

고객들은 자신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쾌감'과

‘가치 인식 기준’ 자체까지 잃어버린 것입니다.

 

이 사례는 앵커링이 소비자의 뇌에

얼마나 필수적이고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1차원적인 앵커링 방식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분명 높은 가격을 앵커로 던졌는데도

전환율은 떨어지고 이탈률만 높아지는 상황.

 

대체 무엇이 바뀐 걸까요?

 

 

'가짜 앵커'를 혐오하는 소비자의 뇌

 

한 번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정가를 잔뜩 부풀려 놓은 뒤

파격적인 할인가를 앵커로 던져본 적 있으실 겁니다.

 

고객이 할인가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이건 엄청난 이득이야!'라고 생각해주길 기대하며 말이죠.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경고합니다.

뇌는 가격을 '계산'하는게 아니라, 그저 '경고등'을 울릴 뿐이라고.

 

러시아 고등경제대학과 뉴로트렌드 연구진은

흥미로운 뇌자도(MEG) 및 뇌파(EEG)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스마트폰 이미지와 함께

시장 가치와 전혀 맞지 않는 너무 싸거나 너무 비싼, 가상의 가격표를 보여줬죠.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소비자의 뇌는 비합리적인 가격을 보는 순간,

단 0.4초 만에 'N400'이라는 강력한 부정적 뇌파를 발생시켰습니다.

 

이 뇌파는 "나는 오늘 아침에 빵에 '양말'을 발라 먹었다"처럼

전혀 말이 안 되는 문장을 들었을 때 뿜어내는 '인지적 혐오 신호'로,

 

고객의 뇌는 근거 없는 엉터리 가격표를 보는 순간

이 언어적 오류와 동일한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고 있었습니다.

 

즉, 합당한 가치 증명 없는 1차원적 앵커링은

오히려 고객의 뇌 속에 있는 '거짓말 탐지기'를 켜버려,

브랜드에 대한 반사적 불신을 초래하는 셈이었죠.

 

그렇다면 타당한 근거와 함께 합리적인 '앵커'만 잘 세팅되면,

고객을 끝까지 설득할 수 있는 걸까요?

 

 

앵커링을 무효화 시키는 ‘문지방(Doorway) 효과’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할인가(앵커)에 설득된 고객은

기분 좋게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지만,

최종 결제창 앞에서 종종 허무하게 이탈해 버립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분명 뇌의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한 훌륭한 앵커였는데 말이죠.

 

그 비밀은 최근 진행된 3D 가상현실(VR) 인지 실험에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특정 숫자를 기억하게 한 뒤,

가상의 공간을 걸어가며 물건의 가치나 특정 수치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가상의 복도를 걷던 중 ‘문지방(Doorway)’을 통과한 참가자들은

그전까지 강력하게 유지되던 앵커링 효과가 완전히 소멸해 버린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우리의 뇌는 물리적이나 시각적인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순간,

그 시점을 '새로운 사건의 시작'으로 규정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전 공간에서 쥐고 있던 기준점을 기억에서 강제로 폐기해 버리는 것이죠.

 

즉, 상품 페이지 단계에서 앵커로 고객을 설득시킨다해도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는 과정의 디자인 테마가 확 바뀌거나

갑작스러운 팝업창으로 시각적 단절이 발생하면,

고객의 뇌는 아까 본 그 매력적인 앵커를 하얗게 잊어버리게 됩니다.

'문지방을 넘었다'고 착각하게 만든 것이죠.

 

앵커링을 실제 매출로 직결시키고 싶다면

고객이 처음 본 혜택과 시각적 단서가 최종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동일한 시각적 공간'이 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하고

UX를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2026년, 정말 경계해야 할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고객의 손에 쥐어진 ‘AI’입니다.

 

 

거대 언어 모델(LLM)마저 지배하는 앵커링의 늪

 

우리는 흔히 GPT나 Gemini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적이고 객관적인 연산을 수행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인간 고유의 감정적 편향 따위는 없을 것이라 믿으면서요.

 

하지만 최신 AI 인지 과학 연구들은 이 믿음을 산산조각 냅니다.

LLM은 인간의 인지적 편향을 완벽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더 심하게 앵커링 효과에 굴복합니다.

 

GPT-4, Claude 2, Gemini Pro 등의 AI 모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 따르면,

프롬프트 내에 무작위의 높은 숫자나 낮은 숫자(앵커)를 슬쩍 끼워 넣었을 때

AI의 예측 결과는 해당 앵커를 향해 극심하게 편향되었습니다.

 

특히 전문가의 의견이나 사실 기반의 힌트가 앵커로 주어지면,

모델은 이를 맹신하며 편향된 답변을 내놓았죠.

 

그렇다면 AI에게 "이전 정보는 무시해"라고 명령하거나,

"단계별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라고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짜주면 해결될까요?

 

안타깝게도 실험 결과, 이러한 단순한 알고리즘적 통제나 성찰 기법만으로는

AI의 앵커링 편향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비즈니스에 위협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 시대 소비자들은 상품을 접하기 전,

이미 AI를 활용해 가격이나 성능 리서치를 75% 이상 스스로 끝냅니다.

 

이때, 경쟁사가 온라인에 선제적으로 뿌려둔 '공격적인 정보'나

'왜곡된 기술 스펙'을 고객의 AI가 먼저 읽고 앵커로 삼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세일즈 전략이 비집고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경쟁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앵커링은 이제 단순히 가격표에 선을 긋는 얄팍한 트릭이 아니라,

누가 먼저 시장의 정보를 선점하여

AI를 우리 편으로 '앵커링' 시키느냐의 전쟁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치열한 정보 선점의 전쟁에서,

1차원적인 앵커링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소비자의 뇌 앞에서,

우리 브랜드는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2026년 실전 앵커링 응용 전략 3가지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3가지 실전 해결책을 살펴봅니다.

 

1) 뇌파 경고를 잠재우는, 네스프레소의 '맥락 전환'

 

만약 500g짜리 원두 한 봉지를

10만 원에 판매한다면 어떨까요?

 

고객의 뇌는 즉시

마트에서 보던 원두 가격(1만~2만 원)이라는 기존 앵커를 불러와 비교합니다.

 

그 순간 뇌의 전전두엽은 "이 가격은 시장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부정적 뇌파를 발생시킵니다. 거짓말 탐지기가 켜지는 것이죠.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고객의 뇌가 가격을 비교할 기준 자체를 바꿔

이 뇌파 경고를 완벽하게 우회했습니다.

 

'봉지'라는 기준 자체를 없애고,

대신 원두를 1잔 분량의 ‘캡슐’로 쪼갠 것이죠.

 

이렇게 형태를 바꾸는 순간,

고객의 뇌 속에 있던 비교 앵커는 마트의 원두 코너가 아니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으로 강제 전환됩니다.

 

이 5,000원짜리 거대한 앵커가 심어진 상태에서

캡슐 1개당 800원이라는 가격을 마주한 고객의 뇌는

거짓말 탐지기는커녕, 엄청난 이득을 봤다는 쾌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핵심은 단순히 할인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뇌가 가격을 판단할 때 자동으로 불러오는

비교 기준을 '먼저' 설계하는 것입니다.

 

가격 자체를 설득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네스프레소처럼 제품이 소비되는 ‘맥락’을 재설계해

고객의 뇌가 자연스럽게 더 높은 앵커와 비교하도록 만드세요.

 

뇌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0.4초의 경고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습니다.

 

2) 결제창의 문지방을 박살 낸, 아마존(Amazon)의 ‘원클릭’

 

매력적인 가격으로 고객을 홀렸다해도,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는 순간 화면 디자인이 확 바뀌면

고객의 뇌는 '문지방 효과'를 발동시켜 방금 전의 앵커를 하얗게 잊어버립니다.

 

아마존(Amazon)은 이 문제를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바로 결제창이라는 '문지방 자체’를 없애버린 것입니다.

 

매력적인 가격(앵커)을 보고 뇌가 흥분한 바로 그 찰나의 순간,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 이성이 개입할 틈도 주지 않고 결제를 끝내버리는 겁니다.

뇌가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했다"고 인식할 여지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문지방을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일반 자사몰이나 SaaS 기업은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요?

 

구매 여정 전체를 ‘시각적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장바구니로 넘어갈 때 갑작스럽게 뜨는 팝업창이나

톤앤매너가 전혀 다른 결제 모듈 창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뇌가 문지방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앵커를 끈질기게 시야에 고정시켜야 합니다.

 

즉, 시각적 연속성을 '동일한 공간'으로 인식하는 뇌의 속성을 이용해

앵커링 효과가 지속되도록 만드는게 핵심입니다.

 

3) AI의 편향을 뚫는, 다각도 앵커링 전략

 

AI가 경쟁사의 앵커에 꽂히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포괄적인 다각도의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우리 솔루션은 10만 원이다"라는 앵커를 시장에 던졌을 때,

"우리는 9만 원이다"라고 맞불을 놓는 것은 최악의 대응입니다.

이는 AI가 이미 '단가'라는 단일 축으로 비교 프레임을 고정시켰다는 뜻이니까요.

 

대신 AI가 학습할 수 있는 웹 공간(블로그, 아티클, 링크드인, 기술 문서 등)에

'총 소유 비용(TCO)', '유지보수 리스크 비용', '도입 후 ROI' 등

새로운 기준점(앵커)이 담긴 다면적 정보를 선제적으로 배포하세요.

 

AI가 리서치를 시작할 때 이러한 다각도의 정보를 동시에 접하게 되면,

더 이상 경쟁사의 '10만 원'이라는 단일 앵커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대신 "단가는 경쟁사가 저렴하지만, TCO는 우리가 유리하고,

장기 ROI는 우리가 압도적이다"라는 균형 잡힌 비교 분석을 내놓게 됩니다.

 

AI의 앵커링 편향은 단순 프롬프트 조작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AI가 학습할 정보 생태계 자체를 선점하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단일 앵커에 맞서 싸우지 말고,

우리가 설계한 다면적인 평가 기준으로 AI의 판단 프레임 자체를 재구성하세요.

정보의 다각화가 최고의 공격이자 방어입니다.

 

 

앵커링은 숫자가 아닌 '맥락(Context)의 설계'다

 

오늘 살펴본 앵커링 전략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단순히 '숫자'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그 숫자를 인식하는 '맥락(Context)'을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앵커링이 상세페이지 가격표에 정가를 과장해서 적어두는

1차원적인 '숫자 트릭'이었다면,

2026년의 앵커링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뇌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섬세하게 설계된 가치,

장바구니에서 결제 완료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UX,

그리고 AI의 편향마저 우리 편으로 선점하는 정보의 다각화까지.

 

결국 살아남는 앵커링 전략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어떤 순간에, 어떤 정보와 비교하며 판단하게 만들 것인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의 무의식 속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앵커를 내리는 브랜드만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입니다.

 

 

오늘 다룬 앵커링 전략이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인사이트가 되었길 바라며,

도움이 되었다면 브랜드해커스의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매주 수요일, 심리학과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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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 주 수요일에도 더 날카롭고 유익한 인사이트로 돌아오겠습니다.

 

전환율 올리는 상세페이지 전문 팀

BrandHa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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