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ood Question에서 발행된 글이에요. 좋은 ‘질문’은 길을 잃지 않게 돕는 ‘지도’가 됩니다. 정답을 빠르게 복제하는 세상에서 나만의 질문을 품고 천천히 답을 찾아가는 이들을 위한 뉴스레터, One Good Question을 구독해 주세요. 이메일만 입력하시면 신청이 됩니다. 👉 3초 만에 신청하기 2월 중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창업자·투자자·사상가 100인의 “핵심 질문 100가지”를 정리한 자료를 즉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 민주화라는 신화
기술이 월스트리트의 장벽을 허물고, 평범한 이들의 손에 금융의 열쇠를 쥐어줄 것이라는 서사는 매혹적이었습니다. 로빈후드(Robinhood)는 젊은 세대에게도 주식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고, 벤모(Venmo)는 송금을 마치 친구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궤적은 명확해 보였습니다. 더 쉽고, 더 친숙하며, 더 나에게 맞춤화된 금융의 미래를 향해서 말입니다.
2026년 2월, 홍콩 컨센서스 컨퍼런스에서 Fundstrat의 톰 리(Tom Lee)가 BitMine 투자와 함께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슈왑이 베이비붐 세대를, 블랙록이 X세대를, 로빈후드가 밀레니얼을 잡았다면,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Z세대와 알파세대의 금융기관이 될 수 있다." 유튜브를 포함한 전체 소셜 플랫폼에서 약 10억 명의 팔로워라는 숫자는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알파 세대가 본격적인 경제 활동 인구로 진입할 때, 그들이 처음으로 신뢰할 금융기관은 대리석 건물의 은행이 아니라 “유튜브 아바타”가 될 것입니다.
$4.2M 달러 경품 뒤에 숨은 것
미스터비스트의 젊은 팬들이 2021년 MrBeast의 영상을 처음 봤습니다. 100채의 집을 짓고 나눠 주는 영상이었는데 많은 친구들이 그의 기부에 무척 감동했습니다. 그들은 미스터비스트의 채널을 구독하고 2년 뒤 MrBeast의 파트너십 브랜드 MoneyLion을 통해 처음으로 소액 대출 서비스를 접하고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편리했고, 무엇보다 승인 자체가 신속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그들은 그 서비스의 실질적 수수료 구조를 알게 되고 놀랐습니다. 월 $29 구독료에 고금리 대출 상품이었던 겁니다. 소비자 보호 단체들은 MrBeast의 MoneyLion 파트너십이 $4.2M의 경품 이벤트를 내세워 수많은 젊은 시청자들을 고위험 금융 상품으로 유입시키는 깔때기 역할을 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선의처럼 보이는 정교한 구조적 설계는 사람들을 '눈뜬 장님'으로 만듭니다. 수많은 청년들이 신뢰한 건 금융 상품이 아니라 MrBeast였죠. MoneyLion 같은 미국 핀테크가 MrBeast의 전 세계적 영향력을 통해 준사회적 신뢰(parasocial trust)를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일방적 미디어 노출로 형성된 친밀감은 복잡한 금융 계약서 검토라는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팬심'으로 감정적 항복을 유도합니다.
주의력 경제, 생애 가치 포획(Lifetime Value Capture)
MrBeast(지미 도날드손 Jimmy Donaldson)이 창업하고 CEO로 있는 회사 Beast Industries는 2026년 1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BitMine으로부터 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일을 위해 2025년 10월에 이미 "MrBeast Financial"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모바일 뱅킹, 크립토 거래, 소액 대출, 학자금 대출, 금융 교육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금융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7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Z세대 특화 뱅킹 앱 Step을 인수하며 실제 금융 인프라를 손에 넣었습니다. Step의 타깃은 21세 이하, 정확히 MrBeast의 핵심 시청자 연령대입니다. 뱅킹 플랫폼은 수백만 명의 젊은 사용자들의 거래 데이터, 소비 패턴, 유동성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 인프라는 더 정교한 금융 상품, 결국 더 많은 수익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어 가고 있고요.
초기 (2012-2016): 0 → 10만 구독자
- 2012.2: MrBeast6000 채널 오픈 (13세, 게임 영상)
- 2014: 첫 스폰서십 (Hyper app), 구독자 1만명
- 2016: "Counting to 100,000" (40시간 생방송) → 바이럴 시작
돌파구 (2017-2019): 1천만 → 5천만 구독자
- 2017.11: "I Gave $1 to EVERYONE" → 구독자 1천만 돌파
- 2018: 팀 MrBeast(구 teamMeat)구성, $1M 기부 챌린지
- 2019: Squid Game 1위, 구독자 5천만, 연매출 $1500만 추정
브랜드 제국 (2020-2023): 콘텐츠 → 상품
- 2020.1: Feastables 초콜릿 런칭 → 연매출 $5억 예상
- 2021.10: Beast Burger 1,000개 도시 런칭 → $1억 매출
- 2022: 구독자 1억 2천만, Challengers 앱 런칭 (대회 플랫폼)
- 2023: Lunchly 런칭 (캠벨과 합작), 연매출 $5.4억
금융 제국 (2024-2026): Attention → Money Economy
- 2024: 구독자 3억 돌파, 연매출 $8억+, 순자산 $10억
- 2025.10: "MrBeast Financial" 상표 출원 (뱅킹/크립토/대출)
- 2025: 구독자 4.66억 명 (YouTube 단독 1위), 연매출 $10억+
- 2026.1: BitMine $200M 투자 (Beast Industries, Tom Lee Fundstrat)
- 2026.2: Step 앱 인수 (700만 Z세대 사용자, 21세 이하 특화)
주의력 경제는 지금 거의 최종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처음엔 우리의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그다음엔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제는 우리의 유동성, 바로 “돈”을 관리하려고 합니다. 매 단계마다 "당신을 위해"라는 교묘한 메시지를 주입하면서 말이죠.
YouGov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73%는 암호화폐를 위해 전통 은행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고, 약 50%는 크립토가 금융의 미래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생각보다 훨씬 신중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젊은이들의 신중함은 그들이 일상 속에서 접하는 미디어,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아는 가상의 대상에게 친밀감을 느끼면, 그들을 마치 지인처럼 신뢰하고, 팩트체크도 없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온데 간데 없어집니다.
파라오의 경제를 기억하라
신학자 월터 브루그만은 『예언자적 상상력』(1978)에서 '파라오의 경제'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사람들의 필요를 너무나 효과적으로 채워 주어, 그들이 자신의 의존성이 어디서 오는지조차 잊게 만드는 시스템. 필요를 공급하는 자가 곧 권력을 갖는 자가 된다.” 플랫폼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를 독점하고, 유사한 친밀감을 제공하며, 이제 당신의 돈까지 관리하려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서비스의 통합이 아니라 탈출 불가능한 '거대한 폐쇄적 생태계'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물론, 당신은 압도적인 편리함을 보상으로 얻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달콤한 대가로, 당신은 자신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으며 무엇을 잃어 가고 있는지를 아주 정교하게, 그리고 천천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파라오는 결코 채찍으로만 다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노예임을 망각할 정도의 풍요를 제공함으로써 당신의 영혼을 통제합니다. 3,000년 전 나일강의 경제 구조와 지금의 플랫폼 경제는 영역만 바뀌었을 뿐, 그 지배의 메커니즘은 소름끼치도록 동일합니다. 당신의 필요를 가장 잘 채워 주는 자가 결국 당신의 가장 강력한 주인이 되고, 당신은 알지 못한 채 노예로 사는 그 서늘한 진리 말입니다.
C.S. 루이스 또한 오래 전에 『인간 폐지』(1943)에서 진보라는 미명 아래 인간의 주체성이 줄어드는 것을 경고했습니다. 우리는 조종석이 잠긴 일등석의 안락한 승객이 되기를 원하기보다는, 직접 조종간을 잡고 자유롭게 비행할 권리를 원해야 합니다.
주체성(Agency)을 놓고 우리가 던져야 할 윤리적 질문
미스터비스트 파이낸셜의 공격적인 확장은 단순한 비즈니스 성공 신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주의력(Attention)'을 '자산(Asset)'으로 치환하는 가장 치밀하고 영리한 사업적 전환입니다. 창업자들에게 지미 도널드슨은 콘텐츠가 어떻게 거대한 금융 인프라로 변모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북극성' 같은 존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빛이 밝을수록, 그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 “사용자를 시민에서 거주민으로, 주체에서 데이터로 전락시키는 구조”를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대면한 결핍은 서비스의 부족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급한 것은 넘쳐나는 편리함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능력, 즉 주체성(Agency)의 회복입니다. 비즈니스의 정점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 던져야 할 윤리적 질문은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1.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하여: 당신이 만드는 서비스는 사용자를 더 유능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만듭니까, 아니면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의존적 노예'로 만듭니까? 다시 말해 당신의 수익 모델은 사용자의 자유와 정비례합니까, 아니면 구속과 정비례합니까?
2. 신뢰의 무게에 대하여: '준사회적 신뢰'라는 거대한 레버리지를 쥐었을 때, 당신은 그것으로 사용자의 눈을 밝혀주고 있습니까, 아니면 복잡한 계약서 뒤로 그들을 서서히 눈멀게 하고 있습니까?
3. 삶의 주도권에 대하여: 궁극적으로, 당신이 크리에이터/비지니스의 주체이던지 혹은 소비자이던지 간에, 당신은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알고리즘이 설계한 최적의 경로대로만 움직이는 '예측 가능한 데이터 포인트'로 퇴화하고 있습니까? 가장 단순하게, 지난 한 달간의 지출 명세서를 가만히 복기해 보십시오. 그중 당신의 실존적 필요에서 비롯된 소비는 얼마나 됩니까? 플랫폼과 인플루언서가 설계한 생태계에 포획되어, 필요를 '조작'당한 지출은 도대체 얼마나 됩니까?
무엇보다, 당신은 당신의 돈과 시간을 지배하는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어딘가에 알게 모르게 지배당하고 있는 노예로 살고 있습니까?
Editor H.
글이 도움이 되셨나요? 이메일을 남겨주시면, 매주 더 나은 삶을 위한 한 가지 질문과 인사이트를 담은 쓸모 있는 짧은 에세이를 이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어요. 👉 뉴스레터 이메일로 받기. 2월 중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코넬대학교 교수 Johannes Haushofer의 유명한 실패 이력서, 그리고 창업자·투자자·사상가 100인의 “핵심 질문 100가지”를 정리한 자료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Canva 창업자 멜라니 퍼킨스, Stripe 창업자 패트릭 콜리슨, 650만 구독자를 가진 의사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알리 압달, 글로벌 베스트셀러 『돈의 심리학』의 모건 하우절, ARK Invest 창업자이자 투자자 캐시 우드, 그리고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까지. 거장들이 남긴 ‘완성된 답’이 아닌, 그들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을 통해 사고 방식과 관점을 엿보고, 여러분도 더 담대한 질문을 던지는 출발점으로 삼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