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ood Question에서 발행된 글이에요. 좋은 ‘질문’은 길을 잃지 않게 돕는 ‘지도’가 됩니다. 정답을 빠르게 복제하는 세상에서 나만의 질문을 품고 천천히 답을 찾아가는 이들을 위한 뉴스레터, One Good Question을 구독해 주세요. 이메일만 입력하시면 신청이 됩니다. 👉 3초 만에 신청하기
집으로 가는 길
구정 설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입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든, 여행을 떠나는 중이든, 혹은 집에서 혼자 조용히 머무르는 시간이든, 지난달 새해 초에 세웠던 결심을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은 어떨까요?
"그때 내가 세웠던 계획, 지금도 의미 있나?"
"지난 한 달, 어떤 질문이 빠져 있었나?"
연휴 첫날, 따뜻한 차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이 질문을 품어보세요.
"올해 내가 정말 묻고 싶었던 건 뭐였을까?"
우리가 정말 물은 건 무엇이었나
매년 12월 말, 우리는 새해를 기다리며 질문을 많이 합니다.
"내년에는 뭘 해야 하지?"
"목표를 어떻게 세울까?"
"이번엔 이 일이 꼭 성공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현대인은 '어떻게(How)'만 묻고, '왜(Why)'는 묻지 않는다. 효율성에는 집착하지만, 의미에는 무관심하다."
되돌아보면, 우리가 던진 질문들은 대부분 “어떻게”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떻게 하면 승진할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절약할까?"
하지만 "어떻게"만 묻다 보면, 우리는 방법만 찾고 방향은 잃어버립니다. 마치 나침반 없이 지도만 들고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놓친 질문의 대가
연말이 되면, 우리는 깨닫습니다. 1년 내내 바빴는데, 뭐가 남았지?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공허하지? 돈을 벌었는데, 왜 행복하지 않지? MIT 슬론 경영대학원 연구(2013)는 이렇게 말합니다. "프로젝트의 80%가 실패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왜(WHY)' 없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건 회사 프로젝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을 바꾼 사람
2015년 2월, 신경과 의사이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깨어남』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는 말기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81세. 그는 그제야 평생 환자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질문에 답했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죽기 몇 달 전, 그는 『뉴욕타임스』에 "나 자신만의 인생(My Own Life)"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고하며 이렇게 묻고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지난 80여 년간 정말 살고 싶었던 방식으로 살았는가? 아니다. 나는 지난 80년 넘게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 환자를 봐야 하고, 논문을 써야 하고, 강연을 해야 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건, 그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자연을 관찰하고,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을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궁극적인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겁니다. 준비하며 갈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순간 갑작스럽게 갈 수도 있습니다. 올리버 색스는 81세에 암 진단을 받고 6개월의 시간을 얻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럴 시간조차 없습니다.
라틴어 격언 "Memento Mori"는 중세 시대에 승리한 장군에게 노예가 속삭이던 말입니다. 아무리 영광스러운 순간에도, 우리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집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비관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인생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성경 또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 90:12). 계수한다는 것은 단순히 날을 세는 게 아닙니다. 하나하나의 날이 얼마나 소중한지, 시간이 얼마나 한정되어 있는지를 깊이 인식하는 것입니다.
올리버 색스가 80여 년을 살고 나서야 깨달은 것은 그가 하고 싶었던 건 참 소박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그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자연을 관찰하고, 음악을 듣는 것같이. 거창한 버킷리스트도 아니었지만 그는 죽기 직전까지 이 질문을 놓쳤습니다.

"지난 시간들 동안 내가 놓친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은 뭐였을까?"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을 품는 것만으로도, 2026년이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궁극적인 집으로 가는 길 위에서, 여러분은 지금 어디쯤 와 계신가요?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들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삶으로 살아가고 계신가요? 2025년 말 제대로 회고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2026년을 맞으셨다면, 이번 설 연휴에 차분히 나와 마주 앉아 회고의 시간을 갖아 보시길 바랍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에 듣기 좋은 배경 음악 하나 추천드릴게요. Jóhann Jóhannsson - Flight From The City 아이슬란드 작곡가 요한 요한슨(1969-2018)의 곡은 제임스 마쉬 감독의 2014년 작품, 스티븐 호킹 전기 영화 The Theory of Everything의 사운드트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은 2016년 앨범 Orphée의 1번 트랙으로, 오르페우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재탄생의 여정을 그립니다. 조용하고 명상적인 선율이 질문을 품고 성찰하는 시간의 배경 음악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Letter from April
글이 도움이 되셨나요? 이메일을 남겨주시면, 매주 더 나은 삶을 위한 한 가지 질문과 쓸모 있는 짧은 에세이를 이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어요. 👉 뉴스레터 이메일로 받기. 2월 중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창업자·투자자·사상가 100인의 “핵심 질문 100가지”를 정리한 자료를 즉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Canva 창업자 멜라니 퍼킨스, Stripe 창업자 패트릭 콜리슨, 650만 구독자를 가진 의사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알리 압달, 글로벌 베스트셀러 『돈의 심리학』의 모건 하우절, ARK Invest 창업자이자 투자자 캐시 우드, 그리고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까지. 거장들이 남긴 ‘완성된 답’이 아닌, 그들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을 통해 사고 방식과 관점을 엿보고, 여러분도 더 담대한 질문을 던지는 출발점으로 삼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