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이 있습니다.
대기업, 외국계 회사, 스타트업. 여러분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대기업에 가면 이상적인 답이 있을 것 같고, 외국계는 뭔가 다를 것 같고, 스타트업은 자유로울 것 같죠.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세 곳을 회사생활로, 협업으로, 자문 활동으로 다양하게 경험해 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알게 된 건, 의외로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곳들을 모두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글은 어디가 더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각 조직에는 반드시 이해하고 들어가야 하는 ‘본질’이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선택하면, 실력과 상관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 글을 통해 그 본질을 이해하고, 여러분의 것으로 활용해 원하시는 커리어를 만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모던타임즈 (1936)
1️⃣ 대기업은 ‘시스템’이다
대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보다 큰 범주의 시스템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열정이 넘쳐도, 시스템에 맞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밀어붙이기 어렵습니다.
대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대기업이라는 구조는 철저하게 일이 나눠져 돌아가는 곳이에요. 뛰어난 개인의 기량만으로는 부족하죠. '내가 뭘 할 수 있는지'와 함께 이 일을 위해 '누구의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무슨 팀이 어떤 역할을 하고, 그 팀의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정치'라고 하고, 누군가는 '네트워킹', 누군가는 '이해관계'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 모든 걸 하나로 묶어서 ‘시스템’이라고 정의합니다.
대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개인 역량, 아이디어 ❌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
대기업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시스템을 읽고 그 안에서 움직일 줄 아는 사람입니다. 대기업에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될까요? 기획, 제안, 설득, 예산 확보, 그리고 여러 부서의 협조가 있어야 현실화됩니다. 대기업에서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를 들어보면 실력의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어려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TMI. 중요한 한 가지를 더하자면 '오너의 의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요즘엔 창업주뿐 아니라 2세, 3세 경영진의 의지가 기업 방향성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즈니 시너지 맵 (1957)
2️⃣ 외국계는 ‘가이드라인’이다
외국계는 언뜻 봐서는 자유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절대 자유롭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이드라인입니다.
외국계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해외 경험, 영어 커뮤니케이션 ❌
정해진 기준 안에서 의사결정하고 아웃풋을 내는 능력 ⭕️
외국계에서 말하는 자유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가 아닙니다. 정해진 기준 안에서 만들어가는 자유에 가깝습니다.
외국에 본사가 있고 한국에는 지사가 있죠. 한국의 지사는 수많은 나라일 뿐,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문화는 비교적 자유롭지만 업무 가이드라인은 매우 타이트하죠. 그래야 글로벌 차원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에게 꿈을 이야기하는 회사, 디즈니는 내부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강한 조직입니다. 그 안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의 가이드라인입니다. 미키마우스, 스파이더맨 같은 캐릭터마다 철저한 규칙이 있고, 디즈니가 절대 하지 않는 것들도 분명합니다. 주류 광고를 하지 않는다거나, 캐릭터가 노골적으로 브랜드를 광고하지 않는 것처럼요. 이 일관성이 100년 넘게 이어진 디즈니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즈니뿐 아니라 애플, P&G, 이케아, 포켓몬코리아 등 외국계 다니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비슷했어요. 그래서 외국계 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이드라인을 잘 이해하고 그 안에서 창의성을 펼치는 게 중요하죠. 외국계는 규칙을 새로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곳입니다.
TMI. 이 점을 오해하면 자유로울 거라 기대하고 갔다가 오히려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문화에 잘 맞으면, 커리어 내내 쭉 외국계에만 머무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3️⃣ 스타트업은 ‘속도’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트업은 이미 대기업이 된 네이버·카카오가 아니라, 초기~중기 성장 단계의 조직으로 한정해 봅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실행과 의사결정의 속도를 의미합니다. 생존을 위해 빠르게 실행하고, 반응을 보고, 개선하며 나아갑니다.
1. 그래서 정식 출시 전의 ‘베타’ (Beta) 버전이 존재하고 (기간)
2. MVP (Minimum Viable Product) 핵심만을 담은 제품을 먼저 내놓으며 (시제품)
3. 피봇팅(Pivoting), 핵심가치만 유지하고 전략이나 제품을 바꾸고 나아가죠. (방향성)
이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애자일’ (agile; 민첩함) 이라고 부릅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잘 된 스타트업은 이런 치열한 실행의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생존해 왔습니다. 대기업의 시스템 중심 문화나 중장기 전략, 외국계의 가이드라인과 승인 구조가 스타트업에선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진짜 중요한 것
완성도, 완벽한 기획 ❌
지금 가능한 수준에서 빠르게 실행하는 것 ⭕️
스타트업에서는 느린 정답보다 빠른 오답이 더 가치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나 외국계에서 오래 일한 분들이 스타트업으로 옮긴 뒤 의외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 기획 중인데 실행을 요구받고, 몇 달 안 돼 바로 결과에 대한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대기업과 외국계가 ‘기획 → 검토 → 실행’의 구조라면, 스타트업은 ‘기획 → 실행 → 검토’에 더 가깝습니다.
스타트업은 완벽한 사람보다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속도를 견디지 못하면 기획력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버티기 어렵습니다.
TMI. 모두가 그렇지만 특히 스타트업이야말로 '대표'의 사고방식과 판단이 모여 그 자체가 회사가 되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개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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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결국은 속도
그래서요?
초인의 생각
이 세 조직은 각각 하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시스템
외국계는 가이드라인
스타트업은 속도
이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취업하고, 이직하고, 협업할 때 그곳에 맞는 방식으로 살아남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어디가 맞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TMI. 그래서 저는 어디가 좋았냐고요?
저는 대기업의 규모감, 외국계의 일하는 방식,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이 각각 좋았던 거 같아요 :)
이 세 곳을 모두 겪고 나서 제가 분명히 알게 된 사실은 하나입니다.
개인 역량만 성장하는 사람보다, 개인 역량에 더해 조직의 본질을 이해한 사람은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 오늘의 이야기가 지금 하고 계신 일, 그리고 앞으로 가시게 될 길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제 잘하는 것과 함께 오래가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 되었어요. 그 변화에서 여러분만의 무기를 더해 원하시는 커리어를 이어가시길 응원드릴게요.
일과 브랜드의 성장 무기를 만드는 초인 마케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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