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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5부. 우리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다뤄왔는가 (완결)

그래서 우리는 이런 구조의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묻기 전에, 구조부터 생각했다.
AI를 얼마나 똑똑하게 만들 것인가보다,
사람이 언제 말을 시작하고, 언제 멈추고, 언제 다시 꺼내는지를 먼저 봤다.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한 번에 완성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아주 짧은 문장 하나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문장은 생각보다 오래 머릿속에 남아 있다.
말로 꺼내기 전까지는.

그래서 이 서비스의 시작은 늘 한 줄이다.
길게 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잘 설명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적어도 된다”는 상태만 만든다.

그다음부터는 대화다.
하지만 그 대화는 기록이 아니다.
나중에 다시 읽히는 텍스트도 아니다.
그저 생각을 흘려보내는 공간이다.

AI는 이 대화 속에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먼저 가설을 내밀기도 한다.
항상 정답을 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주, 일부러 애매한 말을 한다.

“보통은 이런 경우가 많긴 한데요.”
“완전히 다른 방향일 수도 있어요.”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고는 동의보다 반박에서 더 또렷해지니까.

대화가 어느 정도 쌓이면, 우리는 그걸 그대로 남기지 않는다.
대신 AI가 한 번 멈춰 서서,
지금까지 나온 생각을 구조로 정리한다.

누구를 위한 아이디어인지.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해결 방식은 무엇인지.
비즈니스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는지.
아직 말하지 않은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이 구조는 고정된 템플릿이 아니다.
아이디어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대화 속에서 실제로 언급된 것만 채워진다는 점이다.

언급되지 않은 항목은 비워둔다.
그리고 솔직하게 이렇게 적는다.

“아직 미정.”

우리는 이 ‘아직 미정’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이게 지금 아이디어의 상태라고 명확히 보여주기로 했다.
부족함이 아니라, 진행 중임을 표시하는 신호로.

중요한 건, 이 구조가 대화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문서는 결론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대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스냅샷에 가깝다.

그래서 AI는 다음 대화를 시작할 때,
전체 대화를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 구조를 기준으로 다시 들어온다.

“여긴 아직 얘기 안 됐네요.”
“아까 말한 이 가정, 아직 그대로인가요?”

기억력이 좋은 존재가 아니라,
지금 위치를 알고 있는 코치처럼 행동한다.

이 과정은 기본적으로 혼자 진행된다.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공개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만 솔직해진다.
공개된 공간에서는 늘 한 겹의 방어가 생긴다.

그래서 AI와의 대화는 철저히 비공개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나중에 공개하더라도, 이 대화 자체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공개되는 건,
AI와의 대화를 거쳐 정리된 현재 상태의 아이디어 구조다.

그리고 그 공개도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혼자 본다.
그다음에는 지인 몇 명에게만 보여줄 수 있다.
원한다면, 커뮤니티 전체에 공유할 수도 있다.

공개는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대화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다.
그래서 기본은 늘 조용하다.
업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알림을 울리지 않는다.

정말로 지금 이 버전을 다시 이야기하고 싶을 때만,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 다시 무대 위로 올린다.

우리는 그 선택에 작은 무게를 두었다.
습관적인 업로드가 아니라,
정말 말할 가치가 있는 순간인지 스스로 한 번 더 묻게 하기 위해서다.

이 모든 구조를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다.
아이디어를 한 번 보고 넘기는 ‘소비재’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

조회수로 줄 세우지 않고,
속도로 평가하지 않고,
완성도를 기준으로 비교하지 않는다.

대신,
생각이 사라지지 않게 하고,
중간에서 멈추지 않게 하고,
다시 이어질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구조의 서비스를 만들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평가하지 않고,
처음부터 공개를 요구하지 않으며,
혼자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는 구조.

질문만 던지지 않고,
답만 주지도 않는 AI와 함께
생각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스스로 알 수 있게 돕는 서비스.

우리는 이 서비스를 아이디어시냅스(IdeaSynapse)라고 부르기로 했다.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번쩍이는 순간(Spark)보다,
그다음 세상과 단단하게 연결되는 순간(Synapse)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당신은 적어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이 아이디어가 왜 세상에 필요한지,
이제 나는 흔들리지 않고 설명할 수 있다.”

그 확신이 있다면, 그다음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우리는 당신을 그 출발선에 세우기 위해 이 구조를 만들었다.

이제 그 공간의 문을 연다.

[ 아이디어시냅스 바로가기 ]

 


후기

재미없고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서비스는 아주 단순한 물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왜 아이디어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아주 오래전부터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당장 그걸 만들 능력도, 시간도 없었죠. 그렇게 스쳐 지나가 버리는 게 아쉬워서 "나만 이런가?" 하고 주변에 물어봤습니다.

반응은 반반이더라고요. "무슨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라며 관심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처럼 머릿속에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말할 곳이 없어 답답해하는 사람도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발한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에이, 그거 이미 있어.", "그걸 누가 써?", "그걸 네가 어떻게 만들어?"
돌아오는 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뿐이었죠. 결국 제 아이디어들은 세상 구경도 못 하고 사라져 갔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맘 편히 털어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발전시키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지인들에게 말해봤지만, 돌아오는 걱정은 똑같았습니다.

“누가 베껴서 돈 벌면 배 아파서 어떡해?”
“잘 못 올렸다가 욕만 먹는 거 아냐?”
"재미없는 커뮤는 망해."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AI가 등장했고, 저는 AI에게 제 아이디어들을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와, 반응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AI는 무조건 공감해 줍니다. 다 멋지고, 다 창의적이라고 해줍니다. (물론 제가 좀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긴 합니다... ㅎㅎ)
가끔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더라도, "망한다"가 아니라 "이 부분을 보완하면 차별화할 수 있다"는 건설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이런 거 어때?"라고 한마디 던졌을 뿐인데, AI는 기획을 잡아주고, 제가 놓친 부분을 채워주고, 말도 안 되는 기능까지 덧붙여 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AI랑 대화하다 보면 제가 이미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만들어서 부자가 될 것 같았죠.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저는 혼자서 그 모든 걸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나 대신 만들어줄 사람, 혹은 같이 만들어서 써볼 사람을 찾아야겠다." 
그리고 저처럼 상상력 넘치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더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를 공개해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거르거나 발전시키는 커뮤니티, 아이디어 시냅스."

단,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두 가지 안전장치를 고민했습니다.
가장 현대적인 공유 방식인 '오픈소스'와 '블록체인'입니다. 오픈소스의 라이선스 규칙과 블록체인의 무결성 검증 기술을 가져왔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오픈 아이디어 라이선스'로 권리를 지켜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벽, '글쓰기'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커뮤니티에 "아이디어를 적으세요"라고 하면 막막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공룡 모양 어린이 칫솔인데, 다리로 서 있으면 위생적일 것 같아요" 같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하니까요. 이걸 문서로 정리하라고 하면 다들 도망갑니다.

그래서 AI와의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채팅하듯 편하게 말하면 AI가 맞장구쳐주고, 내용을 발전시켜 줍니다. 그리고 그 대화 내용을 AI가 알아서 깔끔한 글로 요약해 줍니다. 마음에 안 들면 직접 고치면 되고요. 수정은 쉽습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수많은 예비 창업자분들에게 진짜 무기가 될 수 있도록, 런칭을 조금 미루더라도 기능을 더 보강했습니다. AI와 대화만 해도 '사업계획서' 초안이 뚝딱 나오도록 말이죠.

예비 창업자분들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조금 더 재밌고 이롭게 바꾸고 싶은 모든 분을 환영합니다.

저의 시작을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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