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성과의 진짜 원인, '인지적 성과'를 관리하는 법
출근해서 마케팅 대시보드를 열면 수많은 숫자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됩니다. CTR, CPC, ROAS, 전환율 같은 지표들이 화면을 채웁니다. 숫자가 오르면 안심하고, 떨어지면 원인을 찾느라 분주해지는 것이 스타트업의 대표/마케팅 담당자의 일상입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 그 숫자들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성과가 예전만큼 나오지 않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경쟁이 치열해져서, 혹은 광고 피로도가 높아져서 그렇다며 외부 요인을 탓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확인하던 대시보드의 숫자들은 전부 이미 벌어진 '결과'에 불과했습니다. 정작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인'은 대시보드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매출이 정체되는 진짜 이유는 모니터 밖에 있었던 것입니다.
마케팅 성과의 두 가지 층위: 행동과 인지
마케팅 성과 지표는 크게 두 가지 층위로 나뉩니다. 하나는 클릭, 전환, 구매처럼 즉각적으로 측정되고 눈에 보이는 '행동적 성과 지표(Behavioral Performance Index)'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지도, 선호도, 이미지 연상처럼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성과 지표(Cognitive Performance Index)'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측정하기 쉽고 피드백이 빠른 전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에 익숙한 조직일수록 이러한 불균형은 더욱 심화됩니다. 클릭률이 떨어지면 소재를 바꾸고, 전환율이 낮으면 랜딩 페이지를 손보는 식의 대처가 반복됩니다. 저 또한 이 사이클을 반복하며 최적화를 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냉정히 돌아보면 그것은 결과를 가지고 결과를 고치려는 시도에 불과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소비자의 인식/인지 성과 지표 변화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행동적 퍼포먼스 지표는 나무의 열매와 같고, 인지적 퍼포먼스 지표는 땅속의 뿌리와 같습니다. 뿌리가 마르고 있는데 열매가 작아진다고 비료만 투입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인지적 토대가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퍼포먼스 기법만 고도화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뿌리, 즉 인지적 성과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인지는 행동의 확률을 높이는 선행 변수입니다
목이 마를 때 편의점에 들어간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음료수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브랜드를 먼저 찾습니다. 검색창에도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명을 먼저 입력합니다. 떠올라야 고려 대상에 들어가고, 알아야 눈에 보이며, 보여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인지는 구매라는 행동이 일어날 확률을 높여주는 선행 조건입니다.
물론 강력한 인지 없이도 구매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 광고에 반응하거나, 가격 프로모션에 이끌려 구매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구매는 지속성이 부족합니다. 매번 고객을 새로 설득해야 하기에 광고비를 중단하는 순간 매출도 함께 감소합니다. 반면 인지가 쌓인 브랜드는 소비자가 먼저 찾아옵니다. 같은 광고비를 써도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인지 자산이 감소해도 당장 행동 지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잊혀가더라도 한동안은 과거의 관성으로 매출이 유지됩니다. 그러다 어느 임계점을 넘는 순간 지표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다시 인지를 쌓으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지적 퍼포먼스 지표 현황을 선제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이 겪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한계'
대기업은 이미 수십 년간 쌓아온 인지 자산이 있습니다. 브랜드명만 들어도 소비자는 대략적인 이미지와 신뢰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인지 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당장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즉각적인 숫자가 나오는 퍼포먼스 마케팅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구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인지 자산 없이 퍼포먼스만으로 성장하면, 매출이 광고비에 정비례해서만 움직이게 됩니다. 경쟁사가 늘어나고 매체 단가가 오르면, 고객 획득 비용(CAC)은 계속 상승하고 마진은 줄어듭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 구간에서 성장의 정체를 맞이합니다.
인지 자산이 쌓여야 이 구조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광고를 보지 않아도 검색해서 들어오는 오가닉 유입이 늘어나고, 광고를 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클릭률이 높아집니다. 이미 신뢰가 형성되어 있기에 구매 전환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지적 성과에 투자하는 것이 퍼포먼스 효율을 높이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시장의 지도를 보면 투자의 방향이 보입니다
많은 기업이 "인지도를 높이자"라고 말하지만, 이는 구체적인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인지도에도 층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초 상기도, 보기가 없어도 아는 비보조 인지도, 보기를 줘야 아는 보조 인지도, 그리고 구매 고려군 진입률과 선호도까지.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어느 깊이로 알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각 층위별로 취해야 할 전략은 완전히 다릅니다. 비보조 인지도가 경쟁사 대비 낮다면 노출 자체를 늘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지도는 비슷한데 고려군 진입률에서 밀린다면 우리만의 차별적 가치를 설득해야 합니다. 만약 고려군에는 들어가는데 최종 선택에서 밀린다면 가격이나 리뷰 같은 구매 접점의 요소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 지표들을 전체 평균으로만 보지 말고 세분화해서 봐야 합니다. 전체 인지도는 경쟁사와 비슷하더라도, 2030 여성에서는 우리가 앞서고 4050 남성에서는 뒤처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있으면 "4050 남성 타겟의 인지도를 집중 공략하자"거나 "2030 여성의 충성도를 강화하자"는 구체적인 전술이 나옵니다. 데이터가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습니다
인지적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측정 방법에 대해 막막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경쟁하고 있는 시장 타겟을 대상으로 소비자 서베이를 진행하면 이 모호했던 개념들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의 비보조 인지도가 몇 퍼센트인지, 경쟁사 대비 선호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데이터로 나옵니다.
물론 리서치에는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감에 의존해 수립한 전략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립한 전략은 정확도가 다릅니다. 한 번이라도 시장 내 인지적 퍼포먼스 경쟁 현황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비즈니스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왜 우리 퍼포먼스 광고 효율이 경쟁사보다 낮은지, 왜 특정 타겟에서 유독 전환이 안 되는지, 그 답은 대시보드 밖 소비자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행동적 성과는 눈에 보이지만 인지적 성과는 보이지 않기에 방치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측정하면 보이고, 보이면 관리할 수 있습니다. 대시보드에 없는 숫자를 챙기기 시작할 때, 비로소 대시보드에 있는 숫자들도 긍정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Writer's Note]
스타트업/브랜드를 위한 마켓 인텔리전스 솔루션, 브랜드타입(Brandtype)
스타트업에게 마케팅 예산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예산을 오직 퍼포먼스 광고에만 집중하지 마십시오. 월 광고비의 5%만 투자하더라도, 우리 브랜드가 소비자 머릿속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전략의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거창하고 비싼 리서치가 아닙니다. 400명의 실제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의 인지 현황을 묻고, 3일(72시간) 만에 객관적인 숫자로 답을 드립니다. 1회 49만 원이라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비보조 인지도부터 고려군 진입률까지 명확하게 측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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