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Hype된 영상 중 하나의 유형은, 연예인이 직접 만나거나 고민을 들어주는 방식이다.
2. 대표적으로 몬스타엑스 주헌의 '착한심부름센터 심청이'와 <미스터트롯2> 2위 가수 박지현의 '고민 상담' 콘텐츠다.
3. 착한심부름센터의 경우, 동네 친구, 육아, 빵투어뿐만 아니라 한강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거창한 주제가 아닌 일상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주제들 중심이다. 고민 상담 역시 연애, 인간관계, 직장 스트레스, 경력, 육아와 같은 평범하게 겪는 고민들이다.
4. 이뿐만이 아니라, 칠성사이다 브랜드 채널에선 김연우가 한강에서 군고구마 장사를 하면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가수 지망생"이라며 노래를 들려준다.
5.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에 알아보지 못하고, 라이브로 들었을 때 화들짝 놀라며 그 만남 자체를 즐긴다.
6. 이러한 콘텐츠들, (팬이 아닌) 관계가 얕은 일반 시청자를 만나는 것은 투자 대비 효용이 매우 떨어지는 콘텐츠라 생각할 수 있다.
7. 하지만 지금 이 시대는, 전통적인 TV나 라디오처럼 한쪽 방향에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도달만 하면 되는 방식이 아니다. Mass가 중요한 게 아닌, 한 명 한 명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느냐, 즉 Micro와의 관계가 더 중요한 시기다.
8. 쉽게 말하면, 구독자 수뿐만 아니라 조회수 자체도 구매 전환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뜻.
9. 즉, ROI(Return On Investment)보다 중요해진 개념은 ROR(Return On Relationship)이다. 테드 루빈이 제시한 개념으로, 투자 대비 금전적 수익 관점이 아닌 관계 자본 수익을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10. 다수에게 도달하는 방식보다는, 크리에이터가 팬들과 얼마나 질적으로 높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팬들의 충성도, 타인에게의 추천 의향, 그리고 얼마나 오랜 시간 팬이자 고객으로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11. 폴 그레이엄이 이야기한 "확장 불가능한 일을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도 같은 맥락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은 효율이나 자동화가 아닌, 실제 사용자의 진짜 문제를 통해 → 진짜 해결을 하고 → 진짜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12. 게리 베이너척 역시 초기부터 직접 답글을 달고, 팬들의 프로필을 방문하며 말을 거는 등 극도로 수고스러운 작업을 했다. 이를 Hand to Hand Combat(백병전)이라 부르며, 관계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지금까지 강조하고 있다.
13. 이론뿐만 아니라, 관계를 쌓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외로움이 점점 더 짙어지는 시대 → 크리에이터가 타인의 고민을 들어주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 '나'도 겪는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나'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파라소셜(Parasocial) 관계다.
14. 콘텐츠 포맷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숏폼은 '내 채널'을 '발견'시키는 역할이 중점이다 →시청 시간을 누적시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롱폼이며 → 특히 팟캐스트의 발달로 '고민 상담' 콘텐츠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유튜브 라이브, 인스타 스토리, 유튜브 게시글로 끊임없이 티키타카를 하는 것이다.
15. 이 수고스러움이 없는 이들이 관계를 확인하고 싶다면, 오프라인 팬미팅을 열어보면 된다. 오프라인 현장에 오게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고, 지금 핫해서 온다고 할지라도 10회 정도만 개최해 보면 자신의 모객력을 알 수 있다.
16. 빠더너스 채널의 경우, 팬덤이 매우 강한 특성을 띠고 있다. 문상훈은 7년 전 '길거리 인생 상담소'를 하며 일반인들을 직접 만나 일상적인 고민을 들었다. 이는 평균 조회수 100만이 넘는 유병재의 "무공해(무조건 공감해드림)"의 원조격 콘텐츠와도 같다. 빠더너스가 그렇게 팬덤이 센 이유는 시작부터 달랐다는 점이다. 현재도 7년 전 영상에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17. 크리에이터라면, 한번쯤 지금 나는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부족하다면 채널이 크든 작든,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는 콘텐츠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