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금광을 찾아 몰려들었다. 그들은 모두 서버를 구축하고, 트래픽을 감당하며,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공통적인 문제를 겪고 있을 때, AWS는 21세기 광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곡괭이와 청바지'가 되었다.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서버실을 구축하는 고통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아마존의 인프라를 빌려 쓰며 자신들의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PART 3. 성장론 Engineer the Growth
: Building Scalable Structures, Not Just Launches
금광으로 가는 길목에서 성장하는 법은 무얼까?
사업화 전략: 상품이 시장에서 성장하는 경로를 설계하는 법
훌륭한 상품(MVP)을 개발한 창업가는, 이제 막 금맥이 터졌다는 소문을 듣고 서부로 향하는 '광부'와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부들은 금을 캐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진짜 돈을 번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금광으로 가는 길목을 먼저 차지하고, 그들에게 곡괭이와 청바지, 음식을 팔았던 '상인'들이다.
사업화 전략은 우리가 광부가 될 것인가, 상인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최고의 기술(더 좋은 곡괭이)을 가졌다고 해서 금맥(성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모든 광부들이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목을 선점하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팔 수 있다면, 우리는 금광의 흥망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사업화의 본질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금을 캐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이 시장 안에서 살아남고, 연결되고, 성장하는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을 파는 구조를 설계하여 이를 증명했다.
1단계. 선점(Preemption)
금광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을 차지하라
선점에 대한 오해 : 가장 먼저 금을 발견하면 이길까?
많은 창업가들이 선점을 ‘최초 발견(First Mover)’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역사상 첫 번째로 금을 발견한 광부의 이름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시장은 가장 먼저 길목에 상점을 열고, 모든 광부들의 머릿속에 ‘청바지는 리바이스’라는 기준을 만든 상인을 기억한다. 선점은 발견의 속도가 아니라, 전략적 길목을 장악하는 포지셔닝의 문제다.
이를 경영 전략에서는 ‘교두보 전략(Beachhead Strategy)’이라고 한다. 금광 전체를 욕심내는 대신, 모든 광부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단 하나의 길목을 찾아 그곳에 첫 상점을 여는 것이다.
[실무적 포인트]
✓ 길목 선정
우리 상품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할 틈새 고객(Niche)은 누구인가? 광부에게 금보다 당장 필요한 것은 물과 식량이다.
✓ 핵심 상품
그 길목을 지나는 고객에게 "이것 없이는 다음 단계로 갈 수 없다"라고 느끼게 만들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 신뢰 확보
첫 상점의 성공을 ‘믿을 수 있는 가게’라는 사회적 증거(케이스 스터디, 리뷰)로 만들어, 다른 광부들도 우리 가게를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2단계. 연계(Connection)
나만의 상점을 넘어, 유통망을 구축하라
연계에 대한 오해 : 우리 가게에서만 모든 것을 팔아야 하는가?
성공한 상인은 자신의 가게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물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가게, 주점, 역마차와 연결되어 거대한 상권을 형성할 때 더 큰 부를 얻을 수 있음을 안다. 고객은 당신의 가게에만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골드러시라는 거대한 생태계 안에서 움직인다.
성공적인 거점(상점)은 고립된 섬으로 남지 않는다. 주변의 다른 상점, 서비스와 유통망을 구축할 때 비로소 교역의 중심지가 된다.
[실무적 포인트]
✓ 상품 연계 (Integration)
우리 상품이 고객이 이미 사용 중인 다른 도구(예: 슬랙, 노션)와 함께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 곡괭이와 장갑이 한 세트일 때 더 잘 팔리는 것과 같다.
✓ 채널 연계 (Partnership)
이미 광부들의 신뢰를 얻은 다른 상점(파트너)에 우리 상품을 공급(제휴)하여, 더 많은 고객에게 더 쉽게 도달해야 한다.
3. 확장(Expansion)
청바지 다음엔, 곡괭이와 천막을 팔아라
확장에 대한 오해: 무조건 새로운 금광을 찾아 떠나야 하는가?
많은 상인들이 한 금광의 열기가 식으면, 미련 없이 가게를 접고 다음 금광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현명한 상인은 이미 관계를 맺은 광부들에게 무엇이 '다음에' 필요한지를 묻는다.
가장 안정적인 확장은, 이미 우리 가게를 신뢰하는 단골(기존 고객)들의 다음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실무적 포인트]
✓ 상품 확장 (Upselling/Cross-selling)
청바지가 성공했다면, 이제 그들에게 곡괭이, 랜턴, 천막 등 금광 생활에 필요한 다른 상품들을 제안하여 LTV를 높인다.
✓ 고객 확장 (Adjacent Market)
금을 캐는 광부와 유사한 문제를 겪는 '은을 캐는 광부'나 '철도 건설 인부'들에게 우리의 성공적인 상품 공식을 복제한다.
사례
아마존(AWS)은 어떻게 21세기 골드러시의 청바지를 팔았나?
2000년대 초반,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금광을 찾아 몰려들었다. 그들은 모두 서버를 구축하고, 트래픽을 감당하며,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공통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때 아마존은 이들과 함께 금을 캐러 뛰어드는 대신, 상인의 길을 택했다. 자신들의 내부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구축했던 방대한 컴퓨팅 인프라(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를 잘라, 다른 스타트업(광부)들에게 빌려주는 서비스, 즉 AWS(Amazon Web Services)를 시작했다.
AWS는 21세기 광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곡괭이와 청바지'가 되었다.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서버실을 구축하는 고통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아마존의 인프라를 빌려 쓰며 자신들의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마존은 금맥(인터넷 서비스)의 흥망과 관계없이, 금을 캐려는 모든 이들에게 인프라를 팔아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실제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로 유명하지만 이익의 측면에서 본다면 AWS 이익은 246억 달러로 전체 이익에서 67%를 차지하며, 영업 마진은 27%이다. 반면, AWS를 제외한 온라인 스토어, 광고, 구독, 오프라인 스토어의 이익은 122억 달러로 전체 이익에서 33%를 차지하며, 영업 마진은 2.5%이다.
질문(Closing Prompt)
생각을 다시 되묻는 피드백 루프
Q1. 우리는 지금 시장 전체라는 황무지를 헤매고 있는가, 아니면 작더라도 단단한 우리만의 거점(SOM)을 확보했는가?
Q2. 우리 상품은 고객이 완전히 새로운 행동을 하도록 요구하는가, 아니면 고객의 기존 습관과 도구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Q3. 우리의 확장 계획은 막연한 신규 고객 유치에 있는가, 아니면 기존 고객의 다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하는가?
Q4. 우리 상품은 고립된 섬인가, 아니면 다른 서비스들과 연결된 생태계의 허브인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
“당신은 지금 황무지 한가운데서 홀로 생존하려는 개척자인가, 아니면 강가에 튼튼한 거점을 짓고 교역로를 열 준비를 하는 개척자인가?”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상품이 시장이라는 거친 땅 위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선점), 주변 생태계와 양분을 주고받으며(연계), 거대한 숲으로 자라날지(확장) 그 전체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는 사업의 비밀은 고객을 설정하고 제품을 상품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아직 고객론과 상품론을 읽지 않으셨다면 아래 아티클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PART 1. Decode the Customer 고객론
Codex 1. 시장에서 우리의 진짜 고객을 정의하고 찾아내기 LINK
Codex 2. 초기 고객 선정, 그물이 아니라 작살을 던져라 LINK
Codex 3. 고객의 진짜 문제, 어떻게 정의하지? LINK
Codex 4. 고객이 여러 명이라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지? LINK
Codex 5. 고객 확장을 통한 성장, 어떻게 하지? LINK
Codex 6. 고객 데이타는 '투자결정자산'이다. LINK
PART 2. Engineer the Sellable Product 상품론
Codex 7. 제품과 상품의 차이 모른다면 사업가가 아니다 LINK
Codex 8. 당신의 제품을 '반드시'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법 LINK
Codex 9. 'Only One'을 만드는 상품 설계법 LINK
Codex 10. 기술보다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 LINK
Codex 11. 반복되는 매출의 “구조”를 설계하는 법 LINK
[Startup Codex 22]
브런치 작가 jaha Kim 님의 동의 하에 콘텐츠를 활용하여 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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