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신조 사사게오!" 그들이 벽 너머를 꿈꾸는 이유

창업가는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벽 너머를 꿈꾸는 것일까?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중간평가가 끝났습니다.
발표장의 열기가 가라앉고 복도가 다시 고요해지면, 교수로서 저는 가장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후련함과 아쉬움, 안도와 불안이 뒤섞인 대표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마주하고 나면, 올해도 어김없이 그 근원적인 질문이 제 머릿속을 파고듭니다.

"우리는, 그리고 이들은, 대체 왜 사업을 하는가?"

이 질문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대표들의 화려한 이력 때문입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의 높은 연봉과 안정을 스스로 내려놓은 사람, 몇 년을 땀 흘려 얻어낸 전문직 타이틀을 뒤로 한 사람,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의 재롱을 뒤로하고 밤샘 코딩을 하는 '애아빠', '애엄마'들. 그들은 이미 사회가 '성공'이라 부르는 기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모든 것을 걸고 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길을 선택했을까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문득 만화 '진격의 거인'의 두 가지 존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벽 너머의 자유를 꿈꾸는 '에렌 예거'

첫 번째 가설은, 창업가란 본질적으로 '에렌 예거'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에렌은 벽 안의 평화로운 삶이 보장되어 있었음에도, 바깥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유'를 향한, 거의 맹목적이고 충동에 가까운 열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벽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어쩌면 창업가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들이 떠나온 '벽'은 단순히 '직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부모님의 기대, 주변 친구들의 인정, 예측 가능한 미래, 그리고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등, 우리 사회가 견고하게 쌓아 올린 '정답의 삶' 그 자체입니다.

창업가들은 그 벽의 안락함보다, 벽 너머에 펼쳐져 있을지 모를 미지의 가능성에 대한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성공 확률'이라는 이성적인 계산이 아니라, '이걸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심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의 선택은 때로 무모하고, 비논리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정해진 길을 걷는 '유미르의 후손'

두 번째 가설은, 어쩌면 창업은 선택의 영역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거인의 힘을 계승할 운명을 타고난 '유미르의 후손'처럼 말입니다.

제가 만나본 많은 대표님들에게는 공통적인 '증상'이 있었습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비효율과 불편함에 유독 분노하고, 기존의 방식에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하며, 어떻게든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기질. 그들은 안정적인 조직 안에서도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그들의 뇌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만들기 위해 24시간 쉬지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창업은 그들이 선택한 '직업'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본성'이자 '숙명'에 가깝습니다. 그들에게 창업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일인 셈입니다. 마치 시인이 시를 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들을 지켜본다는 것

어쩌면 창업가는 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가진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자유를 향한 충동(에렌)으로 용감하게 벽을 나섰지만, 결국 거인의 힘을 감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숙명(유미르)을 받아들이는 존재.

저는 그 경이롭고도 고독한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봅니다. 그래서 안쓰럽고, 동시에 대견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며 밤을 새우는 모습을 볼 때,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하며 사업에 매달리는 모습을 볼 때, 그 숙명의 무게를 알기에 마음이 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좌절 속에서 작은 성공 하나를 만들어내고 기뻐하는 모습, 날카로운 피드백에도 다음 날 더 단단해진 논리로 다시 찾아오는 그 모습을 볼 때, 저는 경외에 가까운 감탄을 하게 됩니다.

교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은 명확합니다. 그들이 벽 밖에서 만날 세상이 얼마나 냉혹한 곳인지, 그리고 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최소한의 무기와 전략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감상적인 위로나 섣부른 격려 대신, 그들의 사업 모델이 가진 약점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아프게 짚어주어 더 큰 실패를 막는 방패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결국, 이야기는 그들 스스로 써 내려가야만 합니다. 저는 그저 그 장대한 서사의 첫 몇 페이지를 함께 넘기며, 주인공이 길을 잃지 않도록 등불을 비춰주는 역할일 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부디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들은 창업을 왜 하셨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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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총 YGSC

기업과 사람 모두 성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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