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경험이라곤 1도 없는 마케터에게 네이티브 앱 개발은 정말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약 1년 동안 글쓰기 데이팅앱, write을 만들면서 부딪힌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앱 런칭까지 달성했는데요. 제가 마주했던 문제해결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앱 개발 과정에서의 ‘문제해결’ 경험을 시리즈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 시리즈1. 앱 기획에서 빼먹으면 안 되는 작고 소중한 것들
- 시리즈2. minimum 아니고 maximum viable product를 기획해버린 건에 관하여
- 시리즈3. 개발기간 단축이 곧 매출 상승인 이유
- 시리즈4. 앱스토어 심사를 통과하는 Tip 3가지
한 달 하고도 하루 더 걸린 앱 심사
애플 앱스토어의 앱 출시 심사가 어렵기로 악명 높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꼬박 한 달이 넘게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심사를 넣고 심사원과 메시지만 12번을 주고받았는데요. 정말 치열하게 애플하고 뒹굴었던 경험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 같아 고스란히 풀어봅니다.
Tip1. 가이드를 벗어나진 마라
앱스토어 심사의 기준은 ‘앱 심사 지침’이라는 문서입니다. 물론 제가 느낄 때 이 문서는 코에 붙이면 코걸이고 귀에 붙이면 귀걸이가 되는 수준의 헐렁한 가이드에요. 그러니까 결국 심사원이 가이드를 해석하기 나름인데, 그렇다고 가이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전혀 충족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택도 없이 반려 당합니다.
write의 경우 현재 라이브 중인 데이팅앱들 중 이용약관 체크박스가 없는 유형의 앱이 많아서 그대로 따라 했는데 심사원이 심사 지침 5.1.2 항목을 언급하면서 고객이 명확히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게 만들라고 반려하더라고요. 결국 이용약관에 고객이 체크박스를 누르도록 변경해서 해결했습니다.
Tip2. 출시 때만 잠깐 빼라
심사원이 지적한 또 다른 문제들은 ‘이 화면 좀 이상한데?’, ‘이 기능 다 만들어진 거 맞아?’같은 식이었습니다. 사실 앱을 오픈하는 단계에서 모든 기능이 아주 유려하고 완벽한 UX를 갖추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기능 자체는 문제가 없더라도 반려의 사유가 될 수 있어요.
write의 지인차단 서비스가 딱 그랬는데요. 기능 자체는 정상작동했지만 번호 차단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UX 페이지가 생략되어서 다소 어색하게 보이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심사원이 이 부분을 계속 지적했고 저희는 그냥 이 기능을 다음에 보강해서 넣겠다고 말하고 빼서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출시 승인받자마자 다음 버전에 보강 없이 그대로 넣어서 승인받았다는 점이죠.
Tip3. 싸우지 말고 심사원을 바꿔라
추가하라는 기능도 추가하고, 고치라는 것들을 반영했는데도 심사원은 계속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용약관 동의 체크박스를 앱에 들어오자마자 보이게 만들라던가(그런 UX가 지구상에 어디 있나요..), 앱 심사 지침에도 분명히 선택사항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iPad 디자인 최적화를 무조건 진행하라는 식이었죠.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싸웠습니다. 앱 심사 지침 항목을 조목조목 언급하고 write과 비슷한 유형의 앱 스크린샷을 찍어서 왜 write에만 특별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따졌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그럼 그 앱들을 신고하세요.”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싫으면 말던가”식 대처였어요. 그렇게 한 달을 씨름하다가 이렇게 가면 앱 출시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양한 앱 심사 통과 사례를 찾아보다가 심사원을 바꾸면 수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앱 심사를 철회하고 몇 일 뒤에 다시 넣었습니다. 수신된 메시지를 보니 누가 봐도 심사원이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앱 심사를 철회할 때의 앱에서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3일 만에 앱 출시가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이미 할 만큼 했는데 자꾸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반려가 쌓이고 있다면 과감히 심사를 철회하고 심사원을 바꾸세요.
여유가 필요하다.
물론 저는 심사원을 한 번 바꾸고 바로 심사를 통과했지만 어떤 경우엔 더 독한 심사원을 만날 수도 있겠죠. 위에서 언급한 팁 세 가지를 참고해서 출시 심사를 넣으시되 최종 출시 승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게 마지막 팁인 것 같습니다. 앱스토어 심사원들은 전혀 조급하지 않아요. 조급하면 내 멘탈만 깎이더라고요. 혹시 앱 출시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최대한 빠르고 부드럽게 출시 승인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