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트렌드
21살 한국인 대학생에 메타가 놀라고 아마존이 뒤집어진 이유?

본 글은 미국 스타트업 리뷰 뉴스레터 “가자, 실리콘벨리로”에 연재된 글입니다.

[보러 가기]

얼마 전 테크씬을 뜨겁게 달궜던 한 대학생이 있다.

바로 코딩 테스트 해커를 만들어 메타, 아마존 등의 대기업 인턴십에 합격한 후 그 과정을 유튜브에 박제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Roy Lee(이 글에서는 Roy로 부르겠다). 이 화제의 주인공이 한국인 학생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특히나 한국에서도 관심을 모았었다.

단기간에 엄청난 명성을 얻은 대가로 Roy는 결국 재학 중이던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쫒겨나게 되었는데,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직후 그간의 이야기를 직접 정리해 X에 업로드 하였다. 오늘은 필자에게 깊은 감명을 준 이 이야기를 다루어 보려고 한다. 

Cliché

Roy는 24년 가을 학기부터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Computer Science를 공부하던 대학생이었다. 그는 콜롬비아로 온 후 정말 마음이 맞는 코파운더를 만났고, 여느 CS 학생들이 그렇듯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둘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한다. 노트 테이킹 앱부터 주류 판매업자를 위한 ai 세일즈 에이전트 등의 서비스를 만들었으나(정말 다양하다) 그 결과는 요원했다. 제품은 열심히 만들었지만 distribution 단계에서 늘 막혔던 것.

여기까지는 정말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좀 이름 있는 미국 대학교 컴공생이라면 누구나 겪어 봤거나 들어 봤을 이야기.

그러나 그 다음 이야기부터가 특별한 부분이다.

Where it all begins

위와 같은 경험을 한 후 Roy는 distribution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모든 것을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바이럴이 될만한 use case나 상황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서 제품에 대한 구상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distribution -> product instead of product -> distribution.

이 과정에서 나오게 된 아이템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Interveiw Coder. 코딩 테스트 형식의 기술 면접을 위한 치팅 툴이다. 이 도구를 직접 사용해 유수의 빅테크 면접을 통과하고, 이 과정을 그대로 공개한다면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여담으로 이 단계에서 Roy와 그의 코파운더는 콜롬비아의 학칙을 모두 살펴봤고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이 판단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함).

그들은 이 생각을 실행에 옮겼고, 실제로 Roy는 직접 개발한 Interview Coder를 사용해 Meta, Tiktok, Capital One, Amazon의 인턴십에 합격했다. 그리고 이를 자랑스럽게 LinkedIn에 박제(?) 해 놓았으나, 사내 이메일 인증을 하지 못해 결국 계정이 정지 당했고 해당 경력들은 현재 모두 내려간 상태이다.

이 중 Amazon의 면접을 보는 과정은 특별히 그 전 과정을 녹화해서 인터넷에 게시하게 되는데, 이것이 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Amazon은 해당 영상들을 모두 내리도록 조치했고(아마 유튜브 측에 저작권 등을 명목으로 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방식이었던 듯 하다), 25초 분량의 짤막한 영상만이 살아남아 Interveiw Coder 홈페이지에 “proof”라는 탭으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얼마 후 Roy는 학교 측으로부터 메일을 받게 되었다. Amazon에서 학교에 이 일을 문제 삼고 나선 것. 이 친구 당장 내쫒지 않으면 더 이상 콜롬비아 생들을 뽑지 않겠다는 내용 이었다(이는 Roy의 표현이고 정확히는 “적절한 조치를 내리길 기대한다, 우리는 콜롬비아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라는 문구였다, 비슷한가?).

그리고 Roy는 이 메일을 받자마자 이를 X에 게시한다. 그리고 이 게시물이 또 한번 폭발적인 바이럴을 타게 된다.

Roy는 개인적으로 이 게시물을 올리던 순간을 이 일련의 사가의 특이점으로 평했다. 고작 유튜브 조회수 좀 뽑자고 콜롬비아라는 학벌과 앞으로의 창창한 커리어를 내다 버린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고. 그래서 이 때 코파운더와 가장 격렬한 논쟁을 나누었고, 결국은 앞서 언급한 대로 사건이 흘러가게 된다. 그리고 이 시간이 코파운더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히 하고, 본인의 직감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의 일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처음 이메일을 트윗한 후 학교 측으로부터 “confidential documents”를 유포한 명목으로 정학 처분을 받게 되었고(물론 이것도 트윗함), 약 일주일 후 공식적으로 쫒겨나게 되었다.

Thoughts(not mine)

그 후 Roy가 본인의 X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들이다.

처음에는 이정도로 바이럴이 될 줄 몰랐음. 물론 그걸 바라고 시작하기는 함.

첫 메일을 공개했을 때가 가장 큰 리스크를 진 시점. 그 뒤로는 어찌 할 수 없이 자연스레 흘러갔다.

학교에 유감은 없음, 학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현재 코파운더도 만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리스크들은 보기 보다 크지 않은 리스크들이다. 젊은 학생들이 더 많은 리스크를 취하면서 살았으면.

이 나이대(만 21세로 추정)의 창업가들이 가질 수 있는 비교 우위는 바이럴에 대한 직감이 뛰어나다는 것. 기성 세대와 비교 했을 때 이는 절대적인 우위이다.

(이건 내 생각)Open AI의 gpu를 녹여버릴 정도의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은 벤치마크 점수 개선 같은 것이 아니라 지브리 그림 바이럴이다.

Roy 본인도 원래는 정석적으로 Leetcode 문제를 풀면서 코테를 준비하던 평범한 컴공생이었다고 한다. Leetcode 점수 기준으로 상위 2%에 랭크되었던 적도 있지만 실무 역량과 상관없는 알고리즘 암기를 요구하는 문제 풀이들에 오히려 코딩에 흥미를 잃어가기도 했다고.

요즘 학생들과 개발자들은 모두 AI로 코딩하는데 개발자를 뽑는 과정에서만 이걸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

(또 내 생각) 이건 업계 사람들의 의견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암기 위주 시험을 싫어하는 사람으로써 맞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저번 게시물에서 다루었던 바이브 코더를 채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YC 스타트업이 생각나는 지점.

본인은 이제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가서 계속 창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학교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거라고.

Interview Coder

그럼 논란의 중심이 된 Interview Coder 제품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해 보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다들 알다시피 코딩 테스트 용 치팅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으로 Zoom으로 원격 코딩 테스트를 보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문제를 푸는 화면과 동시에 Interview Coder의 화면을 띄워 놓고 문제를 캡쳐 해서 입력하면 풀이를 보여주는 방식.

그럼 가장 결정적인 문제, 안 걸릴까?

Interview Coder 홈페이지에 따르면 크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Undetectability를 보장한다고 한다.

가장 먼저 회사들은 문제를 푸는 화면을 공유하게 한다. 당연하게도 Intervew Coder 탭은 문제를 푸는 유저의 화면에는 보이고 Zoom, GoogleMeet 등을 통해 화면 공유를 할 시 보이지 않게 된다.

인터뷰어들은 이러한 치팅을 방지하기 위해 문제 풀이 과정을 질문하기도 한다. Interview Coder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각 코드의 의미를 모두 주석에 작성해주고, 문제 풀이의 큰 논리 흐름도 알려준다.

인터뷰어들은 문제를 푸는 동안 인터뷰이의 시선, 동작들을 보며 치팅 여부를 감시한다. 옆에 무언가 적어 놓은 것을 힐끔 힐끔 보는 순간 들통나게 되는 것. Interview Coder는 이 부분을 특히나 세심하게 대비 했다.

먼저 Interview Coder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에도 유저의 마우스 커서는 문제 풀이 화면 위에 놓여 있게 된다.

그리고 Interview Coder 화면을 움직이거나 조정하는 것은 모두 키보드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것이 수상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

특히나 베껴 적을 때 시선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막기 위해 Interview Coder의 탭을 반투명하게 만들어서 문제 풀이 화면에 겹쳐서 띄워 놓을 수 있다.

데모 영상과 홈페이지 설명으로 파악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정말 ‘치팅’을 위해 섬세히 설계 되었다고 느껴진다.

Money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

“그래서 얼마나 벌었대?”

기껏 콜롬비아 보내 놨더니 반년 만에 쫒겨난 아들을 나무라려다, 월 매출을 보고 부모님이 슬며시 미소를 띄우셨다는 썰도 있는 만큼, 딱 봐도 돈냄새가 나는 모델이기는 하다.

일단 bm을 간단히 살펴보자.

Interview Coder은 현재 유료 구독 요금제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월 60$ 혹은 연 300$을 지불하면 한 달에 50 크레딧이 지급되게 되는데, 한 크레딧은 한 문제를 풀거나 혹은 디버깅하는 데에 쓸 수 있다. 그리고 이 크레딧을 다 쓰게 되면 유료로 구매 해야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가격 인상이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것. 월 구독 요금이 데모 영상에 나오는 화면 상에는 20$, 자료 조사를 하며 본 한 기사에서는 40$이었으나 글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 60$이다. 후술하겠지만 그럼에도 매출은 고속 성장하는 중.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바이럴을 타며 170k$ 월 매출, 1m$ arr을 찍었다. 그리고 글을 작성하는 시점 몇 시간 전에 올라온 Roy의 트윗에 따르면, 출시 후 두번째 달에는 월 매출 약 230k$를 기록했다고 한다.

월 매출의 94%가 월 구독료에서 나온다고 하며, monthly churn은 35% 정도 된다고 한다. 다소 높아 보이기는 하는데, 이는 아마 코딩 인터뷰를 많이 보는 구직 기간에 집중적으로 사용한 후 해지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으로 해결하는 pain point가 명확하고 워낙 바이럴 된 제품이라 신규 유입으로 다 커버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본질적으로 오래 꾸준히 쓰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

매출 액수보다 놀라운 지점은 이익률, 지난달 벌어 들인 230k$ 중 무려 98% 가까이가 순이익이라고 한다. 들어가는 돈이 vercel 비용(약 3k$)밖에 없기 때문. 결정적으로 api 콜 비용은 유저들의 크레딧 수를 제한해서 모두 free credit 안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마케팅 비용 또한 대부분 오가닉 유입이기 때문에 거의 들지 않았다고 한다. reddit 광고에 500$ 쓴 것이 전부. 물론 이는 점차 늘려 갈 계획이라고 한다
 

더 많은 미국 스타트업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가자, 실리콘벨리로' 구독하기]

링크 복사

가자, 실리콘벨리로 가자, 실리콘벨리로

실리콘벨리 진출을 꿈꾸는 대학생의 미국 스타트업 리뷰

댓글 3
가자, 실리콘벨리로 님의 아티클이 EO 뉴스레터에 실렸습니다. 이번 주 이오레터를 확인하세요!

>>> https://stib.ee/1c7H
재밌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추천 아티클
가자, 실리콘벨리로 가자, 실리콘벨리로

실리콘벨리 진출을 꿈꾸는 대학생의 미국 스타트업 리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