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민족, 같은 언어, 5천만의 인구수, 전 지역 일일 생활권 이라는 통계학적 특성을 지닌 대한민국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2007년 스마트폰의 출시와 빠른 보급, 세계 경제의 호황에 따른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었다. 기존 제조의 영역에서 선전하고 있던 대기업, 중견기업들도 하나같이 관련 비즈니스를 앞다투어 런칭 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승자가 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타트업 생태계 또한 마찬가지.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무수히 생겨나고 높은 성과를 보여 주게 됨으로써 많은 투자 자금이 앞다투어 그들의 비즈니스에 합류했다. 특히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 대비 빠른 성장 추이를 보여 주면서 “스타트업은 J커브를 그려야 한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생태계에서 이들은 환영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더불어 팬데믹이라는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맞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의 성공 방정식이 되는 산업이라고까지 이야기 되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현금 창출 능력이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시점에서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지고 시장에 던져졌고 컨디션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실제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매출 성장보다는 유저 수를 확보하고, 리텐션을 늘리고, CAC를 낮추는데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면서 성장해 왔으니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했을 리 만무했고, 일부 스타트업들은 매출 발생을 위해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했으나 시장에서는 호응 해 줄 고객들은 이미 지갑을 닫은 상태였다.
엔데믹으로 전환 된지 2년 정도가 흐른 지금,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듯 하다. 소위 잘 나갔었던 회사들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성장을 해야 할 기업들도 캐쉬 플로우 부족이라는 명분 아래 투자유치가 힘든 것을 보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빠른 시간 안에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비즈니스임과 동시에 정말 어려운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흐름에 끊임없이 주목해야 하고, 정량화되지 못하는 (예를 들면 consumer behavior) 영역까지 판단 해서 비즈니스에 녹여 내어야 한다. 거기에 더불어 이제는 확실한 cash cow까지 보유해야 하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네카라쿠배당토가 성장했었던 시장 환경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장 환경이며, 이는 기존의 성장 방법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과 동일하다.
제조기업들은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각자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 시절을 유연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성장이 느리다는 의견을 수용하여 적정 수준의 준비를 끝낸 이후에 모습을 나타내었고 레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녔으며, 견고하고 디테일한 성장 마일스톤을 수립하고 그에 기반한 KPI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내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다시 돌리는데 성공해 냈다.
이제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차례이고 여러 시도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소망으로 2025년은 기존과 다른 성장 방법론으로 현재를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 스타트업이 나타나길 바라고, 극복한 경험들이 많은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전파되어, 플랫폼 비즈니스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임을 증명 해내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와이앤아처 최대우 융합성장그룹 그룹장
<본 콘텐츠는 25년 1월 발행된 ‘와이앤아처 뉴스레터 제7호’에 게시된 콘텐츠입니다.>
더 많은 스타트업 생태계 소식이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와이앤아처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