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아니 이 영화를 어떻게 글 몇 줄로 요약해..
네이버 베스트 평점 글 중에 그런 말이 있더라.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그 사람이 98% 확률로 이 영화를 모를 거라는 생각에 희열이 느껴진다고. 나도 딱 그렇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누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하나만 뽑아보라고 했을 때 (나는 이 질문이 굉장히 우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남들한테 하는 게 재밌다.) 황해를 뽑았다. 영화를 한창 많이 보던 때에는 느와르와 스릴러를 굉장히 좋아했으니까 말이다.
근데 요 근래에는, 황해를 포함해 특정 영화들을 내 인생영화라고 말하고 싶지 않음을 느꼈다. 그 영화들이 나를 대변할까봐. "나는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영화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누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하나만 뽑아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고 말할거다. 이 영화는 나라는 사람을 대변하고, 내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즐거움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없게 볼 수 없을 거라고 감히 단정지어 본다.
어쨌든 나는 우에다 신이치로가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을 전부 보게 됐고, (컨페션 랭킹 오브 걸프렌드 빼고.. 이건 어디서 볼 수 있는 지를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이 사람은 세상에 보여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혐오로 가득찬 세상에 웃음을 배달해줄 사람이 되고 싶다. 웃음이 행복을 만들고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이 감독은 그 프로젝트를 벌써 시작했다.
멋지고 대단하다. 그리고 부럽다.
정영준씨를 보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던 게 한 달 전인데, 또 발견했다 멋진 사람.
세상에는 남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신이치로 감독이 말했듯이,
나도 내 작품이 누군가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밝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