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한 뒤에 ‘다음에도 이 사람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죠.
일을 잘 마무리해주는 것도 좋지만, 내가 원하는 걸 이해해주고 약속을 지켜주는 사람. 작은 회사가 오랫동안 일을 이어가는 데도 그런 신뢰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소나무프로덕션의 김지은 PD님은 고객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바람을 들려주셨어요.
‘그저 외주 업체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한 팀이 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고객 입장에서는 내 편인 PD가 되고 싶고요.’
소나무프로덕션은 대학 시절, 친구 두 사람이 작은 원룸에서 시작한 영상 제작사예요. 여행을 가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두 친구가 ‘우리 전공을 살려서 일해보면 어떨까?’ 하고 내디딘 한 걸음이 지금까지 이어졌어요.
그사이 첫 프로젝트가 다음 기회로 이어졌고, 오래 함께하는 고객도 생겼어요. 인터뷰 당시에는 함께 일한 지 8년 된 고객도 있었고요.
지은님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번 ‘인복이 많다’고 말씀하셨어요. 처음 일을 맡겨준 사람,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동업자, 일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주는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셨죠.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사업으로 이어왔는지, 그 안에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왔는지. 지은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봤어요.
‘우리 전공을 살려서 일해보면 어떨까?’
Q. 처음 만나는 독자분들께 소나무프로덕션과 지은님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소나무프로덕션에서 대표 PD로 일하고 있는 김지은이에요. 저희는 영상을 만드는 작은 제작사예요.
기업의 웹예능이나 관공서 영상처럼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부산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도 일을 많이 했고요.
분야를 딱 정해두기보다는, 맡겨주신 프로젝트를 책임감 있게 잘 완성하려고 해요. 고객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드리는 제작사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Q. 원래부터 영상을 만들거나 창업하는 일을 꿈꾸셨나요?
처음에는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예능 프로그램 같은 방송의 작가를 생각하고 영상 전공에 들어갔죠.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기획뿐 아니라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전부 재미있더라고요. 작가가 되면 그 모든 과정을 직접 하기는 어려우니까 ‘그럼 PD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요. 영상도 그렇게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그러다 어떻게 친구와 회사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사실 창업은 되게 가볍게 시작했어요. 대학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가려고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그러다 웨딩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어요.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단가도 높고, 우리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친한 친구와 ‘여행은 나중에 가고, 전공을 살려서 우리끼리 영상 회사 차려보면 어떨까?’ 하고 사업자를 냈어요. 아는 게 많아서라기보다는, 잘 몰랐기 때문에 겁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두 친구의 첫 사무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궁금해요.
학교 근처에 작은 원룸을 하나 구했어요. 거기에 ‘사무실’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책상 두 개, 노트북 두 대, 카메라 두 대로 시작했어요. 책상과 의자는 저렴한 걸로 마련하고, 카메라와 노트북처럼 작업에 필요한 장비에만 신경을 썼어요.
멋지게 잘 갖춰진 공간은 아니었지만, 친구와 거기서 일도 하고, 잠도 자고, 밤새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낼 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길은 생각도 안 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희 둘의 부모님도 믿어주셨고요. 덕분에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해볼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일로’
Q. 가볍게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본격적으로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느낀 전환점도 있었나요?
2016년에 처음 시작해서 약 2년간 일을 한 뒤에 학교로 돌아간 시기가 있었어요. 직접 해보니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 무렵에 창업 공모전이나 네트워킹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친구와 지원사업에 한 번 더 도전해보기로 했는데, 그 사업에 선정된 거예요.
거기서 창업에 관해 공부하고 여러 사람을 만났어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외주 작업도 이어가게 됐고요. 제게는 정말 고마운 전환점이에요.
처음에는 멋진 걸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다시 사업에 집중할 때는 이 일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어요.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Q.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았을 때 첫 프로젝트는 어떻게 만났나요?
창업 공모전에서 알게 된 분의 소개로 행사 스케치 영상을 만들게 됐어요. 경력이나 포트폴리오가 전혀 없었을 때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일이었죠.
그 작업이 다음 고객에게 보여드릴 레퍼런스가 됐어요. ‘저희 이런 작업을 해봤어요’ 하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니까 다른 일로도 이어지더라고요.
네트워킹이나 공모전, 지원사업에서 만난 분들이 일을 맡겨주신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저는 저희가 참 인복이 많다고 생각해요. 처음 저희를 믿고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하죠.

Q.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때는 낯선 시선을 마주하기도 하셨다고요. 그 시간은 어떻게 지나오셨어요?
저희가 카메라를 직접 들고 갔는데도 ‘카메라 감독님은 어디 계세요?’라는 질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키도 작고 마른 20대 초반 여자 2명이 카메라 감독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하신 거죠.
그래서 ‘소나무프로덕션 촬영팀’이라고 크게 적힌 팀복을 맞춰 입기도 했어요. 우리가 촬영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요즘은 예전처럼 의아해하지 않으세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디어에서도 멋진 여성 PD나 감독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전보다 상황이 좋아졌다고 느껴요.

‘오래 함께한 고객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요’
Q. 함께 일한 지 8년 된 고객도 있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오래 관계를 이어가는 지은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저희는 고객 소개로 일을 받기도 하고, 기존 고객과 꾸준히 작업하기도 해요. 함께 일한 지 8년 된 장기 고객도 있어요.
장기 고객과는 비슷한 업무를 반복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재계약할 때쯤 새로운 모습을 한 번씩 보여드려요.
이전보다 완성도를 높이거나,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걸 시도해보는 거죠. ‘저희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 하는 마음으로요.
꾸준히 퀄리티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고, 일정 엄수도 정말 중요해요. 저희와 일하면 약속한 일정에 맞춰 결과물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려고 해요.

Q. 고객마다 원하는 영상이 다를 텐데,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가세요?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과의 소통이에요.
영상은 같은 결과물을 봐도 누군가는 좋아하고, 누군가는 아쉬워할 수 있잖아요. 단순히 물건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일이니까요.
처음 대면 미팅을 할 때는 가벼운 이야기도 같이 나눠요. 어떤 스타일의 분인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편한지 알아가려고 해요. 저희도 그분에게 맞춰 다가가는 편이고요.
저희가 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만들고 싶은 영상보다 고객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드리자는 생각을 해요. 그렇게 소통했을 때 만족도도 높더라고요.
Q. ‘이 일을 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고객의 말이나 순간도 있나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딱 원하던 느낌이에요!’ 같은 말을 들을 때요. 그런 피드백이 오면 제일 기분이 좋아요.
고객이 원하셨던 걸 잘 이해해서 만족을 드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그런 순간에 일의 의미를 크게 느껴요.
여러 번 함께 일하다 보면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내고 제작을 맡겨주시는 고객도 있어요. 저희가 잘해줄 거라고 믿고 맡겨주시는 거죠. 그럴 때는 더 열심히 해드리고 싶어요.
‘부드럽게 이야기하되, 필요한 기준은 지켜요’
Q. 촬영 현장에서는 여러 사람과 함께하잖아요. 지은님은 어떤 방식으로 팀을 이끄세요?

현장에서는 말을 부드럽게 하려고 해요. 현장에서는 감독, 배우, 스태프 모두 예민해요. 정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날카롭게 말하면 오히려 잘 전달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화가 나더라도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정제된 말로 이야기하려고 해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분위기를 풀면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요.
자주 만나는 파트너와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에요. 저는 아주 친해지면 필요한 의견을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편하게 일하면서도 해야 할 이야기는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려고 해요.
Q. 고객을 배려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팀을 지키는 기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을 정해두셨나요?
일정과 수정 범위처럼 서로 약속해야 하는 건 계약서에 명시하고 시작해요. 정한 범위가 지켜지도록 하는 건 저희 팀을 위해서도 필요한 기준이에요.
그 안에서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정해진 일정 안에서 해볼 수 있는 게 있다면 유연하게 대응하는 편이고요.
이번 작업도 결국 저희의 포트폴리오로 남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꼭 지켜야 하는 것과 조정할 수 있는 것을 나눠두면 저희도 기준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요.
Q. 함께 시작한 친구분과는 어떤 점이 잘 맞으세요? 서로 다른 점도 있을 것 같고요.
저와 친구는 성향이 좀 달라요. 저는 매사에 감정적인 편인데 친구는 감정을 빼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해요. 고객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나 돌발 상황에서도 친구가 잘 정리해주는 덕을 많이 보죠.
저는 큰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해요. 지금의 회사를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는 편이고요. 더 나은 미래를 그리며 늘 새로운 것을 도전하려고 하고, 친구는 이런 부분을 잘 따라와줘요.
서로 다른 점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저는 퍼즐 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우리, 이런 재미있는 걸 잘하는구나’
Q. 지금까지의 작업 중 소나무프로덕션의 강점을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해주세요.

다산북스와 함께한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가 기억에 남아요.
채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출판사 내부 PD님과 머리를 맞대면서 작업했어요. ‘이게 될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채널이 점점 성장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죠.
기획, 촬영, 편집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희는 편집에 자신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편집이요. 주어진 촬영본을 가지고 재미있는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좋아하거든요.
교양만두 작업을 하면서 ‘우리는 이런 걸 좋아하고 잘하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채널이 성장하는 모습이 저희가 성장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저희의 강점과 좋아하는 걸 확인하게 해준 작업이에요.
Q.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려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꾸준히 살펴봐야겠어요. 평소에는 어떻게 공부하세요?
맞아요. 저희는 모바일에서 접하는 뉴미디어 영상을 많이 만들거든요. 트렌드도 알아야 하고, 시청자의 연령대에 맞는 유머나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해요.
저는 노력하는 편이에요. 마케팅 관련 잡지도 보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계속 살펴봐요. 궁금한 건 검색해서 찾아보기도 하고요.
Q. 그런 작업을 하면서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도 생겼나요?
저희도 자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걸 직접 만들어보는 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은 거죠.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면 앞으로 준비해가야 할 것들이 있어요. 그래도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생긴 것 자체가 큰 변화였어요.
‘이번에는 내가, 다음에는 네가’
Q. 육아를 시작한 뒤에는 일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떻게 일을 나누고 계세요?
업무량도, 일하는 시간도, 회의 방식도 많이 달라졌어요. 맡을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달라졌고요.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시간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동업자의 배려를 많이 받고 있죠.
친구가 먼저 제가 할 수 있는 업무를 파악하고 나눠줘요. 저는 제가 해낼 수 있는 일을 맡아서 하고요.
친구도 제 상황을 많이 이해해줘요. 언젠가 친구에게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오면, 그때는 제가 도와주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제가 참 인복이 많다고 느껴요.

Q. 서로의 상황에 맞춰 함께할 방법을 찾아가는 거네요. 달라진 생활 속에서 일을 계속하게 해주는 힘은 또 무엇인가요?
가족의 이해와 도움도 중요해요. 제가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해주는 남편의 도움이 있어요. 그게 없다면 어려웠을 거예요.
일하는 방식도 계속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또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 같아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짧은 시간 안에 밀도 있게 일하다 보니 집중력이 높아진 면도 있어요. 그리고 직접 영상을 만드는 일뿐 아니라 아이디어나 기획으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의 일을 하면서, 다음 모습을 그려요’
Q. 오랜 시간 회사를 이어오셨잖아요. 지은님을 계속 움직이게 한 마음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묵묵히 버텨온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미래를 꾸려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힘들어도 계속했어요.
5년 정도 지나니 자연스럽게 일이 더 들어오기도 했고, 그 뒤에도 맡은 일을 하면서 이어왔어요.
저는 그 시간을 보내면서도 다음 그림을 생각하는 편이에요. 제가 그리는 목표가 제 원동력인 것 같아요. 지금은 영상 제작 프로덕션이지만 나중에는 브랜딩 회사로 만들고 싶거든요.
지금은 여러 회사와 고객을 만나 경험을 쌓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런 큰 그림이 꾸준히 일을 하는 것에 도움이 돼요.
Q. 브랜딩 회사가 된 소나무프로덕션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는 수주한 영상을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드리는 일을 많이 해왔어요.
앞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주도적으로 다루는 콘텐츠 마케팅, 더 나아가 브랜딩을 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모두 완성된 건 아니에요. 모르는 것도 많아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Q. 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더라도, 고객에게는 어떤 PD로 남고 싶으세요?
저희와 함께한 고객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어요. 더 좋은 영상일 수도 있고, 기대 이상의 효과일 수도 있고요.
단순히 외주 업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한 팀이라는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처음에 저희를 믿어주신 분이 프로젝트를 마칠 때도 신뢰하고 만족하셨으면 해요. 고객 입장에서 ‘내 편’인 PD가 되고 싶어요.

‘처음에는 없는 게 당연하잖아요’
Q. 마지막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하던 지은님에게 돌아간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그냥 응원해주고 싶어요. ‘좋은 결정이야. 잘해봐. 조금 더 도전적이어도 좋겠어’라고요.
저도 하고 싶었지만 새로운 영역이라 망설였던 일들이 있어요.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부딪쳐봐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고 시작했던 저 자신에게, 조금 더 용기를 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경험이나 자본이 부족해서 시작을 망설이는 독자분들께도 한마디 부탁드려요.
처음에는 없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경험과 자본은 도전하면서 쌓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족이든 친구든 동업자든 내 도전을 믿어주는 사람이요.
약간의 무모함도 필요하고요. 완벽하게 설계하려고만 하면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워질 것 같아요.
겁난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조금 부족해도 재미있게 도전해보면 좋겠어요.
다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
지은님은 소나무프로덕션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이야기하며 여러 번 ‘인복’을 꺼내셨어요. 처음 기회를 준 사람, 함께 회사를 꾸려온 친구, 일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준 가족을 기억하면서요.
그 고마움과 함께, 지은님이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왔는지도 마음에 남았어요.
오래 함께한 고객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약속한 일정을 지키는 것. 현장에서는 말을 부드럽게 고르고, 동업자에게 받은 배려는 언젠가 돌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것.
특별한 비결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고객이 다시 일을 맡기고, 동료가 다음 프로젝트도 함께하게 되는 믿음은 그런 순간에 쌓이는 게 아닐까요.
지은님이 꿈꾸는 브랜딩 회사도 그동안의 경험 위에서 자라날 거예요. 고객이 원하는 걸 이해하고, 한 팀이 되어 결과를 만들어온 경험이요. 앞으로 맡는 일이 넓어져도 ‘고객의 내 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그 다음 걸음을 이끄는 기준이 되어줄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좋아하는 일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조금은 선명해져요. 더 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맡은 일에서 약속 하나를 지키는 것. 함께하는 사람의 말을 한 번 더 듣는 것. 혼자 하기 어려울 때는 도움을 구하고, 내가 도울 수 있을 때는 손을 내미는 것부터요.
처음부터 모든 걸 갖출 필요는 없다는 지은님의 말도 그래서 더 와닿아요. 작은 원룸에서 친구와 시작한 일이, 한 편의 영상과 한 번의 만남을 거치며 지금의 소나무프로덕션이 됐으니까요.
앞으로 지은님이 만들 영상과 콘텐츠도 기대돼요. 고객에게는 든든한 ‘내 편’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는 다음에도 만나고 싶은 동료로 오래 남을 수 있기를 응원해요.
소나무프로덕션이 한 편씩 만들어온 건 영상만이 아니었어요. ‘다음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신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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