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큐샵 그로스랩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네이버 블로그와 별개로 홈페이지 블로그를 함께 운영해야 하는 이유를 다뤘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에서 블로그 소재를 찾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4단계와 그 결과를 한 장으로 모아 관리하는 소재 정리 시트를 다뤄볼게요.
💡 한 줄 요약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을 모아 유형·사업 연관성·우리만의 재료 기준으로 거르고, 시트 한 장에 정리해 쓸 순서를 정하면 돼요
블로그 실무를 처음 하거나 아직 주니어라면, 주제를 정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막막할 거예요. 팀장이나 대표는 "이번 주는 뭐 써요?"라고 묻는데, 레퍼런스를 모아봐도 떠오르는 건 경쟁사 블로그에서 본 주제 몇 개와 'OO 고르는 법', '올해 트렌드' 같은 아이디어 정도인 경우가 많을 거구요.
심지어 "그 주제는 왜 써야 해요?" 질문에는 답하기가 더 어려워 난감하실 거예요. 조회수가 잘 나올 것 같다는 답은 근거가 약하고,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답은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보통 이런 케이스라면 경력이 짧을수록 '남들이 많이 쓰는 주제'를 고르는 게 수월한 선택일 거예요. 하지만 AI 검색에서는 이런 주제일수록 우리 글이 AI 답변에 언급되고 인용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같은 주제를 다룬 글이 이미 많으면 AI는 그중 어느 글을 가져다 써도 비슷한 답을 만들 수 있어서, 우리만 쓸 수 있는 내용이 콘텐츠의 차별점이 되지 않으면 굳이 우리 글을 검토하고 채택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콘텐츠 소재 주제를 고를 때부터 '왜 이 주제인지'에 답할 근거를 만들어 두는 게 좋아요. 이번 편의 4가지 단계는 고객 질문을 모으고, 유형과 사업 연관성, 우리만 쓸 수 있는 재료를 차례로 확인해 그 근거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해요. 단계마다 판단한 이유를 시트에 적어두면, 팀장이나 대표가 "그 주제는 왜 써야 해요?"라고 물었을 때도 시트를 근거로 답할 수 있어요.
*이번 아티클에서 언급되는 과정은 가상의 원두 정기배송 브랜드에서 블로그를 맡았다고 가정하고 있어요.
AI 검색 노출, 기술 설정보다 소재 선택에서 먼저 달라지는 이유
여기서 잠시 GEO 이야기를 해볼게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는 ChatGPT나 구글 AI 모드 같은 서비스가 답을 만들 때 우리 콘텐츠를 참고할 수 있게 콘텐츠와 사이트를 다듬는 작업이에요. 근데 GEO라고 하면 기술적인 개선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그런 개선을 다 끝내도 누구나 쓸 수 있는 소재를 다룬다면 AI 답변에 우리 브랜드나 콘텐츠 내용이 나올 일은 드물어요. 근거는 두 가지예요.
첫째, 구글은 생성형 AI 검색 가이드에서 상식 수준의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을 '범용(commodity) 콘텐츠'라고 부르며 따로 구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7가지 팁"은 범용 콘텐츠예요. 반면 "첫 주택 구매 때 주택 점검 없이 비용을 아낀 이유"를 하수관 내부까지 직접 들여다본 경험과 함께 쓴 글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이라 구글은 이런 글을 '고유하고 유용한 콘텐츠'로 봐요. 구글은 이렇게 고유하고 유용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가이드에 담은 다른 조언보다 AI 검색 노출에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둘째, AI는 질문 하나를 받으면 관련된 세부 질문을 여러 개 만들어 추가로 검색해요.
구글은 이를 쿼리 팬아웃(query fan-out)이라고 불러요. 가격, 비교, 문제점처럼 고객이 구체적으로 궁금해하는 지점에 답해둔 글은 이렇게 나뉜 세부 질문 중 하나의 답으로 쓰일 수 있어요.
그래서 첫 단계에서 소재를 고를 때부터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해요.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인지, 우리 브랜드라서 쓸 수 있는 내용인지요.
1단계. 고객 질문 모으기
앞에서 소재부터 봐야 한다고 했으니 이제 블로그에 어떤 소재를 쓸지 정할 차례예요.
가장 먼저 할 일은 고객이 이미 물어본 질문을 모으는 거예요. 고객 질문에서 소재를 고르면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인지'는 따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에요.
회사 안에서는 고객센터 문의, 상품 Q&A와 문의 게시판, 리뷰 속 질문이나 불만, 영업·매장 직원이 자주 받는 질문을 보면 돼요. 회사 밖에서는 구글 검색 결과의 '다른 사람들이 함께 찾은 질문'을 참고할 수 있어요. 홈페이지가 있다면 구글 서치콘솔에서 사람들이 어떤 검색어로 우리 사이트에 들어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고객 질문을 그럼 어떻게 모으는 게 좋을까요?
고객 질문을 모으는 가장 빠른 방법은 CS 담당자에게 "최근 한 달 동안 많이 받은 질문 다섯 개만, 고객이 쓴 말 그대로 보내주세요"처럼 직접 요청하는 거예요. 고객이 쓴 표현은 사람들이 AI에게 질문하는 말투와 비슷해요. 그래서 다듬지 않은 문장을 그대로 받아두면, 나중에 제목과 소제목을 고객이 실제로 묻는 말에 가깝게 정할 때 그 표현을 가져다 쓸 수 있어요.
원두 브랜드라면 이런 질문들이 모일 가능성이 높아요. "원두 받으면 며칠 안에 마셔야 돼요?", "그라인더 없는데 홀빈으로 받아도 돼요?", "왜 마트 원두보다 비싸요?"
2단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기
모은 질문을 유형별로 정리해 두면 어떤 유형의 질문이 부족한지 볼 수 있어요.
질문 유형을 나누는 기준으로는 미국 마케팅 컨설턴트 마커스 셰리던(Marcus Sheridan)이 만든 ‘Big 5’를 쓸 수 있어요. Big 5는 고객이 구매하기 전에 찾아보는 정보를 가격·문제점·비교·후기·추천 다섯 가지로 나눈 틀이에요.
| 유형 | 원두 정기배송 브랜드의 소재 예시 |
|---|---|
| 가격 | 같은 200g인데 원두 가격이 두 배씩 차이 나는 이유 |
| 문제점 | 원두 개봉 후 맛이 빨리 변하는 이유와 보관법 |
| 비교 | 홀빈 구독 vs 분쇄 원두 구독, 우리 집엔 뭐가 맞을까 |
| 후기 | 6개월 구독한 고객이 말하는 장단점 |
| 추천 | 핸드드립·모카포트·에스프레소 머신별 원두 고르는 기준 |
이 기준을 만든 셰리던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을 뻔한 자신의 수영장 시공 회사를 고객 질문에 감추지 않고 답한 글로 되살린 경험이 있어요. 구글의 '메시 미들(Messy Middle)' 연구에 비춰 보면 Big 5는 사람들이 구매 전 선택지를 좁히는 '평가' 단계에서 찾는 정보에 가까워요
다만 모든 브랜드가 다섯 가지를 다 채울 필요는 없어요. 구글은 후속 보고서에서 비싸거나 오래 쓰는 상품일수록 고객이 결정 전에 찾는 정보가 많아진다고 분석했어요. 원두처럼 부담 없이 자주 사는 상품은 고객이 오래 비교하지 않으니 가격과 후기 유형부터 쓰고 나머지 유형은 고객 질문이 쌓이는 대로 채워도 돼요.
Big 5 유형으로 글을 쓸 때 실무에서 자주 고민하는 부분은 네 가지예요.
- 가격과 문제점은 경쟁사보다 먼저 다룰수록 눈에 띄어요. 셰리던이 파트너로 있는 마케팅 회사 IMPACT는 업체 대부분이 이런 질문을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 가격 공개 범위는 팀과 먼저 정하는 게 좋아요. 정확한 금액 대신 가격대나 가격을 바꾸는 조건만 설명해도 충분해요.
- 비교 글에 우리 상품이 들어간다면 그 사실부터 밝히는 편이 좋아요. IMPACT도 이 사실을 솔직하게 알린 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준으로 비교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 한 줄이면 끝나는 질문은 블로그 대신 상품 페이지나 FAQ로 옮기면 돼요. "배송 며칠 걸려요?" 같은 질문이 그래요.
3단계. 사업과 얼마나 이어지는지 점수 매기기
소재 후보를 모았다면 이제 무엇부터 쓸지 정할 차례예요. 쓸 순서는 SEO 도구 회사 Ahrefs의 '비즈니스 잠재력(business potential)' 점수로 정할 수 있어요. 이 점수는 글 안에서 우리 상품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지를 0~3점으로 매기는 방식이에요.
| 점수 | 기준 | 원두 브랜드 예시 |
|---|---|---|
| 3점 | 우리 상품 없이는 글이 다루는 문제를 풀기 어려움 | 로스팅 후 며칠 안에 마셔야 맛있을까 |
| 2점 | 도움은 되지만 필수는 아님 | 원두 개봉 후 보관법 |
| 1점 | 잠깐 언급하는 정도만 가능 | 홈카페 인테리어 아이디어 |
| 0점 | 언급할 방법이 없음 | 회사 근처 점심 맛집 고르는 법 |
이 점수를 쓰는 Ahrefs는 2~3점 주제만 다루고 0점 주제는 쓰지 않는 원칙으로 블로그 트래픽을 열 배 넘게 늘렸다고 밝혔고 지금도 키워드 리서치 가이드에서 이 기준을 안내하고 있어요. 다만 한 회사가 자사 경험으로 만든 기준이라 정답으로 볼 수는 없어요. 그러니 점수는 "이 글이 우리 사업과 이어지는가"를 따져보는 참고 기준으로 쓰는 게 좋아요.
팀을 설득할 때도 "우리 구독 방식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3점짜리라서"처럼 점수를 근거로 대면 왜 이 주제를 골랐는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요. 1점짜리 글도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니 2~3점 글과 섞을 비율을 팀과 함께 정하면 돼요.
점수 옆에는 "이 글을 읽은 사람이 다음에 뭘 하면 좋을지"도 적어두면 좋아요. 상품 페이지로 갈지, 구독을 신청할지, 문의를 남길지 미리 정해두면 글의 마지막 문단과 버튼을 어디로 연결할지도 함께 정할 수 있어요.
4단계. 우리만의 재료가 있는지 확인하기
3단계에서 점수가 높게 나온 소재라도 글을 쓰기 전에 그 소재로 쓸 글에 우리 브랜드만 가진 재료를 넣을 수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요. 구글도 사람 중심 콘텐츠 자가 점검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써본 경험에서 나온 전문성이 글에 드러나는지 묻고 있어요.
연차가 짧아 직접 겪은 경험이 적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여기서 말하는 재료는 회사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뜻하기 때문이에요. 주니어 담당자라면 CS 담당자, 로스터, 영업 담당자에게 질문하고 기록을 받아오는 것부터 시작하면 돼요.
- 현장 경험: 로스터나 CS 담당자를 인터뷰해서 얻은 이야기예요. "구독 3개월 차에 해지가 몰리는 이유" 같은 내용이에요.
- 우리 데이터: CS 기록이나 구독 해지 사유, 판매 데이터에서 찾은 숫자예요. "지난 1년 문의 중 개봉 후 맛 변화를 물은 비율" 같은 내용이에요.
- 실물 자료: 로스팅 과정이나 개봉 후 날짜별 원두 상태를 찍은 사진처럼 우리만 가진 이미지예요.
- 판단 기준: "우리는 왜 로스팅 후 사흘 안에 발송하는가"처럼 상품을 만들고 고를 때 쓰는 우리만의 기준이에요.
이런 재료가 들어간 글은 AI 답변에 우리 브랜드나 콘텐츠 내용이 나오는 데도 도움이 돼요.
프린스턴대 등 연구진이 2024년 KDD 학회에서 발표한 GEO 연구에서는 콘텐츠에 출처 표기, 인용문, 통계를 더했을 때 생성형 AI 답변에 노출되는 정도가 최대 40% 늘었어요. 원두 브랜드라면 "지난 1년 문의 중 OO%가 개봉 후 맛 변화였다"는 통계나 로스터의 말을 옮긴 인용문을 넣을 수 있어요. 같은 원두 보관법 글이라도 해지 사유 데이터를 넣은 "구독 해지 사유로 본 원두 보관 실수 3가지"는 다른 사이트를 요약해서는 나올 수 없는 내용이라 AI도 답을 만들 때 이 정보는 이 글에서만 가져갈 수 있어요.
시트 한 장으로 정리하기
네 단계에서 정리한 내용은 스프레드시트 한 장에 모아두면 팀과 공유하기 쉬워요. 칸은 여섯 개면 충분해요.
| 칸 | 적는 내용 |
|---|---|
| 고객 질문 | 고객이 쓴 표현 그대로. 다듬지 않은 말이 나중에 제목·소제목 재료가 됨 |
| 출처 | CS·리뷰·영업 등. 여러 곳에서 나왔다면 모두 적기. 반복되는 질문일수록 진짜 궁금한 질문인 경우가 많음 |
| 유형 | 가격·문제점·비교·후기·추천. 유형별로 정렬하면 부족한 종류를 볼 수 있음 |
| 점수 | 비즈니스 잠재력 0~3. 애매하면 팀원과 같이 매기기 |
| 우리만의 재료 | "로스터 인터뷰: 해지가 몰리는 시점"처럼 누구에게 무엇을 들을지까지. 아직 없으면 보류 표시 |
| 읽은 뒤 바라는 행동 | 하나만. 이 칸이 정해지면 글 끝 버튼·링크도 정해짐 |
그다음에는 점수가 높고 재료 칸이 채워진 줄부터 차례로 쓰면 돼요.
걸러낼 소재
시트를 채우다 보면 점수와 재료만으로는 판단하기 애매한 소재도 나와요. 그중 하나가 "원두 구독 가격", "원두 정기배송 비용"처럼 표현만 다른 검색어마다 글을 하나씩 따로 쓰는 경우예요. 검색어마다 글이 있으면 더 많이 노출될 것 같지만, 구글은 검색 순위를 노리고 검색어 표현마다 글을 따로 만들면 대량 생산 콘텐츠 스팸 정책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어요. 즉, “본질은 같은 질문 소재”가 표현만 바꿔 묻는 소재들로 글을 쪼개는 것보다 글 한 편으로 함께 대응하는 게 좋아요.
유행이라서 급하게 쓰는 글이나 다른 글을 요약해서 만든 글도 거르는 게 좋아요. 구글 자가 점검에도 기존 독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유행처럼 보여서 쓰는지, 별다른 가치를 더하지 않고 남의 글을 요약하는지 묻는 항목이 있어요. 이런 글은 대개 3단계 점수가 낮고 4단계에서 넣을 재료도 찾기 어려워서, 앞 단계를 제대로 거쳤다면 시트에서 쓸 순서가 뒤로 밀려 있을 거예요.
AI로 소재 후보를 뽑아도 되는지도 고민될 거예요. 구글은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보다 품질을 보고 있어서, AI로 후보를 뽑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만 AI는 주로 인터넷에 이미 많이 쌓인 글을 바탕으로 답하기 때문에, AI가 내놓는 후보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 주제에 가깝기 쉬워요. 그래서 AI에게는 후보 목록을 뽑는 일까지만 맡기고, 점수를 매기고 재료를 확인하는 일은 직접 하는 편이 좋아요.
다음 편에서는
소재를 정했다면 3편에서는 글 한 편의 목차를 설계하는 과정을 다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