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천원어치 재능은 있다"는 철학으로 어디서도 살 수 없는 재능을 단돈 천 원으로 사고팔 수 있는 <천원의 재능마켓>. 누구나 자신의 특별한 관심사와 재능을 파는 셀러로 도전할 수도, 다른 사람의 재능도 살 수 있는 마켓이라니, 재밌어 보이죠.
과연 어떤 취향가님들의 장이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지난 일요일 지인분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최고의 가을 날씨에 단체 티를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분들, 벌써부터 기다리고 계셨던 다른 방문객들까지.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괜히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린 후 오픈된 행사장엔 역시 다채로운 재능을 가진 셀러님들이 기다리고 계셨는데요.
나에게 딱 맞는 '귀여운' 사업 아이템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 오늘 뭘 먹을지 골라주는 '운명의 저메추', 나의 치명적 매력을 찾아주는 부스와
이름과 목소리, 분위기로 '인생 꽃'을 찾아주는 '꽃집 언니', 주물주물 어깨를 주물러 주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는 '주물주물 조잘조잘' 등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은 경험을 제공하며 웃음을 주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마음 같아선 모든 부스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시간상 저는 가장 제 눈에 띄었던 두 부스에 다녀왔는데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행 코스를 짜 주는 '낭만 여행 코스 정해드림'과 목공과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는 '목공 기술자 입문소'였습니다.
낭만 여행 코스 정해드림
가장 먼저 다녀왔던 건 '낭만 여행 코스 정해드림'이었습니다. 사전 안내로 접했을 때부터 꼭 가 보고 싶었던 부스였는데요. 낭만에 미쳤다는 분께서 짜주는 단 하나뿐인 여행 코스라니, 낭만 있는 삶을 추구해온 저에게는 지나칠 수 없는 설명이었습니다.
셀러님이셨던 치리님은 여행이 너무 좋아 퇴사한 뒤 크리에이터를 준비하고 계신 여행 덕후셨습니다. 거창한 계기 없이 그저 셀러 모집 글이 인상 깊어서 참여하게 되셨다는 이야기부터 신기하고 멋졌죠.
그러나 치리님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여행 스타일을 말씀드리면 치리님이 모아둔 이색 여행지 중 어울리는 여러 곳을 추천해 주시고, 그중 마음에 드는 여행지를 고르면 손수 적어 종이비행기를 접어 주시는 방식이었는데요.
자연과 생물을 사랑하는 저는 해파리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오세아니아의 팔라우 섬과 과테말라의 화산 숙박 투어를 골랐습니다. 제가 가보고 싶다며 보여드렸던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을 적어 가시며 화산 얘기가 통하는 것에 반가워하셨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아직 가 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꼭 가고 싶은 여행지를 추천하며 행복하시는 모습을 보며, 직접 떠나지 않더라도 설렘을 함께 나누는 것 역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순수하게 좋아해가시는 치리님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목공 기술자 입문소
다음으로 찾은 부스는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목공 기술자 입문소였어요.
무언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망을 항상 갖고 있는 제게 목공은 오랜 호기심을 느껴온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무엇보다 각종 공구를 매단 복장으로 뚝딱 목재를 다루고 계신 모습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현님은 목공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공구를 만져 보고 써 볼 수 있도록 이 부스를 여셨다고 해요. 목공은 손재주를 타고난 사람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지현님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드릴을 써 보고 톱질도 해 보며 나무를 자르고 붙이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언젠가 나만의 가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어요.
아침부터 한 번도 앉지 못하고 몸을 쓰는 일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 1부 진행 시간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히 목공을 전파하고 계신 지현님의 모습에선 좋아하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지현님의 활동을 계속 지켜보고 싶어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도 했어요.
이건 꼭 해보라는 제 추천에 지인분께서는 추가 수표까지 구매해 목공 기술자 입문소에 다녀오셨는데요. 역시 무척 만족하셨답니다.
<천원의 재능마켓>의 디테일
3회차를 맞은 행사답게 체계적인 테블릿 웨이팅 등록 시스템 등 다양한 디테일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내가 느꼈던 체감 가치와 좋았던 점을 글로 적어 내는 '재능수표'도 재밌었습니다.
찾고 싶은 재능과 팔고 싶은 재능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부스도 재밌었는데요. 생물 취미가 있는 저는 누군가 찾고 있는 '테라리움 만들기' 재능이 특히 반가웠습니다. 저도 팔고 싶은 재능으로 '취향 비즈니스 코칭'을 적어 붙이고 왔어요.
스탭분들도 현장 분위기를 밝혀 준 주인공이었습니다. 방문객들을 인터뷰하며 이 부스 저 부스를 오가던 스탭분과, 친절히 방문객분들을 도와주셨던 많은 스탭분들의 모습에서 역시 진심이 느껴졌는데요. 다들 어떻게 운영진이 되셨는지, 어떻게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되셨는지도 너무 궁금했습니다.
나의 취향을 자연스러운 형태로 소개하고, 그러한 모습에 호기심을 갖고 기꺼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에선 인간다운 면모가 물씬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취향 비즈니스의 본질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나의 취향이나 뜬금없이 벌여보고 싶었던 일이 있지는 않나요? <천원의 재능마켓>의 아이디어처럼 내 취향과 이야기를 담아 작게라도 내 재능을 펼쳐본다면 펼쳐본 과정 자체만으로도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예요.
🛖 취향 창업가들의 회고모임에 초대합니다
내 취향이 담긴 비즈니스, 콘텐츠, 프로젝트를 만들며 진심 어린 취향을 살아가 보고자 하는 우리, '취향 창업가'들. 세상에 없던 내 취향의 일을 만들어가는 길은 설레는 만큼 때로는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의 취향살이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해줄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합니다.
취향살이 연구회는 내 취향으로 일을 벌이고 있는 사업가, 창작자 등 취향을 살아가는 모든 '취향 창업가'들을 위한 주간 회고모임이에요. 11월 2일(월)부터 한 달간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온라인으로 만나 각자의 취향살이를 공유할 겁니다.
단순히 돈만 많이 벌고 싶은 것도, 혼자서만 취향을 즐기고 싶은 것도 아닌, 내 취향과 가치관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취향 창업가님들을 찾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때때로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면 11월 취향살이 연구회에 합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