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일이 빨라진 회사에서, 대표가 가장 먼저 지칩니다.
창을 여섯 개 띄워 둡니다.
하나는 코드를 쓰고, 하나는 문서를 정리하고, 하나는 고객 문의 초안을 만듭니다.
대표는 창을 옮겨 다니며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지시를 내립니다. 예전엔 세 사람이 하던 일입니다.
그리고 석 달 뒤, 대표는 주말에도 노트북을 닫지 못합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미국 대기업 정규직 1,488명을 조사했더니, AI를 쓰는 사람의 14%가 머리가 타 버린 듯한 피로를 겪고 있었습니다(Bedard et al., 2026).
가장 지친 사람은 AI를 가장 열심히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상태를 AI 브레인 프라이(brain fry)라고 불렀습니다. AI 도구를 지나치게 쓰거나 계속 지켜보느라 생기는 정신적 피로입니다.
위험이 큰 쪽은 의외였습니다. 가장 먼저 도입하고, 여러 도구를 동시에 쓰고, 여러 에이전트를 감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의 하루와 겹칩니다.
이 피로는 실수 증가, 결정 과부하, 퇴사 의향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반복 업무를 덜어 내는 데 AI를 쓴 사람들은 번아웃이 더 낮았습니다.
같은 AI라도 쓰는 방식이 피로를 갈랐습니다. 지치게 만든 쪽은 결과를 끝없이 지켜보는 일이었습니다.
— Bedard et al., 2026, Harvard Business Review
대표가 먼저 지치는 3가지 이유
① 아낀 시간에 일을 더 얹습니다
UC버클리 연구팀은 미국의 한 기술 기업 직원 약 200명을 8개월 동안 지켜봤습니다(Ranganathan & Ye, 2026). 회사는 AI 사용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아낀 시간에 퇴근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더 맡았습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돌리고, 원래 다른 사람의 일이던 영역까지 손을 댔습니다.
대표는 이 흐름의 맨 앞에 있습니다. 혼자 제품 하나를 더 만들 수 있게 되면, 대개 하나를 더 만듭니다.
② 빨라졌다는 느낌이 실제보다 큽니다
METR의 2025년 실험에서 숙련 개발자 16명은 AI를 쓸 때 작업이 19% 더 오래 걸렸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은 20% 빨라졌다고 느꼈습니다.
2025년 초 도구로 한 작은 실험이라 지금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속도에 대한 느낌은 일을 더 얹는 근거가 되기 쉽습니다.
③ 결정이 모두 대표에게 모입니다
에이전트는 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의 병목이 사람의 결정으로 옮겨 왔습니다.
창을 옮길 때마다 주의도 함께 옮겨 가야 합니다. 앞의 일에 남은 주의는 다음 일의 질을 떨어뜨립니다(Leroy, 2009). 결정 하나는 작아도, 하루 수백 번 쌓이면 판단력이 닳습니다.
우리 회사 점검 질문 4가지
- 대표 한 사람이 동시에 감독하는 에이전트와 도구는 몇 개인가요?
- AI로 아낀 시간은 어디로 갔나요? 새 일인가요, 회복인가요?
- 지난달 만든 것 중 실제로 매출이나 고객 가치로 이어진 것은 무엇인가요?
- 핵심 인물 한 명이 2주 자리를 비우면 멈추는 일은 무엇인가요?
대표가 오늘 할 수 있는 것
BCG 연구팀은 한 사람이 감독하는 에이전트 수를 제한하고, AI로 빨라진 만큼 일을 더 얹지 말라고 권했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합니다. 일에서 마음을 완전히 떼는 시간이 회복을 돕는다는 연구가 오래 쌓여 있습니다(Sonnentag & Fritz, 2007).
오늘 밤 할 일 하나: 에이전트 세션을 모두 닫고 잠들기.
정리
AI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크기를 바꿨습니다.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결정의 양은 그대로입니다. 빠른 회사일수록 대표의 회복을 일정에 넣어야 오래 갑니다.
저희는 리더가 어떤 조건에서 소진 쪽으로 기우는지, 그 사람의 강점과 조직 맥락을 함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