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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지 않아도 3시간마다 내 메일과 일정을 훑고, 할 일을 먼저 꺼내 오는 AI 비서가 나왔습니다. Anthropic이 10월 21일 공개한 Claude Duet이에요. 공식 X 출시 글은 10월 23일까지 조회 약 900만 회를 기록했어요. 먼저 연락해 오는 AI 비서에게 실제로 어디까지 일을 맡길 수 있을까요?
로블록스·메타 등에서 제품을 이끌었고 지금은 독립해 뉴스레터 Behind the Craft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피터 양은 출시 전에 Duet을 미리 받아 써 봤어요. 그의 시연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내 메일과 일정을 읽고 정리해 보여 주는 일은 잘했지만, 우버 예약처럼 바깥 서비스에서 대신 움직이는 일은 아직 막혔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Duet 공개와 같은 날 올라온 피터 양의 시연 영상을 장면 순서대로 따라가며, 무엇이 되고 무엇이 막혔는지, 그리고 그가 왜 아직 다른 비서를 1순위로 두는지 살펴봅니다.
첫 대화부터 할 일을 먼저 꺼낸 앱
Anthropic 소개글에 따르면 Duet은 '할 일이 감당하기 벅찬 전문직과 소상공인'을 위해 만든 선제형 에이전트(시키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AI)예요. Anthropic의 AI 모델 Claude Opus 5.5 기반이고 iOS·Android 전용 앱과 claude.ai 웹에서 씁니다. 지금은 연구 미리보기(정식 출시 전 시험판)라 미국의 유료 요금제 Pro·Max 구독자부터 대기자 명단으로 열려 있어서, 한국에서는 아직 쓸 수 없어요.

첫 대화
출시 전 며칠간 Duet을 써 본 피터 양이 꼽은 첫 장점은 설정이었어요. Duet이 그의 Claude 계정에 이미 연결돼 있어서 메일·캘린더 같은 앱을 처음부터 다시 연결하지 않아도 됐거든요.
첫 대화에서 Duet은 곧바로 메일과 캘린더, 연결된 앱을 읽고 피터 양이 어떻게 일하는지부터 정리했어요. Behind the Craft를 제품처럼 운영하고, 일정은 팟캐스트 녹화와 스폰서 통화로 차 있으며, 뉴스레터 고객 응대는 AI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혼자 한다는 내용이었죠.
그다음엔 도울 일 세 가지를 먼저 내놨어요. 스폰서 통화 준비, 팟캐스트 녹화용 질문지 만들기, 밋업 일정 정리였어요.

작업과 채널
제안 하나를 누르면 '작업(task)'이 생겨요. 작업은 메인 대화 안에 딸린 하위 대화예요. 오른쪽 패널에서 진행 중, 다음 할 일, 예약(매일·매주 도는 작업), 해결됨 폴더로 나뉘는데, 피터 양은 Claude 프로젝트(대화와 자료를 한곳에 묶어 두는 기능)와 많이 비슷하다고 봤어요.
메인 대화와 아바타는 꾸밀 수 없어요. 아바타는 일할 때 움직이는 점 하나예요. 대신 채널을 만들어 아이콘과 색을 바꾸고, 채널을 그룹으로 묶을 수 있죠. 그는 무료 개인 비서 Muse처럼 움직이는 아바타를 직접 만드는 것보다 덜 재미있지만, Duet이 업무용으로 설계돼서 그런 것 같다고 봤어요.
시험 삼아 채널을 하나 만들자 Duet은 그 자리에서 메일과 캘린더를 다시 읽고 할 일 세 가지를 또 제안했어요. 그는 이 장면을 두고 Duet이 '늘 일을 대신 하려 하고, 늘 선제적이려 한다'고 말했어요.

Duet이 Claude 본 앱과 따로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피터 양이 예측을 하나 내놨어요. 연구 미리보기로 내고, 고쳐 가며 증명한 다음, 나중에 본 앱에 합치는 Anthropic의 늘 하던 방식이라는 거예요. 그는 Duet도 언젠가 Claude 앱 안의 기능이 될 거라고 내다봤어요.
'가장 선제적'인 비결은 기본 체크인 하나
피터 양은 Duet을 '써 본 비서 중 가장 선제적'이라고 했어요. 그가 든 이유는 단순했어요. 처음부터 깔려 있는 체크인 예약 작업 하나예요.
기록을 열어 보면 체크인은 3시간마다, 하루 다섯 번 돌아요. 그는 이 작업이 메일과 캘린더, 연결된 앱을 훑어 자기가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짐작했어요.
실제로 온 체크인 메시지는 '좋은 아침이에요, 피터'로 시작해 진행 중인 스폰서 거래, 올려야 할 Mercury 급여 서비스 영상, 금요일 팟캐스트 녹화 준비를 차례로 짚었어요. 그의 표현을 옮기면 '비서실장처럼 일을 가져다준다'는 거죠.

그래도 다 좋지는 않았어요. 피터 양은 '하루 다섯 번은 솔직히 조금 많다'며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이 좋겠다고 했어요. 일정은 Duet에게 말해서 바꾸면 됩니다.
Anthropic 소개글도 Duet이 연결된 계정을 몇 시간마다 확인한다고 적었어요. 쉬지 않고 확인하면 요금제 사용 한도를 훨씬 빨리 쓰기 때문이라고요. 무엇을 얼마나 자주 들을지는 사용자가 정할 수 있어요.

결국 '먼저 연락하는 비서'의 정체는 정해진 간격으로 도는 반복 작업이었어요.
지금 쓰는 도구에 예약 기능이 있다면, 아침과 오후 두 번짜리 점검부터 걸어 볼 수 있어요.
잘한 일: 읽고 정리해서 한 장으로
피터 양이 꼽은 Duet의 진짜 차별점은 아티팩트(대화 옆에 따로 만들어 주는 결과물 페이지)예요. 그가 직접 만든 아티팩트를 하나씩 보면 Duet이 어떤 일에 강한지 보여요.
아침 브리핑
입력창에 '/'(슬래시)를 치면 앱 안에서 쓸 수 있는 스킬(미리 정해 둔 작업 절차) 목록이 떠요. 그가 '숨은 기능'이라고 부른 부분이죠. 그중 morning 스킬은 아침 브리핑을 꾸민 웹 페이지(HTML)로 만들어 줘요.
결과 화면 맨 위에는 '9시 전 짧은 통화 두 개, 그다음은 하루가 비어 있다'는 문장이 크게 적혔어요. 가운데엔 해 그림이 있고, 아래엔 그날 아침 처리할 일이 이어졌죠. 독립한 뒤로 회의를 최대한 피한다는 피터 양은 이 문장이 마음에 든다고 했어요.

내 말투 배우기
아침 브리핑 바로 다음에 돌린 스킬은 learn-how-i-write, 내 말투 배우기예요. 그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Duet에게 메일 답장이나 문서 초안을 맡기려면 먼저 내 문체부터 배우게 해야 한다고요.

Duet은 그가 보낸 메일 33통, Slack 메시지 89개, DM 47개, 직접 쓴 문서 11개를 읽고 글쓰기 가이드를 만들었어요. 요점부터 말하고 인사말은 건너뛴다, 요청이 여러 개면 번호 목록으로 정리한다, 팀에는 소문자로 편하게 쓰고 파트너에게는 다듬어 쓴다. 이렇게 세 줄이었죠.

가이드는 바로 저장되지 않아요. Duet이 스킬로 저장할지 먼저 묻고, 피터 양이 맞다고 답한 뒤에 저장했어요. 이후 메일이나 문서 초안을 쓸 때 이 말투 스킬을 씁니다.
답장을 맡기기 전에 말투부터 가르친 셈이에요.
메일은 초안까지
기본으로 들어 있는 아티팩트도 두 개 더 있어요. 하루의 통화와 할 일을 모은 할 일 목록, 그리고 답해야 할 메일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메일 분류(triage) 페이지예요.
메일 분류 페이지 왼쪽 대화창에 그는 번호를 매겨 지시 네 개를 적었어요. '거절하자, 답장 보내 줄래?', '동료 두 명을 추천했다고 답해 줄래?' 같은 식이었죠. Duet은 '네 통 모두 초안을 쓰고, 보내기 전에 보여 드릴게요'라고 답한 뒤 초안을 모두 써 두었어요.
보내기 전에는 고칠 수 있어요. 중요한 메일은 초안을 직접 검토하고, 일부는 Claude가 보내게 해도 된다는 게 그의 방식이에요.
이 흐름은 Anthropic이 밝힌 설계와도 맞아요. 소개글에 따르면 Duet은 메시지를 보내거나 결제·서명·삭제를 하기 전에 무엇을 할지 보여 주고 승인을 기다려요. 증권 거래나 계좌 간 이체는 승인해도 하지 않고, 비밀번호와 로그인 토큰은 직접 보지 않는다고 적었어요.

한 줄 요청으로 만든 대시보드, 그리고 딸과 만든 수업
유튜브 성과 보고서
피터 양이 '더 정교한 아티팩트'라며 보여 준 건 자기 유튜브 채널 분석 보고서예요. Duet은 그가 1년 동안 올린 영상과 공개 데이터를 살펴 보고서를 만들었어요.
요청은 한 줄이었어요. '내 유튜브 성과 데이터로 대시보드와 인사이트를 만들어 줄래?'라는 문장에 채널 링크 하나였죠. 그는 '거창한 프롬프트는 전혀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어요.
Duet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개인 AI 에이전트 영상이 그의 '대박 주제'였어요. 혼자 찍은 영상이 게스트 편보다 잘 됐는데, 게스트가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 보여 주는 편은 예외였고요. 아래로는 올해 들어 단독 영상이 팟캐스트 영상을 앞섰다는 차트, 잘 되는 키워드, 영상 길이별 성과가 이어졌어요.
지금 쓰는 AI 도구에 분석을 맡길 때도 긴 프롬프트보다 데이터가 있는 곳의 링크를 정확히 건네는 데서 시작해 볼 만해요.

예시 데이터로 채운 스폰서 대시보드
두 번째 대시보드는 스폰서 매출 대시보드였어요. 그는 화면을 띄우며 실제 데이터가 아니라 예시로 채운 데이터라고 밝혔어요. 구성은 2026년 확정 매출, 스폰서별 매출, 후속 연락할 대화, 내 답을 기다리는 대화, 계약을 마친 건, 인사이트였어요.
그는 사업마다 매출원은 다르겠지만 이런 대시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유용하다고 했어요. 매주 갱신하는 예약 작업을 걸거나, 대시보드를 메일로 받아 휴대폰에서 볼 수도 있다고요.
딸과 만든 AI 탐험가 클럽
마지막은 딸과 함께 만든 'AI 탐험가 클럽'이에요. 피터 양은 Anthropic 모델이 모션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을 아주 잘한다며 일부러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했어요.
로봇 캐릭터와 움직이는 글자, 모험 경로가 있고, 1강은 '챗봇이란 무엇인가'예요. 아이가 복사해서 써 볼 프롬프트도 들어 있죠.
아쉬움도 남겼어요. 그는 '내 취향엔 글이 조금 많다'며, 더 보기 좋게 만들어 달라고 다시 시키면 된다고 덧붙였어요.

막힌 일: 우버 예약과 들여다볼 수 없는 브라우저
그렇다면 읽고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바깥 서비스에서 나 대신 움직이는 일은 어떨까요?
아티팩트 이야기 뒤에 피터 양은 '단점도 솔직하게 말하겠다'며 우버 예약 장면을 꺼냈어요. Duet에는 uber-ride라는 기본 스킬이 있고, DoorDash 주문 같은 스킬도 들어 있어요.
스킬을 실행하자 Duet은 어디로 가는지, 어디서 태울지, 지금인지 나중인지를 물었어요. 그는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 지금'이라고 답했죠.
결과는 실패였어요.
Duet은 '우버가 사람인지 확인하는 단계에서 내 브라우저를 막아 예약하지 못했다'며 우버 앱에서 직접 부르라고 안내했어요.

Duet은 클라우드에 있는 가상 컴퓨터에서 자체 브라우저로 웹 작업을 해요. 다른 개인 에이전트라면 사용자가 그 브라우저를 열어 사람 확인을 대신 통과해 줄 수 있어요. 그런데 피터 양에 따르면 지금 Duet은 브라우저를 보여 주지도, 조작하게 하지도 않아요. 그는 '앱 어디에서도 그럴 수 있는 곳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는 Duet PM과 이야기해 보니 이 기능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들었고, 곧 나올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래도 그의 판단은 분명했어요. 클라우드 컴퓨터에 사는 개인 에이전트에게 브라우저 조작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거예요. 캡차(사람인지 확인하는 퍼즐)나 서명처럼 아직 사람이 해야 하는 일에서 AI가 막히지 않게 풀어 줘야 하니까요.
Anthropic도 같은 지점을 소개글에 직접 적었어요. 핵심 기능을 업무 중심으로 만들어서 티켓 예매 같은 개인 심부름은 아직 약하고, 아직 브라우저를 보여 줄 수 없다고요.

아쉬움은 하나 더 있었어요. 그는 '내 컴퓨터에 있는 개인 스킬을 Duet에 넣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가 정리한 지금의 단점은 이 두 가지, 클라우드 브라우저를 다룰 수 없다는 것과 내 스킬을 추가할 수 없다는 것이에요.
사람 확인이나 서명처럼 내가 끼어들어야 하는 단계가 있는 일은, 맡기기 전에 그 단계를 내가 볼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훌륭한 출발", 그래도 1순위는 아직 아니다
영상 끝에서 피터 양은 그동안 영상으로 다뤄 온 개인 에이전트, 곧 X 연동이 강점인 Grok Bot과 Muse, ChatGPT 안에 들어간 ChatGPT Dots를 Duet과 나란히 놓았어요. 첫마디부터 결론이었죠. '스포일러를 하자면,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에이전트는 Grok Bot'이라고요.
Grok Bot은 봇 하나하나를 직원처럼 대하며 쓰는데, X 연동이 시장 조사에 아주 좋다는 게 그의 평가예요. 다만 메일 기능이 잘 안 되고 무료가 아니에요.
Muse는 무료이고 개인 에이전트 중 아마 가장 잘 디자인됐고 미국 업체에 대신 전화를 걸어 주지만, Opus 같은 최전선 모델(가장 앞선 최신 대형 모델)을 쓰지 않아 가끔 실수한다고 봤어요. ChatGPT Dots는 ChatGPT의 기억과 대화를 쓸 수 있는 게 장점인데, 그에게는 ChatGPT 안에 따로 둔 '비서실장' 대화보다 여전히 느리고 덜 쓸모 있었고요.

Duet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가장 선제적이고 '꽤 다듬어진 경험'이라며, Claude 특유의 모습도 마음에 든다고 했어요. 다만 브라우저가 무엇을 하는지 보는 기능, 내 스킬을 쉽게 넣는 기능 같은 핵심 기능이 아직 빠져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순위는 바뀌지 않았어요. 그는 Grok Bot을 여전히 1순위로 두고, ChatGPT·Claude와 함께 업무 흐름마다 나눠 매일 쓴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Duet을 접은 건 아니에요. 그는 '연구 미리보기를 벗어나 더 단단해지면 많이 쓸 것 같다'고 했어요. 지금 그의 주력 하네스(AI를 부리는 기본 작업 환경)와 모델이 Claude이고, Claude가 그가 일하는 방식을 이미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요.
그의 한 줄 평은 'Anthropic의 개인 에이전트로서 대체로 훌륭한 출발'이었어요.

피터 양이 며칠 써 본 Duet은 하루 다섯 번 알아서 일을 확인하고, 메일 33통 등으로 그의 말투를 배우고, 한 줄 요청으로 1년치 유튜브 분석을 내놨어요. 하지만 우버 한 대를 부르는 일은 사람 확인 앞에서 멈췄고, 그는 여전히 Grok Bot을 1순위로 꼽았어요. 대신 Duet을 '훌륭한 출발'이라고 불렀죠.
그의 시연이 보여 준 답은 지금의 AI 비서에게는 읽고 정리하는 일부터 맡기고, 대신 움직이는 일에는 내가 끼어들 자리를 남겨 두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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