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려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문으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대표실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전체 회의가 끝날 때마다 "불편한 것 있으면 언제든 말해 달라"고 합니다.
들어오는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대표는 그만큼 문제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3년 차 핵심 직원이 퇴사 면담에서 말합니다. "사실 1년 전부터 이 부분이 힘들었어요."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했는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까?
대표에게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팀 안에서는 다들 알던 이야기였습니다.
직원들에게 상사에게 말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는지 직접 물은 연구가 있습니다. 인터뷰한 40명 중 85%가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Milliken, Morrison & Hewlin, 2003).
이 글의 순서
- 직원 40명에게 무엇을 물었을까?
- 직원들이 말하지 않은 주제
- 말하지 않은 이유 3가지
- 대표가 이번 주에 바꿀 3가지
- 대표님들이 자주 묻는 2가지
1. 직원 40명에게 무엇을 물었을까?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프랜시스 밀리컨 연구팀은 여러 업종에서 일하는 직원 40명을 깊이 인터뷰했습니다.
질문의 중심은 하나였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상사에게 말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는가, 있었다면 왜 말하지 않았는가.
85%가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몇몇은 위 사람에게는 어떤 문제도 편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직원들이 말하지 않은 가장 흔한 이유는, 말한 뒤에 부정적으로 보이거나 낙인찍힐 것이라는 걱정이었습니다.
연구 원문 (Milliken, Morrison & Hewlin, 2003) https://doi.org/10.1111/1467-6486.00387
읽을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이 연구는 40명을 깊이 인터뷰한 탐색 연구입니다. 85%를 모든 회사의 비율로 읽기보다, 말하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 점검 질문: 지난 분기 대표에게 직접 들어온 개선 의견은 몇 건이었나요?
2. 직원들이 말하지 않은 주제
말하지 않은 내용은 회사가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상사의 실력이나 일하는 방식, 회사의 업무 절차와 성과 문제,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 보상, 동의하지 않는 회사 정책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회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이야기일수록 위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상사 본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 상사에게 꺼내기 가장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표의 자리에서 보면 이 구조는 더 분명합니다. 대표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대표에게 말해야 하는데, 대표보다 위에 다른 통로가 없습니다.
→ 점검 질문: 퇴사 면담에서 처음 들은 이야기가 있었나요?
3. 직원들이 말하지 않은 이유 3가지
① '불평하는 사람'으로 찍힐까 봐
연구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유입니다. 문제를 꺼내는 사람이 문제를 만드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말을 삼켰습니다.
② 관계가 나빠질까 봐
연구팀은 낙인에 대한 걱정이 아끼는 관계를 잃을 걱정으로 이어진다고 봤습니다.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를 지키려고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③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
말해 봐야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이유로 나왔습니다. 저희가 보기에 이 이유는 대표가 가장 직접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말한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직원들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점검 질문: 의견을 들었을 때 대표의 첫 반응은 설명인가요, 감사인가요?
4. 대표가 이번 주에 바꿀 3가지
아래는 연구 결과를 대표의 자리에 놓고 본 저희의 제안입니다.
① 질문을 구체적으로 바꿉니다
"할 말 있으면 해요"는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 무엇을 말해도 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범위를 좁히면 대답하기 쉬워집니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바뀌면 좋겠는데 말하기 애매했던 것 하나만 알려 줄래요?"
② 들은 말에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 않습니다
답이 나오면 설명하거나 해명하지 않고, 고맙다고 말한 뒤 메모합니다. 첫 번째 말에 대한 대표의 반응을 보고 직원들은 두 번째 말을 할지 정합니다.
③ 바뀐 것을 전체에 알립니다
들은 이야기 중 하나라도 바꿨다면 알립니다. "지난달 들은 의견으로 이걸 바꿨습니다." 말해도 바뀐다는 것이 보이면 세 번째 이유가 약해집니다.
→ 점검 질문: 들은 의견 중 실제로 바꾼 것을 전체에 알린 적이 있나요?
5. 대표님들이 자주 묻는 2가지
① 익명 설문이면 해결되지 않나요?
익명 설문은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려 주지만, 누구와 어떻게 풀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결과를 공유하고 그중 하나를 실제로 바꾸는 데까지 가야 다음 설문의 답이 달라집니다.
② 팀장들에게도 같은 방식을 쓰게 해야 할까요?
이 연구에서 직원들이 말하지 못한 상대는 위 상사였습니다. 대표가 먼저 이 질문을 써 보고, 리더 회의에서 팀장들과 같은 문장을 나눠 쓰는 것을 권합니다.
오늘 할 일 하나
이번 주 1:1이나 팀 회의 하나를 골라, 끝나기 5분 전에 이 질문을 그대로 읽습니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바뀌면 좋겠는데 말하기 애매했던 것 하나만 알려 줄래요?"
그리고 답이 무엇이든 "고마워요, 적어 둘게요"까지만 말합니다.
정리
조용한 회사에도 말하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대표가 구체적으로 묻고, 들은 말에 불이익이 없고, 바뀐 것이 보여야 다음 말이 나옵니다.
저희는 리더가 의견에 반응하는 습관과 팀이 말을 아끼는 지점을 조직 단위로 함께 살펴봅니다.
이 글의 근거
- Milliken, F. J., Morrison, E. W., & Hewlin, P. F. (2003). An exploratory study of employee silence: Issues that employees don't communicate upward and why. Journal of Management Studies, 40(6), 1453–1476. https://doi.org/10.1111/1467-6486.00387
사진: Shuaizhi Tian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