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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뮤즈'가 보여 준 AI 에이전트 특허의 가이드라인 - 모델은 바뀌어도 '기능'은 남는다

 

답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

메타가 지난 9월 8일 미국에 내놓은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한 달 만에 시장의 질문을 바꿔 놓았다. AI가 무엇을 아느냐보다 무엇을 대신 해 주느냐를 묻게 된 것이다. 뮤즈는 출시 열흘 만에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올랐다. 주가도 따라 움직였다. 9월 21일 하루에만 11.4% 뛰었는데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사흘 뒤에는 52주 최고가인 779.82달러를 기록했고 9월 한 달을 약 27% 오른 725.18달러로 마쳤다. JP모건은 메타의 목표주가를 820달러에서 920달러로 올렸다. 제프리스는 2027년 말 이용자 10억 명에 유료 전환율 3%를 가정해 연 매출 108억 달러를 내다봤다.

메타는 무료 요금제 위에 월 20달러와 100달러짜리 구독을 얹었고, 저커버그 CEO는 에이전트가 처리한 거래액의 일부를 기업에서 수수료로 받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시장이 모델보다 제품에 반응했다는 점이다. 뮤즈의 기반 모델인 뮤즈 스파크 1.3은 9월 3일에 먼저 공개되었지. 정작 주가가 크게 움직인 때는 모델이 아닌 이용자가 실제로 일을 맡기기 시작한, 에이전트가 등장한 뒤였다.

 

 

뮤즈는 무엇이 다른가

메타가 공개한 시연 영상 하나를 보자. 이용자가 여행용 유모차를 부탁하면 뮤즈가 후보를 추려 보여 준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뮤즈는 자기 브라우저를 열어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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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뮤즈 쇼핑 시연(메타 뉴스룸 영상 캡처). 빨간 표시는 이용자의 승인 지점,
노란 표시는 에이전트가 직접 조작하는 브라우저


화면 뒤에는 이용자마다 하나씩 배정되는 가상머신(VM)이 있다. 메타가 'Muse Secure VM'이라 부르는 이 공간은 브라우저와 파일 저장소를 갖춘 리눅스 컴퓨터이고 이용자가 앱을 닫아도 계속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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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메타가 공개한 뮤즈 구조도(표시는 필자). 
① 에이전트가 갇혀 일하는 실행 영역 ② 권한을 혼자 결정하는 센티널과 이용자 승인 화면 
③ 에이전트가 볼 수 없는 자격증명 보관소


기존 챗봇과 갈리는 지점이 여기서 나온다. 챗봇은 대화창 안에서만 일하지만 뮤즈는 제 컴퓨터를 갖고 있어서 이용자가 자리를 떠도 작업을 이어 간다. 권한을 누가 판단하느냐도 다르다. 챗봇에서는 모델이 스스로 판단하는데 뮤즈에서는 '센티널'이라는 별도 에이전트가 허용할지 거부할지 아니면 이용자에게 물을지를 정한다. 뮤즈는 제안만 한다. 비밀번호와 카드 정보를 다루는 방식도 눈에 띈다. 에이전트는 대용 토큰만 보고, 실제 값은 요청이 외부로 나가는 순간에만 끼워진다.

메타는 이 설계의 전제를 숨기지 않는다. 모델은 실수하고 공격도 당한다는 것. 로이터는 내부 시험에서 보호장치가 뚫린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그래서 메타는 모델의 판단에 기대지 않고 모델이 넘지 못할 경계를 제품에 심었다. 에이전트 서비스의 경쟁력이 모델 성능 못지않게 제품의 기능에서 나온다고 보는 이유다. 무엇을 누구에게 넘기고 언제 사람에게 물을지를 정하는 기능 말이다. 그렇다면 특허도 그 기능을 겨냥해야 한다.

 

 

메타의 특허, 7년 전에 잡아 둔 '기능'

메타의 에이전트 특허를 훑어보면 뮤즈의 기능과 맞닿는 패밀리가 하나 나온다. 2019년 10월 가출원을 기초로 2020년 1월에 출원해 2024년 6월 등록된 US 12,019,685 B1(이하 '685 특허)이 출발점이다. 메타는 2023년 9월 계속출원을 냈고 이것이 2025년 5월 US 12,299,755 B2('755 특허)로 등록됐다. 2025년 4월에 낸 두 번째 계속출원(US 2026/0245052 A1)은 올해 8월 공개돼 심사를 기다린다.

세 건의 명칭은 모두 '어시스턴트 시스템을 위한 작업 간 컨텍스트 이월'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이용자가 나파의 주말 날씨를 물은 뒤 "와인 투어 예약해 줘"라고 하면 앞선 대화의 장소와 날짜 가운데 필요하고 공유해도 되는 것만 골라 예약 에이전트에게 넘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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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685 특허의 대표도면 FIG. 7


대표도면에 표시한 세 곳은 뮤즈의 동작과 나란히 놓인다. ①에서는 내부 에이전트의 작업이 외부(제3자) 에이전트로 넘어가는데, 뮤즈의 메인 에이전트가 서브 에이전트와 외부 서비스 커넥터에 일을 나눠 맡기는 모습과 닮았다. ②의 확인 프롬프트는 메일을 보내거나 결제하기 전에 뜨는 승인 창에 해당한다. ③은 프라이버시 설정이 허용할 때만 데이터를 넘기는 단계로, 이용자가 커넥터별로 정해 둔 정책에 따라 센티널이 허용 여부를 가리는 구조와 겹친다. 물론 공개 자료를 비교한 필자의 분석일 뿐 메타가 이 특허를 뮤즈에 적용했다고 밝힌 적은 없다.

더 흥미로운 것은 청구항이 변해 온 과정이다. '685 특허의 청구항 1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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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685 특허 청구항 1. 노란색은 핵심 기능
(에이전트에게 공유 가능한 정보만 가려냄), 붉은색은 계속출원에서 빠진 한정
(제1 요청 수신, 응답 표시, '모호한 언급')


 

계속출원으로 등록된 '755 특허는 핵심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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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755 특허 청구항 1. 공유 가능한 정보를 가려내고 그것으로 에이전트가 작업을 실행하는 두 단계(노란색)가 중심이고, 실행 주체는 '클라이언트 시스템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메타는 2019년에 아이디어를 선점하고,  대화형 첫 특허 등록은 한정을 여럿 붙여 좁게 받았다. 

그런 다음 계속출원으로 한정을 덜어 내고 주체를 바꿔 권리를 넓혔다. 2025년 4월에 한 건을 더 낸 것도 같은 맥락이어서, 제품이 나온 뒤에도 청구항을 손볼 기회를 열어 둔 셈이다.

 

 

이 권리는 실제로 힘이 있는가

다시 그림 4와 5를 참고하면, 노란색 부분 어디에도 신경망 구조나 학습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누구에게 무엇을 넘길지 정하는 절차만 있다. 덕분에 2019년의 음성 비서에도 2026년의 LLM 에이전트에도 같은 문장을 대 볼 수 있다.

모델 세대가 바뀌어도 권리가 살아남은 이유다. 붉은색 한정을 걷어 낸 것도 강점이다. 침해를 주장하려면 이런 한정을 하나하나 입증해야 하는데 '755 특허는 그 부담을 없앴다.

약점도 뚜렷하다. 노란색 부분에 반복되는 '슬롯(slot)'과 '엔티티 식별자'는 의도와 슬롯을 분류하던 예전 언어이해 방식의 용어다. LLM 에이전트는 문맥을 자유로운 문장으로 주고받는다. 이것을 '슬롯'이라 볼지는 다툼의 여지가 크다. 

주체 이슈도 있다. 파란색 표시처럼 '755 특허는 클라이언트 시스템이 수행하는 방법인데 뮤즈는 클라우드의 VM에서 돈다. 이런 구조에는 서버가 주체인 '685 특허가 더 맞지만 그쪽에는 붉은색 한정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침해 입증이 쉽지 않다. 공유 가능한 정보를 '판단한다'는 단계는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므로 경쟁사 서비스가 이를 실시하는지 화면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모델이 바뀌어도 남는 특허를 쓰는 법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기술을 개발해도 다음 모델이 나오면 쓸모가 없어지는데, 특허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절반은 맞다. 모델의 부족한 성능을 메우는 기술은 모델이 좋아지면 함께 사라진다. 프롬프트 기법이나 특정 모델에 맞춘 보정 처리가 그렇다. 이런 특허는 등록될 무렵이면 침해할 사람조차 없다.

그러나 뮤즈가 보여 주듯 모델이 아무리 좋아져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권한, 승인, 격리, 그리고 정보를 어디까지 넘길 것인가의 문제다. 에이전트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일을 맡기게 되고 그럴수록 이 기능은 더 무거워진다. 메타의 2019년 특허가 지금도 유효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에이전트 특허는 모델의 능력 말고 제품의 경계를 청구해야 한다. "더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다음 모델이 해결해 버리지만 "에이전트가 제안하고 별도 구성이 허가한다"는 다음 모델에서도 그대로다. 같은 이유로 모델은 갈아 끼우는 부품처럼 적는 편이 좋다. 독립항에는 '추론 모델' 정도로만 쓰고 구체적인 구조는 종속항과 실시예로 내린다. 메타의 '슬롯'처럼 그 시절 기술 용어가 독립항에 들어가면 권리도 그 시절에 묶인다.

침해 입증도 처음부터 염두에 둬야 한다. 승인 창이 뜨는 조건이나 외부로 나가는 요청의 형태처럼 화면과 통신에서 확인되는, 입증이 쉬운 용어와 요소를 이용해야한다. 입증하지 못하는 특허는 협상 테이블에서 힘을 못 쓴다. 주체도 하나로 못 박지 말고 서버, 단말, 에이전트 실행 환경을 각각 주체로 한 청구항을 준비해야 한다. 서비스 구조는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사이를 오가기 마련이다.

모델은 해마다 바뀐다. 하지만 이용자가 에이전트에게 지갑과 메일함을 맡기려면 갖춰야 할 장치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특허는 그 바뀌지 않는 쪽에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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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기현 변리사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2015년 52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의 기술 권리화, 특허 분쟁 대응 및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율 주행, 영상 처리, 의료기기, 기계학습, 디스플레이, 단말 UI/UX, IP 포트폴리오 설계 및 IP 심판 소송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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