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창 유튜버의 조회수는 왜 빠졌나?>
1. 첫째, 그동안 헬창 유튜버의 조회수는 예능 관점과 정보 관점이 섞이면서 발생했다.
2. 헬창은 피트니스 영역이고 기본적으로 정보성 카테고리다. 분할은 어떻게 하는지, 단백질은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자세는 맞는지, 살을 빼면서 근육은 어떻게 유지할지 등이다.
3. 정보성 카테고리는 항상 ‘초보자’의 파이가 크다. 초보자들은 몇 년 사이 이 정보를 ‘졸업’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중도에 포기했거나. 유튜브도 방법을 알려주는 채널은 답을 얻은 시청자가 재방문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4. 숏폼 등장 이후로는 쇼츠만으로도 핵심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고, AI로 화면 구성은 물론, 정보 자체도 AI에게 물어 대부분 대체할 수 있다.
5. 예능 쪽도 비슷하다. 피지컬과 예능을 믹스한 콘텐츠는 처음엔 매우 신선했고, 헬스를 하는 타깃이 아닌 ‘더 대중적인 시청자’까지 불러왔다. 피지컬 강자들이 펼치는 그림 자체가 예측 불가였기 때문.
6. 이 흐름은 유튜브에서 OTT까지 퍼졌지만, 후속 시즌은 첫 시즌만큼 흥행하기 어려웠다. 미션 난이도를 올려도 그림은 비슷했고, 참가자의 고생이 커진다고 시청자의 궁금증과 재미까지는 커지지 않았다.
7. 즉, 최근 조회수가 빠진 건 입문 정보를 졸업하거나 운동을 그만둔 시청자, 숏폼과 AI로 옮겨 간 시청자가 이탈한 데다, ‘피지컬’ 자체의 신선함도 줄었기 때문이다.
8. 반대로 찐 전문성을 갖춘 헬창 채널은, 일반인 수준을 넘어 프로의 영역에 발을 디딘 명확한 타깃이 있어서, 폭발적이진 않아도 조회수와 코어 팬덤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9. 둘째는 마운자로다. 올해 초부터 ‘일부 고객이 마운자로로 빠지면서, 헬스장 매출이 작년보다 떨어졌다’는 기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피트니스 콘텐츠를 보던 이들이 줄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 ‘아구통 의사’가 등장했다.
10. 아구통 의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장형우 교수의 별명이다. (고도비만 환자가 아닌데도) 미용 목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오남용하는 사람들을 향해 “아구통을 돌려버리고 싶다”고 말했고, 언밸런스한 캐릭터가 생겼다. 본인도 118kg까지 체중이 늘어 수술과 약물 치료를 거친 당사자다.
11. 이 콘텐츠는 기존 헬스 PT 콘텐츠와 시청자 입장에서 대척점을 이룬다. 운동법이나 예능형 콘텐츠로 자신의 PT에 회원을 유입시키던 일부 헬창 유튜버의 댓글에는 이런 반응이 있다.
12. ① 개인적인 성공 경험에 기반해, 운동법을 개인 맞춤화하지 못한다. ② 연구·통계 같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③ 실패 원인을 개인의 의지 박약으로 본다. ④ 회당 5~8만 원인데, 일부는 서비스 마인드도 부족하고, 따져보면 마운자로를 맞는 게 낫다.
13. 2020년 《Nature Medicine》에 실린 내용이나, WHO에 따르면, 체중이 전적으로 의지의 문제라는 생각은 과학적 근거와 맞지 않고, 비만을 복합적인 질병으로 보고 있다.
14. 장 교수도, 닥터 딩요 채널의 〈살이 쉽게 빠져 허무합니다〉 같은 출연 영상에서 비만치료제를 맞자 식욕이 바로 사라졌다며, 그동안의 ‘인내심’이 사실은 호르몬 차이였다고 말한다.
15. 그동안 PT 콘텐츠가 “의지 부족, 당신이 문제다, 나를 봐라, 나처럼 해야 한다”를 강조했다면, 아구통 의사는 마운자로를 계기로 비만은 의지 부족보다 질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16. 결국 차이는, 실패의 원인을 개인의 의지로 보느냐 복합적인 질병으로 보느냐, 이를 “내가 알려주는 대로 하세요”로 다루느냐 ‘글로벌 연구와 과학적 데이터 기반 최신 사례’로 다루느냐에 있다. 자기 성공 경험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이야기와, 자기 실패 경험을 데이터로 설명하는 이야기의 차이다.
17. 셋째, 책임감은 덜고 관계적 외로움은 얕게라도 달래고 싶은 마음이 불경기와 맞물려, 관심이 야외 러닝 같은 콘텐츠로 옮겨 가고 있다. 러닝 안에서도 초보자까지 포섭하는 ‘슬로우 러닝’이 잘된다. 대화가 될 정도의 속도라 진입장벽이 낮다.
18. 즉, 여기서 헬창 유튜버가 새롭게 녹일 만한 소재를 찾는다면, ‘마운자로로 살을 뺀 타깃’을 어떤 주제로 끌어들일지 생각해 볼 만하다.
19. 비만 치료제는 체중을 줄여주지만 근육과 체력까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감량 중 함께 빠지는 근육, 약을 끊은 뒤의 유지는 운동을 아는 사람이 답할 수 있는 영역이다.
20. 다만 ‘나처럼 하라’는 화법이 아니라, 실패의 이유를 이해하고 치료제 이후의 몸을 설명해주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썸원님이 해주신 이야기를 재구성했으며, <콘텐츠 트렌드 디깅 클럽>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