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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9주 만에 Riido를 다시 만든 이유

AI를 열심히 쓰는데, 팀의 속도는 왜 그대로일까요?

올해 초, 저희 팀이 고민하고 있던 질문입니다. 팀원 각자가 AI로 일하고 있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업은 분명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팀 전체가 새로운 시도를 해내는 속도는 기대만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에서 출발해 디자이너 한 명과 개발자 네 명, 다섯 명이 9주 만에 Riido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운영 중인 서비스는 멈추지 않았고, 예정했던 일정 그대로 새 버전으로 전환까지 마쳤습니다.

 

1/ 각자 AI를 잘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3월부터 팀에서는 AI를 본격적으로 써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담당자를 정해 각자 배운 내용과 실제로 만든 결과물을 공유했고, 사내 해커톤도 열었습니다. 한동안은 AI와 앞으로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매주 시간을 정해 논의하고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석 달 동안 직접 써 보면서 AI의 가능성은 점점 크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잘 활용하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의 일을 어디까지 맡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동시에 한계도 함께 보였습니다. 개발에서는 이미 AI를 쓰고 있었지만, 기존 제품의 구조가 그 속도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3년간 빠르게 기능을 더해온 Riido는 코드가 서로 얽혀 있어, 기능 하나를 고치려 해도 여러 부분을 함께 손봐야 했습니다. AI가 만든 코드를 기존 구조에 맞게 고치고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맡아야 했고요.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기능 하나를 완성해 사용자에게 내놓기까지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사람이 매번 AI가 만든 결과를 고치고 연결해야 한다면, 팀의 속도는 크게 달라지기 어렵겠다고요. AI가 필요한 맥락을 이해하고 더 넓은 범위의 일을 맡을 수 있도록, 제품의 구조와 일하는 환경부터 바꿔야 했습니다.

 

2/ 몇 퍼센트가 아니라 몇 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생산성이 30%, 40% 좋아지는 것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일하는 방법의 혁신’이라는 미션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려면, 저희가 해낼 수 있는 일의 범위부터 크게 넓혀야 했습니다. 그래서 몇 퍼센트의 개선을 넘어, 몇 배의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제가 AI의 속도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AI가 주는 진짜 속도는 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실험의 속도입니다.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길은 빠르게 시도하고, 안 되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해야 보입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이 보였을 때 그것을 만들어 확인하기까지 오래 걸리면, 다음 판단도 그만큼 늦어집니다. 당시 저희 방식으로는 기능 하나를 기획하고 만들어 내놓기까지 빨라도 2주를 잡아야 했습니다.

저는 이 주기를 한 주로, 다시 며칠로, 언젠가는 하루로 줄일 수 있는 팀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2주가 걸리던 시도를 하루 만에 할 수 있다면, 같은 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는 가설은 몇 배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두 가지를 함께 바꿔야 했습니다. 하나는 제품입니다. AI가 Riido 안에 들어와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 제품을 만드는 저희의 일하는 방식입니다. AI가 Riido를 만드는 실제 작업을 맡을 수 있도록 개발 환경부터 바꿔야 했습니다. 이번 전환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 두 번째였습니다. 실험의 속도는 결국 만드는 방식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3/ 앞으로의 속도를 위한 재구축

기존 Riido의 구조를 고치고 싶다는 생각은 그전부터 있었습니다. 느려지는 성능과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개선하고, 국제화에 필요한 기반도 갖추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제품 전체를 다시 만드는 것은 작은 팀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AI가 없었다면 전면 재구축까지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아마 코드 한 줄 더 넣기 어려운 순간까지, 필요한 부분을 고쳐가며 기존 제품을 유지했을 것 같습니다.

이 생각은 AI를 직접 써 보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먼저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인원과 시간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던 범위도 AI와 함께라면 해낼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요성도 분명해졌습니다. 실험의 속도를 바꾸려면 AI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였고, 기존 구조를 고쳐 쓰는 것만으로는 그 환경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다섯 명으로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가능성, 필요성, 확신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진 순간, Riido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로 했습니다.

 

4/ “AI는 사람이다”

Riido 2.0을 진행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AI를 바라보는 관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AI는 사람이다"입니다. AI를 실제 역할을 맡아 일하는 동료로 받아들이니, 함께 일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해졌습니다. AI가 아니라 사람이 팀에 새로 합류해도 회사가 무엇을 하려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는 알려줘야 합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맥락과 기준을 전하고, 맡은 일이 다른 작업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관점은 팀의 규모를 보는 방식도 바꿨습니다. 사람만 보면 디자이너 한 명과 개발자 네 명, 총 다섯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개발자 한 명이 AI 세션을 적게는 두세 개, 많게는 열 개씩 돌립니다. 본인 컴퓨터 외에도, 다른 컴퓨터의 에이전트까지 돌리고 있습니다. 이 다섯 사람과 함께 일하는 AI를 세어 보면 평균 30개입니다.

사람 다섯 명만 보면, 공통 기준과 시스템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건 과한 투자처럼 보입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끼리 자주 이야기하면 맞출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사람 다섯과 AI 30개가 같은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AI에게 매번 새로 설명하고, 결과가 나올 때마다 다른 부분을 사람이 맞추는 방식으로는 원하는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번에 새로 만든 디자인 시스템입니다. 여러 사람과 AI가 같은 디자인 기준을 보며 일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합의한 하나의 원본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 투자를 매번 같은 것을 설명하고 결과를 다시 맞추는 일을 줄이기 위한 준비로 봤습니다. 당장 한 번의 작업을 빨리 끝내는 것보다, 앞으로 이어질 수많은 작업을 빠르게 만들 기반이 더 중요했습니다.

💡 AI와 함께 일하는 팀이라면, 사람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AI까지 세어 보세요.

맞춰야 할 기준의 크기가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5/ 5명이 9주 동안 만든 변화

7월 2일 킥오프로 Riido 2.0을 재구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배우고 실험하던 시간을 지나, 실제 제품을 만들면서 저희 생각을 검증하는 단계였습니다.

일하는 방식부터 정했습니다. 챕터별로 그 주에 낼 결과물을 정하고, 다음 주를 시작할 때 지난주 결과물을 달성했는지 함께 판정해 기록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과 개발 구조를 만들고, 그것을 사용하고 연동하면서, 쓰면서 드러난 문제를 다시 고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기존 서비스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9주 동안 디자인 시스템부터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 보안까지 제품 전체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화면만 해도 100개가 넘는데, 기존 Riido를 복사해 붙여 넣은 것처럼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목표했던 9주 차에 정식 배포해 일부 팀부터 쓰기 시작했고, 바로 다음 주에 전체로 적용했습니다. 이후 3주 동안 안정화까지 마쳤습니다.

이 9주는 작은 팀이 AI와 함께 해낼 수 있는 일의 크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저희 스스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이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6/ 우리부터 AI-Native 팀이 되어야 했던 이유

Riido를 만드는 저희의 미션은 '일하는 방법의 혁신'입니다. 그렇다면 일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실험하는 팀도 저희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AI에게 실제 업무를 맡기는 팀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팀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저희부터 AI가 실제 일을 맡는 팀으로 일해 봐야 했습니다. 이번 전환은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저희가 AI-Native 팀이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AI-Native 팀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팀원 모두가 AI에게 일을 맡기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어디에서 맥락이 끊기고 어디에서 사람이 다시 개입해야 하는지를 직접 겪고 있습니다. 왜 공통 기준이 필요한지, 무엇을 미리 정해 줘야 하는지, 만들어진 결과를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를 각자의 일 안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Riido 2.0은 팀이 이미 쓰고 있는 AI를 연결하고, 사람과 AI가 같은 맥락에서 일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다음 일로 이어 갈 수 있게 합니다. 저희가 먼저 부딪혀 본 문제이기 때문에, 같은 고민을 하는 팀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다음 목표는 10배, 그리고 100배입니다

처음 이 전환을 시작할 때의 마음은 지금도 같습니다. 예전 방식과 비교해 10배, 더 멀리는 100배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합니다. 다섯 명이 9주 만에 제품을 다시 만들어 낸 지금, 이 목표가 허황된 숫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고치는 주기를 바꾸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AI-Native 팀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것. 이것이 제가 Riido 2.0을 시작한 이유이고, 앞으로도 이어 갈 방향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디자인, 백엔드, 프론트엔드, GTM을 맡은 동료들이 이 전환을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겪었는지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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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10월 1일 저녁 7시에 저희가 진행하는 첫 팟캐스트에서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AI는 사람이다”라는 관점으로 실제 업무를 맡기며 겪은 변화와 시행착오를 유튜브 라이브에서 더 자세히 나눌 예정입니다.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주세요!

https://www.youtube.com/@riido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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