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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앞둔 회사가 "올해 세금 줄여주세요" 하면, 저는 바로 네라고 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커넥트 세무회계 임지원 대표 세무사입니다.

하반기에 날이 선선해지면 가결산이나 스타트업 법인들의 부가세 준비로 바빠집니다. 가결산은 한 해가 끝나기 전에 올해 이익과 세금을 미리 계산해 보는 일이에요.

올해는 미팅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2026년부터 법인세율이 구간마다 1%p씩 올라서,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도 9%에서 10%가 됐거든요. 그래서인지 자리에 앉자마자 나오는 질문이 거의 같습니다.

"올해는 세금이 더 나올 것 같은데, 이익을 조금 줄여야 할까요?"

결국 "올해 세금 좀 줄여주세요"라는 말씀이죠. 대부분의 회사라면 자연스러운 부탁입니다. 저도 보통은 그 방향으로 같이 고민합니다. 그런데 내년에 투자를 받으려는 회사라면, 이 부탁에 바로 "네"라고 하지 않아요.

가결산 미팅: 세금을 줄여달라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투자 계획부터 묻는 세무사

같은 장부를 두 사람이 반대로 채점합니다

세무서는 이익이 작을수록, 투자자는 클수록 좋게 봅니다

세무서에게 이익은 세금을 매기는 기준입니다. 이익이 작으면 세금도 작아지죠.

투자자에게 이익은 이 회사가 돈을 버는 힘을 보여주는 숫자예요. 같은 장부에서 이익이 작으면 투자자는 "아직 돈을 못 버는 회사"로 읽습니다.

장부는 하나인데 채점하는 사람은 둘이고, 채점 기준은 정반대입니다. "이익을 조금 줄여야 할까요?"는 그중 한 사람의 답안지만 보고 하는 질문인 셈이에요.

같은 장부를 세무서는 이익이 작을수록, 투자자는 클수록 좋게 채점하는 구조

세무사는 왜 알아서 세금 기준으로 맞출까요?

스타트업 초기에는 재무가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제품 만들고 고객 찾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그래서 장부는 세무사에게 통째로 맡겨지고, 회사가 내년에 무엇을 하려는지는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의 맥락을 모른 채 장부만 받으면, 세무대리인은 절세를 가장 먼저 둘 수밖에 없어요. 그 기준에서는 세금을 적게 내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이죠.

그런데 스타트업의 맥락을 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투자자들 앞에서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 대표이사나 재무 담당자에게는, 세무대리인이 애써 줄여 놓은 이익이 오히려 설명해야 할 숫자가 될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투자자는 장부를 펼쳤을 때 어디에서 멈출까요.

투자 실사에서 세금 기준 장부가 걸리는 세 곳

실사는 투자하기 전에 회사의 장부와 계약을 들여다보는 검토입니다. 세금을 기준으로 맞춘 장부는 주로 세 군데에서 질문을 받아요.

투자 실사에서 이익·자본잠식·가지급금 세 줄이 표시된 재무제표

이익이 실제보다 작게 보입니다

연말에 지출을 몰아 쓰고 이익을 최대한 작게 맞추는 결산은 올해 세금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대신 "작년에 얼마 벌었나요?"라는 질문에 실제보다 작은 숫자를 내밀게 되죠.

오해가 없도록 짚고 가겠습니다. 숫자를 부풀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없는 이익을 만드는 건 분식이고, 실사에서 훨씬 크게 문제가 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실제로 번 만큼은 깎지 말고 보여주자는 거예요.

자본잠식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쌓여서 회사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 처음 넣은 자본금보다 작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투자 검토에서 자주 확인하는 항목이에요.

초기 스타트업에게 적자는 흔한 일입니다. 다만 굳이 줄이지 않아도 될 이익까지 줄여서 잠식 폭을 키울 이유는 없죠.

가지급금이 질문 목록 위쪽에 오릅니다

가지급금은 회사 돈이 대표에게 나갔는데 용도가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금액입니다. 세금 신고 때는 크게 눈에 띄지 않다가, 실사 때는 질문 목록 위쪽으로 올라와요.

금액이 크지 않아도 대표 돈과 회사 돈이 섞여 있다는 인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어떤 순서로 정리하는지는 가지급금 정리 방법 4가지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세 곳 모두 결산 방향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투자 계획이 있는 회사와는 가결산 첫 질문부터 달라져요.

투자 계획이 있으면 결산을 이렇게 바꿉니다

"내년에 이 장부를 누가 보나요?"

가결산 미팅에서 제가 먼저 여쭤보는 건 세금 액수가 아니라 이 질문입니다.

답이 "세무서만"이면 평소처럼 세금을 기준으로 맞춥니다. 답이 "투자사도"라면, 이익을 줄일지는 잠깐 내려놓고 아래 세 가지부터 같이 봐요.

정부보조금은 처리 방식에 따라 재무제표가 달라집니다

스타트업은 정부과제로 받는 지원금이 많죠. 이 돈을 장부에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 같은 회사의 재무제표가 다르게 보입니다.

관련 비용에서 빼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줄어든 비용만큼 영업손실이 작게 보입니다. 영업외수익으로 올리면 영업손실은 그대로 남고, 그 아래 당기순손익에서만 메워지죠.

정부보조금 처리 방식에 따라 영업손실이 작게 보이거나 그대로 남는 두 갈래

투자자는 영업이익(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줄을 먼저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투자를 앞둔 회사라면 보조금을 어떤 기준으로 처리할지 결산 전에 정해 두고, 해마다 같은 기준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하나 더 있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받은 출연금으로 쓴 연구개발비는, 뒤에서 말씀드릴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집니다. 보조금 처리와 세액공제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죠.

요건을 갖춘 개발비는 자산으로 잡아 자본잠식을 늦춥니다

개발자 인건비처럼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돈을 전부 그해 비용으로 처리하면, 적자가 그만큼 커지고 자본잠식도 빨리 옵니다.

기업회계기준이 정한 개발비 요건을 갖춘 지출은 무형자산인 개발비로 잡을 수 있어요. 법인세법 시행령도 이 요건을 갖춘 개발비를 감가상각하는 무형자산으로 봅니다. 그해 비용이 줄어드니 자본잠식이 오는 시기를 늦출 수 있죠.

다만 두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출을 자산으로 잡으면 앞에서 말씀드린 부풀리기가 되고, 실사에서 바로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산으로 잡은 개발비도 이후 몇 년에 걸쳐 비용으로 나뉘어 들어오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눠지는 거예요.

그래서 개발 프로젝트마다 어느 시점부터 요건을 갖췄는지 기록을 남겨 두는 일이 먼저입니다.

세금은 이익을 깎지 말고 세액공제로 줄입니다

이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세금을 줄이는 길이 있습니다. 개발자 같은 연구 인력의 인건비에 적용되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예요.

이 공제는 결산 때 신청만 한다고 받는 게 아닙니다.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먼저 인정받고, 그 소속으로 연구하는 직원의 인건비여야 대상이 돼요. 연구개발계획서나 연구노트 같은 증거서류도 평소에 작성해 보관해야 합니다.

커넥트 세무회계 임지원 대표 세무사 스타트업 세무 강의

연구 없이 행정 업무만 하는 직원의 인건비는 빠지고, 연구소를 세웠다고 모든 인건비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개발자 채용 계획이 잡히는 시점에 조직과 서류부터 세팅해 두는 게 순서예요.

그래도 세금이 더 나온다면, 실제로 얼마일까요?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의 법인세율은 10%입니다(일반 법인 기준). 이익을 1,000만 원 덜 줄이면 법인세가 100만 원 늘어나는 셈이에요. 지방소득세는 따로 붙습니다.

과세표준이 2억 원을 넘는 부분은 20%라서, 같은 1,000만 원이 200만 원이 되고요.

이익 1,000만원 중 법인세 100만원만 떼어내고 나머지를 보이는 이익으로 남기는 도해

이 100만~200만 원이 비싼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다만 내년 투자 협상에 올라갈 숫자와 나란히 놓고 정할 문제이지, 올해 세금 고지서만 보고 정할 문제는 아니죠. 그 판단을 하려면 세무사가 먼저 알아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가결산 전에 한 줄만 먼저 보내주세요

세무사에게 "알아서 잘해주세요"라고 맡기면, 세무사는 세금을 기준으로 잘합니다. 회사가 어디로 가려는지는 대표님만 알고 계시니까요.

그러니 가결산 미팅 전에, 담당 세무사에게 내년 투자 계획을 한 줄만 보내주세요. "내년 상반기에 시드 투자를 받으려고 합니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한 줄이 가면 "이익을 조금 줄여야 할까요?"로 시작하던 미팅이 "이 장부를 누가 보나요"로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 회사의 올해 결산은 세금 기준인가요, 투자자 기준인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직접 답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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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세법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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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대표 세무사 커넥트 세무회계 · CEO

스타트업 세무 파트너, 임지원 대표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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