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마인드셋 #트렌드
누구나 다 만들 수 있게 되면, 남는 건 "어디를 겨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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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홀은 며칠 전 폭포 근처 등산로에서 실서비스 장애를 처리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만들고 빠르게 내보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발밑이 흔들리는 느낌은 더 커졌어요. 레나 홀은 Akamai에서 개발자·AI 조직을 이끌고 있고, 그전에는 AWS 북미 개발자 경험 총괄과 Microsoft 데이터·AI 개발자 관계 조직을 맡았습니다. 이번 AI Engineer 컨퍼런스 키노트에서 그녀가 꺼낸 질문은 하나였어요.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된 지금, 무엇을 만들 것인가.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다 같이 빨라진 다음에 남은 문제

풍요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

올해는 우리 대부분에게 가장 생산적인 해였을 거예요. 저만 해도 며칠 전에 폭포 근처 등산로에서 실서비스 장애 하나를 처리했습니다. 제 친구는 자전거를 타면서 에이전트 18개를 돌렸고요. 우리는 말 그대로 풍요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산출물도, 속도도, 레버리지도 그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왜 발밑의 땅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요.

이번 컨퍼런스에서 만난 엔지니어 한 명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일하지 않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요. 그래서 다들 토큰 맥싱(token maxing, 쓸 수 있는 토큰을 최대한 태워 가며 계속 돌린다는 뜻)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쉬지 않고 일하고 있어요.

요새는 등산하다가, 자전거를 타다가도 일을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그런데 나를 빠르게 만들어 준 그 풍요가 다른 모든 사람도 똑같이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요. 경쟁사도 오늘 오후에 내 기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평균을 만드는 비용이 0으로 떨어졌고, 그와 함께 평균의 가치도 0으로 떨어졌어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1년 전만 해도 우리가 듣던 말은 AI를 잘 쓰는 게 슈퍼파워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모델이 너무 좋아졌고 너무 쉬워졌어요. 이제는 모두가 AI를 훨씬 능숙하게 다루고,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AI를 겨누고 있습니다.

 

 

모두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AI는 모두에게 같은 답을 줍니다.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하기 때문이에요. AI는 데이터로 학습했고, 데이터는 이미 일어난 일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 알려줘", "돈을 더 벌게 해줘", "뭘 만들어야 할까", "이걸 바이럴로 만들어줘" 같은 걸 시키면, AI는 공통 지식에서 답을 꺼내 옵니다. 아주 유능하고 아주 확신에 차 있는데, 경쟁사에게 해 주는 말과 완전히 똑같은 답이죠.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AI가 대신 내릴 수 없는 결정 하나

데이터가 아직 보여 주지 않는 걸 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관점, 그러니까 이게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나름의 읽기가 있어야 하고요. 그다음에 그걸 실행하는 데 자동화를 전부 쏟아붓는 겁니다.

AI는 정말 똑똑한 수렴 기계(convergence machine,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모아 같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모든 걸 똑같이 만들어요. 다만 AI가 대신 내릴 수 없고, 대신 내려서도 안 되는 결정이 하나 있습니다. 어디를 겨눌지 정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이제 우리 모두의 새로운 일은 무엇을 만들게 할지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똑같아 보이는 나머지를 두고 딱 맞는 사람들이 내 버전을 고르는, 그 이유가 되는 것이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시그널 레이어: 신호를 알고, 왜곡 없이 내보내기

전시장의 제품이 전부 똑같이 들린다

이번 컨퍼런스 전시장을 돌아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훌륭한 제품이 정말 많고, 도구와 벤더도 많습니다. 다들 중요한 문제를 풀고 있어요. 그런데 왜 전부 똑같이 들릴까요.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됐을 때, 나는 뭐가 다른가. 여러분은 뭐가 다른가. 왜 사람들이 여러분의 버전을, 여러분의 제품을 골라야 하나.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신호를 아는 쪽, 신호를 내보내는 쪽

저는 이 작업을 시그널 레이어(signal layer)라고 부릅니다. 제대로 풀려면 반쪽 두 개가 필요해요. 오늘은 그 두 반쪽을 차례로 걸어가 보겠습니다.

 

첫 번째 반쪽은 자기 신호를 아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고, 왜 그게 평균이 아니라 내 것인지를 아주 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건 만드는 쪽이고, 코드와 제품과 로드맵의 영역입니다.

두 번째 반쪽은 그 신호를 왜곡 없이 내보내는 것이에요. 고객이 나에 대해 믿게 되는 내용이, 내가 실제로 믿고 만든 것과 일치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건 내보내는 쪽이고, 콘텐츠와 고투마켓(go-to-market) 엔지니어링의 영역이에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저는 좀 특이한 위치에서 이 문제를 봐 왔어요. 엔지니어로 제품을 만들었고, 창업자로 제 제품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의 제품을 시장에 내보내는 일도 했습니다. 세 가지 아주 다른 일인데, 문제는 하나로 똑같았어요. 신호가 늘 살아남지는 않는다는 것.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만드는 쪽: 구현이 공짜가 된 뒤에 남는 판단

벤치마크는 채점기가 있는 자리만 쟀다

만드는 쪽부터 보죠. 우리는 대체 무엇을 붙잡고 일해야 할까요.

이제 모든 게 구현 가능합니다. 2년 전만 해도 최고 수준의 자율 코딩 에이전트가 업계 표준 소프트웨어 벤치마크에서 과제의 일부만 풀었어요. 지금 최고 에이전트들은 80% 후반대에 있습니다. 코드를 써 내는 양은 3배 가까이 늘었는데, 실제로 제품을 내보내는 일은 3분의 1 정도밖에 움직이지 않았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그 벤치마크가 측정한 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채점기(grader, 결과가 맞았는지 자동으로 점수를 매겨 주는 장치)가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출시는 채점되지 않는 부분들이 전부 되돌아오는 지점이에요.

그 밑에 깔린 규칙은 이렇습니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그걸 기준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 사라 궈(Sarah Guo, AI 전문 벤처캐피털 Conviction 창업자)가 말한 그대로예요. 컴파일러(사람이 쓴 코드를 기계가 실행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 주는 프로그램)는 공짜 채점기입니다. 테스트 스위트(코드가 제대로 도는지 자동으로 확인하는 검사 묶음)도 공짜 채점기고요.

어떤 과제가 스스로를 채점할 수 있게 되는 순간, 모델을 그 점수에 계속 갈아 넣어서 이길 때까지 돌릴 수 있습니다. 코드 자동화가 가장 먼저 온 건 그게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확인하기 쉬운 일이라서예요.

이미지 출처 : saranormous.substack.com

 

 

 

가장 만들기 쉬운 것과 가장 가치 있는 것

그러니까 구현은 모두에게, 동시에, 공짜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만들기 쉬운 것과 가장 가치 있는 것은 거의 겹치는 법이 없어요. 모델은 겨눠 주는 건 뭐든 만들어 주지만, 어디를 겨눠야 하는지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전부 복제 가능하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모든 게 구현 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면 실제로 패닉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질문을 뒤집어 볼 수 있습니다. 겨누는 일이야말로 우리 일이에요. 원래부터 늘 그랬는데, 구현할 일이 워낙 많이 앞을 막고 있어서 그걸 잘하게 될 필요가 없었을 뿐입니다.

 

 

자기가 직접 느낀 필요에서 출발하라

그럼 어디를 겨눌지는 어떻게 정할까요. 폴 그레이엄(Paul Graham, Y Combinator 공동 창업자)이 이 문제에 지혜를 하나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걸 찾는 방법은 그 필요를 자기가 직접 느끼는 것이라고요. 나와 내 친구들에게 필요한 걸 만들라는 겁니다.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으니 설문으로는 보이지 않고, 자기 필요만이 쓰레기가 아닌 유일한 신호이기 때문이에요.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 'How to Earn a Billion Dollars' 중에서.
이미지 출처 : paulgraham.com

 

그리고 최고의 아이디어는 처음엔 진짜 한심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머리에 카메라를 묶고 자기 삶을 생중계하는 사람이라니, 우스꽝스럽게 들리잖아요. 그게 트위치(Twitch)가 됐습니다. 수렴 기계는 이렇게 이상하고, 구체적이고, 솔직히 좀 창피한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해 주지 않아요. 다만 트위치 사례를 들긴 했지만, 트위치는 됐고 비슷한 스타트업 아이디어 천 개는 안 됐습니다. 이상하고 구체적인 신호는 필요하긴 한데,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아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여기서 우리는 그냥 좋은 취향과 판단력이 있으면 된다고 말하고 안전하다고 여기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취향은 피드백을 받은 선호일 뿐이에요. 그리고 피드백을 받은 선호야말로 이 시스템들이 학습할 수 있는 바로 그것입니다. 더 낫다, 더 못하다는 신호를 붙여서 충분히 여러 번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기계는 결국 흉내 낼 수 있어요. 그래서 넓은 의미의 좋은 취향은 차별점이 되지 못합니다.

학습에 실제로 버티는 건 더 좁고 더 오래가는 두 가지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하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취향과 판단입니다.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는 데이터가 없으니까요.

다른 하나는 모델이 관찰할 수 없는 관계 안에 들어 있는 취향과 판단이에요. 이 고객이, 이 상황에서, 나와 함께 쌓아 온 이 히스토리 위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아는 것이죠. 모델은 내 고객에 대해 쓰인 글은 전부 읽었지만, 그 고객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가장 귀한 건 공략법에서 판단력으로 옮겨 갔다

넓은 판단력이 안전하지 않고, AI가 방금 모두에게 무엇이든 만들 능력을 쥐여 줬다면, 그럼 우리는 뭘 잘해야 남는 걸까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리처드 해밍(Richard Hamming, 벨연구소 수학자)이 평생을 들여 연구한 질문이 그거였어요. 왜 어떤 과학자는 위대한 일을 하고, 똑같이 똑똑한 다른 과학자는 그러지 못하는가. 그가 찾은 답은 위대한 사람들이 중요한 문제를 붙잡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창하게 들려서 중요해지는 게 아니에요. 그 문제를 공략할 합리적인 방법이 있을 때 중요해집니다. 해밍이 드는 예로, 시간 여행은 파급력이 큰 주제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에요. 아무도 공략법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해밍이라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중요한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 10개나 20개를 늘 머릿속 한구석에 담아 두라고요. 그러다 마침내 공략법이 생기면, 새로운 도구든 나만 알아챈 새로운 각도든, 그때 달려드는 겁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다만 해밍의 세계에서 가장 귀한 건 공략법을 갖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AI가 방금 모두에게, 모든 것에 대한 공략법을 쥐여 줬습니다. 그래서 이제 가장 귀한 건 어떤 문제가 진짜 공략할 가치가 있는지 아는 판단력으로 옮겨 갔어요.

그 판단력은 진짜 그 분야 안에 몸을 담고 있는 데서 옵니다. 직접 부딪쳐 얻은 상처, 이상할 만큼 구체적인 경험, 합리적인 수준 이상으로 신경 쓰게 되는 어떤 것에서요. 그리고 첫 번째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가 제대로 이해하는 문제에 충분히 가까이 있으면 돼요. AI가 학습한 것과, 아직 없지만 있어야 하는 것 사이의 간극. 내 통찰은 거기에 있습니다.

 

 

내보내는 쪽: 신호가 깨지는 세 군데

잘 만들고도 질 수 있다

자, 여기까지 해냈다고 해봅시다. 정직한 공략법이 있는 그 알맞은 문제를 찾았고, 그걸 만들었어요. 진짜 좋은 물건이고, 평균이 아니라 내 것입니다. 그래도 질 수 있어요. 자기 신호를 아는 건 절반일 뿐이니까요. 나머지 절반은 그 신호를 내 머릿속에서 그게 필요한 사람의 머릿속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딱 맞는 사람들에게 가 닿는 일이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독자는 0.5초면 AI를 알아본다

그 절반을 위해 우리 대부분은 뭘 하나요. 콘텐츠를 만듭니다. 그러니 수렴 기계가 콘텐츠에 무슨 짓을 하는지 얘기해 보죠.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지난 2년 동안 인터넷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아무 피드나 열어 보면 전부 똑같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똑같은 링크드인 글, 똑같은 불릿 세 개와 볼드 처리된 한 줄 요약,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아주 잘 다듬어져 보이는 블로그 글. 이제 독자들은 0.5초면 AI를 알아봅니다. 한 줄짜리 프롬프트로 모델이 쓸 수 있었을 글이라면, 독자의 뇌는 같은 이유로 그냥 넘겨 버려요.

독자가 0.5초 만에 걸러내는 건 코드가 아니라 문구다. GTM 슬롭은 코드 슬롭보다 고객에 더 가깝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AI는 알고리즘을 학습했습니다. 성과가 나는 포맷을 학습했고, 무엇이 클릭을 받는지도 학습했어요. 그래서 다들 문단 하나를 기계에 던져 주고 "바이럴로 만들어줘, 돈 벌게 해줘"라고 말하고 싶어 합니다. AI는 내가 비워 둔 자리를 전부 똑같음으로 채워요.

그러니 질문은 이겁니다. 무엇을 내가 넣고, 무엇을 AI가 채우게 둘 것인가.

 

 

같은 도구를 쓰는 두 가지 방법

이 도구를 쓰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밖에서 보면 똑같아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하나는 평균적인 프롬프트를 주고 평균적인 결과를 받는 거예요. 구분되지 않는 방울들의 바다에 구분되지 않는 방울 하나를 더 떨어뜨리는 겁니다. 아주 효율적으로 자기 무의미함을 자동화한 셈이죠.

다른 하나는 AI가 절대 가질 수 없는 부분을 내가 넣는 겁니다. 나만의 구체적인 관점, 내가 실제로 그 방에 있었기 때문에 아는 진짜 이야기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그 핵심 주위로 수렴 작업을 기계에 맡기는 거예요. 포맷 정리, 초안 작성, 알고리즘 최적화, 마무리 손질처럼 AI가 애초에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그 핵심을 둘러싼 작업들 말이에요.

 

 

신호가 깨지는 곳

신호는 밖으로 나가는 길에 왜곡됩니다. 나한테는 완벽하게 선명한 신호가, 내 머리와 사용자의 이해 사이 어딘가에서 무너지는 걸 보게 되는 거죠. 제 경험으로는 세 군데에서 깨져요. 각각 고칠 방법이 있는데, 제품 종류와 회사 규모에 따라 방법은 달라집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소스 왜곡: 알아들을 수 없는 지점까지 압축한다

하나는 소스 왜곡(source distortion, 신호를 내보내는 쪽에서 생기는 왜곡)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아주 흔해요. 창업자들은 대개 자기 신호를 너무 잘 알아서, 알아들을 수 없는 지점까지 압축해 버리는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청중에게 없는 맥락을 있다고 가정하는 거죠. 그래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기술적으로 아주 멋진 무언가를 듣기는 하는데, 그게 왜 중요한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최근에 YC(Y Combinator) 출신 회사 한 곳을 도왔는데, 정확히 이 문제였어요. 창업자들은 뛰어났고 제품도 진짜 새로웠습니다. 그런데 피치(투자자나 고객 앞에서 하는 제품 설명)를 시작할 때마다 아키텍처부터, 자기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영리한 부분부터 꺼냈어요. 이야기에서 고객의 고통이 삭제돼 있으니 그냥 소음으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진저리를 내던 바로 그 지점을 도입부에 다시 넣었어요. 같은 제품이고 같은 주였는데, 그다음 대화들이 파일럿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리고 그걸 반복 가능한 고투마켓 시스템으로 만들었고요.

 

 

조직 왜곡: 손이 바뀔 때마다 평균으로 되감긴다

또 하나는 조직 왜곡(organization distortion)입니다. 큰 회사는 거의 다 갖고 있어요. 신호가 여러 관리 계층을 지나고, 법무를 지나고, 영업을 지나고, 모든 부서를 통과하면서 손이 바뀔 때마다 평균 쪽으로 되감깁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이건 무능에서 오는 게 아닙니다. 그 결과를 자기 일로 여기느냐에서 와요. 창업자와 세 단계 아래에 있는 직원에게 같은 과제와 같은 AI를 주면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창업자는 평균으로 만들 수 없는 디테일에 땀을 쏟아요. 결과가 자기 것이고, 자기가 그 영향을 그대로 받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스펙대로 내보내고, 지라 티켓을 닫고, 요청받은 것을 처리합니다. 자기 확신이라기보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 가깝죠. 긴 위임 사슬에 수렴 기계를 붙이면, 자기 회사에서 신호를 자동으로 걷어내는 공장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첫 본능은 대개 프로세스를 더하는 겁니다. 그러면 계층과 관료제가 늘고 모든 게 느려져요.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죠. 이걸 고치려면 신호를 되찾아서 창업자가 하듯 결과에 다시 붙여야 합니다. 그리고 고투마켓 엔지니어링 위에 아주 얇은 시그널 레이어를 하나 얹어야 해요. 그 레이어의 유일한 임무는 원래 의도를 확인하고, 손이 바뀔 때마다 그 의도를 온전한 상태로 실어 나르는 것입니다.

 

 

기계 왜곡: 좁은 조건의 94%가 약속이 된다

마지막 하나는 기계 왜곡(machine distortion)이에요. 런칭 글 하나를 공들여 씁니다. 주장도, 근거도, 범위도 아주 분명하게요. 그런데 AI가 그걸 트윗으로, 영업 자료로, 파트너용 한 장짜리 문서로 리믹스합니다. 예를 들어 아주 좁은 조건에서 한 번 94%가 나온 평가 결과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게 충분히 여러 번 반복되면 고객은 그걸 약속으로 듣게 돼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세 가지 다 같은 줄기입니다. 신호는 왜곡되지 않은 채로 그 길을 통과해야 해요. 그리고 이건 설계로 만들 수 있는 일이고요.

 

 

얇은 레이어 하나로 신호를 지킨다

그래서 얇은 시그널 레이어가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가져가는 것이 여전히 내가 의도한 그 구체적인 것인지 확인하는, 작고 의도적인 기능이에요.

모니터링 도구를 만든다고 해봅시다. 같은 카테고리에 도구가 열두 개 더 있는데, 우리 제품은 다른 걸 합니다. 어떤 일로는 새벽에 깨지 않아도 되는지를 알려줘요. 소음에는 조용히 있으니까, 새벽에 호출이 오면 그 알림을 믿게 되는 겁니다. 그 침묵, 침묵으로 벌어들인 신뢰가 우리 신호예요.

 

 

약속과 범위를 한 문장에

먼저 한 문장으로 말하되, 그 한계를 문장 안에 같이 박아 넣습니다. "지능형 AI 네이티브 옵저버빌리티 플 랫폼" 같은 말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대신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실제 사용자 영향과 연결되지 않는 건 조용히 넘기고, 무엇을 넘겼는지는 전부 보여줘서 당신이 뒤집을 수 있게 합니다." 약속과 범위가 한 덩어리로 용접돼 있죠.

그다음에는 그 한계가 편집 과정에서 지워지지 않게 만듭니다. 제품 안에서는 억제된 알림이 하나도 빠짐없이 보이게 하고요. 런칭 문구에서는 "호출 90% 감소" 같은 문장 옆에 "모든 침묵은 보이고 되돌릴 수 있다"는 문장이 같이 살아 있게 합니다. 그러면 AI가 런칭 글을 잘라서 트윗으로 만들 때, 인상적인 숫자를 가져가더라도 제품을 정직하게 지켜 주는 부분이 함께 남아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시 설명하게 해본다

그리고 이걸 키우기 전에,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SRE(Site Reliability Engineer,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책임지는 엔지니어)에게 리드미(README)를 건네주고, 이 제품이 뭔지 자기 말로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해보세요. 그 사람이 말한 것과 내가 의도한 것 사이의 간극이, 내가 방금 세상에 퍼뜨리려던 왜곡입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아주 가벼운 레이어예요. 그리고 상당 부분은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확인하고, 걸러내고, 물어보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자동화할 수 있어요.

 

 

채점기가 없는 마지막 하나

결국 신뢰 하나를 위한 일

한 발 물러서서 물어봅시다. 이 모든 것, 그러니까 만드는 일과 내보내는 일과 왜곡 없는 신호는 대체 무엇을 위한 걸까요.

한 가지를 위한 겁니다. 똑같아 보이는 대안이 무한히 많은 상황에서, 사람이(그리고 점점 더 에이전트가) 나를 고르고 나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것. 그게 신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신뢰는 채점기가 없는 유일한 것으로 남아 있습니다. 벤치마크도 없고 보상 신호도 없어요. 전부 자동화될 수 없는 이유는, 신뢰가 관계를 통해 상대의 동의를 받아 천천히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특정 도구 하나를 여는 의사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 습관은 학습으로 심어진 게 아니거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그럼 이걸 틀리면 어떻게 될까요. 신호를 틀리는 건 중립이 아니라 마이너스입니다. 평균을 생산하는 데도 값을 치러야 해요. 토큰으로 내고, 인프라로 내고, 좋은 사람들의 월급 시간으로 냅니다. 그리고 제품을 한 번 보고, 한 번 판단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고객으로 냅니다. 뻔한 글 하나하나가 사람들에게 "이 이름은 클릭할 가치가 없다"고 가르치는 셈이에요. 진짜 돈을 써서 자기를 고르기 더 어렵게 만드는 거죠.

 

 

가치는 위로 옮겨 갔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는 빨라졌지만 가치는 속도에 있지 않습니다. 가치는 위로 옮겨 갔어요. 무엇을 만들 가치가 있는지, 무엇을 말할 가치가 있는지, 무엇이 신뢰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정하는 쪽으로요. 그리고 내가 진짜로 의도한 것이 그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는 길에서 살아남는 쪽으로요.

첫 번째일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 문제 하나와, 그 신호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흐트러뜨리지 않고 전달할 만큼의 확신이 있으면 됩니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됐다면, 만들어야 할 건 신뢰예요. 확신은 가장 강하게 갖고, 신호는 직접 정의하고, 왜곡되지 않게 지키세요. 나머지는 전부 AI에게 공격적으로 맡기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The Signal Layer: What to Build When Anything Can Be Built — Lena Hall, Akamai' by AI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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