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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폐지 : 16년의 헤리티지를 지운다는 것

토스와 직방이라는 거대한 유니콘이 태동한 곳,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의 든든한 요람이었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하루아침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작년 한해동안, 안산 본교에서 전담교수로 창업자들과 지내며 그들의 땀방울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현장의 일원으로서, 실무진과의 충분한 숙의조차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루어진 이번 개편은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깊은 상실감으로 다가옵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초기 창업자들을 단단하게 받쳐주던 '3단계 성장 테크트리'의 붕괴입니다. 

그동안 우리 생태계는 예비창업패키지(아이디어 검증) - 초기창업패키지 및 청창사(시장 진입) - 도약패키지 & 글로벌청창사(스케일업)로 이어지는 견고한 사다리를 구축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모두의 창업'이라는 단일 체제로 흡수되면서 생태계의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 중인 '모두의 창업'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거대한 바구니 안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 막 시작하는 예비 창업자들보다는 이미 인프라를 갖춘 기창업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촘촘하게 보호받고 육성되어야 할 진짜 초기 기업들이 피해를 떠안으며, 튼튼했던 첫 계단이 사라져 버린 셈입니다.

또한 청년창업사관학교 공간을 '재도전성공학교'로 전환한다는 결정 역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 생태계에는 이미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창업자를 돕는 '재도전성공패키지'가 존재해 왔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청년 창업가와 재도전 창업가는 필요한 멘토링의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입교생의 성격이 180도 달라진 상황에서, 기존 인력들에게 대상만 바꿔 다시 교육을 맡기는 구조는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물론, 기존 청년창업사관학교 시스템에 맹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늘 우려했던 부분은 방만하게 늘어난 지소와 중구난방인 운영 구조였습니다. 일례로 충청권에만 세종, 대전, 충남, 충북 등 4곳이나 밀집해 있을 정도로 전국에 청창사가 너무 많았습니다. 게다가 중진공이 직접 관리하는 곳, 전체 프로그램을 민간에 위탁하는 곳, 선발만 중진공이 하고 프로그램만 외주에 맡기는 곳 등 일관성이 부족해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뼈아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폐기와 신설'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도화'를 택했어야 합니다.

전국의 거점을 8개 내외로 과감히 통폐합하고, 이에 맞춰 운영 인력을 최고 수준으로 전문화했다면 어땠을까요? 여기에 중진공 본연의 강력한 무기인 '정책자금'을 직접 연계하고, 민간 TIPS 운영사들의 투자를 전면 도입해 결합시켰다면, 그동안 쌓아온 16년의 노하우가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며 압도적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진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창업 지원금의 전체 규모는 분명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거대한 자본이 진정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반문해 보아야 합니다. 16년의 땀과 역사를 단번에 지워버린 지금, 치워진 사다리 아래 남겨진 초기 창업자들을 위해 우리 창업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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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총 YGSC

기업과 사람 모두 성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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