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마인드셋 #트렌드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 아직도 필름을 고집할까?

  • 콘텐츠 시장에 모든 것이 더 편해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바로 볼 수 있고, 스킵할 수 있고, 요약해서 볼 수 있고, 배속으로 볼 수 있고, AI가 추천해주고, 알고리즘이 다음 콘텐츠를 골라줍니다. 콘텐츠 소비는 점점 가벼워졌습니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놀란은 정반대로 갑니다.

  • 극장에서 보라고 말합니다. 가능하면 IMAX로 보라고 말합니다. 가능하면 70mm 필름으로 보라고 말합니다. 큰 화면, 큰 사운드, 어두운 극장, 정해진 시간, 긴 러닝타임을 고집합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2026년의 시장 논리로 보면, 놀란은 비효율적인 사람입니다. 접근성을 낮추고, 유통을 제한하고, 관람의 마찰을 높이고, 관객에게 시간을 요구합니다.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 Oppenheimer 때 사람들은 IMAX 티켓을 구하기 위해 며칠을 기다렸고, 일부 관객은 70mm IMAX 상영관을 찾아 도시를 이동했습니다. IMAX는 2023년 Oppenheimer로 약 1억 8,000만 달러 이상의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만들었습니다. 놀란의 방식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영화 철학이 아닙니다. 이건 스타트업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접근 가능한 제품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마찰을 줄이려 합니다. 가입을 쉽게, 결제를 쉽게, 사용을 쉽게, 탐색을 쉽게, 전환을 쉽게말이죠.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시장에서는 반대로 마찰이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더 갖고 싶고, 극장에 가야 하기 때문에 더 특별하고, 한 번에 봐야 하기 때문에 더 몰입하고, 아무 데서나 볼 수 없기 때문에 더 기억됩니다.

 

  • 오늘은 크리스토퍼 놀란을 중심으로, 왜 어떤 브랜드와 스타트업은 편리함보다 의식을 팔아야 하는지, 그리고 불편함을 프리미엄 경험으로 바꾼 사례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왜 지금, 놀란식 전략인가?>


 

  • 2026년의 시장은 너무 편해졌습니다. 음악은 스트리밍되고, 영화는 추천되고, 뉴스는 요약되고, 쇼핑은 자동화되고, 글은 AI가 써주고, 영상은 짧아지고, 콘텐츠는 계속 흘러갑니다.

 

문제는 편해질수록 기억은 약해진다는 점입니다.

  • 너무 쉽게 본 것은 쉽게 잊힙니다. 너무 많이 추천받은 것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볼 수 있는 것은 오늘 보지 않아도 됩니다. 무한히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요즘 강한 브랜드들은 다시 묻기 시작합니다.

  •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멈추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경험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비가 아니라 의식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을까?”

 

  • 놀란은 이 질문에 가장 극단적으로 답한 사람입니다. 그는 영화를 콘텐츠로 팔지 않습니다. 사건으로 팝니다. 극장에 가는 행위, 티켓을 구하는 과정, 가장 큰 화면을 찾는 노력, 스포일러를 피하는 긴장, 어두운 공간에서 세 시간 가까이 몰입하는 경험말이죠. 이 전체가 제품입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제 기능이 좋아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AI가 기능을 빠르게 평준화하고, 사용자는 비슷한 앱을 너무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러면 남는 건 경험의 밀도입니다.

 

  1. 얼마나 편한가보다, 얼마나 기억되는가.
  2.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가보다, 얼마나 깊게 머무는가.
  3. 얼마나 많이 쓰는가보다, 얼마나 특별한 순간으로 남는가.
  • 이게 놀란식 전략의 핵심입니다.

 


<사례 1. Christopher Nolan – 영화를 콘텐츠가 아니라 사건으로 만들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현대 영화 산업에서 가장 독특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 그의 영화는 단순히 “볼거리”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언제 개봉하는지, 어떤 포맷으로 찍었는지, IMAX로 봐야 하는지, 필름 상영관은 어디인지, 얼마나 큰 화면에서 봐야 하는지가 함께 이야기됩니다.

 

Oppenheimer는 이 전략의 대표 사례였습니다.

  • 핵폭발 장면을 전부 CGI로 처리하기보다 실물 효과와 촬영 설계를 강조했고, IMAX 65mm 흑백 필름까지 사용했습니다. IMAX는 2023년 연간 보고서에서 Oppenheimer가 IMAX 박스오피스 약 1억 8,04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영화 흥행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 놀란은 극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다시 프리미엄 경험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트리밍 시대에 영화는 언제든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됐습니다. 하지만 놀란 영화는 “지금, 극장에서, 제대로 봐야 하는 경험”이 됐습니다.

 

차별점

  1. 영화를 집에서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극장에서 체험하는 사건으로 포지셔닝
  2. IMAX, 70mm 필름, 실물 효과 같은 제한된 포맷을 프리미엄 가치로 전환
  3. 관람의 불편함을 희소성과 몰입감으로 바꿈
  4. 감독 개인의 철학을 영화 유통과 관람 방식까지 확장
  • 놀란은 영화를 더 쉽게 보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보기 어렵게 만들면서, 그 어려움 자체를 가치로 바꿨습니다. 스타트업도 모든 마찰을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마찰은 경험의 밀도를 만드는 장치가 됩니다.

 


<사례 2. IMAX – 스크린을 플랫폼이 아니라 목적지로 만들다>


 

IMAX는 단순한 상영 기술 회사처럼 보입니다.

  • 하지만 놀란과의 조합 속에서 IMAX는 더 이상 “큰 화면”만 의미하지 않게 됐습니다. IMAX는 목적지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IMAX로 보러 갑니다. 이 차이가 큽니다.

 

극장이 유통 채널이라면, IMAX는 경험 브랜드입니다.

  • Oppenheimer 개봉 당시 IMAX 상영은 단순한 상영 옵션이 아니었습니다. 관객들은 “어디서 볼 것인가”를 영화 경험의 핵심으로 생각했습니다. IMAX 70mm 상영관은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이었고, 이 희소성은 오히려 관람 욕구를 키웠습니다. IMAX의 2023년 실적에서도 이 흐름은 분명했습니다. IMAX는 2023년 글로벌 박스오피스 10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Oppenheimer는 그중 가장 큰 기여작 중 하나였습니다.

 

차별점

  1. 상영관을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니라 프리미엄 경험 목적지로 전환
  2. 제한된 좌석과 포맷을 희소성 있는 제품처럼 설계
  3. 감독 브랜드와 기술 브랜드를 결합해 관람 이유를 강화
  4. “큰 화면”이라는 기능을 “제대로 보는 방식”이라는 해석으로 확장
  • IMAX는 기술을 팔지만, 사람들이 사는 건 기술 설명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IMAX에서 봐야 한다”는 확신입니다. 인프라도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사용자가 그 인프라를 경험의 일부로 느낄 때 그렇습니다.

 


<사례 3. A24 – 영화사를 취향 공동체로 만들다>


 

A24는 놀란과 직접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 하지만 스타트업 관점에서 보면 놀란식 전략과 닮은 지점이 많습니다. A24는 영화를 많이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이건 A24스럽다”는 감각을 만든 회사입니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Hereditary, Moonlight, Civil War 같은 작품들은 장르도 다르고 규모도 다릅니다. 그런데 관객은 그걸 하나의 취향으로 묶어 인식합니다.

 

  • 이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IP를 브랜드로 만듭니다. A24는 스튜디오의 감각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Axios에 따르면 A24는 2024년 Thrive Capital 주도 투자 이후 약 35억 달러 가치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디어 투자가 위축된 시기에도 A24가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단순히 영화 몇 편이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A24가 취향의 신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차별점

  1. 개별 영화보다 스튜디오의 취향 자체를 브랜드로 구축
  2. 대형 IP보다 작가성, 기묘함, 분위기, 팬덤을 핵심 자산으로 설계
  3. 굿즈, 커뮤니티, 극장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
  4. “A24가 만들었다면 볼 이유가 있다”는 신뢰를 형성
  • A24는 콘텐츠를 많이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관객이 자기 취향을 확인하는 브랜드가 됐습니다. 스타트업의 브랜드도 기능 묶음이 아니라 취향의 약속이 될 수 있습니다.

 


<사례 4. MUBI – 무한 선택 대신 큐레이션을 팔다>


스트리밍 시장의 기본 문법은 많음입니다.

  • 더 많은 영화, 더 많은 드라마, 더 많은 추천, 더 많은 카탈로그... Netflix와 Prime Video는 선택지를 크게 늘렸습니다.

 

그런데 MUBI는 반대로 갔습니다.

  • MUBI는 모든 영화를 다 보여주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엄선된 영화를 보여줍니다. 처음 MUBI의 핵심 아이디어는 하루에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무한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대신, 선택의 피로를 줄이고 큐레이션의 신뢰를 팔았습니다.

 

  • 2025년 MUBI는 Sequoia Capital이 이끄는 라운드에서 1억 달러를 조달했고, Puck은 이 라운드가 10억 달러 이상 가치 평가를 목표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runchbase News도 MUBI가 2025년 1억 달러 투자를 확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흐름은 꽤 상징적입니다. AI 추천과 무한 스크롤의 시대에, MUBI는 사람이 고른 영화의 가치를 다시 팔고 있습니다.

 

차별점

  1. 무한 카탈로그 대신 제한된 큐레이션을 핵심 가치로 제시
  2. 알고리즘 추천보다 영화적 취향과 편집자의 선택을 강조
  3. 스트리밍, 배급, 제작을 결합한 독립 영화 생태계로 확장
  4. “많이 볼 수 있음”보다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려줌”을 판매
  • MUBI는 선택지를 줄이는 방식으로 신뢰를 만듭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진 시대에는 적게 보여주는 것이 더 큰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항상 더 많은 기능과 선택지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덜어내는 것이 제품의 핵심입니다.

 


<사례 5. Letterboxd – 영화 감상을 혼자 보는 경험에서 함께 해석하는 경험으로 바꾸다>


Letterboxd는 영화 리뷰와 기록을 위한 소셜 플랫폼입니다.

  • 겉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영화를 기록하고, 별점을 남기고, 리뷰를 쓰고, 리스트를 만들고, 친구의 취향을 봅니다. 하지만 Letterboxd가 중요한 이유는 영화 소비의 후반부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 예전에는 영화를 보고 나면 끝이었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보고 나서 리뷰를 읽고, 짧은 감상을 남기고, 친구의 반응을 보고, 밈처럼 공유하고, 자기 취향 리스트에 넣습니다.

 

즉, 영화는 관람 후에도 계속 살아 있습니다.

  • Tiny는 2023년 Letterboxd의 과반 지분을 인수하며, Letterboxd가 200개 이상 국가에서 1,0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했다고 밝혔습니다. TechCrunch는 2026년 Letterboxd가 약 2,600만 사용자 규모로 성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건 놀란식 극장 경험과도 연결됩니다. 영화가 하나의 사건이 되려면, 그 사건을 함께 해석하는 커뮤니티가 필요합니다.

 

차별점

  1. 영화 관람 이후의 감상과 해석을 소셜 경험으로 전환
  2. 별점보다 리뷰, 리스트, 밈, 취향 공유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
  3. 관객을 수동 소비자가 아니라 영화 문화의 참여자로 만듦
  4. 스튜디오와 배급사에게 젊은 관객의 취향 데이터를 제공
  • Letterboxd는 영화를 보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본 뒤 말하고 싶어지는 인간의 욕구를 플랫폼화했습니다. 좋은 제품은 사용 순간만 설계하지 않습니다. 사용 후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게 될지까지 설계합니다.

 


<사례 6. Angel Studios – 관객을 소비자가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만들다>


 

Angel Studios는 영화와 TV 콘텐츠를 배급하는 회사입니다.

  • 하지만 기존 스튜디오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Angel Studios는 관객 커뮤니티를 배급 의사결정에 깊게 넣습니다. Angel Guild라는 구조를 통해 회원들이 어떤 작품을 지지할지, 어떤 콘텐츠가 배급될 만한지 평가합니다. Angel Studios의 2025년 10-K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배급을 위해 137개 타이틀을 독점 라이선스했고, 영화 101편과 TV 시리즈 36편을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관객을 단순 소비자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관객은 돈을 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무엇이 시장에 나와야 하는지 판단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방식은 논쟁적일 수 있습니다. 모든 콘텐츠가 대중 투표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관점에서는 중요한 실험입니다. Angel Studios는 배급 리스크를 커뮤니티 신호로 줄이려 합니다.

 

차별점

  1. 관객 커뮤니티를 콘텐츠 선정과 배급 과정에 참여시킴
  2. 소비자를 단순 시청자가 아니라 시장 검증자이자 후원자로 전환
  3. 전통 스튜디오의 내부 의사결정을 커뮤니티 기반 신호로 보완
  4. 콘텐츠 배급을 팬덤, 멤버십, 반복 참여 구조와 연결
  • Angel Studios는 콘텐츠를 만든 뒤 관객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관객의 신호를 먼저 모은 뒤 콘텐츠를 밀어주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스타트업은 제품을 출시한 뒤 팬을 찾는 것이 아니라, 팬이 제품의 일부가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사례들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


 

Christopher Nolan, IMAX, A24, MUBI, Letterboxd, Angel Studios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습니다.

  • 감독, 프리미엄 상영 기술, 독립 스튜디오, 큐레이션 스트리밍, 영화 소셜 플랫폼, 커뮤니티 기반 배급사로 말이죠. 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이들은 콘텐츠를 단순히 더 쉽게 소비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 오히려 콘텐츠 주변에 더 깊은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놀란은 극장 관람을 사건으로 만들었습니다. IMAX는 상영관을 목적지로 만들었습니다. A24는 스튜디오를 취향 공동체로 만들었습니다. MUBI는 적게 보여주는 큐레이션을 팔았습니다. Letterboxd는 관람 이후의 해석을 커뮤니티로 만들었습니다. Angel Studios는 관객을 배급 과정의 일부로 만들었습니다. 즉, 이들은 모두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진 시대에, 왜 이걸 지금 봐야 하는가?”

 

이 질문은 스타트업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 앱이 너무 많고, AI 도구가 너무 많고, 커머스 브랜드가 너무 많고, 구독 서비스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면 사용자는 묻습니다. 왜 지금 써야 하지? 왜 이 브랜드여야 하지? 왜 다른 대체재가 아니라 이것이어야 하지? 답은 기능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장면, 의식, 커뮤니티, 취향, 제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이 배워야 할 것>


 

스타트업은 너무 자주 편리함을 최고의 가치로 둡니다.

  • 마찰을 없애고, 버튼을 줄이고, 자동화하고, 즉시 제공하고, 모든 것을 더 빠르게 만듭니다. 물론 많은 경우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시장에서 맞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기억하는 경험은 종종 마찰을 포함합니다. 기다린 티켓, 어렵게 간 장소, 함께 본 순간, 직접 고른 영화, 긴 리뷰를 읽은 밤, 팬들과 함께 만든 분위기, 이런 경험은 쉽게 소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래 남습니다. 스타트업이 놀란에게 배워야 할 건 “필름을 써라”가 아닙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1. 모든 마찰을 없애지 말 것
  2. 제품을 기능이 아니라 사건으로 만들 것
  3. 사용자가 참여할 의식을 설계할 것
  4. 희소성과 제한을 불편함이 아니라 프리미엄으로 바꿀 것
  5. 제품 사용 전후의 대화까지 브랜드 경험으로 볼 것
  6. 기술보다 “왜 지금 이것이어야 하는가”를 먼저 만들 것
  • 요즘 제품들은 너무 매끄럽습니다. 그래서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쉽고, 모든 것이 빠르고, 모든 것이 비슷하게 좋습니다. 그럴수록 차이는 불편함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단, 그냥 불편하면 안 됩니다. 의미 있는 불편함이어야 합니다.

 

  • 놀란의 영화가 긴 것은 단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가 몰입의 약속이 되면 장점이 됩니다. IMAX 티켓이 구하기 어려운 것은 단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제대로 봤다”는 감각을 만들면 프리미엄이 됩니다. MUBI가 모든 영화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단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제한이 큐레이션 신뢰가 되면 가치가 됩니다.

 

  •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한은 약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잘 설계된 제한은 브랜드가 됩니다.

 


<마치며 -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대를 거스르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 스트리밍 시대에 극장을 말하고, AI 이미지 시대에 필름을 말하고, 숏폼 시대에 긴 러닝타임을 말하고, 편의성의 시대에 몰입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움직입니다.

 

왜일까요?

  • 사람들은 편한 것만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제대로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가끔은 시간을 내고 싶어 합니다. 가끔은 큰 화면 앞에 앉아 압도되고 싶어 합니다. 가끔은 “이건 집에서 보면 안 된다”는 이유를 갖고 싶어 합니다. 이건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타트업도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은 쉽게 소비되고 잊히는 기능인가요? 아니면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경험하고 싶어지는 사건인가요?

  • 기술은 계속 편해질 겁니다. AI는 더 많은 것을 자동화할 것이고, 콘텐츠는 더 빠르게 만들어질 것이고, 서비스는 더 매끄러워질 것입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귀해지는 건 사람을 멈추게 하는 경험입니다.

 

  • 놀란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건 단순합니다. 미래의 브랜드가 반드시 더 편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더 어렵고, 더 느리고, 더 크고, 더 제한적이고, 더 오래 기억되는 쪽이 이깁니다. 어쩌면 스타트업이 지금 다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마찰을 없애고 있나요, 아니면 기억될 이유까지 없애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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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 · Product 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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