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선정 #MVP검증 #피봇
유명인을 복제해서 팔 수 있을까? -오닉스 창업기 (2편)

본 글은 1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1편을 먼저 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지난 글은 피부과 3곳과 LOI를 체결하고, PoC를 앞둔 시점에서 끝났습니다.


가설은 검증됐고, 고객도 확보했습니다.
이제 실제 성과만 증명하면 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저희는 이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세 번째 여정: 그런데,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할까?


첫 번째 이유는 의료광고법이었습니다.


피부과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영상을 필요로 했습니다. 원내 DID, 프로모션 홍보, VIP 고객을 위한 개인화 영상까지 활용처는 분명했죠.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의료기관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려니,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따라왔습니다.


VIP 고객에게 개인화된 영상을 제공하려면 고객의 신상정보를 다뤄야 했고, 프로모션 영상이나 원내 DID 역시 의료광고법상 조심해야 할 표현이 수두룩했습니다.


영상 하나를 제작할 때마다 어떤 표현이 가능한지, 어디까지가 정보 제공이고 어디부터 광고인지 검토해야 했어요.


불가능한 사업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기대했던 것처럼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고, 여러 병원에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기에는 운영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우리가 찾은 시장은, 정말 큰 시장이 될 수 있을까?


저는 생성형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경쟁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술을 만드는 대신, 앞으로 다가올 큰 흐름을 먼저 예측하고 그 안에서 비즈니스적 위치를 선점하고자 했습니다.


유명인의 IP가 복제되고, 한 사람이 직접 촬영하지 않아도 무수히 많은 콘텐츠에 등장하는 시대.
그 흐름만큼은 분명히 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찾는 과정에서 한 가지를 간과했습니다.
저희가 세운 전제는 이랬습니다.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귀찮아서 하지 않는 일, 혹은 단가가 맞지 않아 하지 않는 일을 대신하자.


이 전제를 따라가다 보니 실제 수요가 있는 틈새시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피부과 역시 그중 하나였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저희가 찾은 시장은 앞으로도 거대한 플레이어들이 굳이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었습니다.


큰 흐름을 선점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정작 저희가 도착한 곳은 그 흐름의 중심이 아니라 가장자리였습니다.


영업하면 팔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팔리는가?”와 “크게 성장할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질문이었습니다.


피부과 3곳과 LOI를 체결한 뒤에야, 저는 그 차이를 제대로 마주하게 됐습니다.


다시, 업계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현재 디지털 휴먼과 생성형 기술 기반의 IP 비즈니스가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업계의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운이 좋게도 네오사피엔스 대표님과 여러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이야기들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했습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휴먼 운영사와 기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실존 인물을 단순히 복제해 저단가 시장에 공급하기보다, AI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거나 처음부터 AI로 탄생한 존재, 즉 ‘본투비 버추얼’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기존 IP를 디지털 휴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SM과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도 보유한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디지털 휴먼 사업화를 시도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IP와 자본, 팬덤을 가진 회사들조차 뚜렷한 성공 모델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실존 유명인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과, 사람들이 그 복제된 존재를 소비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습니다.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던 거죠.


PoC를 앞두고, 멈추기로 했습니다
영업 과정도 다시 돌아봤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인플루언서와 MCN을 확보하고, 피부과 3곳과 LOI를 체결하기 위해 저희는 사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거의 모두 끌어다 썼습니다.


직접 하루에 병원 30곳을 돌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구분이 모호한채로 세일즈를 진행했죠.


초기 영업에서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이 방식이 반복 가능한 성장 구조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법적·운영적 제약이 크고, 시장의 확장성은 불분명하며, 영업은 창업자의 개인적인 실행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AI 기본법 관련 이슈도..)


가설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에 더 명확하게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PoC를 바로 앞에 두고, 이 아이템을 접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닉스의 다음 챕터


그렇다고 ‘버추얼 휴먼’이라는 큰 방향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번 과정을 통해 한 가지 질문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실존 인물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AI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를 만든다면 어떨까?


누군가를 대신하는 복제물이 아니라, 현실의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인플루언서.


저희는 오닉스의 다음 챕터를 ‘본투비 버추얼’, 즉 AI로 만들어진 인플루언서 사업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가설을 세우고, 시장에 던져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오닉스는 조금 특별한 도메인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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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욱 오닉스 · CEO

얼굴변환 기술 기반의 버추얼 휴먼 IP 스튜디오, 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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