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기획을 맡겨보면 첫 결과는 놀랄 만큼 빨리 나옵니다.
사업 계획서나 상세 페이지, 앱 UI/UX도 몇 번의 대화만으로 형태가 잡히죠.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고 기획까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한 팀은 AI로 행사 신청 페이지를 반나절 만에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자가 정원을 넘으면 접수를 닫을지, 대기 명단으로 받을지는 정하지 못했죠.
다른 팀은 예약 서비스 화면을 하루 만에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에 예약이 겹치면 어떻게 처리할지,
당일 취소를 허용할지 같은 기준이 빠져 화면과 기능을 다시 손봐야 했고요.
두 팀 모두 도구가 느려서 막힌 게 아닙니다.
만드는 속도는 빨라졌는데, 결정하는 속도가 그대로였을 뿐이에요.
그래서 기획 과정에 AI 도구를 활용할 때는 기능이 몇 개인지보다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시장 조사 보고서인지, 눌러볼 수 있는 앱인지,
사용자가 보게 될 화면인지, 개발팀이 바로 참고할 기획 문서인지에 따라 적합한 도구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기획 과정에서 주로 활용되는 네 가지 AI 도구인 Manus, Genspark, UX Pilot,
매니패스트가 어떤 일을 맡고 어떤 결과물을 남기는지 비교해보겠습니다.
먼저, 네 도구가 실제로 하는 일
Manus는 조사부터 문서 작성,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맡긴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 범용 AI 에이전트입니다.
시장과 경쟁 제품 조사부터 요구사항 문서 초안, 사용자 스토리 정리,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하나의 작업 흐름 안에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꼭 소프트웨어 기획이 아니어도 됩니다. 브랜드 리서치, 사업 계획서 초안, 내부 보고자료 처럼
조사와 문서 작업이 섞인 일이라면 폭넓게 맡길 수 있다는 게 Manus의 강점이죠.
Genspark는 문서, 디자인, 코딩 도구를 한곳에 묶은 AI 워크스페이스입니다.
하나의 워크스페이스 안에서 자료를 조사해 문서나 슬라이드로 정리할 수 있고,
앱 빌더에서는 만들고 싶은 화면과 기능을 문장으로 적어 실제로 눌러볼 수 있는 앱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만들어야 할 결과물의 형식이 여러 가지인 상황, 이를테면 제안서와 데모를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경우에 특히 잘 맞습니다.
UX Pilot은 제품 화면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아이디어나 PRD, 기능 명세를 바탕으로 사용자 흐름에 맞는 여러 화면을 만들고,
팀이 검토한 뒤 Figma나 코드로 넘기는 과정까지 다룹니다.
매니패스트는 소프트웨어 기획에 필요한 결정을 구조화하고 시각화하는
기획 에디터이자 AI 워크스페이스입니다.
아이디어나 기존 자료에서 시작해 PRD, 기능명세서, 유저플로우, 와이어프레임을
한 프로젝트 안에서 이어갑니다.
AI가 제안한 변경 내용은 사용자가 확인한 뒤 반영하고,
정리한 기획은 MCP를 통해 개발 도구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 시작할 수 있어도, 결정할 일은 남습니다
네 도구 모두 아이디어 한 줄에서 출발할 수 있지만, 중심에 두는 작업과 남기는 결과물은 서로 다릅니다.
아래 도표는 기능의 개수를 비교한 것이 아닙니다. 각 도구가 주로 무엇에서 시작해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를 정리한 것이죠. 그러니 왼쪽부터 순서대로 읽지 마시고, 맨 오른쪽 '대표 결과' 칸부터 보세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결과물이 어느 줄에 있는지 찾으면, 그 줄의 도구가 첫 번째 후보가 됩니다.
표에서 보시다시피 '기획을 다룬다'는 설명만으로는 네 도구를 나누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중심 결과물로 삼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을 다음에 누가 받아서 쓰는지가 다르죠.
받는 사람이 본인과 우리 팀이라면 형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받는 사람이 개발자나 디자이너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디까지가 기획이고, 어디부터가 소프트웨어 기획일까
이런 구분이 소프트웨어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새 화장품 브랜드를 준비한다고 해봅시다.
시장과 경쟁 제품을 조사하고, 타겟과 컨셉을 정리하고,
상세페이지에 들어갈 메시지를 뽑는 일까지는 앞의 도구들만으로도 꽤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결과물을 받아 보는 사람이 대체로 나와 우리 팀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만들면 그만이니까요.
차이는 같은 팀이 자사몰이나 멤버십 앱 개발을 외주사에 맡기거나,
내부에서 직접 만들기 시작할 때 생깁니다.
등급을 몇 개로 나눌지, 등급이 내려갈 때 이미 받은 혜택은 어떻게 되는지,
탈퇴한 회원의 적립금은 어떻게 처리할지.
이런 건 화면을 다시 예쁘게 그린다고 해결되지 않죠.
한 번 정하면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그 기준을 그대로 따라가야 하고,
그래서 필요한 결과물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사업 기획서나 브랜드 제안서라면 앞의 세 도구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이 지점부터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B2B SaaS를 운영하는 팀이 제품에 멤버 초대와 권한 관리 기능을 추가한다고 해봅시다.
'관리자가 멤버를 초대하고 권한을 바꿀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도 기본 화면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을 생각하면 질문이 늘어납니다.
초대 링크는 언제까지 유효한지, 관리자가 다른 관리자의 권한도 바꿀 수 있는지,
멤버 계정을 삭제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마지막 소유자도 팀에서 나갈 수 있는지 정해야 하죠.
이 조건은 화면 하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권한 정책과 초대 플로우,
버튼이 보이는 조건, 오류 문구, QA 항목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조건을 충분히 정하지 않은 채 화면이나 코드부터 만들면 도구는 주어진 설명을 바탕으로
첫 결과를 구성합니다. 나중에 팀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 이미 만든 결과를 다시 고쳐야 합니다.
화면이 나온 뒤에야 드러나는 결정들
문제는 한 번 정한 조건이 끝까지 유지되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정한 삭제 권한을 예로 들어볼까요?
처음에는 관리자가 모든 멤버를 삭제할 수 있도록 정했지만,
보안 검토 후 계정 삭제는 소유자만 가능하도록 바뀌었다고 해봅시다.
수정할 곳은 기능 설명 한 줄에 그치지 않습니다. 관리자 화면에서 삭제 버튼을 숨기고,
권한이 없는 사용자가 직접 URL로 접근했을 때의 응답을 정해야 합니다.
삭제 대상이 마지막 소유자라면 작업을 막고 이유를 알려야 하며,
삭제된 멤버의 세션을 언제 종료할지도 결정해야 하죠.
소프트웨어 기획은 모든 조건을 확정한 뒤 다음 단계로 넘기는 일과 거리가 멉니다.
사용자 피드백이나 보안, 기술 검토를 거치며 이미 내린 결정을 다시 고치는 경우가 흔하니까요.
앞서 설명 드린 모든 AI 도구들은 결과물을 대화로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새 화면을 빠르게 다시 만드는 기능이 아닙니다.
정책 하나가 바뀌었을 때 어떤 기능 조건과 사용자 이동, 화면 상태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맥락을 짚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니패스트에서는 회의록과 기존 프로젝트를 연결해,
회의에서 바뀐 권한 정책이 현재 기획의 어느 부분을 건드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삭제는 소유자만 가능하다'는 결정이 기존 기획서에 어떻게 반영될지 AI가 변경안으로 보여주면,
사용자가 필요한 수정만 골라 수용하는 방식이죠. 이후 문서 전체 검토로 빠진 조건을 다시 살펴보고,
확정한 기획은 MCP를 통해 개발 도구가 참고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새 화면을 더 빨리 만드는 기능과 우열을 가리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정한 기준을 잃어버리지 않게 관리하고, 다음 작업으로 넘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의 중심 결과물
그렇다고 매니패스트를 Manus나 Genspark, UX Pilot보다 먼저 써야 하는 도구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조사 자료를 먼저 만들어도 되고, 프로토타입이나 화면을 확인한 뒤
거기서 발견한 조건을 기획에 반영해도 되죠. 순서는 팀마다 다르더라고요.
차이는 순서가 아니라 무엇을 중심 결과물로 삼느냐에 있습니다.
세 도구가 각자의 방식으로 조사 결과와 실행 가능한 앱, 화면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동안
매니패스트가 주로 다루는 대상은 제품에 필요한 결정입니다.
왜 만드는지는 PRD에,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는 기능명세서에 정리합니다.
사용자가 어떤 순서로 기능을 이용하는지는 유저플로우로 확인하고,
실제 화면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와이어프레임으로 이어집니다.
이 문서들은 따로 놓인 결과물이 아닙니다. 기능 조건이 하나 바뀌면 관련된 사용자 흐름과 화면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야 하죠. 그러려면 문서들이 같은 기획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방식이 항상 유리한 건 아닙니다.
결정할 조건이 적고 결과물을 빨리 눈으로 봐야 하는 일이라면,
기준부터 정리하는 과정이 오히려 돌아가는 길이 되죠.
반대로 여러 사람이 같은 기준을 보고 움직여야 하고 그 기준이 자주 바뀌는 일이라면,
어딘가에는 결정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도구의 순서가 아니라, 다음 사람이 참고할 기준이 남는지입니다.
매니패스트를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
먼저 아이디어나 기존 기획 자료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AI가 주요 사용자와 해결하려는 문제, 이번에 만들 범위처럼 아직 정하지 못한 내용을 질문하고, 답변을 PRD와 기능명세서 초안으로 정리합니다.
기획을 진행하며 새롭게 정해진 내용은 기획실에서 이어갑니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연결할 프로젝트를 선택하면 AI가 회의록과 기존 기획을 함께 읽고,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는 결정만 추려냅니다.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논의했다면 앞뒤 맥락과 최종 결론을 반영해 하나로 정리하고,
일정 공유나 담당자 배정처럼 기획과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은 의사결정과 구분하죠.
추출된 결과가 곧바로 기획서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사용자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 삭제할 수 있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항목은 선택지를 고르거나 보류할 수 있습니다. 확정한 결정을 PRD나 기능명세서에 연결할 때도 변경 전후를 비교해 승인하고, 거절하면 기존 기획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내용은 AI 매니와 채팅으로 더 논의할 수도 있죠.
기획서가 어느 정도 작성됐다면 문서 전체 검토로 지금 문서의 빈틈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기획실이 회의에서 새로 나온 결정을 기획서로 옮기는 기능이라면,
문서 검토는 이미 작성된 문서에서 빠진 조건을 찾는 기능이죠.
검토 대상은 PRD와 요구사항, 기능, 상세 기능명세이고 유저플로우와
와이어프레임은 현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개발, 사업, UX, 디자인, QA, 보안 여섯 관점에서 문서를 살펴보고,
구현하거나 운영할 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보여줍니다.
각 의견에는 중요도와 보완할 내용,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함께 표시됩니다.
발견된 항목은 해결하거나 보류할 수 있고,
바로 고치기 어려운 내용은 채팅으로 넘겨 수정 방향부터 논의할 수 있습니다.
두 기능 모두 AI가 제품의 정답을 대신 결정하거나 문서를 알아서 고치는 방식은 아닙니다.
기획실은 회의에서 나온 결정을 기획서 변경안으로 보여주고,
문서 검토는 작성자가 놓친 질문을 먼저 드러낼 뿐이죠.
어떤 제안과 수정안을 실제 기획에 반영할지는 각 단계에서 사람이 정합니다.
검토와 수정을 마친 기획 문서는 MCP를 통해 Cursor나 Claude Code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코드 에이전트는 매니패스트에 정리된 기능명세와 기획 구조를 읽고, 이를 구현의 기준으로 활용합니다.
※ MCP로 외부 개발 도구가 매니패스트의 최신 기획 문서를 불러와 개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편집 권한과 플랜 조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외부 도구에서
PRD, 요구사항, 기능, 상세 기능을 작성하거나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매니패스트에서 기획 내용이 변경되면 외부 도구가 최신 문서를
다시 불러와 바뀐 기준을 이어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만드는 속도보다 결정하는 속도가 중요해졌습니다
시장 조사와 여러 업무를 한 번에 맡기고 싶다면 Manus가 잘 맞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작동하는 앱을 확인하고 싶다면 Genspark가, 여러 화면을 설계하고 디자인 결과물을
개발팀에 전달하려면 UX Pilot이 더 가까운 선택이고요.
매니패스트는 다루는 범위가 조금 더 분명합니다.
아직 정하지 못한 정책과 예외가 많고, PRD와 기능명세서, 사용자 흐름을
팀의 기준으로 남겨야 할 때 쓰는 도구죠. 사업 기획서나 브랜드 제안서처럼 결과물을
빨리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일이라면 앞의 세 도구가 더 가깝습니다.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관계도 아닙니다.
프로토타입이나 화면에서 발견한 조건을 기획에 반영할 수도 있고,
정리한 기준을 다른 도구에 전달해 화면과 코드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AI 덕분에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계속 빨라질 겁니다.
그만큼 사람에게 남는 역할도 오히려 뚜렷해지죠.
무엇을 만들지, 누구를 위해 만들지, 어디까지 만들지를 결정하고 그 기준을 끝까지 지키는 일입니다.
이제 제품팀의 속도는 코드를 얼마나 빨리 쓰는지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좋은 결정을 얼마나 빨리 만들고, 바뀐 결정을 화면과 코드에
얼마나 정확히 이어갈 수 있는지가 다음 속도를 결정하니까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만들려는 것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그 문장에 '보고서'가 들어가는지, '앱'이 들어가는지, '화면'이 들어가는지,
아니면 '개발자가 그대로 따라올 기준'이 들어가는지.
그 단어 하나가 오늘 이 글의 답입니다.
이제 제품팀의 속도는 코드를 얼마나 빨리 쓰는지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좋은 결정을 얼마나 빨리 만들고, 바뀐 결정을 화면과 코드에 얼마나 정확히 이어갈 수 있는지가
다음 속도를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