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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미팅에서 목격한 최악의 한국 파운더 실수

파트너 미팅에서 목격한 최악의 한국 파운더 실수

 

딜을 IC에 올렸던 상황.

- 나는 이 딜에 진심이었다. ~10개월을 쿡킹했던 딜이고,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이번 딜에 우리와 함께 비딩하는 하우스는 없었다. 그만큼 공을 들였으니, 파운더는 우리 투자 조건에 맞출 의향이 컸고, 우리 하우스를 좋게 보고 있었으리.

- 당시 나는 다른 스타트업도 IC로 올리던 참이었고, 이렇게 심사역들은 수십, 수백 개의 딜을 1차적으로 검토하고는 티키타카가 되는 팀들을 3-5개 정도 추려서 한 시즌에/분기에 IC에 올리는 플로우로 일한다.

 

팀에 대해서.

- 파운더는 이번이 처음 창업이 아니었고, 이전엔 꽤 후속 단계의 Exit을 했던 연쇄 창업자였다.

- 좋은 대학교 출신에, 사업을 만들자마자 Enterprise 딜도 여럿 따왔다. Exit했던 경험이나 본인이 이룬 성공 대비 훨씬 더 검소하게 지내는 편이라 미국 허슬링 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핏이 예상되고

- 한국과 미국 둘 다 세일즈가 가능한 사람이었다.

 

IR 전략.

파트너 미팅이 진행되기 전, 파운더에게 여러 번 어떤 식으로 핏칭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드렸다.

1/ 원라이너를 간결하게 가고, 특히 좋은 트랙션은 후자로 미루고, 기술적 해자 관점에서 우리가 진행하는 Enterprise 계약들이 어떻게 데이터/워크플로우 해자를 만들지, 그래서

 

2/ 우리의 리텐션 지표가 왜 초기이지만 주목할 만한지, 계약 클로징까지 얼마나 빠르게 도달하는지(업계 평균 대비 2-3배)를 어필하자. 그리고

 

3/ 팀이 이전 창업에서 배웠던 경험들을 이번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창업가 스토리텔링의 연속성)를 필두로 어필하기를 권유드렸다.

 

그렇게 IR이 진행되었다.

피터: "안녕하세요 파트너님, 이번에 제가 소개드릴 파운더입니다. XX님은 연쇄창업가이시고 일전에는 ABC 아이템을 최종 XYZ 단계까지 성장, Exit시키신 경험이 있으십니다."

 

파운더: "안녕하세요 파트너님, 저는 XX라고 합니다. 제가 일단 준비한 트랙션 장표 보여드릴게요"

 

피터: "…??!!"

 

결과적으로 딜이 최종적으로 투자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심지어 후속 DD도 추진을 못 했다.

 

분석.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이 글의 골조가 챔피언 투자심사역의 가이드에 잘 따라서 IR해야 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일부분 맞겠지만, 좀 더 살펴보자.

 

1/ 가이드에 따르는 게 좋긴 하다.

맞다. 일단 파운더가 챔피언 투자자의 가이드에 맞춰 딜을 포지셔닝하는 건 필수적이다. 이 경우, 나는 처음부터 트랙션은 후자로 미루자고 했지만, 파운더는 그 의견을 무시하고 트랙션을 앞세웠다. 트랙션과 팀 백그라운드가 메인 펀치였다면, 일단 제일 큰 거 하나를 빌드업 또는 후속 로직 없이 날린 셈이다. 트랙션이 좋다고 시작했다면 '그럼 그 성과가 얼마나 탄탄한 거야?'라는 질문이 올 텐데, 기술적 해자가 후속 펀치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이 팀은 트랙션에 상응할 만한 로직이 준비된 게 없었다.

 

2/ 심사역의 잘못.

난 여기서 이 딜이 너무 아까워서, 나만 품고 있던 게 문제일 수도 있구나를 깨닫는다. 딜을 최종적으로 컨펌하는 파트너에게 어떤 딜들은 그 성격에 따라서 우리만 투자하는 그림이 더 리스크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다. 딜이 좋을 수 있지만, 라운드가 컸기에 혼자 담을 수 없는 라운드였고, 함께 딜을 자주 봤던 하우스에게도 한번 같이 검토를 했다면? 그래서 우리 내부에도 FOMO가 조성되고 객관성이 딜에 부여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후회가 드는 대목이다.

 

3/ 하나에만 꽂히면 안 된다.

"Exit한 연쇄창업가"라는 타이틀이 당시 내겐 너무나 큰 보증수표였다고 생각해 딜을 빨리 추진했는데, 오히려 이 경우는 더 조심스럽게, 아니 오히려 연쇄 창업가 타이틀의 기름기를 쫙 빼고 담백하게 기술과 프로덕트, 트랙션만 강조하는 딜로 포지셔닝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 파트너는 그 타이틀 또는 특정 포인트에 내가 휘둘렸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4/ 파운더가 너무 긴장했다.

첫 멘트의 실수부터, 프로덕트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 대응까지 모두 아쉬웠다. 스텝이 꼬여 그런지 파운더는 질문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고, 정리되지 않은 문장으로 Q&A를 대응했다.

대체적으로 긴장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긴장하는 파운더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제일 큰 이유는, 긴장한다는 건 대화를 자신이 짜온 틀 안에서만 하려 한다는 사인일 수 있어 정보의 정확성을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신뢰 비즈니스라 더욱 그렇다. 까다로운 스킬이긴 하지만, 긴장하더라도 긴장을 풀어야 하고, 긴장을 못 풀더라도 감정에 휘말려 질문을 잘 듣지 못하거나 정리 안 된 답변을 하면 그것도 레드 플래그가 된다. 어렵다.

 

참고로, 투자자는 사람됨을 간파하려 하기 때문에, 긴장했더라도 이를 숨기기 위해 기교를 부리거나 자신이 아닌 행동을 하는 것도 비추천한다.

 

5/ 연습 대상이 우리밖에 없었다.

집착했던 딜이라 그런지 내가 그동안 강조했던, 실전 연습을 많이 하는 방식의 IR 훈련을 스킵한 걸 미팅이 다 끝나가서야 알았다. 아끼는 자식에겐 다른 투자사 가서 따귀 맞고 와라를 안 했던 거다. 파운더도 처음 공식 파트너 IR이었던 거고, 예상 질문들을 충분히 현장에서 연습한 게 아니었다. 이게 가장 큰 패착이었다.

 

결론.

 

지표가 완벽해도, 팀 백그라운드가 완벽하더라도

무언가 시작부터 틀어진 딜을 되살리는 건 쉽지 않다. IR은 불공평하게도 첫인상이 때론 너무 크게 작용하며, 하나의 장점에만 너무 큰 확신을 해서도 안 되는 게임이다.

 

내 경험처럼, 이렇게 VC 하우스 내에 든든한 아군이 있더라도 딜이 안 되는 경우는 너무도 많다.

 

그러나 창업도 투자유치도 연습하면 된다. 많이, 자주 따귀 맞으러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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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Flatiron 가는길. 14th Street, NYC

 

· 실리콘밸리 파운더들을 위한 커뮤니티 Waitlist - https://forms.gle/PG5sTRr3UNqfLBcj8

 

· 미국 투자자는 숫자가 아니라 스토리에 투자한다 - https://lnkd.in/gqYyaX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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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Outsome

https://www.outsom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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