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명품을 구경하다 피식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이번이 그랬다. 미국 라바테크(Lava Tech)가 출시한 '롤리팝 스타(Lollipop Star)'는 이름 그대로 사탕인데, 물면 머릿속에서 노래가 흐른다.
스피커도 이어폰도 없이, 사탕 하나로.
원리는 골전도(骨傳導)다. 막대(스틱) 안에 초소형 진동모터와 회로·배터리가 들어 있어, 사탕을 물면 진동이 치아와 턱뼈를 타고 곧장 내이(內耳)로 전달된다. 공기가 아니라 뼈로 소리가 오니 옆 사람에겐 안 들리고 나만 듣는다. 가격은 8.99달러, 맛과 곡을 짝지어 판다 — 복숭아맛엔 아이스 스파이스, 블루베리맛엔 에이콘처럼 팝스타를 얹었다. 말하자면 '먹는 웨어러블 오디오'다.
▲ CES 2026에서 공개된 롤리팝 스타 (영상: YouTube)
귀엽다는 감상은 여기까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특허 - '먹는 골전도'는 이미 남의 땅일 수 있다
이 발명의 기술적 본질은 골전도 음향 모듈(진동모터+구동회로+배터리)을 사탕 스틱에 넣어 치아·턱뼈로 소리를 전달하는 데 있다. 분류로 보면 골전도 음향(H04R), 과자(A23G), 완구·노벨티가 겹치는 영역이다. 정말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 같지만, 특허를 살펴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다.

https://patents.google.com/patent/CN203722822U/en
위 실용신안은 2014년에 출원된 중국 실용신안 CN203722822U는 아예 '치아전도 뮤지컬 롤리팝'으로, 뮤직박스에 오디오 디코더칩·앰프·리튬배터리·진동 트랜스듀서를 담아 롤리팝을 붙인 구조를 이미 보여준다. 게다가 미국특허 US12262169B2('Bone conduction sound generating based lollipop…')는 Thunder Blast Technology라는 다른 회사가 보유한 등록특허다. 즉 '골전도 사탕'은 개념도 공지돼 있고, 심지어 등록권리까지 존재한다.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12262169B2
물론 Thunder Blast Technology 가 Lava Brand Inc. 에 실시권을 준 것일 수도 있다. 여하튼 롤리팝 스타의 승부처는 두 갈래다. 하나는 특허성 — 기존과 다른 구체적 구성(일회성 사탕과 재사용 모듈의 결합·위생 구조, 곡 큐레이션·스트리밍 시스템, 특정 구동방식 등)만 좁게 확보할 수 있다. 다른 하나,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자유실시(FTO, Freedom To Operate)다. 만약 두 회사가 서로 관계가 없는 회사라면, 'Lava Brand Inc. 는 남의 등록특허(US12262169B2 같은)를 침해하지 않고 미국에서 팔 수 있는가?'를 먼저 검토해야한다. 변리사로서 이 제품에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말은 '신기하다'가 아니라 '출시 전에 선행·타사권리 조사(FTO)부터 하셨나?'이다.

Lava Brand Inc. 홈페이지 https://www.lavatechbrands.com/
상표 - 미국 브랜드인데, 한국 출원인은 베이징 회사
직업병이 발동해 KIPRIS로 국내 상표를 뒤져봤다. 'LOLLIPOPSTAR'가 이미 한국에 출원돼 있었다. 흥미로운 건 출원인이 언론에 소개된 'US 기반 Lava Tech'가 아니라 베이징 라바테크 디벨롭먼트(Beijing Lava Tech Development)라는 중국 법인이라는 점이다. Lava Brand Inc. 는 미국법인이지만, 이름이 거의 유사한 Beijing Lava Tech Development 라는 회사가 '롤리팝 스타(Lollipop Star)' 상표를 출원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연결관계가 보인다. 게다가 전자기기를 겨냥한 제9류와 과자·사탕을 겨냥한 제30류에 나란히 걸어 두었다(둘 다 아직 심사 중인 출원). 제품이 '전자기기이자 과자'인 하이브리드라, 상표도 양쪽 상품류를 동시에 덮는 것이다. 국내 진출을 노린다면 브랜드의 실제 권리자(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명확히 해두는 일이 먼저다.
LOLLIPOPSTAR
상표 견본 · 표준문자(도형 요소 없음)
· 출원인 : 베이징 라바테크 디벨롭먼트 (Beijing Lava Tech Development)
· 제9류(전자기기) — 출원 4020260023710 (2026-02-03)
· 제30류(과자·사탕) — 출원 4020260122029 (2026-06-17)
· 상태 : 국내 심사 중(출원)
출처 : KIPRIS 상표검색

디자인 - 사탕이 아니라 '기기의 외관'
외관도 엄연한 권리의 대상이다. 사탕과, 전자 모듈이 든 손잡이가 이루는 형상, 별(Star) 모티프, 셀럽별 색과 패키지는 디자인권(디자인보호법)이나 트레이드드레스로 보호할 수 있다. 먹고 나면 사라지는 사탕과 달리 손잡이 기기는 남으니, 보호의 무게중심도 '식품'보다 '기기의 외관' 쪽으로 옮겨간다. 이런 유형의 제품을 만들 예정인 창업가라면 디자인출원도 전략적으로 해야할 것이다.
맺음말
롤리팝 스타가 잘 보여주는 건, '먹는 가젯'의 IP는 식품과 전자의 경계에서 겹친다는 사실이다. 특허는 골전도 기술과 결합구조, 상표는 제9류·제30류 양쪽, 디자인은 기기 외관까지. 다각도에서 보호막을 쳐놔야 한다.
원문 : https://uhm.kr/REVIEW/?bmode=view&idx=172556658
사탕을 좋아하는 변리사, 엄정한
eomtan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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