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초토화군단’는 회사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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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간 나는 게으름이라는 내면의 돼지새끼에게 완벽히 패배했다.
사실 고백하자면, 모두의창업 1기에 떨어지고 나서 “마음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라고 글도 썼지만, 목표로 했던 것들이 조금씩 흐릿해지자 떨어진 의욕이 쉽사리 올라오지 않았다. 때마침 몸 컨디션도 안 좋아졌고, 집안일 이슈도 있어서 창업 준비에 집중도 못했다. 이것 역시 핑계밖에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정신줄을 놓은 채… 그냥 저냥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창업 준비를 하면서 좋은 데일리 루틴 중 하나였던 달리기와 독서도 이전처럼 타이트하게 진행하지 않았다.
26년 06월 22일에 있었던 일
다시 무기력함이 내 몸을 점차 감싸고 있었다. “몸이 안 좋다”, “시간이 없다” 같은 핑계들로 자기 합리화하면서, 목표로 했던 데일리 루틴들이 흐릿해지고 있었다.
사랑니를 뺐던 옆의 치아가 너무 아파서,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곧장 치과로 갔다. 진료를 받는 동안, 이상하게도 ‘일을 의욕적으로 하지도 않으면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과 진료를 받고 “출근 안 하는 김에” 10시에 오픈하는 미용실에 가서 이발도 했다. 미용사가 자기 머리를 감고 드라이하는 중이라, 처음에는 뭔가 손님 응대가 친절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받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머리를 깔끔하게 잘 깎아 줘서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숙제라고 느꼈던 일들이, 막상 해보면 쉽고 끝내고 나면 기분이 좋네. 처음엔 별로여도 끝까지 해보면 감정이 달라질 수 있네.”
오후 일과를 보내고, 막연하게 “다시 뛰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쯤 다시 나가서 뛰었다.
2~3일 만에 다시 뛰어서인지 초반부터 숨이 많이 찼다. 힘들어서 멈출까도 생각했다. 러닝 코스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벌레들도 많이 모여서 더 힘들었다.
그런데 멈추면 다시 달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속도를 조금 줄이면서 계속 달렸다. 이전에는 달리면서 잡생각이 많았는데, 특히 이상하게 과거에 창피했던 사건들만 떠올랐었다. 그런데 그날은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달리기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호흡과 다리 상태에 집중하면서 달렸다.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고 목표로 했던 최종 코스는 하천 다리 밑이었다. 그런데 달리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다리 밑을 통과해 있었다. 숨은 가빴지만, 더 달릴 수 있었다. 그다음 하천 다리까지도 달리고 있었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창피했던 일들이 아니라, 내가 자랑스럽게 성취했던 일들이 리마인드되었다. 그리고 다음 목표였던 “다음 하천 다리”까지 도착한 뒤 달리기를 멈췄다.
기분이 좋았다. 성취감이 있었다. 하천의 풍경도 아름다웠다.
항상 힘들어서 목표했던 곳까지만 도달하고 돌아왔던 때보다 조금 더 나아갔다. 하지만 조금 더 멀리 갔을 때의 성취감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오늘 오후에는 너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초기 거리의 2배를 달려 보려고 한다.
안 되더라도, 한번 해보자.
달리기 도전의 역사
20대 중후반쯤이었던 것 같다. 예전 TV 프로그램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였나? 거기서 「나는 달린다」라는 책을 소개했는데, 제목이 주체적인 느낌으로 임팩트가 있어서 그 당시 정말 드물게 책을 하나 사서 봤다.
저자는 요시카 피셔라는 독일 사람인데, 달리기를 통해 육체적·정신적 위기를 극복한 이야기다. 독일 외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인데 책 내용에서는 달리기를 통해 크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그런데 뉴스에서 UN 같은 곳에서 독일 대표로 보이는 요시카 피셔를 우연히 봤을 때, 다시 육중한 몸으로 등장해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 내용을 다시 찾아보면,
“타인과 경쟁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해 달렸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 문장을 떠올리면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나는 20대와 30대에 종종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했지만, 사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음악 감상 시간’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서 페이스도 일정하지 않았고, 전력질주하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실제로 뛰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고,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하나의 계기가 된 일: 유튜브 출연
과거 재직 중이던 회사에 갑작스럽게 유튜브 출연 제안이 왔다. 회사 서비스를 체험하는 주제였는데, 막상 출연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마지못해 떠밀리듯 출연이 결정됐다.
그때는 매주 술 먹고 폭식하던 일상이라… 이런 상태로 유튜브에 출연하면 내 인생 흑역사로 영원히 박제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식단 관리와 달리기를 최대한 했고, 그때 처음으로 러너스 하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다. 유튜브 출연 직전에는 몸을 정말 가볍게 만들었다. 몸이 가벼워지니 에너지도 생기고,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목표를 달성하니, 다시 술 먹고 폭식하는 나로 돌아갔다. 마음속으로 “아, 다시 달려야 하는데…”라고 외치면서도 또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다.
내 나이 40세. 돌이켜보면, 강한 동기부여와 목표가 정해지지 않는다면 다시 게으름이라는 내면의 돼지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때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한 회사의 대표이고, 가정을 지켜야 하는 가장이다. 돼지가 될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 정말 2배 거리로 달리자~!
(Ich habe meinen inneren Schweinehund besie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