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이캔두 솔로프리너, ‘쏠프’]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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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0 → 56억
회사를 살린 건 새로운 기능이 아니라 명확한 서비스 설명 ‘한 줄’이었다
“그래서…이 회사는 뭐 하는 곳이에요?”
이 질문 듣고 머릿속이 하얘진 경험이 있다면, 이 글의 당신을 위한 글입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는 이런 질문을 받는 순간 자기 제품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저희는 고객 교육도 하고요…”
“로열티 프로그램도 있고요…”
“CRM(고객 관계 관리)도 하고요…”
그걸 듣고있던 고객의 눈빛이 점점 흐려져 가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미국의 SaaS 스타트업 알리아(Alia)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팀은 이 질문 하나로 끝까지 고민했고, 그 결과 연매출(ARR) 0에서 56억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평범한 대학생 팀, 평범한 실패
알리아의 창업자는 션 아로라, 코리 길, 빌 월러스.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에 다니던 학생들이었습니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션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자사 쇼핑몰을 도와주다가
이커머스 운영의 비효율을 발견했고,
“이 문제를 해결해줄 툴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고객은 조금씩 늘었지만 미팅마다 같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뭐 하는 회사죠?”
그들 스스로도 답이 흐릿했습니다.
교육 툴 같기도 하고,
로열티 툴 같기도 하고,
광고 팝업 기능도 있고.
모든 걸 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명확하게 하나로 떠오르지 않는 회사.
이 상태가 얼마나 회사에 치명적인지, 한 번이라도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겁니다.
전환점은 ‘기능’이 아니라 ‘인식’이었다
전환점은 의외로 제품 회의가 아니었습니다.
션은 에이프릴 던포드의 책『Obviously Awesome』을 읽고서, 팀에 이런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고객은 우리를 뭐라고 생각할까?”
그리고 내부에서 내린 솔직한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그냥 팝업 툴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아니야, 우리는 그 이상이야.”
“고객이 아직 우리를 잘 몰라서 그래.”
알리아는 그 반대로 갔습니다.
“그럼, 팝업만 하자”
그들은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는 팝업만 하는 회사다.”
이 한 줄이 회사의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더 좋은 CRM이라고 설득하지도 않았고,
더 많은 기능을 강조하지도 않았습니다.
"고객이 이미 그렇게 보고 있다면, 그 인식을 부정하지 않고
‘정답’으로 만들자"라고 선택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알리아가 “작지만 명확한 회사”가 되려고 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고객 머릿속에 들어가 있던 하나의 단어를 공식적인 자기소개로 승격시켰을 뿐입니다.
한 문장을 현실로 만든 4가지 실행
그 한 줄은 슬로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알리아는 이 문장을 실제 회사 운영 전체에 적용했습니다.
1️. 웹사이트를 다시 썼다
태그라인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The next generation of popups
메뉴도, 설명도, 사례도 모두 ‘팝업’이라는 맥락 하나로 재구성했습니다.
우리가 왜 좋은지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에 특화된 회사인지만 남겼습니다.
2️. 콘텐츠로 인식을 고정했다
블로그, SNS, 데모 영상까지 모든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팝업 = 알리아
다른 기능은 숨겼습니다.
알려주고 싶어도 참았습니다.
그 결과, 자연 유입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3. 세일즈 첫 문장을 바꿨다
고객과의 미팅은 항상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팝업하는 회사입니다.”
설명이 줄어드니 미팅 시간도 줄고, 결정도 빨라졌습니다. 성사율은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4️. 내부 언어를 통일했다
세일즈, 고객지원, 제품 회의까지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이게 팝업 전문 회사다운 선택인가?”
조직의 속도와 집중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쏠프의 원 포인트: 한 번에 갈아엎지 않았다
알리아는 리브랜딩 쇼를 하지 않았습니다.
세일즈 첫 문장부터 테스트하고, 반응을 확인한 뒤,
콘텐츠 → 웹사이트 → 내부 언어로 점진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작게 바꾸고,
지표로 확인하고,
되는 것만 키웠습니다.
지금의 알리아
알리아는 외부 투자 없이 부트스트랩으로 운영되는 팀 12명의 SaaS 스타트업입니다.
고객사는 1,500곳 이상의 커머스 브랜드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나이키와 탐스 같은 글로벌 DTC 브랜드들도 실제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나 대기업 계약으로 성장한 회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환율이 올라가느냐”
이 기준 하나로 선택받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기업보다 빠르고,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이유도 단순합니다.
투자자 보고용 전략이 아니라,
고객 반응 하나로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자 션이 남긴 말
“한 가지를 해라.
그리고 그걸 미친 듯이 잘해라.”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목표는 만 명의 고객이 아니다.
다음 한 명의 고객이다.”
성장하지 않는 스타트업이 피하는 질문
이 질문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정상입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그걸 한 문장으로 아직 정리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지금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고객은 지금 나를 뭐라고 부르고 있을까?
(내가 되고 싶은 이름 말고)
그 인식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선택을
나는 피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우리 회사의 ‘첫 문장’은 무엇인가?
성장은 기적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정체성을 정리한 결과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고객의 머릿속에서 어떤 한 줄로 불리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