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경쟁사가 내 특허를 피해서 제품을 출시했다고요?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호준 변리사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뵙다 보면, 밤잠을 설치며 이런 고민을 토로하실 때가 있습니다.

"변리사님, 경쟁사가 우리 특허를 교묘하게 피해서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특허 내봤자 아무 소용 없는 거 아닌가요? 괜히 기술만 공개한 것 같아 억울합니다."

피땀 흘려 만든 기술인데, 경쟁사가 보란 듯이 시장에 들어오면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하지만 저는 그럴 때마다 대표님들께 오히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대표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표님의 특허가 아주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오늘 그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키보드를 들었습니다.

1. 특허는 '기능'이 아니라 '고난'을 선물합니다.

많은 분들이 특허가 '기능(Function)' 그 자체를 독점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특허는 기능이 아니라, 그 기능을 구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길(수단)’을 보호합니다.

쉬운 예로, 자동차의 ‘스마트 키 시스템’을 예로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전파(UWB)를 이용해 키를 주머니에 넣고만 있어도 문이 열리는 '완벽한 길'을 특허로 선점했다고 칩시다.

후발주자인 경쟁사는 여러분의 특허에 막혀 이 '가장 좋은 길'을 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문을 여는 기능은 넣어야 하죠. 결국 그들은 고민 끝에 ‘카메라’로 사람을 인식해서 문을 여는 ‘우회로’를 택합니다.

2. 경쟁사가 '열화된 버전'을 택하게 만드는 힘

겉보기엔 똑같이 '문이 열리는 차'입니다. 창업자는 여기서 "특허가 뚫렸다"고 좌절하죠. 하지만 기술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경쟁사는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특허 때문에 경쟁사가 선택한 '카메라 방식'은 명확한 약점이 있거든요.

사용성: 옆 차에 가려지거나, 짐을 들고 있으면 문이 안 열립니다.

환경: 비가 오거나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서는 인식이 잘 안됩니다.

비용: 시스템 구축 비용은 비싸고, 배터리 소모도 심합니다.

경쟁사는 여러분의 특허 장벽 때문에 ‘품질은 떨어지는데 비용은 더 드는 방식’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특허가 주는 ‘경쟁 우위(Competitive Edge)’입니다. 특허는 경쟁자의 진입 자체를 막는 벽이 아니라, 경쟁자를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길'로 몰아넣는 양치기와 같습니다.

3. 특허가 없었다면 벌어졌을 '자본 전쟁'

만약 그 특허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경쟁사는 고민 없이 여러분과 똑같은 방식을, 똑같은 비용으로 베꼈을 겁니다.

기술적 격차가 사라지는 순간, 싸움의 규칙은 바뀝니다. 이제 ‘누가 더 기술이 좋은가’가 아니라 ‘누가 더 돈이 많은가’의 싸움, 즉 자본 전쟁이 시작됩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에게 이보다 끔찍한 시나리오는 없습니다.

마치며: 회피 설계는 당신이 옳다는 증거

경쟁사가 여러분의 특허를 피해 어렵게 돌아오고 있나요? 그들이 더 복잡한 기술을 쓰느라 땀을 흘리고 있나요?

그렇다면 안심하십시오. 여러분은 여전히 ‘오리지널의 품격’과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회피 설계는 여러분의 기술이 시장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인정입니다.

특허라는 무기를 의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특허는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아주 훌륭히 해내고 있습니다.

[함께 생각하기] 혹시 경쟁사의 진입 때문에 불안하신가요? 혹은 우리 기술의 방어 전략이 고민되시나요? 댓글로 편하게 질문 남겨주시면, 변리사의 관점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글: 이호준 변리사 (ABC 특허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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