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쿼이아 캐피털을 이끄는 로엘로프 보타가 두 번에 걸쳐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벤처 투자는 수익 없는 리스크에 불과하다." PayPal, YouTube, Square를 키워낸 전설이 자기 업계를 정면 비판한 셈.

• 2025년 VC 투자금 2,500억 달러 넘게 투입됐지만, 10억 달러급 엑싯은 고작 20개
• 돈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밸류가 터지고, 인재는 희석되고, 엑싯은 막힘
• 결과? 위험은 그대로인데 수익만 증발. 시스템 자체가 과부하 상태

1. 💥 세쿼이아가 "돈이 너무 많다"고 말할 때

• 보타의 직격탄: All-In 팟캐스트와 Uncapped에서 연거푸 같은 메시지 반복
• "실리콘밸리에 돈을 더 쏟아붓는다고 위대한 기업이 더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진짜 중요한 회사들이 묻힌다"
• 세쿼이아 = 실리콘밸리의 바로미터. 이들이 자기 모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건 업계 전체의 신호탄

AI 자금 블랙홀 현상:

• OpenAI, Anthropic, Scale AI 같은 거대 AI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 집중
• 나머지 섹터는 사실상 자금 가뭄
• AI의 잠재력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소수 영역에 너무 쏠렸다는 진단

체감상 벤처의 "대제사장"들이 자기 복음을 의심하기 시작한 시점. 뭔가 근본적으로 틀어졌다는 방증.

2. 📊 수학이 말해주는 잔혹한 현실

투입 vs 산출의 괴리:

• 글로벌 VC 투자금: 2,500억 달러 돌파 (PitchBook 3분기 기준)
• 실제 10억 달러급 엑싯: 연간 20개 수준에 정체
• 딜 건수는 줄고, 자금은 소수 메가라운드에 집중
• 상위 10% 라운드가 전체 투자금의 절반 이상 차지

유니콘의 함정:

• 50억 달러 이상 밸류 기업 수는 역대 최고
• 하지만 이들은 상장을 미루고 프라이빗 시장에 더 오래 머무름
• 결과? LP들은 유동성 회수 못 하고 장부상 수익만 쌓임

엑싯 시장 냉각:

• 2025년 엑싯 가치 약 2,000억 달러 (2021년 정점 대비 1/4 수준)
• 투자금 투입량은 거의 안 줄었는데, 출구는 막힘
• 보타의 비유: "이 정도 자본을 정당화하려면 연간 50개의 Figma가 필요한데, 우리는 근처도 못 감"

벤처는 평균이 아니라 아웃라이어(극단값)로 돌아가는 게임. 근데 지금은 수천 개 펀드가 같은 유니콘 몇 개를 쫓는 중. 파워로 룰렛을 돌리는데 잭팟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3. 🔥 돈이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되는 이유

💸 밸류에이션 인플레이션

• 과잉 유동성이 진입 가격을 비이성적으로 끌어올림
• 엑싯 배수는 압축되는데 투입 비용은 치솟음 → IRR 붕괴
• 예전엔 10배였던 게 이제 2배, 심하면 마크다운

Figma 사례:

• IPO 첫날 250% 급등했지만, 4개월 만에 공모가($33) 아래로 추락
• 비즈니스가 망한 게 아니라, 프라이빗 밸류가 공개 시장이 감당 못 할 수준까지 부풀려졌던 것
• 거의 완벽한 회사도 마크를 유지 못 하면, 이건 시스템 문제

AI 메가라운드의 딜레마:

• OpenAI 400억 달러 라운드, Anthropic 18개월간 수십억 달러 조달
• 회사는 훌륭하지만, 캡테이블에 쌓인 자본이 엑싯 기준선을 너무 높여버림
• 나중 투자자들은 엄청난 성공에도 IRR 못 건지는 구조

👥 인재 희석

• 자금 폭증 → 스타트업 난립 → 팀 구성 분산
• 모든 스타트업이 강력한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것도, 모든 팀이 실행력 있는 것도 아님
• 실행 품질이 시스템적으로 떨어짐
• 파워로 세계에서는 작은 실수도 아웃라이어 될 기회를 날림

🚪 엑싯 병목

• 공개 시장은 흡수 가능한 상장 건수에 한계
• M&A 의욕도 약함
• 2025년 중반 기준, 글로벌 엑싯 가치는 여전히 2021년 피크의 일부
• 18개월 안에 상장하던 회사들이 이제 4~5년 대기
• 기다린다고 유동성이 오는 게 아닌데, 스타트업 펀딩이 대기 게임이 되면 수익은 증발

🔁 자본 피드백 루프

• 약한 수익 → LP들 신중해짐 → 재투자(리커밋) 감소
• DPI(실제 배분 수익) 정체
• LP들은 세컨더리 시장으로 이동, GP들에게 압박
• GP들은 펀드 기간 연장하거나 후속 라운드 무리하게 리드해서 마크업 유지
• 악순환의 고리: 약한 리턴 → 조심스러운 LP → 홀딩 기간 연장 → 시장 정체

시스템이 자체 수학보다 커져버린 상태. 돈은 빠르게 들어오는데 유동성은 느리게 빠져나감. 결과는 탈구, 그냥 저성과가 아니라.

4. 🎯 창업자와 LP, 각자의 생존법

창업자: 더 어려운 펀딩, 더 똑똑한 스케일링

• 자금은 여전히 있지만 "모든 곳"에 있지는 않음
• 2025년 자금은 AI, 린 스타트업, 국방 테크에 선택적으로 집중

2021년 쉽게 조달하던 창업자들, 이제는 다른 게임:

• 모든 달러가 가치를 입증해야 함
• 너무 많이, 너무 일찍 조달하면 역효과 (밸류 부풀려서 비현실적 성장 곡선에 갇힘)
• 빠르게 태우고, 마일스톤 놓치고, 리셋 못함
• 테크크런치 헤드라인엔 좋은데 실제 회사 성장 궤도에선 독

지금 살아남는 창업자 유형:

• 자본 규율 + 전략적 깊이 결합
•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조달
• 시장 크기가 아니라 마진 중심으로 구축
• 희석을 비용으로 취급 (유예가 아니라)
• 리스크 오프 사이클에서는 과대광고 뒤로, 최고의 해자는 운영 레버리지

LP: 인덱싱에서 의도성으로

• NVCA 기준 2025년 VC 펀드레이징은 2017년 수준으로 급락
• LP들이 관심 없어서가 아니라, 참여 방식을 재고 중

큰 변화:

• 벤처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자산 클래스가 아님
• 시장을 사서 중간 수익 기대하는 건 안 통함
• 개별 매니저를 언더라이트해야 함 (전략, 판단력, 규율, 트랙레코드 기준)

최고의 LP들은 이미:

• 다각화 중단, 집중 시작
• 자본을 조심스럽게 페이싱
• 세컨더리, 코인베스트 권리 협상
• 카테고리로서의 벤처가 아니라, 여전히 엣지 있는 소수 GP에 베팅

VC 리턴이 고르지 않고 엑싯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선택성이 기본값.

5. 🔮 벤처 캐피털, 다음 행선지

AI = 중력 우물

• 2025년 중반 기준, 글로벌 벤처 자금의 60% 이상이 AI로
• 단순 섹터가 아니라 사실상 포스 필드
•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론티어 컴퓨팅 주변으로 자본·인재·인프라 쏠림

집중 리스크:

• LP들은 같은 소수 펀드에 과다 노출
• GP들은 같은 테제 공간에 몰림
• 인접 카테고리 스타트업들은 "AI" 리브랜딩 아니면 캡테이블 말라감
• AI는 다음 10년을 정의하겠지만, 벤처 측면에선 제로섬 경기장
• 대부분 수익은 소수 기업에 집중, 나머지는 증발

롤업 & 벤처-PE 하이브리드 부상

• 일부 투자자들은 수평 확장 중 (한 스타트업 베팅이 아니라 클러스터 사서 엮기)
• "벤처 롤업" 모델 성장: 자본 효율적인 SaaS나 인프라-AI 기업들을 낮은 배수로 인수 → 통합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전략적 바이어나 공개 시장에 판매
• PE에서 빌려온 모델을 스타트업 속도로 실행
• 초기 단계 베팅보다 덜 낭만적이지만, 유동성 부족한 세상에서 집합이 선택지 만들어줌

Evergreen & RIA 스타일 펀드

• 표준 10년 클로즈드엔드 구조가 현대 스타트업 궤적과 점점 안 맞음
• 회사들은 엑싯까지 더 오래 걸리고, LP들은 유동성 선택권 원하고, GP들은 페이싱과 복리 유연성 필요

Evergreen 벤처 모델 등장:

• 고정 기간 없는 펀드
• RIA 스타일 구조로 모델링 (수수료가 장부 마크업이 아니라 실현 성과에 연동)
• General Catalyst, Lightspeed, Sequoia 같은 대형 펀드들이 실험 중
• 시간이 유동성의 적인 세상에서, 새 구조가 벤처의 다음 프론티어일 수도

전문화 르네상스

• 제너럴리스트 시대는 저물어감
• LP 신뢰와 창업자 마음점유율을 얻는 펀드 = 도메인 엣지 있는 곳
• 바이오, 기후, 국방, AI, 핀테크 인프라 같은 딥 섹터 특화 VC들

전문화의 장점:

• 운영 우위: 깊은 네트워크, 규제 유창성, 기술 창업자와의 진짜 공감
• 더 회의적이고 리스크 선택적인 세상에서, 브랜드보다 맥락이 중요
• 앞으로는 "멀티스테이지" 전략 줄고, 수직화되고 확신 주도형 플랫폼 늘어날 것

적은 펀드, 깊은 확신

• 벤처가 죽는 건 아니지만, 현실에 맞게 리사이징 중
• 장부 수익, 느슨한 마크업, 핫 라운드 근접성에 의존하던 롱테일 평범한 펀드들 → 살아남기 힘듦
• 새 균형점은 더 작고, 더 타이트하고, 더 신뢰받는 구조
• 적은 로고, 더 많은 시그널

창업자에게 좋은 소식:

• 관광객 체크 줄어듦
• 실제로 나타나는 리드 파트너들 늘어남

LP에게:

• 넓게 말고 깊게

6. 🌅 벤처의 필연적 리셋

"Investing in venture is a return-free risk."

로엘로프 보타는 이걸 조사(弔辭)로 한 게 아니다. 진단이자, 암묵적으로는 처방전.

지난 몇 년이 드러낸 것들:

• 과잉 자본이 확신보다 빠르게 모였고
• 과잉 밸류가 결과와 단절됐고
• 펀딩 머신이 신호 대신 속도로 돌아갔음

엔진 재조정이 늦었다.

다음 챕터는:

• 더 작고, 더 느리고, 더 스마트할 것
• 장부 마크업보다 실현 임팩트
• 프론티어 쫓기보다 깊이 있는 혁신 언더라이팅
• 덜 시끄럽겠지만, 더 건강할 수도

각자의 초대장:

• 창업자 → 지속 가능성 중심으로 구축. 과대광고 쫓지 말 것
• GP → 엣지 갈고 다음 할당 벌어라
• LP → 인덱싱 그만두고 선택 시작하라

자본이 더 이상 병목이 아닌 세상에서, 판단력이 차별화 요소.

한 챕터가 닫히면서, 다른 하나가 열린다. 이게 벤처 캐피털에게 더 나은 챕터의 시작일 수도 있다.

✍️ 마무리 코멘트

세쿼이아 같은 톱티어가 자기 업계를 정면 비판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시스템이 임계점에 왔다는 신호.

2021년 광풍 이후 벤처는 "돈 많으면 혁신 많다"는 단순 공식이 깨진 걸 목격했다. 오히려 돈이 너무 많으면 밸류는 터지고, 인재는 흩어지고, 엑싯은 막힌다.

이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스프레이 앤 프레이는 끝. 파워로 룰렛의 잭팟도 줄었다. 남은 건 판단력, 규율, 그리고 진짜 아웃라이어를 알아보는 눈.

창업자든, LP든, GP든 - 생존의 키는 하나다. 선택과 집중.

Source: Has Venture Capital Become “Return-Free Ri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