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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가 휴지조각 된 NFT 시장, 월마트를 점령한 펭귄

 

광기 버블 NFT에서 살아남은 꽃

모두가 NFT는 끝났다고 말한다.
2021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수많은 디지털 아트 프로젝트들의 가격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오픈씨의 거래량은 전성기 대비 99퍼센트 증발했다.
디지털 이미지 파일 하나에 수십억을 태우던 광기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그 폐허 속에서 아마존과 월마트의 장난감 코너를 점령한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퍼지 펭귄이다.
이들은 망해가던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그리고 이들의 생존 방식이 2025년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디지털 조각에서 글로벌 IP 제국으로

“우리는 단순히 NFT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100년 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이 펭귄을 사랑하게 만들면 됩니다.”

퍼지 펭귄(Pudgy Penguins)의 CEO 루카 네츠(Luca Netz)가 프로젝트 인수 직후 밝혔던 포부다.

 

퍼지 펭귄은 초기 경영진의 실패로 한때 사기 의혹까지 받으며 가치가 바닥을 쳤던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2022년, 연쇄 창업가 루카 네츠가 이 프로젝트를 250만 달러에 인수하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의 전략은 명확했다.
NFT를 파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IP)를 팔겠다는 것.

그는 즉시 귀여운 펭귄 캐릭터를 활용해 실물 인형을 제작했다.
모니터 속의 펭귄을 끄집어내어 아이들이 끌어안고 잘 수 있는 폭신한 인형으로 만든것이다.
그리고 이를 세계 최대 유통망인 월마트와 타겟, 아마존에 입점시켰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출시 1년도 안 되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75만 개 이상이 팔렸다.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산 것이 아니라, 그저 귀여워서 지갑을 열었다.
이것이 본질적인 차이다. 기술은 거들 뿐, 사람을 움직이는 건 결국 감각적인 경험이다.

 

 

커뮤니티가 곧 마케터

퍼지 펭귄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그리고 움짤 시장을 장악했다.
귀여운 펭귄이 춤추거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이미지들은
암호화폐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퍼져나갔다.
단순히 가격에만 눈을 멀게하는 광기어린 시장에서 스토리를 접목 시킨것이다.
이는 캐릭터의 생명력을 부여하고 서사를 만들어 간다.
이러한 대중적인 인지도는 기존의 홀더들에게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내 펭귄이 유명해질수록 내가 가진 자산의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홀더들은 자발적으로 펭귄 IP를 활용해 굿즈를 만들거나 카페를 열며 브랜드를 홍보한다.

과거의 NFT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었다면
지금의 퍼지 펭귄은 긍정적이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공유하는 소셜 화폐로서 기능한다.
가격 방어는 세력의 개입이 아니라 이러한 탄탄한 팬덤과 실물 경제의 매출이 뒷받침하고 있다.

 

 

트로이 목마 전략, 기술을 숨겨라

퍼지 펭귄의 가장 영리한 지점은 웹3 기술을 트로이 목마처럼 숨겨두었다는 점이다.
마트에서 아이들이 부모님을 졸라 펭귄 인형을 산다.
인형에는 QR 코드가 달린 출생증명서가 들어있다.
아이들이 이 코드를 스캔하고 퍼지 월드라는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그 즉시 자신만의 디지털 펭귄 캐릭터가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지갑 연결이나 가스비 그리고 이더리움 같은 복잡한 단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메일 로그인 한 번이면 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순간 아이들에게 블록체인 지갑이 생성되고 인형의 디지털 버전이 지급된다.
사용자는 자신이 블록체인 게임을 하는지조차 모르게 자연스럽게 생태계로 들어온다.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경험과 재미를 먼저 주고 기술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돌려버린 것이다.
이것이 2025년 현재 살아남은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블록체인의 대중화 방식이다.

 

기술 위에 이야기를 씌우자

퍼지 펭귄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준다.
브랜드의 가치는 그 기술 위에 어떤 이야기를 얹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 NFT라는 기술 자체는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단어를 지울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디자인과 브랜딩을 업으로 삼는 내 입장에서도 이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희소성을 증명하는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기술 위에 어떤 매력적인 IP를 얹을 것인가?
그리고 그 IP를 어떻게 온라인 화면 밖으로 끄집어내어 대중의 손에 쥐어줄 것인가가 핵심이다.
기술은 보이지 않게 설계하고 감동은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지금 시대의 살아남는 본질임을 배울 수 있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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