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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넷플릭스는 '웬즈데이 장작불 ASMR 1시간' 콘텐츠를 제작했을까?

1. 팬데믹 때 시청자들이 집에 갇히기 시작하면서, 유튜브에서 폭증한 카테고리는 '잠잘 때 듣는 빗소리 10시간' 영상이다.

2. 첫 번째 이유는, 집 밖으로 나가 자연의 소리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데 이를 할 수 없으니 유튜브로 대리 체험을 한 것. 파도 소리, 빗소리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듣는 빗소리', '텐트에서 듣는 빗소리', '천둥 치는 빗소리', '숲속의 빗소리', '장독대', '한옥'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3. 두 번째 이유는 오디오 디바이스의 대중화다. 빅데이터 전문 연구 플랫폼 생활변화관측소에 따르면, 직장인은 ZOOM 회의를 위해, 아이는 귀 건강을 위해 부모들이 오디오 디바이스를 구매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이 연결된 게 결국 2023년경 유행한 에어팟 맥스 기반 패션이며, 2025년 현재는 이 흐름이 빠진 상태다.

4. 세 번째 이유는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안, 우울, 외로움, 불면 등이 증가했다는 것. 여기서 '10시간 빗소리, 벽난로 소리'와 같은 ASMR 기반 오디오가 디지털 치료 역할을 하고 있다.

5. ASMR은 2010년 제니퍼 알렌이 만든 용어로,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 감각 쾌락 반응)의 약자다. 핵심은 '팅글링(tingles)'이라는 감각이다.

6. 두피에서 시작되는 팅글링 감각을 기반으로 심박수 감소, 근육 이완과 같은 신체적 반응이 일어나고, 정서적으로 이완되어 결국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7. ASMR이 발달한 카테고리는 미용사, 안경사, 귀 청소와 같은 콘텐츠인데, 이렇게 '나'에게 관심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결국 뇌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8. 하지만 특이점은 팬데믹 때 '10시간 빗소리'와 같은 카테고리가 폭증하면서, 기존 '귀 청소'와 같은 상황극 기반 ASMR 카테고리 중 대다수가 자연의 소리 쪽으로 넘어가며 상대적으로 죽게 됐다는 것이다.

9. 더군다나 '10시간 빗소리'는 시의성이 적용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매일 밤 틀고 자는 카테고리이니, 코로나 때 해당 채널들의 월 매출이 수천만 원인 경우가 있었으며, 실제 자연의 소리가 아닌 인공적으로 자연의 소리를 만든 채널도 있었다.

10. 잘 때 듣기 때문에, 이러한 영상은 결국 10분 정도 지나면 화면이 검은색으로 바뀐다. 빛이 없어야 하기 때문. 그리고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구간은 6시간 30분~7시간 정도로 나타나는데, 이는 평균적인 수면 시간과 일치하기도 한다.

11. 즉,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도 이런 흐름을 알았기 때문에 슈퍼 IP인 〈웬즈데이〉와 함께 2025년에 이를 테스트한 것

12. 하지만 '벽난로 ASMR'과 같은 콘텐츠의 핵심은 잘 때 틀어놓는 것이기에, 1시간이 아닌 10시간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13. TV로 반복 재생을 하기도 어렵고, 만약 낮 시간에 일을 할 때 '웬즈데이 ASMR'을 틀어놓는다고 하더라도 1시간마다 리모컨을 건드리는 것조차 귀찮기 때문이다.

14. 이러한 거대한 흐름은 결국, 관심 경제에서 이용자의 시청 시간을 사로잡기 위한 부분이며, 넷플릭스가 '비디오 팟캐스트'로 유튜브와 경쟁하려는 이유와도 일치한다.

*참고 : The Brain Science (and Benefits) of ASMR | Craig Richar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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