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기획은 속도가 생명이다.
"기획은 속도가 생명이다"
제가 주니어 기획자였을 때의 일입니다. 새로운 기능 개발을 맡게 되었는데, 정말 ‘완벽한 기획서’를 써서 모두를 놀라게 해주고 싶었죠. 사용자 정책부터 온갖 예외 케이스, 심지어는 버튼 위에 마우스를 올렸을 때의 색깔 변화까지… 거의 모든 예외 상황과 디테일을 잡아내겠다고 2주 넘게 기획서만 붙잡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기획서를 들고 개발팀에 찾아갔던 날을 잊을 수가 없네요. 뿌듯한 마음으로 설명을 마쳤는데, 시니어 개발자분께서 갸우뚱하시며 첫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구현하려면 유저 DB 테이블 구조를 좀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혹시 기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정책도 고려되신 건가요?”
‘마이그레이션…?’
매니패스트(Manyfast) 님이 작성한 다른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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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료분께서 아티클 공유해주셨는데 글이 너무 좋아 곱씹다가 궁금함이 생겨 댓글 남깁니다.
“기획은 의제를 만드는 일”이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자가 이런 상황 속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술 이해도일까요, 사용자 감각일까요, 아니면 팀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일까요?
하드 스킬이 없는 기획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혹은 촉망받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 지가 궁금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기획은 의제를 만드는 일”이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자가 이런 상황 속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술 이해도일까요, 사용자 감각일까요, 아니면 팀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일까요?
하드 스킬이 없는 기획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혹은 촉망받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 지가 궁금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말씀해주신 부분은 아마도 많은 기획자들이 하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고민거리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자/디자이너에 비해 그 전문성이 또렷히 보이지 않는 기획이라는 업무에 종사하는 기획자들은 언제나 어떻게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AI 코딩툴과 같은 도구들로 무장한 사람들이 원래 기획자들의 일에 관여하는 이 시기에, 기획자의 전문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이 클 듯합니다.
말씀하신 기술 이해도, 사용자 감각, 커뮤니케이션 능력 모두 중요하겠지만, 저는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근본적으로 "큰 그림에서의 문제 해결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썼듯, 기획자가 내놓은 기획안은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많이 수정됩니다. 그런데 왜 회사에서 기획자를 써야 할까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획자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기업이, 넓게 보면 사용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이든 서비스든 기획이 필요하겠죠. 사용자 입장에서의 감각, 팀을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어떤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해하고 있는 것 모두 "큰 그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위해 사용되는 하위 역량인 듯합니다. 이러한 하위 역량들을 모두 갖춰야겠지만, 그 하위 역량들이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우리 기획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답을 가까이서 찾고 싶습니다. 개발자/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문성을 증명하듯, 우리 기획자들도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왔는지" 보여줌으로써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 문제가 클라이언트의 문제였든, 팀 내의 문제였든, 서비스 개발 과정의 문제였든 무관하게요.
다시 한 번 좋은 고민거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개발자/디자이너에 비해 그 전문성이 또렷히 보이지 않는 기획이라는 업무에 종사하는 기획자들은 언제나 어떻게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AI 코딩툴과 같은 도구들로 무장한 사람들이 원래 기획자들의 일에 관여하는 이 시기에, 기획자의 전문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이 클 듯합니다.
말씀하신 기술 이해도, 사용자 감각, 커뮤니케이션 능력 모두 중요하겠지만, 저는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근본적으로 "큰 그림에서의 문제 해결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썼듯, 기획자가 내놓은 기획안은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많이 수정됩니다. 그런데 왜 회사에서 기획자를 써야 할까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획자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기업이, 넓게 보면 사용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이든 서비스든 기획이 필요하겠죠. 사용자 입장에서의 감각, 팀을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어떤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해하고 있는 것 모두 "큰 그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위해 사용되는 하위 역량인 듯합니다. 이러한 하위 역량들을 모두 갖춰야겠지만, 그 하위 역량들이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우리 기획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답을 가까이서 찾고 싶습니다. 개발자/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문성을 증명하듯, 우리 기획자들도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왔는지" 보여줌으로써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 문제가 클라이언트의 문제였든, 팀 내의 문제였든, 서비스 개발 과정의 문제였든 무관하게요.
다시 한 번 좋은 고민거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매니패스트(Manyfast)
정성스런 답변 감사합니다 :)
혹시, "큰 그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의 예시가 있을까요? 제가 경력이 짧아서인지 '문제 해결 능력' 이라고 한다면, UIUX적으론 디자이너가, 개발 로직 관련해서는 개발자가 더 뛰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께서 해결하신 사례 혹은 생각나는 예시가 있다면 답변 부탁 드리겠습니다.
혹시, "큰 그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의 예시가 있을까요? 제가 경력이 짧아서인지 '문제 해결 능력' 이라고 한다면, UIUX적으론 디자이너가, 개발 로직 관련해서는 개발자가 더 뛰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께서 해결하신 사례 혹은 생각나는 예시가 있다면 답변 부탁 드리겠습니다.
@서비스기획자
맞습니다. 제품의 UIUX는 디자이너가 해결할 것이고, 제품의 개발 로직은 개발자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좋은 제품만 만들기인가요? 그렇지는 않죠.
딱 적합한 예시는 아닐 수 있지만, 지금 떠오르는 예시로 저희가 만들고 있는 매니패스트 제품이 한창 개발될 당시에, 사내 테스트를 돌리던 때입니다. 테스터들이 특정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도 가이드에 있던 특정 단어가 뭘 지칭하는지 몰라서 였어요. 개발자들이 생각한 타겟 유저에게는 너무 친숙한 단어일거라 생각했던 거죠. 더 인상적인 것은, 이미 몇 달 전 회의에서 어떤 기획자가 (^^;;) 그 단어 수정을 포함하여 가이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는데, 우선순위에 밀려 해결되지 못한 일이었다는 것이죠.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문제에는 각 전문가가 있습니다.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결국 궁극적인 문제(유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팀을 돌리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딱 적합한 예시는 아닐 수 있지만, 지금 떠오르는 예시로 저희가 만들고 있는 매니패스트 제품이 한창 개발될 당시에, 사내 테스트를 돌리던 때입니다. 테스터들이 특정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도 가이드에 있던 특정 단어가 뭘 지칭하는지 몰라서 였어요. 개발자들이 생각한 타겟 유저에게는 너무 친숙한 단어일거라 생각했던 거죠. 더 인상적인 것은, 이미 몇 달 전 회의에서 어떤 기획자가 (^^;;) 그 단어 수정을 포함하여 가이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는데, 우선순위에 밀려 해결되지 못한 일이었다는 것이죠.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문제에는 각 전문가가 있습니다.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결국 궁극적인 문제(유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팀을 돌리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매니패스트(Manyfast)
제 질문을 다시 읽어보니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염려되었습니다. 좋은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기획자의 역할은 참 복잡하고, 그래서인지 회사마다 그 역할의 범위와 무게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문득 ‘기획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정성스럽게 답해주신 덕분에 ‘매니페스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사 연혁과 서비스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같은 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기획자의 역할은 참 복잡하고, 그래서인지 회사마다 그 역할의 범위와 무게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문득 ‘기획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정성스럽게 답해주신 덕분에 ‘매니페스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사 연혁과 서비스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같은 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제가 같이 일했던 기획자들은 어느정도의 베이스만 잡아둔체로 관련자들을 모두 소집해서 리뷰를했고, (기획자는 1안 2안등 여러 대처방법도 준비해뒀어요. )
그자리에서 수정하면서 다시 잡아뒀죠. 그래서 그날 끝내고,
기획자는 디자이너와 얘기하면서 디자이너는 작업하고 디자인 리뷰도 따로진행했어요.
그래서 목표도 잘나오고 다같이 정리하기 때문에 얼라인이 맞춰져서 그 뒤로 순탄하게 업무가 착착 진행됬답니다.
그자리에서 수정하면서 다시 잡아뒀죠. 그래서 그날 끝내고,
기획자는 디자이너와 얘기하면서 디자이너는 작업하고 디자인 리뷰도 따로진행했어요.
그래서 목표도 잘나오고 다같이 정리하기 때문에 얼라인이 맞춰져서 그 뒤로 순탄하게 업무가 착착 진행됬답니다.
좋은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실력있는 기획자들은 빠르게 베이스를 잡고 커뮤니케이션을 일으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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