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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Biz Dev] 고객 미팅에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한 세 가지

세일즈 업계에서는 ‘발품 팔아라’라는 표현을 흔하게 들을 수 있다. ‘발품’이란 ‘걸어다니는 수고’를 일컫는데, 무언가를 잘 팔려면 최대한 많이 움직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라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B2B 세일즈에 있어서 발품을 판다는 건 타겟 고객군에 해당하는 회사들과 최대한 많은 미팅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일즈 파이프라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중요한 딜을 클로징하기 위해서는 파이프라인 최상단에 좋은 잠재고객(leads & prospect)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업개발 팀은 링크드인 아웃바운드 리드발굴, 오프라인 이벤트, 웨비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여 고객 미팅을 얻어낸다.

하지만, 타겟 고객과 최대한 많은 미팅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해당 미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달성하는 것이다. 리드발굴 (Lead Genegration) 담당자가 아무리 좋은 미팅을 많이 잡아놓아도, 미팅 자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나를 포함한 BD 담당자가 미팅 여부 및 미팅 횟수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실질적인 결과없이 양사가 소개만 듣고 탁상공론으로 그친 미팅들이 많았다. 미팅 후 악수하고 헤어지긴 했는데, 돌아가는 길에 서로 교환한 건 미소와 연락처 뿐이고 다음 스텝이 명확하지 않은 아쉬운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고, 고객 미팅에서 원하는 바를 얻기위해 중요한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적어보았다.

1/ Desired Outcome: 미팅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선명하게 미리 상상하기

“When you visualize, then you materialize.” — Denis Waitley

고객 미팅 준비는 미팅의 마무리를 상상하면서부터 시작한다. 미팅이 시작되기 전 이미 회의록 문서를 만들고 해당 미팅의 desired outcome(이상적인 결과)을 정리했다면, 당신이 고객 미팅에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반 이상 높아진다. 이에 더해 세일즈 깔때기(sales funnel) 단계별 고객 분류와 단계별 전략(exit criteria)이 명확히 짜여져있고, 이에 맞게 세일즈 미팅을 진행한다면 대부분 고객미팅의 desired outcome은 훨씬 더 자명해질 수 있다. BANT(Budget, Authority, Needs, Timeline) 정보를 파악한다던지, 테스터(Proof of Concept) 고객 발굴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받는다던지, 계약조건에 대한 구두합의를 한다던지 등의 목표를 명확하게 시각화(visualize)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세일즈 파이프라인에서 딜의 단계가 한 두 번의 미팅으로 진전되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딜들이 있다. 주로 기대 성과가 크고 딜 클로징까지 긴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고객들이다. 이런 미팅에는 더더욱 미팅 전에 desired outcome을 선명하게 상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의사 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이해관계자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지극히 정성적이거나 무형의 (intangible) desired outcome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특정 인사이트를 공유하여 나의 포인트에 대해 납득시킨다던지, 누군가의 소개를 받는다던지, 주요정보를 얻어온다던지 등) 이렇듯 상대를 최종적으로 우리 고객으로 데려오기 위해 섬세하고 절묘한 desired outcome을 무엇보다 우선순위화하여 준비한다면 내 전략과 계획이 보다 더 날카로워진지고, 실제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중요한 미팅일수록 미팅 전에 desired outcome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그리고, 이를 팀과 함께 공유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미팅 전 며칠간 꿈에 나올 정도로 desired outcome을 머리 속에 되새긴 끝에 결국 성공했던 딜들은, 실제로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로 자리잡은 경험과 성과였다. 미팅 전에 미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이를 열심히 상상한다면 그 미팅은 반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Desired Outcome에 대한 상상은 현실이 된다. 상상하는 BD는 성공한다.

 

Desired Outcome에 대한 상상은 현실이 된다. 상상하는 BD는 성공한다.

 

2/ Battle Plan: 미팅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짜기

Treat an individual meeting as a single battle (you better plan)

삼국지 팬인 나는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을 일종의 일기토(말을 탄 무사가 일대일로 싸우는 것)라고 생각하고 준비한다. 여러 명의 이해관계자가 있다면 팀 배틀이 더 정확하겠다. 중요한 고객 미팅에서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두 번째 요소는, desired outcome을 얻고 미팅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투전략(battle plan)을 구체적으로 짜는 것이다. 여기서 전투전략은 사전에 아래 내용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Participants: 미팅 참여자의 성함 및 직급 (+ 미팅에 참석하지는 않더라도 해당 고객의 최종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 파악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2. Context: 예전에 해당 고객과 미팅을 진행한 적이 있는지, 해당 고객이 왜 중요한지, 해당 고객이나 사전 미팅에 대해 미리 알면 도움이 되는 정보
  3. Agenda: 단순히 고객과 논의가 필요한 토의 주제가 아니다. 1번 Desired Outcome을 얻기 위한 최상경고(critical path)이다. 즉, desired outcome을 얻기 위해 당연히 나눠야 할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고객과의 미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일즈(selling)이자 가치교환(value exchange)이라는 점을 간과한다면 당신은 이미 미팅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
  4. Expected next steps: 미팅 후에 다음 단계로 양사의 action item과 요청 사항들을 뜻하며, desired outcome의 달성률을 높여준다.

해당 내용을 잘 준비한다면, BD팀 뿐 아니라 제품팀, 구매팀 등 협업이 필요한 유관 부서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Closure: 미팅의 마무리는 우리가. 확실하고 분명하게 하기.

Unclear requests lead to unmet expectations.

위 1번과 2번을 통해 미팅이 잘 진행되었다면 확실하고 효과적인 마무리(closure)가 필요하다. 원하는 뱡향과 결과대로 이야기가 잘 진행되었다해도, desired outcome과 다음 단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요약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 명확하게 논의 결과와 다음 단계를 정리해주는 것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또한 상호 동의한 다음 단계에 대한 리마인더의 기능을 한다. 실제로, 확실한 closure를 하지 않았을 때 고객사가 동의한 부분을 잊어버리고 그 후에 온도가 점점 낮아져서 딜이 실패한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는 보통 글을 쓸 때에는 효과적인 마지막 문장과 함께 명확한 결론으로 뜻을 전달하는 데에 익숙하지만, 대면 미팅에서 적절한 non-verbal communication을 수반한 명확한 마무리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용기를 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closure를 잊는 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과 같다. 미팅에서 합의한 바를 사업 기회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나의 요청사항(request)을 명확하게 전달해야한다. 고객사의 정보 전달 공유, 계약서 검토, MoU 체결, 소개 이메일 써주기 등 미팅의 closure에는 다양한 요청 사항이 따른다. 미팅의 마무리 단계에서 요청사항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건 마치 테니스 게임에서 경기를 이기기 위해 공을 상대방 진영으로 넘기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청사항을 어떻게 효과적이고 확실하게 할 수 있을까? 효과적인 closure를 위해서는 아래 5가지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1. Context: 미팅에서 이야기 나눈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나의 요청사항에 대한 맥락을 명확하게 전달했는가

>> 미팅이 잘 진행되었을수록 상대방이 나의 요청사항에 대해 더 명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드릴 가능성이 높다.

2. Conditions of satisfaction: 나의 요청사항의 만족할 만한 수준을 명확하게 소통했고, 상대방이 이해했는가

>> “계약서 한 번 보내드릴테니 한 번 봐주세요” 보다는 “법무팀 측에 검토요청해주시고 수정사항은 구글독스 코멘트로 남겨주세요”가 더 명확하다.

3. Committed DRI: 나의 요청사항에 대해 책임을 져줄 담당자(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가 있는가

>> DRI가 없다면 요청사항의 이행에 대한 가시성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4. Timeline: 타임라인이라고 말하지만 “데드라인”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충분히 시급성(urgency)에 대해 소통하였는가

>> 나의 ASAP과 고객의 ASAP은 다를 수 있다.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정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 요청사항에 대해 얼마나 급한지 모르고, 진전이 되지 않았을 때 chase하기도 어려워진다.

5. Mood: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해 가장 적절한 무드는 무엇인가

>> 간곡한 요청, 요청사항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리스크 강조, 유연함(flexibility)과 열려있음(openness)을 전달, 친밀함을 활용 등 verbal, non-verbal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 과정과 결과를 되돌아보면, 고객 미팅은 전투보다 함께 추는 살사에 더 가깝다. 지속가능한 협업 기회는 한 쪽만 이기는 게임이 아닌 명확한 가치교환의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계획만 가지고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타이슨 형님의 명언처럼 한 대 맞고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팅을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중요한 전투에 참전하는 장수의 마음으로 비장하고 확실하게 준비하되, 미팅 진행은 리듬에 맞춰 몸을 맞기는 살사 댄서의 마음으로 여유있고 노련하게 진행해보자.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거나 강한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상대방의 몸짓에 맞게, 최대한 desired outcome에 근접하게 그 춤을 마무리 지으면 된다.

이렇게 끊임없이 준비하고 도전하며 나만의 춤을 만들어 내는 것이 BD 업무의 가장 챌린징하지만 동시에 가장 짜릿한 부분이다.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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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규 해치랩스 · 기타

해치랩스에서 사업개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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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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