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회사라는 우물 밖에 나갔을 때 개구리가 처음 본 것

반갑습니다! 육아도 육아도 놓치기 싫은 예비 워킹맘, 워킹대디 여러분. 대한민국에서 아이 기르며 일을 한다는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갓생 육아휴직의 정석(갓육정)'은 육아(育兒)도 육아(育我)도 놓치기 싫은 분들을 위한 뉴스레터에요. 앞으로도 유익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첫번째 레터는 저의 육아휴직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마도, 여러 편에 걸쳐서 쓰게 될 것 같아요. 좀 특별한 육아휴직 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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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첫 아이가 태어났어요. 아내의 육아휴직은 당연한 수순. 그녀는 1년간 육아를 전담했어요. 모든 것이 새롭고 두려웠던 1년이었죠.

그래도 시간은 흘러, 아내의 복직 때 쯤엔 첫째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시기가 되었어요. 덕분에 맞벌이 시스템은 무사히 재가동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우리 삶은 삐걱삐걱 굴러'는' 갔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볼 일 없을 것 같던 두줄 짜리 임테기를 두눈으로 보게 되었죠... 열달 뒤 둘째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서 제 인생의 전환점 육아휴직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휴직은 제 인생의 방향성을 180도 바꿔놓았죠. 만 3년이 지난 지금은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에서 직장인 육아 엄마, 아빠들의 갓생을 돕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팔자에도 없는 책도 출간하게 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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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 뉴스레터는 '육아휴직, 다르게 살아보기'코너로 인사를 드릴까 하는데요. 본 코너의 첫 레터는 제가 육아휴직을 처음 시작했을 때 느끼게 된 생각을 중심으로 풀어가볼까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 3줄 요약 📍 

1. 육아휴직을 해보면 알게됩니다. 회사 속 번민은 찻잔 속 태풍이었다는 것을요. 

2. 육아휴직은 우물 속으로 향해있던 시선을 밖으로 향하게 해줍니다. 

3. 나아가, 직장이란 설국열차 밖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줍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눈 떠보니, 현실이 된 '육아휴직'


정신없이 회사에 다니다 눈 떠보니 휴직이었어요. 마치 입대 후 다음 날 6시에 기상나팔이 울렸을 때야 비로소 군대에 온게 실감이 나는 것 처럼요. 하지만 그 깜깜한 기분과는 달리 묘한 편안함이 밀려왔죠. 

'아, 안 씻어도 되잖아?'

아이를 돌본다는 명분의 휴직기간 이었지만, 평생을 앞만보고 달려온 저에겐 처음 맞이한 1년간의 쉼표는 마치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쪽잠처럼 달콤했습니다.내 평생에 '휴직'이라니..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같은 그 흔한 해외경험 하나 없이 취업만을 위해 달려온 나란 사람... 직장에 들어간 이후에는 일이 우선이었고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한 이후에는 순리(?)대로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어느 덧 불혹을 바라보는 아저씨가 되어있더군요.

그런 저에게 앞으로 주어진 1년간의 '휴직'이라는 생활은 어디서 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는 예쁘고 화려한 케이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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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육아'라는 단서가 붙지만 휴직은 휴직입니다. 잠시 직을 내려 놓으니 마음이 그렇게 편하더군요. 한번도 겪어 본적 없는 장기간 인생의 플라이 휠이 멈춰선 기분. 특별한 계획도 준비도 없이 시작된 휴직의 일상은 하루하루 흘러갔습니다. 달콤하게 한입 씩 말이죠.

 

 

 

직장이란 우물 밖에서 그 속을 바라보면 보입니다.


휴직 첫 달인 1월의 어느 날, 익숙한 번호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회사네?.. 잠깐 받고올게" 

한동안 평온하던 제 심장이 뜀박질을 시작합니다. 

"여보세요?"

직장 내 통화 예절에 어울리지 않는 '민간인'의 응답을 시전합니다. 난 이제 휴직잔데 왠 전화질이냐는 무언의 항변을 한 스푼 담았습니다.

"과장님~ 00입니다!"

"어~ 00씨. 잘지내요? 무슨일이에요?"

사실, 미처 끝마치지 못하고 온 일이 있었어요. 휴직 직전까지도 그걸 끝내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녔죠. 결국 마무리를 못하고 휴직에 들어오게 된 것. 미안하게도 그 일의 마무리는 옆자리 후배동료에게 떠맡겨 졌습니다. 전화를 통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죠. 하지만, 아무래도 전화로 알려주는 것들은 그저 피상적인 가이드에 불과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사람 저사람에게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휴직이라지만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는 일상이 결코 한가롭지 않았어요. 전화를 못받기 일쑤 였죠. 저는 사실 그런 부재중 전화에 바로 콜백하는 스타일입니다. 저 때문에 일에 문제가 생기는 걸 못견디는 피곤한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본의 아니게 회신을 주지 못한 빈도가 높아질 수록 저를 찾는 전화도 점차 뜸해졌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죠? 휴직자에게 꿔준 돈 달라는 식으로 계속 전화 걸어대는 소시오패스는 잘 없으니까요.... 회사는 저 없이도 결국 잘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문제들은 결국 어떻게든 해결이 됐겠죠.

13년간 쉼없이 회사를 다니다 '휴직'이라는 걸 써보고 처음 느끼게 된 게 있습니다. 회사라는 작은 우물 속에 들어있을 때 내가 휩쓸렸던 파도가, 우물 밖에서 들여다보니 그저 잔잔한 물결이었다는 것을요. 그 속에 있을 때나 파도였던 거죠. 찻잔 속의 태풍. 딱 그 표현을 현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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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웃음이 났습니다. 그 땐 그 일들이 왜 그렇게 심각하게 느껴졌을까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렇게 나 자신을 갈아넣어가며 스트레스 받았을까요.

휴직은 단순히 회사를 나가지 않고 아이를 돌본다는 개념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네모난 명함 속에 갇혀있던 김00과장이 직장을 벗어나 오롯이 자연인으로서 살아가게 되는 흔치않은 기회인 것이죠. 제가 육아휴직을 통해 한번 쯤은 다르게 살아봐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9 to 6의 삶이 당연하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직장인의 시계 속 9 to 6 는 당연하게도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입니다. 육아휴직은 그러한 직장인 딱지를 잠시 내려놓고 살게돼요. 마음만 먹으면 평일일 낮이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든 갈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주말에 어디 박물관 한 곳 가려고 해도 인기 있는 곳은 최소 1주일 전 사전 예약이 필수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를 길러보신 부모님이면 다들 공감하실거에요. 예약 스트레스 없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편한 일인지를요. 

그런데, 좀 이상했어요. 아마도 텅 비어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박물관도, 키즈카페도 예상보다 사람이 많았어요. 심지어 어떤 날은 이게 주말인지 평일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붐빌 때도 있었죠.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는 공휴일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대체 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그때 새삼 생각하게 됐죠. 모든 사람들이 9 to 6의 직장인의 생활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패턴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대로 세상 모두를 재단하고 있었던거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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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노동을 해야할 시간에 가족과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수많은 자산을 가지고 노동에서 이미 해방된 사람일 수도,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노마드 일 수도, 물론 하루 휴가를 낸 사람일 수도, 야간 근무자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상수값으로 생각했었던 주간 근로노동자의 삶은 단지, 여러 경제활동의 하나의 분류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근로노동자의 삶에서 1년간 벗어나서 다르게 사는 삶이 마치 새로운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은 것 처럼 설레고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평생을 학생, 취업, 결혼, 육아의 지극히 보통의 테크트리로 평생을 살아온 1인으로서, 제 기준에 전형적이지 않은 삶을 사는 이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구요. (그들의 삶에서도 고충이 분명히 있겠지만요.)

얼마전까지 들어가 있던 우물을 벗어나 그 속을 지켜보던 시선이 조금씩 우물 밖 세상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설국열차 바깥공기를 쐬는 1년 간의 열차 밖 나들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보셨나요? 저는 육아휴직의 일상이 마치 회사라는 설국열차에서 잠시 내려 살아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설국열차 속 사람들은 평생을 좁은 열차 속에서 살아갑니다. 기다란 열차를 따라 그 작은 사회의 최고위 칸부터 가장 밑바닥 꼬리 칸 까지의 모든 인간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양각색의 군상을 보이며 살고 있죠.

열차는 열차의 시스템이야말로 추운 설국의 세상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안온한 방어막임을 세뇌시킵니다. 사람들은 의심을 품지 않죠. 교실에서는 얼어붙은 바깥 세상속으로 도망쳤던 누군가의 처참한 최후 만을 조명하고 반복적으로 가르칩니다. 제 발로 열차를 벗어나는 건 정신 나간 행위입니다.

저는 평생을 설국열차 속 보통의 삶을 살아왔어요. 넉넉하진 않아도 입고 먹고 자는 데 불편함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정 환경, 동네에서 공부 깨나 하던 모범생에서부터 들어봤을 법한 이름의 대학교 진학,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업, 늦지 않은 승진과 가성비 높은 꽤 괜찮은 수준의 급여, 적당한 시기의 결혼과 내 집 마련 그리고 두 아이의 출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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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다르게 살아보기' 코너에서 하게될 이야기는 이겁니다. 평생을 설국열차 안에서 살아온 나의 시선과 발길이 난생 처음으로 설국열차 밖을 향하게 된 지난 3년간의 생각과 경험, 시행착오들과 깨달음에 관한 것들이에요.

부디 비슷한 상황에 계신 독자 분들이 제 경험과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레버리지 하셔서 소중한 인생의 시간과 재원을 아끼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 같습니다. 설국열차 바깥 공기를 양껏 마시고 직장인으로 돌아온 저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구독하기' 눌러주세요!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이번 주도 육아팅!

 

 

📍 3줄 요약 📍 

1. 육아휴직을 해보면 알게됩니다. 회사 속 번민은 찻잔 속 태풍이었다는 것을요. 

2. 육아휴직은 우물 속으로 향해있던 시선을 밖으로 향하게 해줍니다. 

3. 나아가, 직장이란 설국열차 밖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줍니다.

 

 


1:1 코칭을 통해 제 경험과 시행착오를 레버리지 하세요.

아마도 국내 최초(?) 육아휴직 코칭일듯 싶은데요. 제가 겪은 육아휴직과 복직이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휴직예정이거나 휴직중이신 분들에게 유선 코칭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을 기탄없이 나누고 싶어요!

현재 무료로 진행중입니다. 여러분은 허심탄회한 이야기만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신청인원에 따라서 무료 코칭은 조기 종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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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코칭을 진행하시면,

1. 추후 제가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 (챌린지, 강의 등) 런칭의 우선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고,

2. 교보문고 등에서 판매 중인 '육아휴직, 다르게 살아보기' 책을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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