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쉬업벤처스 이택경 대표입니다.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알면 그들의 투자 결정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 배수, 초기와 후기 투자자의 투자 성향이 다른 이유, 투자자들이 회수 방안에 대해 꼼꼼히 살피는 이유 모두 펀드 운용과 수익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자자의 운용 구조는 이렇다!
투자자의 운용 구조는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펀드의 운용 주기와 기간, 투자자의 수익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투자에도 ‘수명’이 있다고? (펀드의 운용 주기와 기간)
스타트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수익을 내고자 하듯이, 투자자도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자금과 기타 지원을 통해 성장시킴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 수익을 내고자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의 운용 구조를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 펀드의 운용 주기
- GP(General Partner : 업무집행조합원/무한책임조합원)
- 펀드의 채무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지는 조합원. 투자와 관련한 발굴과 심사 및 전반적인 펀드 운용을 맡는 주체로서 보통 투자사를 의미함. 일반적으로 GP는 관련 법규에 따라 펀드에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출자해야 함. 예) 창업기획자, 창투사, LLC, 신기사 등
- LP(Limited Partner : 유한책임조합원)
- 출자자 중 펀드의 출자액 내에서만 유한책임을 지는 조합원. 보통 정책 자금, 일반 금융권, 일반 기업, 개인이 출자하여 LP가 됨. 예) 한국벤처투자(한국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성장사다리펀드), KDB산업은행, 국민연금, 공제회,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 개인 등
투자자는 법인 자본 출자 또는 펀드 출자 형태로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 출자자를 먼저 구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하듯 투자자도 출자자 후보에게 ▲ 어떤 팀 (파트너/심사역/매니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 기존 투자 성과는 어떠하고 ▲ 어느 정도 규모의 펀드를 구성하여 ▲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운용할지 전략을 설명해야 하죠. 스타트업이 투자받는 것이 쉽지 않듯이, 때론 투자자가 출자자를 수년에 걸쳐 설득해야 할 정도로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에는 정책 자금 출자에 기반해 결성되는 펀드가 많은 편인데, 관련 공고가 뜨면 투자자는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준비하여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선정될 수 있습니다.
자금이 조달된 이후에는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투자하고, 조력 등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해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좋은 발굴 채널과 선구안을 가졌는지와 사후 관리 능력이 좋은지에 따라 실적에 차이가 나죠.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면 투자금을 회수한 뒤에, 청산하여 수익을 분배하고, 다시 자금 조달하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회수 기회가 여유 있게 펀드 만기 전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별도의 방법으로 정리하여 펀드를 청산해야 합니다. 이때 회수된 자금에서 수익이 나면 그중 성과보수를 GP에게 지급하게 되고, 나머지는 출자자들에게 출자 비율에 따라 분배합니다. 펀드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경우에는 관리보수나 성과보수가 별도로 설정되지 않습니다.
B 운용 기간
해외 VC의 펀드 운용 기간은 만기(Maturity)가 10년 이상으로 긴 경우도 있지만, 국내 VC의 펀드 운용 기간은 대부분 7~8년이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 특별 결의 또는 전원 동의로 연장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만기 전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간은 전체 펀드 운용 기간의 절반이나 그 이하로 설정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운용 기간이 7년이면, 투자 기간은 3년인 경우가 많죠. 나머지 4년은 사후 관리를 하게 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펀드의 운용 기간과 만기가 중요한 이유는, 운용 기간이 너무 짧으면 투자자의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고 현재 남아 있는 만기가 짧으면 이미 펀드의 투자 기간이 지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급적 장기적 동반자로 함께 갈 수 있는 투자자가 좋죠.
투자자는 어떻게 수익을 얻을까? (관리보수, 성과보수)
A 관리보수 (Management Fee)
외식 업체에서 재료비 외에 인건비나 식당 임대료 등의 비용이 들 듯이, 투자자 역시 투자금 외에 인건비나 사무실 임대료 등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연 단위로 펀드의 일정 비율이 수수료로 지급되는 ‘관리보수‘와 회계감사와 법무 처리 등에 적용되는 ‘운영경비’로 이러한 비용들을 냅니다. 그리고 펀드가 수익을 내면 그에 따른 성과보수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되죠.
B 기준수익률(Hurdle Rate)과 성과보수(Carried Interest)
헤지펀드(Hedge Fund)*로부터 유래한 방식으로서, 투자자는 보통 펀드를 청산할 때 수익이 나면 약정한 기준수익률(예 연 수%)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일정 비율(예 20%)을 성과보수로 가져가게 됩니다. 금리가 낮은 시기에는 낮은 IRR(Internal Rate of Return : 내부수익률) (예 연 5%이하)을 기준 수익률로 하기도 했지만,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높은 IRR (예 연 8% 이상)을 기준 수익률로 하기도 합니다.
*헤지펀드: 어원인 ‘헤지(Hedge)’는 손실을 상쇄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시장 상황에 개의치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 운용 자금에서 관리보수와 운영경비를 제하고도 기준수익률을 초과 달성해야만,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실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금 대비 회수금은 더욱 커야 하므로, 목표수익률은 기준수익률보다 더 높습니다. 그리고 실패하는 포트폴리오사까지 고려한다면, 성공하는 포트폴리오사의 목표수익률은 더욱 높아야만 합니다.
투자 성과는 포트폴리오사가 몇 배나 성장하였는지와 IRR이 얼마나 높은 지 두 가지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스타트업 투자는 상장사 투자와 달리 장기적인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내에서는 출자자가 빠른 회수와 높은 IRR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에, 때론 투자자도 이에 맞추는 경우도 많습니다.
투자 성공, 그 다음에는? - 투자금의 회수(Exit) 방법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채권이나 프로젝트 형태가 아닌 주식 형태의 투자금 회수는 주주의 변동을 가져오기 때문에 스타트업에겐 민감한 이슈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 투자자는 스타트업과 미리 얘기하고 회수를 진행합니다.
기업공개(IPO : 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는 창업자/직원/기존 투자자 외에 외부인을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하거나 매각하여, 지분을 분산시키고 기업 경영을 공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공모* 형태를 활용하여, 코스피/코스닥/나스닥과 같은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상장’은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는 종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최근에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상장 심사 기준을 일부 완화하였지만, 여전히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는 일부 검증된 기업만 상장이 가능하죠.
*공모: 신규 발행 주식에 대해 50인 이상의 일반인 대상으로 청약을 권유하는 것
상장을 하게 되면, 기업은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투명성이 높은 상장 기업으로서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시 등 여러 가지 관련 규약들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며,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 주주도 많아지면서 관리 부하가 커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죠.
투자자는 기업공개와 상장 후, 주식시장에서 주식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국내 경우 주로 기업공개를 통해 성공적인 회수가 이뤄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공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보통 투자 계약서에 기업공개나 M&A에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조항을 넣죠.
인수합병(M&A)
인수합병은 인수자 우위 시장이다보니, 대부분 피인수자보다는 인수자가 아주 적극적일 때 성사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달리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수합병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기에, 국내 투자자는 회수 가능성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특히,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와 같은 초대형 인수 사례를 제외하면, 보통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 기업가치의 인수는 쉽지 않은 편입니다. 따라서 그 이상의 기업가치라면 투자금 회수를 위해 국내 대기업보다 큰 규모의 글로벌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IPO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회수 유형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건수를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전반적으로 M&A 비중이 가장 큰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대기업이나 경영참여 PEF 외에,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이 향후 사업 확장과 추가 성장을 위해 다른 스타트업을 M&A 하는 사례가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습니다.
구주매각
비상장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매각이 불가능하기에 다른 방법으로 주식을 매각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 유치를 할 때 후속 투자자가 신주 외에 기존 투자자의 구주를 매수하기도 하고, 또는 구주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 가 구주를 매수하기도 합니다.
*세컨더리펀드: 주로 기존 투자자의 보유 주식을 매입하여, 추가 성장 시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 투자자의 투자 회수를 도와 유동성 확보를 촉진하여 투자 생태계의 활성화에 기여하므로, 정책 자금의 지원으로 결성되는 펀드가 많음
구주는 대부분 신주보다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고, 후속 투자자가 좀 더 많은 지분을 원할 때 구주 매입을 활용하면 창업자의 지분율을 상대적으로 덜 희석할 수 있죠. 또한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스타트업 경우, 계획된 투자 유치 금액에 비해 투자자 후보가 많아 투자 라운드에 참여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때 신주 대신 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기업의 많은 정보가 공개된 상장사의 주식시장에서의 매매가 아니기 때문에, 구주를 매입할 매수자 후보에게 마치 투자 유치 때와 유사한 IR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투자 계약서에 구주매각을 희망하는 투자자를 위해, 스타트업이 IR에 협조하는 조항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상환
후기 투자 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나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처럼 주식과 결합된 채권으로 투자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VC가 투자할 때 주로 활용하는 상환전환우선주 (RCPS :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는 상환권이 결합된 주식입니다. 이는 채권과 달리 무조건적인 상환이 아닌, 상법상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 내에서만 회사가 상환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일반적으로 투자자가 기업공개/M&A/구주매각이 모두 여의치 않거나 혹은 상환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채권이나 상환우선주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환 방식의 회수 금액이 투자 원금보다 크더라도, 관리보수나 운영경비 등을 제하면 성공적인 회수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기타
영화나 웹툰, 게임 등의 콘텐츠에 투자할 경우, 회사가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수익 배분에 대한 투자 계약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매각할 자산이 있다면 이를 매각한 뒤 남아 있는 현금과 함께 회사를 청산하기도 합니다.
투자자는 비록 손실이 나더라도 투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길 원하기 때문이죠.이외에 펀드 만기 시 투자금을 회수하여 현금으로 분배하는 대신, 포트폴리오사의 주식을 출자한 비율대로 출자자에게 나눠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가 아닌 출자자는 이 방법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잘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포트폴리오 구성과 희망 수익 배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리스크 분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위험을 안고 진행하는 모험자본 형태이기에, 기본적으로 많은 실패를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면서도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운영하죠. 특히 펀드에 따라 규약상 건당 투자 금액에 상한선을 두거나, 일정 수 이상의 스타트업에 의무적으로 분산 투자할 것을 명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흥행사업인 게임의 경우 성공 가능성 예측이 무척 힘들기에, 투자를 하려면 보통 10개 이상의 게임에 분산 투자하여야 하며, 4~5개에만 투자하면 모두 실패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가상의 중기 투자자 ‘나’의 투자 성과를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총 12 곳의 포트폴리오사에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투자한 12 곳의 스타트업 중 절반인 6 곳은 수익이 났고, 1 곳은 투자 원금만 회수하였으며, 5 곳은 손실이 났습니다. 총 수익 배수는 2.3 배인데, 3배 이상의 수익이 난 스타트업은 3 곳이며, 이 중 1 곳이 10배 이상의 수익이 났습니다. 그리고 10배 이상과 5배 이상의 수익이 난 2 곳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넘게 차지합니다.
이렇게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위험이 크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를 하게 되면 위험이 분산되어 실제 수익률이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험자본의 속성상 일부 큰 수익이 난 포트폴리오사가 전체 펀드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희망 수익 배수(Multiple)
투자할 때에는 투자자별로 어느 정도 목표 수익 배수가 있습니다.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중 일부는 실패하여 손실이 날 텐데, 이러한 손실과 관리보수 및 운영경비를 충당하고도 전체적으로 기준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이죠.
예전에 포트폴리오사를 후속 투자자에게 소개하였는데, IR 피칭 이후 투자심의위원회를 마친 뒤 담당 파트너분이 제게 주신 피드백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팀을 상당히 좋게 보았기에 10배 이상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였는데, 대표님이 너무 보수적인 수치로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파트너분들이 최대 3~5배 성장이 한계라고 판단하는 바람에, 투자를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아쉽습니다. 제가 IR 피칭전에 미리 코치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 후속 투자자는 크게 성장할 경우 10배 이상의 수익 가능성을 기대했는데, 소개한 포트폴리오사가 그것을 충족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이후 그 포트폴리오사는 피드백을 참고해 보완한 IR 자료로 다른 투자자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았고, 꾸준히 성장하여 후속 투자자는 이미 10배 이상의 수익이 났습니다. 실제로 10배 이상의 성장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설득이 부족했던 것이죠.
물론 투자자도 10배 이상의 수익 배수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인 것을 알지만, 투자 의사 결정 시에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스타트업과 가능성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차이가 있죠. 투자자가 10배 이상의 소위 ‘홈런’을 바라는 이유 중 하나는, 단 한 개의 포트폴리오사가 크게 성공한 것만으로도 잘하면 펀드 전체의 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지난 10년간 미국 VC의 투자 실적 자료를 보면, 달러 기준으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의 1/3 이상이 손실이 났으며 3% 이하만이 10배 이상의 수익이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익이 난 스타트업도 3배 이하의 수익이 난 경우가 대다수이죠. 투자자는 수익 배수 10배 이상의 가능성을 꿈꾸며 투자하지만, 실제로는 “잘하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낼지도 모른다”에 가깝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 vs Low Risk Low Return
앞에서 중기 투자자의 예시를 살펴보았는데, 이번엔 초기 투자자와 후기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수익이 나는지를 예시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펀드당 총 12 곳의 포트폴리오사에 동일한 금액을 투자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먼저 가상의 초기 투자자 ‘가’의 투자 성과는 결과적으로 12 곳의 스타트업 중 1/3인 4 곳은 수익이 났지만, 1 곳은 원금의 30%만 회수하였고, 나머지 7 곳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였죠. 총 수익 배수는 2.8배인데 소수의 성공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대다수 수익을 내어, 포트폴리오사 간의 수익 편차가 아주 큰 구조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배 이상의 수익이 난 스타트업 1 곳만으로도, 전체 수익 비율의 2/3를 차지하며 전체 펀드 원금의 182%를 회수하였습니다.
초기 투자자인 ‘매쉬업벤처스’의 실제 투자 성과 사례를 보더라도 비슷합니다. 2024년 현재 ‘매쉬업벤처스’는 누적하여 약 190개의 포트폴리오사에 투자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중 기업가치 1,500 억 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열두 곳이며, 이들 상위 열두 곳이 현재 포트폴리오사 전체 기업가치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초기 투자자의 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만약 스타트업의 리스크도 크지만 성장 가능성도 아주 크다면, 초기 투자자는 투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는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희망 수익 배수가 보다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가상의 후기 투자자 ‘다’의 투자 성과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12 곳의 스타트업 중 거의 대다수인 11 곳의 스타트업에서 수익이 났으며, 손실은 불과 1 곳 뿐이죠. 총 수익 배수는 1.7배로, 9 곳이 1.5배 이상을 달성하였고 1 곳이 최대 수익 배수인 2.7배를 달성하였습니다. 초기 투자자 '가'와 반대로 포트폴리오사별 수익 배수 편차는 크지 않습니다.
이렇게 후기 투자자의 투자는 기본적으로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에 가까운 형태로, 희망 수익 배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프리 IPO 투자 경우 최소 1.5배 이상(50% 이상 수익)을 희망할 수 있고 초기 투자자와 달리 2.5~3배면 홈런으로 보는 반면에, 목표 회수 시기는 2년 전후 정도로 빠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M&A나 구주매각 등으로 원금에서 큰 손실 없이 회수가 되기를 바라기에, 투자 계약서에 기업공개나 기타 회수에 관한 조항이 보다 구체적인 경향이 있죠.
후기 투자자는 공격적인 초기 투자자와는 반대로 모험자본 성향이 희석되어 신중하게 투자 의사 결정을 진행하게 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합니다.
앞의 중기 투자자 '나'는 초기 투자자 '가'와 후기 투자자 '다'의 중간쯤에 해당되는데, 이렇게 단계별 투자자는 각각의 투자 성향에 차이가 있습니다. 희망 수익 배수는 앞 단계의 투자자일수록 더 높은 편이고요.
결과적으로 각 투자자의 희망 수익 배수 목표를 달성한 포트폴리오사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희망 수익 배수를 총족하지 못한 포트폴리오사도, 투자자가 투자할 시점엔 희망 수익 배수 실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입니다. 혹시 투자자로부터 “시장이 작아 보여서 투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그 말은 결국 우리 회사가 기한 내에 투자자가 꿈꾸는 수익 배수를 달성할 만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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