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시작한 후 여러 사람을 만나왔지만, 그중에서도 창업가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창업가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본받을 부분이 참 많다고 느낍니다. 특히, 그들은 자신의 사업의 본질적 코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며, 각 결정을 할 때마다 진심으로 고민합니다.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저 또한 제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되고, 큰 동기부여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강인해 보이는 창업가들도 한 가지, ‘마음 관리’에서만큼은 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만큼 자신과 얽혀 있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공감하고 이해하려다 보면 무거운 부담을 느끼곤 하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를 리더십의 부족이라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허슬 마인드의 결여, 혹은 비전이 충분히 탄탄하지 않아서라고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모두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창업가로서 돌아보면, 한때는 ‘희생’하며 내린 내 결정을 사람들이 이해해 주지 못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나만 이해받길 원하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해 노력했지만, 그 진심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만 같았습니다.
창업의 길은 항상 올바른 방향을 찾기 어렵고, 이렇게 방황하는 팀의 전형적 패턴에 저희도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머리를 식히고자 가벼운 히어로 영화나 대중매체를 보게 될때, 뜻하지 않게 의외의 영감을 얻을때가 있습니다.
영화속 해결 패턴은 무척 단순합니다.
팀이 각자의 주장만 하며 큰 파열음을 일으키다가도, 진정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문제가 점차 풀리기 시작합니다.
서로 신뢰하고 경청하는 순간부터 마치 불가능할 것 같던 이슈들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창업가들 또한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창업가가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회피했기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닐까요?
오늘부터라도 잘 말하는 연습보다는 ‘잘 듣는 연습’을 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