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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튼 커쳐"의 투자 전략과 철학 - 테크크런치 인터뷰

이 글은 [비주류VC의 이상한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약간은 솔직한 VC와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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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Celester(테크 셀레스터)는 기술(Technology), 유명인사(Celebrity), 투자자(Investor)의 합성어로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유명인을 의미해요.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비욘세, 레이디 가가, 윌 스미스, 세레나 윌리엄스, 스눕독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테크 셀레스터로 불리곤 해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난히 진짜 투자자로 인정 받는 한 사람이 “애쉬튼 커쳐”에요.

 

(이런 귀여운 모지리 역할을 주로 맡았는데 그렇게 잘나가는 투자자일줄은...)

저는 애쉬튼 커쳐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자란 세대에요. 대부분 약간 모자르지만 치명적인 외모를 가진 역할로 등장하고 극중 역할이 대게 우스꽝스러워서 외모만 번지르르한 모지리로 비춰지곤 했어요. 

하지만 애쉬튼 커쳐는 아이오와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했고 프로그래밍도 공부한 바 있는 투자자의 자질을 갖춘 유명인이에요. 애쉬튼 커쳐의 다양한 인터뷰를 접하다보니 어느새 제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자가 되었어요.

 

애쉬튼 커쳐는 활발한 배우생활 중 2010년에 마돈나, U2의 매니저로 유명한 "Guy Oseary", 유명한 사업가인 "Ron Burkle"와 함께 "A-Grade Investments"를 공동 창립해요. 처음에는 펀드를 만들지 않고 자체 자금 3,000만달러를 투자 재원으로 삼아 투자해 왔는데 주로 초기 단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후 2015년에는 "Guy Oseary"와 "Sound Ventures"를 설립하여 펀드를 결성해 투자해오고 있어요. "Ron Burkle"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Sound Ventures로 약 200개가 넘는 초기 기술 회사에 투자했어요.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Spotify", "Airbnb", "Casper", "Nest"(Google에 인수), "Pinterest", "Robinhood", "Shazam"(Apple에 인수), "Uber", "Warby Parker" 등으로 우리가 알만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요.

2018년 테크크런치에서는 애쉬튼 커쳐가 자신들의 투자 대상은 "5~10년 사이에 6~10배 정도 수익이 날 수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는 8~9배 수익을 내기도 했다고 밝혔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애쉬튼 커쳐의 관심사와 투자 대상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2013년 테크크런치에서는 소셜 쉐어링과 소셜 이코노미 관련한 기업들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에 투자하는 것을 주 섹터로 설명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AI 관련 기업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실제로 2023년에는 AI에만 투자하는 2억 4,300만 달러(3,2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고 해요. 당초 목표가 약 2억 달러였는데 초과 달성한 것이고 기간은 겨우 5주 걸렸다고 해요. (저희 회사는 200억을 모으려고 꼬박 3달 걸렸는데 역시 테크 셀레스터는 클래스가 다르네요.)

펀드는 결성과 동시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글로벌 AI 기업들인 "오픈AI", "앤스로픽", "스태빌리티AI" 등에 투자를 집행했다고 해요. 

 

오늘은 2024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3일간의 테크 및 기술 관련 컨퍼런스인 "TechCrunch Disrupt 2024"(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4)에서 있었던 애쉬튼 커쳐의 인터뷰를 소개하려고 해요.

어쩌면 최근 한 공식 행사 인터뷰 중 가장 최근 것이 아닐까 싶어서 소개해 드리는 보람이 있네요.

 

 

이번 인터뷰에는 애쉬튼 커쳐를 비롯해 총 4명이 등장하네요.

왼쪽부터 소개해 드려요.

ㆍConnie : 진행자, TechCrunch - General Manager
ㆍAshton Kutcher : 배우 겸 투자자, Sound Ventures - General Partner
ㆍEffie Epstein : Sound Ventres - Managing Partner
ㆍGuy Oseary : 음악산업 전문가 겸 투자자, Sound Ventures - General Partner

인터뷰 앞 부분에 Sound Ventures의 현황에 대한 설명이 나오네요.

ㆍ운용자산 : 약 10억 달러
ㆍ연간 투자기업 수 : 8개사 내외
ㆍ투자 단계 : Series B ~ Series C(투자금 건별로 약 10~15M)
ㆍ성과 : "오픈AI" 초기 투자로 약 150배 수익 달성

본 인터뷰는 Sound Ventures의 전반적인 투자철학과 회사 현황, 비전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그래서 3명의 파트너들이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방식이지만 저는 애쉬튼 커쳐의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어서 애쉬튼 커쳐 부분만 발췌하여 소개해 드려요.

 

 

Q. 투자자로서 어떤 창업자를 찾으시나요?  

보통 창업자를 만나면 그들의 사고방식의 유연성을 먼저 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길이 막혔을 때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지만, 뛰어난 창업자들은 '위로 올라가서 거기서부터 방향을 정하자'는 식의 사고를 합니다. 이런 독특한 문제해결 방식을 가진 사람을 찾아요.

그리고 도메인 전문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투자했던 Equipment Share의 창업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 중장비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 분야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해도 답변할 수 있었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좋은 질문이네요.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며 배우려는 자세도 갖추고 있었고요.

또한 창업자가 누구와 어울리는지도 중요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다른 창업자들과 교류하고, 그들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아요. 투자자들의 평판도 중요한데, 실사를 꼼꼼히 하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자들이 이미 투자했다면 저희도 더 관심을 갖게 되죠.

 

Q. 피치덱의 중요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흥미롭게도 "Airbnb", "Uber", "Anthropic", "OpenAI" 같은 회사들의 피치덱은 기억나지 않아요.

창업자들이 종종 "그래프가 이렇게 되어야 하고..."하면서 피치덱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데, 실제로는 그게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 그들의 역량, 왜 그들이 승자가 될 것인지, 시장에 대한 통찰, 그리고 어떤 혁신적인 돌파구를 가지고 있는지입니다. 피치덱 자체보다는 이런 본질적인 것들이 더 중요해요.

 

Q. AI 기업들에 대한 투자 전략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OpenAI, Anthropic, Hugging Face, World Labs, Magic 등 여러 AI 기업들에 투자했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런 경쟁사들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Sam Altman"을 15년 전부터 알았는데, OpenAI에 투자하면서 "우리가 경쟁사들에도 투자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전혀 문제 삼지 않았어요.

이는 우리가 가진 차별화된 가치 때문이라고 봅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데이터가 우리의 핵심 자산이에요. 이 데이터는 제품 자체이고, 모두 디지털화되어 거래되고 있죠. Sam은 이 분야에서 우리의 인사이트가 가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각 회사들은 저마다의 정보를 우리와 공유하고, 우리는 그것을 철저히 분리해서 관리합니다. 다른 회사에 공유하지 않아요. 우리가 이 분야를 믿었기 때문에 한 회사만 골라 투자하는 게 너무 영리한 척하는 거라고 봤어요.

 

독점적인 시장이 아닐 수 있거든요.

AI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 인간에 가까운 인공지능)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주체가 많고, 기업들마다 차별화된 니즈가 있어요. 이 회사들이 수렴하면서도 동시에 차별화되고 있어요.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다른 회사들보다 잘하는 영역이 생기고 있죠.

우리는 이 회사들 각각에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단순히 브랜딩이나 미디어 관계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 소개, 후속 투자 라운드에 대한 전략적 조언, 인재 영입 등을 지원합니다. 우리는 AGI가 사회와 세계, 인류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이런 지원을 하고 있어요.

 

Q. AI기반 기업들의 데이터 전략은 어떻게 보시나요?

"Form Health"라는 회사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기업들에게 직원들을 위한 임상적 체중 감량 솔루션을 제공해요. 표면적으로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 보였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들이 구축하고 있는 데이터였어요. 모든 직원의 개인화된 건강, 영양,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추적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면서 독특한 데이터셋을 만들어가고 있었거든요.

오늘날 나오는 놀라운 회사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마우스트랩'을 만든다는 거예요. 다른 어떤 데이터셋과도 다른, 독특한 데이터셋을 만들어가는 거죠. 이것을 AI의 새로운 발전과 결합하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앞으로는 이런 데이터셋이 유일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이제 코드를 생성하면서 기술적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각 회사가 가진 독점적이고 지속적인 데이터 루프가 매우 중요해질 거예요.

 

Q. 하드웨어 분야의 AI투자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가 "Rabbit"이라는 회사에 투자한 이유는 Large Action Model 구성요소 때문이었어요.

하드웨어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봤어요.

오늘은 폰처럼 생긴 동글이지만, 내일은 다른 형태가 될 수 있고, 결국에는 형태가 중요하지 않을 거예요.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선호도를 학습하고 우리를 대신해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런 회사가 설립되어 애플같은 플레이어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시점이 왔다고 봤죠.

에이전트의 다음 단계가 올 거라고 보는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만 하면 컴퓨터가 우리를 대신해 행동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차를 불러줘"라고 하면, 여러 차량 서비스를 살펴보고 가격 대비 편의성을 고려해서 우리의 선호도에 맞는 차량을 자동으로 호출하는 거죠.

현재의 하드웨어 형태나 운영체제는 이런 미래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 분야에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2년 전에 "Humane"이라는 회사도 만났고, "Rabbit"의 액션 모델도 좋아했어요. 누군가가 이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고,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강력하고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거예요.

 

Q. AI 생성모델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지난 33년 이상 인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을 해왔어요.

세계 최고의 AI 기업들과 함께 일하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죠. 우리가 이런 자리에 있다는 건 중요해요. 우리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손을 들어 "잠깐만요"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예전에 "Napster"가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모두가 겁을 먹고 즉시 폐쇄하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몇 년 후 스톡홀름의 어떤 젊은이가 디지털 음악을 아티스트들에게 수익을 주는 제품으로 바꿔냈죠. 바로 "Spotify"예요. 지금은 "Napster" 시기와 비슷해요. 최종 결과가 어떨지 확신할 수 없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작업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될 거라고 믿어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런 회사들이 제품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때로는 무료로 제공하려 한다는 거예요. AI가 무언가를 '빼앗아 가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각자가 'AI 플러스 자신'이 되는 거예요.

이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가능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 될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개인용 컴퓨터를 두려워했고,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도, 산업혁명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이것은 인류를 위한 또 다른 혁신의 단계라고 봅니다. 우리 모두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전 세계의 문제들, 예를 들어 지구를 구하는 것과 같은 큰 과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애쉬튼 커쳐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알게 된 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게요

ㆍ선호하는 창업가

   -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창업가를 선호해요.
   -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 모르는 부분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배우려는 자세가 있으면 좋아요.

ㆍ피치덱의 중요성

   -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 왜, 어떻게 승자가 될 것인지, 그리고 시장에 대한 통찰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해요.

ㆍAI 기업들에 대한 투자 전략 및 데이터 전략

   - 결국 모든 기업들이 AI화 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 특정 AI기업의 독점적 시장이 되지 않을 걸로 봐요.
   - 결국 개별 기업들이 구축하는 "데이터"의 독특한 "데이터셋"이 가치이자 경쟁력이 될 거에요.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마우스트랩"이 중요해요.
   - "Rabbit" 사례에서 언급했듯 앞으로는 AI를 구현하는 형태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을거에요.
      앞으로 어떤 포맷의 하드웨어가 나올지 관심이 많아요.

ㆍAI가 엔터산업에 미칠 영향

   - 결국 모두 자신의 작업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거에요.
   - 인류는 늘 새로운 것이 나왔을 때 두려움을 느꼈지만 결구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왔고 AI 또한 그렇게 될 거에요.

ㆍ"비주류VC"는 애쉬튼 커쳐의 인터뷰에서 많은 교훈을 배웠어요.

결국 AI산업으로의 큰 틀은 바뀌기 어려울 것 같고, 이런 기업들 가운데서 데이터셋을 잘 갖추고
유연하고 전문적인 사고를 가진 창업자를 더 많이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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