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커리어 #트렌드
창업가 출신 아니어도 VC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벤처투자 회사에 들어갈 수 있나요?’

VC 생태계가 활성화한 미국에서조차 VC로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전환하는 방법은 명확하지 않은 듯합니다. 며칠 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서 다음과 같은 게시물을 발견했거든요. 

 

(출처 : Reddit)

VC 업계에 진입하는 방법?

서른 살에 VC에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요?

저는 컨설팅 회사에서 감사 및 자문 분야에서 4년간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초기 VC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운이 없었습니다. 수천 개의 지원서와 이메일을 보냈지만 피드백을 받지 못해서 제가 정확히 어디가 부족한지, 그들이 후보자에게서 정확히 무엇을 찾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VC에 종사하고 계신 분이 자신의 의견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실제로 지원자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VC에 꼭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가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VC 업계에 입문하는 것이 (신입에게나 타 업계 경력자에게나)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댓글에서는 다양한 조언이 이어졌습니다. 크게 6가지 조언이 눈에 띄었습니다. 

  1. 커리어 경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컨설팅(MBB), 투자은행(IB), 또는 사모펀드(PE)에서 경력을 쌓은 후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로 진입한다고 합니다. 초기 단계 벤처에 투자하는 VC(혹은 액셀러레이터)에 들어가려면 스타트업 경험이나 제품 관리(PM) 배경이 필요할 수 있다는 조언도 적잖습니다.
  2. 스타트업 경험: VC에 진입하려면 우선 유망한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많이 달렸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죠.
  3. 지인 추천: 단순히 이메일이나 지원서를 통해 접근하기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해 VC 업계로 소개를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4. 특정 산업 경험: 특정 분야(예: 핀테크)에서 깊이 있는 경험을 쌓았다면 해당 분야의 VC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요.
  5. 경영대학원(MBA): 미국의 경우 스탠퍼드나 하버드와 같은 명문 MBA 프로그램을 통해 VC에 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6. 창업 경험: (일반적인 스타트업 경험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창업을 한 후 회사를 매각한 경험이 있을 경우 VC로 진입하기 용이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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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스타트업 거쳐야만 VC가 될 수 있을까?

VC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은 공통적으로 ‘스타트업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초기 벤처투자를 주로 하는 회사라면 창업, 혹은 스타트업에서 성장하는 조직을 경험했던 사람에게 가산점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본인이 창업자 출신이라면 더더욱 VC로 일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주어진다고도 첨언합니다. 

실제로 공동창업자 혹은 PO(프로덕트오너)나 PM(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경력이 있을 경우 VC로 새출발을 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를 이끌고 있는 개리 탄(Garry Tan)도 스타트업을 공동창업 했다가 VC로 커리어를 전환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출처 : 비즈니스 인사이더)

 

개리 탄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했습니다. 이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에서 리드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로 초기에 합류했습니다. (10번째 직원이었네요) 2008년에는 포스터러스(Posterous)의 공동창업자로 활동했습니다. 포스터러스는 2012년 트위터에 인수됐습니다. 

포스터러스가 트위터에 인수하기 전이었던 2010년부터 개리 탄은 와이콤비네이터의 파트너로 협업했습니다. 포스터러스 팀이 초기에 와이콤비네이터의 투자와 멘토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와이콤비네이터에서 개리 탄은 주로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멘토링을 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후 2012년에는 Initialized Capital 이라는 VC를 따로 설립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토스 공동창업자이자 PO였던 이태양 님이 베이스 인베스트먼의 그로스 파트너로 활동하는 것을 하나의 사례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이태양 님은 2011년 토스 공동창업자로 합류해 토스 초기 보안 설계, 제품 개발, 조직 정비 등을 두루 경험한 인물입니다. 초기 서비스 성장을 이끌며 최초의 PO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일하다가 2022년부터 베이스인베스트먼트에서 그로스에 초점을 맞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달아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밖에 나가 사흘 밤낮 사람들을 관찰하며 100개정도의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스였다.”

“"팀이 실패하더라도 경험으로 만들고, 성공을 위한 시간을 줄이는 것은 투자사에게도 이득이다. 사업의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스타트업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이태양 파트너

(참고 : '토스'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사흘 밤낮 밖에서 '이것'만 했다 - 머니투데이

(참고 : 리턴제로 700% 성장 이끈 '비토', 그 뒤엔 '이들이' 있었다 | 아주경제


 

간판 기자에서 VC 파트너로 커리어를 바꾸다

창업을 포함한 스타트업 경험은 확실히 VC 업계에 입문하는 데 강력한 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경험이 없더라도 벤처투자자로 커리어를 전환한 케이스도 쉽게 찾을 수 있죠. 

단적으로,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VC 파트너로 커리어를 바꾼 경우가 스타트업 경험 없이 VC로 커리어를 전환한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한때 ‘저널리스트 출신 VC 열풍’이라는 표현이 헤드라인에 등장할 정도로 커리어 전환이 이어졌던 유형입니다. 

(참고 : Here's one way to become a venture capitalist: be a journalist)  

 

 (출처 : Christina Farr)

 

크리스티나 파(Christina Farr)는 8년 가까이 헬스케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2012년 VentureBeat에서 테크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그는 2014년부터 로이터에서 빅테크 기업의 헬스케어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했어요. 이후 2017년 CNBC에서 헬스케어 전문 리포터로 인지도를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의료 기술 기업, 규제 개발 및 업계의 혁신에 대한 심층 취재를 해온 전문 기자로서 크리스티나 파는 2021년 캐나다에 있는 오머스 벤처스에 입사해 VC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 현재는 뉴욕 소재의 Manatt, Phelps & Phillips 라는 로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특화한 디렉터로 일하고 있네요.)

크리스티나가 오머스 벤처스로 커리어를 전환할 당시 이 회사의 매니징 파트너 마이클 양은 그녀의 합류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10년 동안 의료 및 디지털 건강을 다뤄왔으며 엄청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주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화가 쉬웠고 관심사 목록이 일치했기 때문에 저는 크리스티나에게 (벤처투자자가 하는) 이 일을 하고 투자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꼭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없더라도 VC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는 멘트입니다.


 

애널리스트에서 VC 파트너로 커리어를 바꾸다

컨설팅, 투자 은행에서 커리어를 쌓아 VC로 커리어를 바꾸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나 파의 커리어 전환과 비슷하게)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VC로 변신한 크리스틴 그린(Kristen Green)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출처 : C Magazine)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크리스틴 그린은 Glossier, Warby Parker, Away와 같은 성공적인 소비자 브랜드(리테일)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벤처 캐피털리스트입니다. 

VC로 커리어를 전환하기 전까지는 그는 회계사였습니다. 93년도 딜로이트에서 회계사로 일하던 크리스틴 그린은 이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리테일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금융과 소비재 브랜드에 대한 경력은 그가 2012년 리테일에 초점을 맞춘 VC를 설립하는 데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시장을 VC의 전문성으로

글로벌 VC로 일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내가 나고자란 국가, 그 시장을 자신의 전문성으로 강조할 수 있습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 대륙 단위로 각 국가마다 서로 다른 시장과 문화를 가진 경우, 특정 분야에서 주목받는 지역을 나의 개성이자 차별점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메릴린치에서 3년간 뉴욕과 홍콩을 오가며 재무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Hans Tung은 대만계 미국인입니다. 이후 그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벤처투자를 주력하는 VC로 커리어를 전환했습니다. 엔젤투자 활동까지 더해져 그는 샤오미(중국), 샤오훙수(중국), 카타북(인도), 펠로톤(미국) 등 국경을 넘나들며 투자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Eddy Chan)

 

‘모리스 앤 포스터’에서 M&A & VC/PE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에디 첸은 (금융업에 종사하며 알게 된) 지인을 통해 2000년 페이팔, 2009년에 팔란티어에 벤처 투자를 하며 VC 커리어를 병행했던 인물입니다. 

우연히 시작된 에디 첸의 벤처투자 이력은 이후 대학 룸메이트의 친구인 Patrick Yip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7년 인도네시아 전문 벤처투자사 Intudo Ventures 를 설립하면서 인도네시아 벤처 생태계와 실리콘밸리를 잇는 독특한 VC 커리어를 만들었습니다. 

(참고 : Go Southeast, young VC


 

VC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4가지 요소

이처럼 VC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는 다양한 경로가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인턴으로 출발해 수석심사역으로 커리어를 쌓는 사람도 있고 (Shinichi Takamiya : 高宮 慎一 - Globis Capital Partners)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부문의 사업 전략 담당자로 일하다가 미디어 전문 벤처투자사를 설립한 사람도 있습니다. (Matthew Ball - Epyllion

그만큼 각양각색인 VC 커리어. 그 시작점에서 크게 4가지 요소가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초기 기업, 산업 혁신에 대한 이해도를 갖고 있다면 벤처투자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2. 컨설팅, 재무, 투자 업에 종사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산업에 대한) 본인만의 전문성과 관점이 있다면 관련 업계의 VC로 변신할 수 있다. 이는 컨설팅, 재무, 투자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VC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데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도 한다. 
  3. 본인만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VC로서 강점이 있다고 여겨진다. 딜 소싱에 유리하거나, 초기 기업에 필요한 PR 및 채용 등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유연성과 적극성을 VC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 요구되는 서로 다른 자질이다. 특정 산업군에 보다 장기적이고 큰 임팩트를 주고 싶다는 적극성, 그 과정에서 오랜 투자 기간 동안 다양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치가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렵사리 VC가 된 후, 벤처투자자들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모두의캠퍼스 창업자이자 당근마켓 초기 멤버였던 노태준 님은 현재 프라이머 파트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투자 심사역’의 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기업가치 10억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사와, 기업가치 100억 혹은 기업가치 1,000억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사는 관점이 매우 다를 것 같습니다.”

“기업가치 10억에 투자하는 투자사의 경우, 해당 스타트업이 성장하여 기업가치 1,000억원이 된다면 이미 수익률이 100배입니다. 하지만 기업가치 100억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사는 해당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조를 가진 유니콘이 되어야 100배의 투자 수익률을 가지는 것이죠.”

“그렇다면 저희같은 초기 투자사는 이 회사가 추후에 성장을 거듭한다면 1,000억 넘는 회사가 될 수 있을까?”

 

*VC는 어떤 일을 할까? 이 아티클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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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eo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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