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OpenAI가 협력을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GPT-4o의 음성 기능 공개 시점과 애플의 WWDC24 기간과 겹치는 것도 킹리적 갓심이 드는 부분이구요.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누가 누구한테 돈을 내야 하는걸까”
애플이 OpenAI에 모델 사용료로 지불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OpenAI가 애플의 기본앱이 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게 될까요?
ARK Invest의 영상을 참고하여, OpenAI와 애플의 협력이 "만약에" 사실이라면, 각자 무엇때문에 이 협력을 진행하게 될지 포커스를 맞춰서 이번 레터를 써 봤습니다. 😎
OpenAI가 애플에게 돈을 낸다고?
얼핏 보면, 애플이 OpenAI의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히려 OpenAI가 애플에게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밀어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구글은 자사 검색 엔진이 사파리의 기본으로 탑재되기 위해 애플에 연 120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하고 있는데요. 구글에게도 큰 돈이지만, iOS 사용자들을 놓칠 수 없기에 이를 감수하고 있는 셈이죠.
OpenAI가 AI판에서 "기술력 측면에서" 현재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이견이 없을겁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AI 씬에서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 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경쟁사들의 기술력도 OpenAI에 근접해질 것이고, 결국 별 차이가 없어질 가능성이 꽤 있죠.
그러면 소비자들이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여러 서비스 중에서 근소한 성능 차이를 신경 쓸까요, 아니면 사용 편의성이나 접근성 등 다른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길까요?
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다양한 제품군과의 통합에 유리한 구글 Gemini가 유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는거구요.
정체된 챗GPT, 그리고 유통의 중요성
기술력 경쟁으로 보이는 현재 AI씬에서 유통의 중요성은 과소 평가되곤합니다. 그러나 성능이 점점 고만고만 해지면 유통이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IT 업계에 있다면 OpenAI가 어떤 모델을 냈고, 성능이 어떻고, 제미나이는 어떻고 시끄러운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일반인 대상으로는 아직 제대로 확산된 것은 아닙니다.
챗GPT는 초반에 전례없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1-2억명 정도로 성장이 정체중인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신 모델인 GPT-4o를 무료로 푼 것은 사용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무료로 강력한 서비스를 풀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사용자 기반을 확대해 보는거죠.
사용자가 절실한 OpenAI의 입장에서 애플과의 제휴를 통해 iOS 기본 앱으로 탑재되는 것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전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무리 AI라도 앱스토어의 그저 수많은 앱 중 하나에 그친다면, AI의 잠재력에 비해서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AI의 포텐은 OS에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AI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앱 차원을 넘어 운영체제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운영 체제에 기본으로 내장된 상태로 하드웨어와도 통합되어야 한다는거죠. 영화 Her에 나오는 Samantha와 GPT-4o가 차이나는 것도 이 지점이에요. 싸만따는 OS였거든요. 운영체제와 한몸이 되지 않는다면 AI 서비스는 그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하나를 보낸다고 해도 지금은 챗GPT내에서 내 이메일을 읽어오거나 보내는게 안됩니다. 메일 초안을 작성해도 이메일에서 복붙을 하고, 적당한 프롬프트도 쳐줘야합니다. 손이 많이 가죠. 그런데 만약 iOS와 통합되어있다면, 내가 딴짓을 하더라도 음성명령만으로도 이메일을 읽어주고, 핵심도 추려주고, 일정도 확인하고, 답변을 보내줄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운영체제로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
그런데 왜 운영체제로 들어가지 못하는거냐구요? 그것은 현존하는 모바일 생태계의 특징 때문인데요. 모바일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주요 컴퓨팅 기기로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가장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환경이기도 하거든요.
iOS나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는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앱들의 상호작용을 매우 제한하고 있습니다. 앱들은 대부분 자기 영역 안에 고립되어 있어 데이터나 기능을 공유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AI 모델이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넘나들며 개인화된 에이전트로 발전할 잠재력은 제한됩니다.
그리하여 모바일 운영체제로 들어가기 전, 차선책으로 침투하는 것은 데스크탑앱 입니다. 데스크탑앱은 현재 웹브라우저 포지션을 대체하기 위한 스타팅 포인트로 보이는데요. 우리가 컴퓨터를 쓸 때 크롬이나 사파리를 자연스럽게 누르는 영역을 이제 챗GPT가 대체하는거죠.
웹브라우저 기반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웹 표준만 잘 따른다면 브라우저 안에서 다양한 사이트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브라우저는 여러 OS에 걸쳐 동작하기에 훨씬 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죠.
[시리]게 아픈 손가락을 데이터와 맞바꿀 애플의 입장
애플의 입장은 어떨까요? 애플의 보안 관행은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보수적이기로 유명하죠. 이런 신념은 분명 장점이 있지만, AI 개발 측면에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는 필요할 때 나타나지 않고, 필요없을 때 “네” 하는, 사실상 웃음거리에 불과하게 됐습니다.
네, AI시대에 와서는 꽉막힌 시리가 애플에게 있어 약점이 된겁니다.
그리하니, 두 회사의 협력은 각자 이점이 있는겁니다. 애플은 부족한 AI 역량을 보완하고, OpenAI는 iOS라는 거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OpenAI와 애플의 거래는 금전 거래가 아닌, 다른 거래: 데이터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OpenAI)가 애플의 시리를 메꿔줄테니 데이터만 달라"
GPT-4o를 최신 모델임에도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가설이, 데이터 확보입니다. 데이터의 양은 모델의 품질이나 속도, 비용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최근 들어 사용자 수도 정체되고, 데이터 확보에 정체기가 왔다는거죠.
계속 데이터가 쌓이면 성능은 개선되고, 비용은 낮아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애플에 AI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받을 수 있게 되면, 추론 비용을 낮추고 성능도 높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OpenAI가 iOS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OpenAI가 애플의 약점을 도와주고, 그 대신 사용자 데이터를 가져간다면, 이를 바탕으로 iOS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OpenAI가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 기반 기업에 있어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애플은 OpenAI와 긴밀하게 협력하되, 적절한 견제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OpenAI가 애플의 뇌에 기생충처럼 파고들어 애플을 흡수할 만큼 계속 성장할 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애플이 호락할 리는 없습니다. 애플이 원하는 대로 AI 기술을 제한하거나 iOS 환경에 가두려 한다면 OpenAI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겠죠. 애플이 OpenAI를 배제하거나 통제하려 든다면, 데이터 확보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겁니다.
애플 생태계는 소프트웨어 기능으로 갈라 놓기엔 너무 로열티가 강하기도 합니다. AI 기능보다, 다른 생태계적 이점이 더 강력하다는거죠. 고소득 사용자들을 사용자층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다른 생태계로 쉽게 이탈하지 않는 게 중요하기도 하구요. 이렇게되면 애플은 계속 AI를 좁은 영역으로 가두어 두면서 지배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AI의 성능이 이득을 판가름할 제로섬 게임
에이, 뭐 그렇게 설마 AI좀 내어준다고 애플에게 위협이 되겠어~ 라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의 성능이 곧 실질적인 순이익으로 직결되는 상황이 확실하게 체감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AI야, 내 휴대폰 요금을 좀 더 싸게 만들어 달라고 통신사에 협상 좀 해줘"라는 상황이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그 시점이면 기업도 AI 상담을 도입할 정도가 되었을거에요. 그러면 싼 요금제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은 내 AI VS 통신사의 기업용 AI보다 얼마나 강력한지에 달려 있게 되는거에요.
그러면 제로섬 게임이 됩니다. 성능이 이득이 된다는걸 체감한 사람들은 항상 최고의 AI 기술을 갖춘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거에요. 그게 OpenAI가 들이는 비용보다 매출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애플도 여기서 이득을 보는 부분이 있을거구요.
결국 미묘한 긴장 관계 속에서 미래를 모색해 나갈 것 같습니다.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때로는 기싸움을 벌여야 하는, 공생과 경쟁이 공존하는 관계가 되겠죠. 애플이 결국 OpenAI를 품을지, 아니면 OpenAI가 애플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지 주목됩니다.
기업이 내 AI 친구를 소유할 때
애플과 OpenAI라는 황제급이 손을 잡았으면, 우리 인간(?)도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마음의 준비요? 과금할 준비요. 그리고 종속되지 않을 준비요.
GPT-4o를 계기로 영화 ‘Her’가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사실 ‘Her’는 기업이 내 AI 여자친구를 소유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경고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AI 시스템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쌓였다면, 이 AI 여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려면 계속 돈을 지불해야겠죠. 혹은 언제든 정책을 바꿔서 AI 모델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있구요. 마치 Her에서처럼 어느 날 갑자기 AI 여자 친구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죠. 이는 개인의 효용 차원을 넘어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모델 제공 기업이 제공하는 API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내 모델을 온디바이스로 소유하는 게 정말 중요해질거에요.
OpenAI의 비즈니스 모델
OpenAI의 큰 그림이 슬슬 보이시나요? 애플과 손을 잡으면 유통망도 확보하고, 데이터도 받고, 그렇게 성능도 높이고 비용도 낮출 수 있습니다.
결국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인데, 돈이 될까요? 돈이 되려면 어떤 수익 모델을 채택할까요?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됩니다.
1. 광고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료 서비스로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한 다음엔 광고 수익을 노린다는 것이죠. 작은 기업이 광고 수익을 노리는 것은 돈이 되기 부족하지만, 시장을 선점할 정도의 트래픽이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실제로 구글을 비롯한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무료 서비스와 광고 모델을 통해 성장해왔고, 지금도 주요 수익원입니다. 검색이나 이메일, 지도 등 핵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을 유인하고 이들의 관심과 시선을 광고주에게 파는 구조입니다.
OpenAI도 이와 유사한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유료 플랜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처럼 광고에 노출되지 않고, 무료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자연스러운 광고에 노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AI 여자친구가 특정 모델의 신발을 사라고 부추길 지도 모르는 일이죠.
다만 초기에는 기술 고도화와 시장 선점에 주력할거고, 어느 정도 입지가 굳건해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확보와 사용자 저변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후, 이를 바탕으로 광고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2. 개인화와 맥락 저장
GPT-4o 데모에서 화려한 영상 뒤에 조금 묻히긴 했지만, [Memory - 기억] 기능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사용자와 나눈 여러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지금은 맥락이 하나의 챗에서만 유지되고 있구요.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기능일 수도 있지만 이는 AI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모델이 이전 모델보다 언어 처리 능력이 몇 퍼센트 향상되었다고 해서 사용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사실 우리가 AI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똑똑한 대화 상대 이상의 것입니다. 캘린더의 맥락을 알고 “정연님은 월요일 오후 8시마다 운동을 간다”와 같은 내용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파악하는 비서, “초콜릿보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는 취향을 알아주고 브랜드를 추천해주는 친구를 바랍니다. 이렇게 맥락을 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을거에요.
여기서 대화 맥락 저장 용량을 과금하는 모델이 가능해집니다. iCloud 저장 용량에 한달에 2~3달러 내는게 자연스러워 졌듯이, AI와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활용하는 데에도 비용을 부과하게 되는거죠. 맥락을 저장할 용량을 더 많이 구매할 수록 성능과 개인화 수준도 높아질테니까요.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유형의 농담에 웃음 짓는지, 심지어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인지까지. 이런 데이터들이 모여야만 AI는 진정 나를 이해하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반면 저장 용량에 제한이 있다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전 대화 내용은 리셋될 수밖에 없겠죠. 마치 영화 '50 퍼스트 데이트'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주인공이 매일 아침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말이에요. AI 여자친구는 있는데 맥락에 추가 과금을 하지 않으면 하루치의 추억만 있는거에요. 매일 다시 처음부터 다시 학습 시켜야 하는거에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용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처음에는 클라우드에도 비용을 달마다 지불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부가 기능이나 접근성 등의 이점이 생기면서 이젠 자연스러워졌는데요.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요즘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임을 감안하면, 맥락 저장 용량은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가트너에서는 신기술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시장에 정착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한 [하이프 사이클]을 공개합니다.새로운 기술은 등장 초기 과도한 기대를 받다가 실망감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일정 수준의 생산성 단계에 도달하게 되는데요.
GenerativeAI는 기대감이 정점에 달한 상태(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단계에 있습니다.
AI 기술 자체의 발전 속도와 사용자가 체감하는 유용성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모델의 성능은 앞으로 몇 년동안 둔화 없이 계속해서 비약적으로 향상되겠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용은 한동안 별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거죠.
그 원인으로는 모바일 생태계 내 게이트키핑을 들 수 있는데요.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 생태계를 고수하면서 AI 서비스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는거죠. AI가 자비스나 사만따가 될 역량은 갖추게 되겠지만,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이 모델들의 잠재력만큼 충분히 활용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거라는 의미입니다.
대중의 인식보다 빠른 자본 시장 관점에서는 어떨까요. ARK에서는 아직까지는 투자 과열이나 거품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보고 있습니다. 폭등한 엔비디아 주가를 예로 들 수는 있겠지만, AI 기술로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스타트업들의 IPO 러시나 과도한 벨류에이션이 목격되진 않는 상황이니까요.
물론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게 거품이 되려면 그 열기가 자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그런 양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조차 AI 종목에 대한 과열이 감지되지 않았고, 여전히 AI가 갈 길은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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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트리거 (Technology Trigger):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거나 중요한 기술 돌파구가 이루어지는 단계. 이 시점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지만 실제 제품이나 시장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함. -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흥분이 최고조에 달하는 단계. 언론 보도와 초기 성공 사례로 인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짐.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나타남. -
환멸의 골짜기 (Trough of Disillusionment): 기대가 현실과 부딪히며 많은 실망과 실패가 나타나는 단계. 기술의 한계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감소. 많은 기업이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축소. -
계몽의 단계 (Slope of Enlightenment): 기술의 실제 유용성과 가치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단계. 초기의 실패를 바탕으로 기술이 개선되고, 실질적인 응용 사례가 나타남. 점차 기술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가 형성. -
생산성의 정상 (Plateau of Productivity): 기술이 안정되고, 주류 시장에 널리 채택되는 단계. 기술의 이점이 명확해지며, 표준화와 최적화가 이루어짐. 이 시점에서는 기술이 실질적인 생산성을 제공하며,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됨.
🦝 오너의 써머리
- 얼핏보면, 애플이 OpenAI에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자연스러워보이지만, 오히려 OpenAI가 애플에게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밀어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OpenAI가 기술력 측면에서 현재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곤 있지만, 결국 여러 모델 사이에서 근소한 성능차이는 점점 좁아질 겁니다. 사용 편의성이나 접근성 등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해진다는거죠.
- 기술력 경쟁으로 보이는 현재 AI씬에서 유통의 중요성은 과소 평가되곤합니다. 그러나 성능이 점점 고만고만 해지면 유통이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 AI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앱 차원을 넘어 운영체제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 그러나 운영체제에 AI가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모바일 생태계의 폐쇄성이 이유가 됩니다. 보안과 프라이버시로 AI 서비스가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충분히 넘나들지 못하고 있는거죠.
- 그래서 모바일 운영체제 전, 차선책으로 침투하는게 데스크탑 앱입니다. 웹브라우저의 포지션을 대체해보겠다는거죠.
- 애플이 고수해온 보수적인 보안 관행이 시리를 꽉막아놨고, AI 시대에 와서는 꽉막힌 시리가 애플에게 있어 약점이 된겁니다.
- 그리하여 두 회사의 협력은 각자 이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부족한 AI 역량을 보완하고, OpenAI는 iOS라는 거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이 둘의 거래가 금전거래가 아니라 데이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OpenAI가 애플의 시리를 메꿔주는 대신, 학습 데이터로 넘겨달라는거죠. 그게 된다면 추론 비용을 낮추면서도 성능은 올릴 수 있으니까요.
- 에이, 뭐 그렇게 설마 AI좀 내어준다고 애플에게 위협이 되겠어~ 라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의 성능이 곧 실질적인 순이익으로 직결되는 상황이 확실하게 체감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능이 이득이 된다는걸 체감한 사람들은 항상 최고의 AI 기술을 갖춘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거에요. 그게 OpenAI가 들이는 비용보다 매출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 영화 ‘Her’는 기업이 내 AI 여자친구를 소유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경고하는 이야기입니다. 애플과 OpenAI라는 두 황제가 손을 잡았으면, 우리는 과금할 준비와 종속되지 않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 OpenAI가 계획대로 시장을 선점했다면,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기 좋습니다. 유료 플랜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처럼 광고에 노출되지 않고, 무료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자연스러운 광고에 노출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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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맥락 저장 용량에 대한 과금 모델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GPT-4o에 도입된 Memory 기능이 시사하듯, 일상과 가까워진 AI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똑똑한 대화상대가 아닐겁니다. 클라우드 저장 용량을 구독하는게 자연스러워졌듯이, AI와의 대화 내용에 대한 맥락을 기억하고 활용하는 데에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거죠. 그렇지 않으면 매번 새로 나에 대해 알려줘야 하니까요.
이 글은 [오너의 아싸이트]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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