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 #마인드셋 #커리어
XR 붐이 오냐구요? 전 모르겠습니다.

“Spatial Computing 붐이 온다고 생각해?”

“진짜 사람들이 그 거추장스러운 헤드셋을 끼고 다닐거 같아?”

 

Apple Vision Pro 쓰고 신나하는 저.. ㅎㅎ
Apple Vision Pro 쓰고 신나하는 저.. ㅎㅎ

제가 XR 게임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합류한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소프트웨어만 주구장창 만들었고, 경제학부 전공에, 비즈니스에 대해 글쓰는걸 좋아했지요. 그래서일까요? 저를 아는 분들은 하나같이 저 질문들을 물어왔습니다.

아마 제가 확신을 갖고 이 시장에 베팅했다고 기대하셨을 수도 있어요. 아쉽지만 제 대답은 ..

 

“그러게요.. 모르겠네요.. 제 선택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던거 같아요.”

 

삶 > 비즈니스

저는 지금까지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던 ‘얼마나 커질 수 있는가’를 생각했습니다.

  • 이 시장은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 내가 여기에 도전하면 몇 %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까?
  • 내가 이 시장에서 갖는 이점은 무엇일까?

등등..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만!

제 삶은 비즈니스보다 훨씬 크다는걸 잊었던 모양입니다.

 

영화 제목만 보고 가져온 포스터
영화 제목만 보고 가져온 포스터

 

모든 걸 수치화하고, 하나하나 계산기 두드리며 따지다보니

정작 저는 “바보같지만 너무도 재밌는” 도전들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게 가장 필요한 도전이 바로 그런 바보같은 도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왜 굳이 저런 도전을 하지? 더 영리하게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저는 어느 순간 스스로의 계산과 합리에 매몰됐습니다.

눈떠보니 어두컴컴한 구덩이 속, 제가 열심히 파고 있던 수치적 논리는 사실 제가 고여서 썩어가고 있는 무덤이었습니다.

어두운 구덩이에서 나와 넓디 넓은 바깥 세상을 바라보며, 좀 더 간단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것” 이니까요.

 

난 언제 즐거울까

제 삶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두가지입니다.

  • 인간관계
  • 도전

이 두 부분에서 ‘바보같이’ 최선을 다하고, 실패를 맛본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

그리고 다음 날 조금 더 성장한 내가 되는 것.

이 모든 과정을 - 대부분 고통스러운 - 즐길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

이게 제일 중요한 거죠.

 

최근에 이런 문장을 봤습니다.

“좋은 팀, 재밌는 주제라면 새로운 도전을하기에 충분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깊게 와닿는 말은 없는거 같아요.

 

좋은 팀

제가 합류한 케이프혼에는 한분한분 배울점이 가득합니다. 저는 끊임 없이 이분들을 보며, “어떤 걸 더 배울 수 있을까” 를 고민해요.

이들은 강하게 논쟁하고, 부드럽게 합의하며, 빠르게 실행합니다. 이상에만 빠져있지도 않고 행동에만 편향되지도 않습니다.

행동하는 이상주의자 인겁니다.

 

재밌는 주제

게임은 제가 평생토록 가장 사랑해온 컨텐츠입니다. 게임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만약 그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제작자가 그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면 - 절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을 유니크한 경험. 저는 게임 안에서 지구를 수호하거나, 나만의 동료들과 모험을 떠나거나, 암살자가 되거나, 신이 되었습니다.

 

100시간 만에 1회차 엔딩을 본 엘든링
100시간 만에 1회차 엔딩을 본 엘든링

 

VR은 제게 가능성을 보여주었어요. 게임으로부터 얻는 “경험”을 새로운 지평으로 끌어올려줄 수 있는 도구였기 때문입니다. 데스크탑 게임에서는 R을 누르면 장전하지만 VR에서는 직접 탄창을 탈부착하고, 노리쇠도 후퇴 장전해야하죠.

기묘한 이야기 VR, 염력 로코모션 폼 미쳤다 ..
기묘한 이야기 VR, 염력 로코모션 폼 미쳤다 ..

 

그래서.

그래서 무턱대고 이 케이프혼에 합류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게임 개발은 한번도 안해봤고, 게임 제작 경험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팀은 저를 믿어주었고 - 지금 이렇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 성장 이야기, 그리고 이 팀의 성장 이야기를 더 자주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케이프혼은 BumpyR이라는 VR 캐주얼 레이싱 게임을 출시한바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중지하고, 지금은 신작을 만들고 있어요.

 

케이프혼 파운더인 케빈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BumpyR은 실패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케빈은 담담히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실패를 가정하고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어떤 팀도 단번에 성공할 순 없어요. 행운이 가득해 단번에 성공하는게 오히려 위험한 일이라고 봅니다. 우린 BumpyR을 통해 빠른 이터레이션과,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케이프혼쉽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미 큰 게임회사를 창업한 후 엑싯을 해보셨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단단한 말씀이었어요. 저는 이 말씀을 듣고 더더욱 확신했죠. 게임을 하는 것만큼이나, 게임을 만드는 과정도 재밌겠구나. 미친 이터레이션 속도와, 빠르게 배우고 다음 이터레이션에 적용하기. 이건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거든요.


저는 이렇게 - 평생 새로운 도전을 하며, ‘내가 진짜 사랑하는 일은 뭘까’를 찾고 싶어요. 이번 도전도 끝이 올때까지 최선을 다해 임하고 절박하게 사랑해보겠습니다. 앞으로의 과정과 생각은 제 뉴스레터에 빼곡히 담아볼게요.

각자의 도전을 뜨겁게 임하고 있는 모든 여러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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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더 엠제이 꿈꾸는사람들 · CEO

빌더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글을 씁니다.

댓글 2
적지 않은 테크 유튜버들이 Apple Vision Pro 에 대해서 상당히 애매한 입장을 취한 걸로 보여지던데, 관련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일반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를 해본다면, 공간컴퓨팅이 성공하려면 사람이 그 공간자체를 인간의 오감으로 느끼는 그 실제화된 느낌과 체감이 함께 따라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머리에 뒤집어 쓰고 눈앞에 "현실화 된 것처럼 보이는" 영상 속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에 사람들이 많이 열광하긴 했지만 그게 일반 모니터를 앞에 두고 보는 거와 머리에 씌워진 디바이스 안에서 느끼는 것과의 차이점이 그닥 크지 않았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었거든요.

일론머스크가 미국 팝캐스트에 나와서 "야, 너희들 어렸을 적 엄마아빠가 티비 앞에 너무 가까이 앉으면 눈 나빠져! 라고 야단치던 거 기억나? 그런데, 그 티비를 바로 눈앞 몇 센티 앞에다 놓자고? ㅋ" 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비전프로의 기계적,소프트웨어적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심지어 배터리를 따로 들고 다녀야 하는, 애플로서는 거의 엽기적인 수준의 기술력은 제외하고라도아직은 기술적 한계를 훨씬 더 몇 단계 뛰어 넘어야 일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간 컴퓨팅에 유입이 될 거라고 봅니다.

물론, 머스크와 같은 사람들은 사람들 앞에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닌 뇌를 통한 이미지 구현으로 접근방식을 쓰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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